퀵바

金舶 님의 서재입니다.

적목단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대체역사

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7.09 08:42
최근연재일 :
2015.11.03 01:07
연재수 :
107 회
조회수 :
104,019
추천수 :
1,266
글자수 :
682,490

작성
15.08.19 19:41
조회
1,069
추천
22
글자
12쪽

적목귀에게 중매(仲媒)를 서면 어떨까?

DUMMY

"그러면, 적목단에게 보호세를 내라고 하는 것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요?"


"그것은 금번 이런저런 행사에 적목단주가 큰 배경이 되니까, 적목단의 요청에 따라주는 것이 예의상 맞는 것이라 한마디 귀띔을 한 것이지요. 이 말의 뜻을 알아듣지 못하는 정도라면 그 사람은 지금의 그 자리에 아마 앉을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군요 ... 그래서 모두들 적목단에게 보호세를 내기로 한 것이군요. 그런데 무뢰들이 없어지면 적목단의 보호도 역시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요?"


"추관, 적목단은 큰 안목에서 보자면 보호세를 받을 만큼 이미 해낸 셈이니 보호세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것은 추관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니까, 그보다는 내년에 추관 휘하의 아졸들 먹을 것을 챙길 궁리나 하는 게 좋을 것 같구료."


"예, 그렇게 계산이 맞추어지는 것이군요. 참 저의 휘하 애들 먹을 것은 지부님이 동지님과 함께 좀 방도를 챙겨주십시요."


"예, 함께 연구를 해보십시다. 설마 산 입에 거미줄 치게 놓아두겠습니까? 하 하 하"


"추관, 추관은 아마도 내년에는 경가장의 전답을 나누어 소작 맡기는 일을 주로 해야할 것 같아요. 그렇게 나누어진 다음에는 호조(戶曹)로 넘겨서 관리하게 하면 되겠고요. 그 일이 앞으로 우리 부의 세수와 직결이 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될 터이니까요. 그러니 이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만들어 내게 가져오시오. 그 일이 아마 우리 부에, 일 년에 6만 량 정도 세수를 올려줄 것 같은데, 이것은 정말 적목단이 우리 하남부에 준 선물이외다. 그래서 한 3 년만 모으면 15 에서 20 만 량이 되며, 그 정도면 우리는 만성들에게 가장 힘이 되는 의창(義倉 흉년에 빈민구제하던 곡식창고)을 열 수가 있을 것이오. 그러면 하남성 내의 다른 부주현(府州縣)은 몰라도 하남부는 굶어죽는 만성이 없게 될 것이니 나 박림(朴林)은 우리 명나라 역사에 길이 기록에 남는 관리가 되고도 남겠소. 그렇게 되면 나는 스스로 만족할 것이오."


"지부님, 포정사님께 보고는, 보수하라고 한 은자 십만 량만을 넣고요, 경가장의 땅은 일단 몰수하였다는 보고는 하되, 차후에 다시 추가적으로 보고를 하겠다며, 눈치를 좀 보기로 하는 것이 어떨까요?"


"다 사실대로 보고를 합시다. 땅이야 하남부에 있는 것이니 설마 땅을 떼어달라고 하지는 못할 터이니 말이지요. 포정사(布政司)에서는 하남부에서 어찌해서든 좀 뜯어갈려고 애를 쓸 것이니 그 점을 잘 대비하여 동지가 오늘 초(初)를 잡아서 내일 다시 내게 보여주고, 그 다음에 확정하기로 합시다. 뜯어가는 것을 막으려면, 통정어사가 명령을 한 그 대목에 방점(傍點)을 찍어놓고, '그 말대로 안하면 그 책임을 포정사가 질테면 져라' 하고서 버티는 방법 밖에는 없어요. 알겠어요? 포정사님도 일을 순하게 처결하시는 성격이지만..."



"예, 오늘 밤에 한번 초를 잡아보고, 내일 다시 말씀드리지요."


"추관, 적목단주의 최근 소식은 없소?"


"예, 아직은 별다른 소식은 없습니다."


