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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상점의 주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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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19 16:49
최근연재일 :
2018.01.06 21:19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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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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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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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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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진격의 수진

DUMMY

그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재호의 말에는 더 이상 망설임이 없었다.

“좋아, 네 뜻대로 처리해주지. 대신 너 내 일 좀 도와주지 않을래? 이제 시작이라 직원이 하나도 없거든. 월급은 충분히 줄게. 어때?”

수호는 네잎클로버 홈페이지를 메인 홈으로 설정해 놓을 정도로 요즘 들어 자주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 만큼 이것저것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쇼핑몰의 성공을 예상하고 있었다. 때문에 재호의 제안은 그에게 불감청 고소원이었다.

하지만 수호는 쉽게 긍정의 대답을 내놓을 수 없었다.

그의 누나인 수진 때문이었다. 그는 재호가 자신의 누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본인은 숨긴다고 했지만 누구나 보면 알만한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누나가 재호에게 호감이 있다면 모르지만 별 관심이 없다는 말을 들은 이상, 누나에게 접근하기 위한 취직제안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형님은 아직 제 이력에 대해 하나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저입니까?”

자신의 제안에 처음에는 기쁜 표정이었다가 이내 흐려지는 수호의 얼굴에서 재호는 그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에 재호는 조심스럽게 단어를 고르며 말했다.

“내가 네 누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그 때문에 너를 고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난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내가 함께 일할 사람은 너니까.”

똑바로 눈을 바라보며 솔직하게 전하는 재호의 말에 수호는 자연스럽게 어깨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런 수호를 바라보며 재호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편의점에서 너를 볼 때마다 성실하고 친절한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지. 내가 원하는 직원은 믿음을 가지고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미안하지만 너를 시험해봤다.”

“시험이라고요?”

생각지도 못한 말에 수호는 황당하다는 얼굴이었다.

“그래, 이번 오픈 이벤트가 바로 그것이었어. 난 네 반응을 보고 너에게 손을 내밀지 말지를 선택하려고 했던 거지. 네가 1등 경품을 받았다면 설령 네가 경품조작을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해도 네게 손을 내밀지는 않았을 거야. 그 정도 머리회전은 필요하거든. 눈치도 있고 경품을 거절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정직한 직원. 지금 내게 필요한 직원이야.”

즉 합격이라는 말이었다.

수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험을 받았다는 사실이 조금 불쾌했지만 곧 자신의 삶의 태도를 누군가에게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전 여자 친구의 얼굴도 떠올랐다.

‘수호씨는 너무 융통성이 없어요. 사람이 때로는 굽힐 줄도 알아야지요. 세상 혼자 사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재호는 그런 수호의 삶의 태도를 보고 그를 선택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 재호와 함께라면 믿고 같이 일을 할 만하다고 생각한 수호는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

“하겠습니다.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재호도 일어나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잘해보자!”

“네! 잘 부탁드립니다, 사장님!”

“사적인 장소에서는 그냥 재호형이라고 불러. 회사에서는 사장님이라고 불러주고. 나, 백수생활이 길어서 사장님 소리 좀 꼭 들어보고 싶었거든.”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하는 재호에게 수호는 유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네.”


그날 밤 늦게 퇴근한 수진은 수호로부터 그가 재호의 인터넷 쇼핑몰에 취직한 사실을 들었다. 그에 수진은 깜짝 놀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띄웠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재호의 인터넷 쇼핑몰은 다단계였기 때문이다.

처음엔 가입회원들에게 돈이나 상품을 쥐어주지만 회원이 많아지면 곧 이런저런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려고 들 것이 분명했던 것이다.

구입자들의 평은 굉장히 좋았지만 수진은 그 때문에 오히려 더 믿기가 힘들었다. 그 정도로 좋은 상품들을 아무리 중고라지만 무슨 꿍꿍이가 없고서야 그리 싼 가격에 팔 리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분명히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서 상품평을 쓰게 한 거겠지.’

하지만 취직사실에 들떠있는 수호에게 그런 점을 지적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수진은 내일 수호를 따라 그 직장이라는 곳에 방문해 다단계 회사인 증거를 눈앞에 들이밀자고 결심했다.

수호가 실망이야 하겠지만 돈을 뜯긴 뒤에 알아차리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었다.


다음 날 아침식사를 준비하던 수진은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방에서 나오는 수호를 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

“너, 출근한다더니 옷차림이 왜 그러니?”

“아, 재호형이 하루가 대부분 상품포장과 주소지 붙이기로 다간다고 편하게 입고 오라고 해서.”

“······그래.”

가볍게 아침을 먹고 함께 집에서 나온 수진은 사무실까지 태워주겠다는 말로 수호를 자신의 차에 태웠다.

“누나, 차 막힌다고 평소에는 지하철 타지 않았었어?”

“오늘은 늦게 출근해도 되는 날이라 좀 편하게 가보려고.”

“그래?”

차를 출발시키면서 수진은 가볍게 지나가는 말투로 사무실의 위치를 물었다.

수호가 알려 준 사물실의 위치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버스로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였던 것이다. 그런데도 차창 밖의 풍경은 어느새 시골풍경을 띄고 있었다.

사무실 가까운 곳에 차를 댄 수진은 수호를 따라 내리면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나도 잠깐 사무실 좀 구경하고 싶네. 어차피 재호씨 밖에 없으니 괜찮지?”

