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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상점의 주인이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19 16:49
최근연재일 :
2018.01.06 21:19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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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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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글자수 :
94,044

작성
17.12.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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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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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홈페이지 네잎클로버

DUMMY

딩동!

문이 열리며 숙자가 놀란 얼굴로 재호를 보았다.

“늦는다더니 일찍 들어왔구나.”

“생각보다 일이 일찍 끝나서요.”

“저녁은 먹었니? 차려줄까?”

“아니요. 편의점에서 도시락 사왔어요.”

“쯧!”

돈 낭비라고 생각했는지 못마땅한 듯 혀를 차는 숙자의 모습에 머리를 긁적이며 잠깐 어색한 웃음을 지어준 재호는 곧 방으로 들어갔다.

혹시 청소한다고 어머니가 방에 들어왔다가 침대 밑에 숨겨놓은 물건들을 보았으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방은 나갈 때와 똑같이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침대 밑에서 다시 물건들을 꺼낸 재호는 물품들을 나누기 시작했다.

젤이나 치약, 세안제, 로션, 샴푸 등의 너무 효과가 뛰어나 팔거나 들켜서는 안 되는 물품들과 쿨 매트, 선풍기, 스팀다리미, 무선주전자, 시계, 면도기 등 들켜도 상관없는 물품들로 나눈 것이다.

그리고 숨겨야 할 물품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휴, 이것들을 어디에 숨기지?”

자주 자신의 방에 들락거리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아무렇게나 방치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마법주머니······, 아니 아공간을 현실화 하는 것이 좋겠군.’

아직 사무실이 없는 재호이기에 현실화 된 물품들을 넣어둘만한 곳으로서 아공간을 선택한 것이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쇼핑몰을 운영하게 되면 물품을 배송해야 하는데 그 때마다 어디선가 갑자기 물건들이 튀어나오면 부모님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역시, 작은 사무실이라도 임대해야겠어.”

돈이 들어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복잡해지는 느낌에 한숨을 쉬던 재호는 우선 배부터 채우고 보자는 생각으로 편의점도시락을 꺼내들었다.

도시락은 그저 공복을 채운다는 느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다른 맛있는 음식을 현실화시킬 수도 있었지만 뼈 속까지 새겨진 가난근성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버리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고 재호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인터넷을 연결하고 구매안전서비스 이용확인증을 받은 뒤, 전자결제 서비스에 가입하려니 판매물건이 등록되어 있어야 서비스에 가입된다고 나와 있었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그린 종이를 펼친 후 사업자등록번호를 적고 홈페이지를 현실화 하려니 일일이 사진을 찍어서 물품을 등록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고민하던 재호는 등록할 상품의 사진들을 미리 오려서 홈페이지 상품소개 메뉴 바 아래에 붙여놓기로 결정했다.

그러면 상품이 등록된 채로 홈페이지가 현실화 될 테니 말이다.

그때부터 밤늦게까지 재호가 한 일은 카탈로그를 보면서 등록할 상품을 고르는 일이었다.

선택 시 가장 먼저 살핀 것은 제품번호가 유무였다. 똑같은 상품번호의 제품들이 돌아다녀 의혹을 사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다행이 제품번호가 없는 상품들도 많았는데 외국 카탈로그의 제품들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제품번호가 없었다.

어려운 것은 소비자의 기호였다.

그렇기에 그는 인터넷으로 조사해서 유행은 지났지만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던 물품들을 선택했다.

따라서 판매가는 시중가의 반 정도였다. 처음에는 삼분의 일정도로 하려다가 너무 싸면 품질이 의심될까봐 반으로 한 것이었다.

경매에 올려놓을 물품도 골랐다.

첫 경매이니만큼 많은 회원들이 관심을 보일만한 것으로 하고 싶어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고풍스런 추억이 담긴 물건인 골동품 타자기로 했다.

그런데 타자기를 프린트로 복사해서 사진을 오려붙인 뒤 보니 약간 고장 난 곳이 있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여백에 써 넣어야했다.


<중고긴 하지만 고장 난 곳은 없고 제대로 작동함.>


마지막으로 클로버 이벤트 메뉴 바란 아래에 회원가입 이벤트를 적었다.

기한은 15일로 하고 가입회원들 중에서 추첨을 통해 1등은 에어컨, 2등은 DVD플레이어, 3등 2명에게는 청소기, 4등 5명에게는 커피메이커를 경품으로 주기로 했다.

그리고 1등 옆에는 가로치고 첫 가입회원이라고 적어 넣었다.


모든 것이 정해지자 재호는 손에 네잎클로버 열쇠고리인 해피를 꼭 쥔 채로 노트북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홈페이지가 만들어 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지라 해피의 행운에 기대보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백에 붙여두었던 사진들이 노트북 화면으로 빨려 들어가더니 노트북의 사진이 일그러지면서 노트북이 현실화되어 나타났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노트북이 아니었다.

노트북 안에 홈페이지가 만들어져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얼른 전선을 연결한 재호는 초조하게 노트북이 작동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화면이 켜지자 재호는 홈페이지의 존재유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바탕화면에 아이콘으로 네잎클로버가 생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예스!”

저도 모르게 큰소리를 지르고 만 재호였다.

마우스로 네잎클로버의 아이콘을 클릭하자 홈페이지로 등록된 페이지가 열렸다.


<행복&행운이 가득한 클로버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식물의 넝쿨로 만들어진 멋들어진 글자와 함께 네잎클로버의 로고가 보이는 배경화면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감히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라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편안함과 행복감을 안겨주었다.