"추관이 한번 정용을 보내든가 해서, 적목단주를 우리 아문으로, 아니 어디 조용한 아원(雅園 = 격조가 있는 기루)으로 모시던가 하여 좀 친해두시요. 어느 때에 요긴한 패(覇 도박에서 사용하는 기물)가 되어줄지 모르니 말이요."


"지부님께선, 이것은 못들으셨나 봅니다. 적목단주 나이가 열여섯 아니 해가 바뀌면 열일곱이 됩니다. 아직 어린아이랍니다."


"엥, 정말이오? 난 얼굴에 난 시껌한 털 때문에 나이가 적어도 이십 중반은 더 되었나 했어요. 그거 참?"


"아직 결혼도 안한 것 같아요? 낙양단에 있었던 정용이 전하는 말로는 여자도 없고요, 남문 근처 색주가(色酒家)나 아원 같은 데에도 들리는 것 같지 않다고 그랬습니다."


"열일곱이면 딱 적령(適齡)인데, ... 그럼, 우리 포정사님의 딸과 중매(仲媒)를 서보면 어떨까요?"


"신랑감으로는 그만한 재원이 드물겠지요. 글공부는 못하였겠지만, 무술실력만은 아마 낙양성에선 손에 꼽을 것입니다. 게다가 통정어사라는 배경도 있으니... 하지만 영애(令愛 남의 딸을 높여부름)가 몸이 좀 불편하다고 그런 말을 들었는데요."


"몸이 좀 불편해도 포정사님이 알아서 그 만큼 더 챙겨주실텐데요? 적목귀의 무술 실력은 차치(且置)하고요, 그 서늘한 눈매가 가슴 깊이 찌르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좀 섬뜩하였더랬지요. 그러나 관상을 자세히 보니, 잔 정(情)이 많고 여자에게도 잘해줄 그런 상인것 같습디다. 하지만 어떨지... "


"지부님께선 딸 자식이 있어서 언제 자세하게 보셨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 그래요? 서늘한 눈매라니, 적목귀가 눈에서 불이 타오르는 것 같다고 해서 적목귀라 이름을 얻었다는데 서늘하다니 ..."


"저도 그날 적목장에 가서 봤을 때는 눈이 불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가을하늘 같이 푸르스름하였다는 느낌이 기억납니다. 좀 이상하네요. 그렇지요?"


"아무튼 추관이 챙겨두어야 할 사람이니, 참 적목단에 심어둔 사람이 있다고 그랬지요?"


"예, 그 손 정용이라고, 낙양단에 있다가 적목단으로 따라갔는데, 그날 경가장 혈전 자리에선 살아날 길이 없어서 도망쳤는데, 화살을 맞아서 다리 한 쪽이 병신이 될 것 같다 합니다. 그리고 고향으로 가겠다고 해서 좀 챙겨서 고향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아, 그런 일이 있었나요? 그러면 다른 사람 하나를 또 적목단에 집어넣도록 해보시요. 하여간에 적목단주는 추관이 좀 챙겨야 한다 그 말이요. 알겠어요?"


"예, 다른 방도를 찾아보겠습니다."