“앗!”

그러면서 그를 제치고 먼저 사무실로 들어가는 수진의 모습에 수호는 당황해서 잠시 서 있다가 급히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누나!”

뒤에서 부르는 수호의 말을 무시한 채 네잎클로버라는 푯말이 붙은 사무실의 나무문을 열어 재친 수진은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

한 쪽에는 포장된 상품들과 아직 포장되지 않은 상품들이 나뉘어서 쌓여있었고 다른 한쪽 구석에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사무기기들이나 사무용품들이 쌓여 있었다. 그것은 사무실이 아닌 창고의 모습이었다.

그 속에서 재호는 평상복을 한 채 노트북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수진은 한순간 그가 자신이 아는 재호라는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본 재호는 자신감이 없어 이러지리 눈치를 보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의 재호는 어딘지 냉정해 보이고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그에 수진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재호씨, 안녕하세요?”

“아!”

일에 집중하느라 누가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있던 재호는 갑작스러운 말에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가 눈앞에 보이는 수진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서 의자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으······.”

다시 수진을 만나고 싶긴 했지만 지금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멋진 곳에서 만나고 싶었던 재호였다. 창고 같은 사무실에서 평상복차림으로가 아니라.

그런데다가 의자에서 굴러 떨어지는 모습까지 보였으니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풋!”

그런 재호의 모습에 웃음이 터진 수진은 가볍게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갑자기 찾아와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그런데 괜찮아요?”

그제야 자신이 아직 바닥에 앉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재호는 얼른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여긴 어떻게?”

“수호를 태워다주면서 잠깐 들렀어요. 재호씨도 보고, 사무실 구경도 좀 해보고 싶어서요. 괜찮지요?”

애교스럽게 웃으며 말하는 수진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마주 웃어주던 재호는 곧 사무실 꼴이 생각나 민망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의 반응은 사기꾼이라기보다 오히려 사기를 당할 사람으로 보였다. 때문에 다단계라는 의심을 어느 정도 지운 수진은 위로의 말을 해주었다.

“괜찮아요. 쇼핑몰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아, 네.”

겸연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는 재호에게 수진이 막 쇼핑몰에 대해 물어보려고 할 때였다.

수호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크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아! 어서 와, 수호.”

어색해하던 재호는 수호의 등장을 반갑게 맞이했다.

사무실 안에 들어선 수호는 아직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사무실을 둘러보며 말했다.

“우선, 사무실 정리부터 해야겠네요.”

그러면서 수진에게 물었다.

“누나, 회사 늦지 않았어?”

“오늘 늦는다고 연락해 두었어. 좀 도와주고 갈게.”

그러면서 가방을 재호의 책상위에 내려놓고 팔을 걷어붙이는 수진으로 인해 수호보다는 재호가 더 당황했다.

“아니, 그러실 필요는······”

“도와줄게요. 남자 둘이 제대로 사무실을 꾸밀 수나 있겠어요?”

사무용품들과 사무기기들을 살펴보던 수진이 재호에게 물었다.

“우선 사무실의 벽지와 조명을 바꿔야할 것 같은데 준비된 벽지가 있나요?”

“벽지는 없고, 팔려고 가지고 있는 시트지라면 좀 있는데요.”

“보여주실래요?”

“창고에 있으니까 가져올게요.”

재호가 창고 열쇠를 들고 나가자 수호가 그를 돕기 위해 뒤를 따라 나갔다.

그에 사무실에 혼자 남겨진 수진은 남의 사무실에 혼자 있기 뭐해 그들의 뒤를 따라 가려다가 재호의 노트북 아래에 살짝 삐져나와있는 근로계약서를 볼 수 있었다.

호기심에 슬쩍 계약서를 꺼내 본 수진은 월급부분을 보고는 확신했다.

“이로서 호구인증이군. 하지만 수호가 이 월급을 다 받으려고 할까?”

그녀가 아는 수호라면 너무 과하다고 거부할 것이 분명했던 것이다. 다시 근로계약서를 노트북 아래에 넣어둔 수진은 사무실을 나서며 생각했다.

‘오늘 재호씨를 저녁식사에 초대해서 얘기를 해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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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네잎클로버의 변화 17.12.26 665 16 10쪽
16 네잎클로버의 비상 +2 17.12.26 726 14 11쪽
15 야망을 갖다 +1 17.12.23 710 12 9쪽
14 첫 월급 협상 17.12.23 728 14 8쪽
» 진격의 수진 17.12.23 726 16 10쪽
12 직원을 구하다 17.12.23 735 14 10쪽
11 홈쇼핑 오픈 +1 17.12.23 833 16 10쪽
10 복권에 당첨되다 17.12.22 855 15 13쪽
9 인벤토리 +2 17.12.22 878 16 13쪽
8 홈페이지 네잎클로버 17.12.22 839 16 12쪽
7 사업을 시작하다 +1 17.12.21 981 17 10쪽
6 홈페이지를 만들다 +1 17.12.21 988 17 8쪽
5 목표를 정하다 +2 17.12.21 1,044 20 12쪽
4 마법을 발견하다 +1 17.12.21 1,233 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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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계약을 맺다 +2 17.12.19 1,334 21 9쪽
1 어느 백수의 소원 +3 17.12.19 1,547 19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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