** **


만력 35 년이 다가는 무렵, 낙양성에서는 때아닌 호경기 소문이 봄바람처럼 불어닥쳤다. 하남부 아문에서 관도를 수리한다는 말이 흘러나왔으며, 게다가 봄이 되면 성곽과 제방의 수리도 시작한다는 소식에 낙양은 저자거리의 호경기를 기대하며 각종 상업을 하는 만성들마저 기대에 부풀게 되어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또한 땅을 잃고서, 호패를 내던져버리고 하남부 야산 곳곳에 숨어지내던 농부들도 하남부에서 국유지를 무지자(無地者)에게 분배하여, 땅을 경작하고 3 년간 성실하게 세금을 내면 땅을 무상으로 불하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것은 하남지부가 사람을 고용하여 이런 소문을 산속에 뿌리고 다니게 했기 때문이었다. 경가장에서 몰수한 땅으로 적어도 1만5천에서 2만 호 정도가 농사로 생업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남부로써는 이것 역시 새해에 호경기가 올 것으로 기대하며 벌써부터 거리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당장에 다시 호패를 만드는 일부터 하게 되었으며, 그래서 저자거리에서 무뢰들의 행패는 거의 볼 수가 없었다. 희망은 사람을 선량하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적목단은 낙양성 인근울 돌아다니며, 새해부터는 적목단이 보호세를 걷는다는 것을 알리고 다녔다. 기존에 있던 무뢰들은 모두 적목단에 밀려서 사라져갔다. 일부는 적목단에 자리를 옮겨앉거나, 또 일부는 새해 봄부터 시작하는 수리공사에 일을 할려고 기다리기로 하였다. 9 월 부터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적목귀는 낙양의 강호를 접수했으며, 때마침 멸망한 경가장 장원을 불하받아서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도 사람들에게는 적목단의 위세를 인정할 건수가 되어주었다. 게다가 보호세는 아주 적었으므로 새봄의 희망과 함께 사람들에게 용납되어졌다. 물론 무뢰로써 출세를 하겠다는 사람이 몇 사람은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적목단의 단원의 눈에 뜨이면 무술 실력을 확인해서 적목단의 수금조로 받아들였다. 또 실력이 부족하면 내년 봄에 일감이 많으니 기다려서 일을 잡도록 권유하였다. 이렇게 낙양성의 강호에는 오랫만에 평화로운 시절이 도래하였다.


12 월 한달간 적목단은 새해 1 월부터 보호세를 걷어들일 준비로 바쁘게 지냈다. 업장마다 내야할 액수를 정하여 통보하고 수금조에게 넘길 장부를 만들고, 전투조가 자리할 정류소를 확보하는 등 일을 진행하면서 적목단은 하나의 조직으로써 면모를 갖춰 나갔다. 전투조, 정탐조, 수금조, 직할조, 장원직 모두 방수(方首)나 갑수(甲首) 등 중견 간부를 내세울 근거가 없어서 인선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므로 모든 간부는 임시직으로 운영하기로 하였다. 또 주변에서 방수나 갑수의 재목이 될만한 유능한 사람을 구하려고 노력하기로 했다.


한가지 특별한 것은 유총관의 제안으로 적목단원들에게 무술을 가르칠 사범을 영입하기로 한 것이었다. 이렇게 하여 총 436 명에 달하며, 년간 월례를 총 13238 량 집행하는 적목단의 구성이 완료되었다. 이것은 자리만 만들어 놓고 사람을 구하는 대로 채워넣기로 한 것이었다. 다행이 월례가 높아서 사람구하기는 어렵지 않으리라 기대할 수 있었다. 적목단의 월례는 큰 장원의 경비무사들이 받는 월례보다 평균 3 할 쯤 더 높은 것이었다. 또 유래타는 입단을 시켰으며, 직할조에 편성하였다. 이렇게 하여 적목단은 조직이 구축되었으며, 내부적으로 질서가 정착되었다.

[그림 적목단 조직도]


경가장 전투에 참가하였던 1, 2급 무사들이 방수, 갑수로 중용 되었고, 직할조와 전투조를 과반이상 점하였으며, 정찰조 역시 기존의 33 명이 과반 이상 점하였으니 기본 골격은 본래의 적목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셈이었다. 1, 2 급 무사들은 경가장 혈전을 경험하였기에 적목단주와 생사를 나눈 셈이므로 충성도 면에서는 절대적이라 할 수 있었고, 낙양을 제패하였다는 것만으로도 사기가 높았다. 단주의 명에 의하여 경가장 전투에 참석한 1, 2급 적목단원 들은 경가장 전투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였다. 그러나 말은 할 수 없어도 이들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대 사건이었다. 적목단의 뿌리가 되는 1, 2급 무사들은 앞으로도 진원성 세력의 근간이 되므로 잠깐 정리를 해두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그들이 무술 고수들이 치루는 대규모의 생사대결을 본 것이라는 점이었다. 경가장에서 일어난 두 세력의 서로 죽이기 전투는 수 백 년을 통해서 이렇게 무술의 고수들이 집단전으로 생사를 가르는 치열한 전투를 한 것이 전무할만큼, 이것을 본 사람은 고수들의 진짜 싸움을 봄으로써, 전쟁이, 혈투가, 무술이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구나 하고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운이 좋으면 평생에 한번 정도 볼 수 있는 고수들의 생사대결을 그것도 대규모의 접전을 보았다는 것만 해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싸움을 본 사람은 자연히 겸허해지게 되는 것이다.


또 이러한 고수들과 삼 대 일로 싸워서 합격창술로 거의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잊을 수 없는 자부심으로 충분할 것이다. 이로써 적목단원 들은 자기들이 배운 창술의 가치를 확인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은 3인 합격창술을 더욱 열심히 수련하여, 단주의 말처럼 반각에 이백 번을 할 수 있게 되어야 함을 뼈마디에 아로새겼다. 전투에서 결원이 생긴 짝들은 자발적으로 서로 다시 짝을 맞아들여서 새로운 짝을 이루었으며, 열심 전력으로 창술을 수련하게 된다. 그 후 아무리 수련해도 반각에 백오십 번 이상은 불가능함을 알게 되었고, 2, 3 년 뒤에는 33 개의 짝들이 모두 반각에 백 오십번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전우애로 뭉친 하나의 조직이 되는 것이다. 3인 합격 창술이 두고두고 적목단원 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강력한 끈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038조직도(적목단).jpg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적목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 좀 어수룩한 혼인(婚姻) 15.08.29 1,089 12 15쪽
47 시집가야 할 때 15.08.29 980 14 11쪽
46 기감(氣感)으로 맺어지는 운명(運命) 15.08.28 974 12 16쪽
45 포정사(布政司)의 딸 15.08.27 956 15 16쪽
44 마음 속의 길 15.08.26 1,229 14 14쪽
43 도박이란 무엇인가 15.08.25 966 12 14쪽
42 난정 낙양에 가다 15.08.24 1,020 14 11쪽
41 흑응회의 신년 월례회의 15.08.22 1,013 13 17쪽
40 쇄음수 병증(病症) +1 15.08.21 1,089 12 11쪽
39 적목단의 주군(主君)이 되다 +2 15.08.20 972 14 15쪽
» 적목귀에게 중매(仲媒)를 서면 어떨까? 15.08.19 1,070 22 12쪽
37 꿈에 떡 얻어먹다 15.08.18 983 12 13쪽
36 낙양 보호사업을 손에 쥐다 15.08.17 1,097 13 15쪽
35 삼백 년의 구원(舊怨) 15.08.16 904 14 15쪽
34 경가장의 사투(死鬪) 15.08.15 965 13 15쪽
33 순치과정(馴致課程) 15.08.14 1,169 14 16쪽
32 삼창삼합(三槍三合)의 결과 +2 15.08.13 1,009 13 15쪽
31 삼인협격술(三人協擊術) +2 15.08.13 822 13 14쪽
30 참회고백(懺悔告白) 15.08.12 885 11 15쪽
29 마음을 바꾸는 방법 +3 15.08.11 976 12 13쪽
28 적목단 결성 작업 15.08.10 942 12 16쪽
27 오합지졸(烏合之卒) 정예병(精銳兵) 만들기 15.08.08 1,160 24 16쪽
26 적목귀가 풀어야할 숙제 15.08.07 1,077 17 14쪽
25 적목단(赤目團) 출범(出帆)하다 +2 15.08.06 1,120 13 11쪽
24 구명절초(救命絶秒) 15.08.06 1,084 16 10쪽
23 까마귀 언덕의 대결 15.08.05 1,027 14 16쪽
22 호국감찰통정어사(護國監察通政御使) 15.08.04 1,041 13 12쪽
21 대권절각(擡拳折脚) 발검혈항(發劍血肛) 15.08.02 1,064 13 14쪽
20 강자존 약자멸(强者存 弱者滅) +2 15.08.01 1,031 15 13쪽
19 집을 지으면 마음이 모인다 15.07.31 1,035 1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