넋을 잃고 그 풍경을 감상하던 재호는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중얼거렸다.

“내가 그린 리본은 촌스러웠던 거군.”

그는 리본위에 문구를 적었었는데 그것이 고상하고 아름답게라는 명령어에 의해 식물의 넝쿨로 만든 글자로 변해버린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상상이상으로 아름답게 현실화 된 홈페이지 대문의 모습에 재호는 기대감을 가지고 오두막집의 문에 노크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어 넣었던 것이다.

그러자 오두막집의 문이 열리고 손재호의 회원정보가 눈에 들어왔다.

회원등급에는 일곱 개의 클로버와 함께 관리자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클로버 10개, 행복지수는 0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카테고리를 열어보았다.

그런데 그가 설정한 상품소개나 클로버 경매의 메뉴바가 보이지 않았다. 중고장터나 정보게시판 등은 그대로 설정대로 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순간 재호는 잘못되었는가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곧 그의 눈에 행복시장과 행운경매라는 메뉴바가 보였다.

행복시장을 열어보자 그가 오려붙였던 사진들이 상품으로 등록되어있었다. 세세한 상품설명과 가격까지 붙여져서.

안도의 한숨과 함께 행운경매를 열어보자 그가 선택한 타자기의 사진이 좀 더 깨끗하고 소중하게 관리되었던 물품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고장 난 곳 없이 흠집 하나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자리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경매방식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적혀있었다.

내용을 간추려보면 <네잎 클로버> 회원이라면 누구나 10클로버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고 정해진 입찰인원이 충족되면 추첨을 통해 낙찰자가 정해진다는 내용이었다.

타자기의 경우 정해진 입찰 인원수는 10,000명이었다.

재호로서는 과연 경매가 시작될 수나 있을지 걱정인 입찰자 수였다.

다른 메뉴 바들도 열어보았다.

공지사항들 이외에는 아직까지 모두 빈 페이지들이었지만 모든 것이 그가 생각한 것 그 이상으로 이루어져있었다. 그리고 회원가입 이벤트와 네잎클로버 찾기 이벤트 또한 제대로 만들어져 있었다.

재호는 자신의 시도가 성공했다는 사실에 저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흐흐! 이제 전자결제시스템만 적용하면······”

등록된 상품 페이지를 캡처한 후, 인터넷으로 한 전자결제시스템 회사에 가입했다.

제대로 등록이 완료되려면 한 며칠 걸린다고 들었으니 그동안 재호는 임대할 사무실이나 알아볼 생각이었다.

시간을 보니 벌써 새벽 네 시가 넘어 있었다.

또 다시 밤을 새다시피 했지만 재호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히죽히죽 웃으며 잠자리에 들었다. 희망에 찬 내일이 그의 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임대사무실을 찾는 것은 해피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았다.

우선 제일 큰 문제는 나와 있는 사무실이 적었고 그 다음 문제는 대부분의 사무실이 평수가 너무 커서 임대비가 비싸다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재호는 로또 복권방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로또간판을 보니 행운을 실험할 때 인터넷복권은 사봤어도 로또복권은 사지 않았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내일 모래가 토요일이니까, 한 번 사볼까? 되면 넓은 사무실을 임대하는 것이고 안 되면 그 뿐이니까.’

그렇게 생각한 재호는 자동으로 복권 5매를 구입했다.

구입한 복권을 지갑에 넣고 천천히 거리를 걸으면서 재호는 언제나처럼 습관적으로 상상에 빠져 들었다. 만약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가지고.

그런데 그 상상이 잘 나아가지 않았다. 1등에 당첨된다면 오히려 번거롭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그는 현실화 능력자였다. 원하는 것은 얼마든지 손에 넣을 수 있는.

그런 그에게 많은 현금은 복잡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뿐 간절히 바라는 대상이 더 이상 아니었던 것이다.

행여나 1등에 당첨되어서 매스컴을 타고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되는 것은 절대 사양이었다.

때문에 그는 지갑이 있는 곳을 손으로 더듬으며 간절히 바랬다.

‘제발, 당첨되어도 2등이나 3등이 당첨되기를······!’

그런 그의 바람 때문이었을까?

재호의 지갑에 있던 로또 번호 한 개가 스르륵 그 숫자를 바꾸고 있었다.

하지만 바란 재호조차도 현실화 능력이 발현되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집근처 편의점 앞을 지나가게 되었을 때였다.

편의점 유리를 통해 아르바이트생인 윤 수호가 퇴근길의 회사원으로 보이는 여성과 웃으면서 얘기하는 것이 보였다.

여인은 아르바이트생 보다 몇 살 연상으로 보였는데 나름 미인상으로 수호와 친근한 스킨십을 나누고 있었다.

‘여자 친구인가?’

미인상의 얼굴보다는 아르바이트생을 바라보는 다정한 눈빛에 재호는 마음이 끌렸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 여인에게서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곧 그 여인이 수호의 여자 친구라는 생각에 마음을 접고 집으로 돌아갔다.

간단하게 부모님에게 저녁인사를 건네고 방으로 돌아온 재호는 침대위에 드러누웠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하려고 했지만 자꾸만 조금 전 여인의 눈빛이 떠올랐다.

여인이 수호가 아닌 자신을 그런 눈으로 바라봐주었으면 싶었다. 그렇듯 소중하다는 듯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그러다 어느새 현실화 능력으로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는 자신을 인식한 재호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스스로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미친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큰소리를 치며 벌떡 일어난 재호는 노트북을 연결해 <네잎 클로버>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현실에서 갑자기 동화 속으로 떨어진 듯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 풍경에 재호는 서서히 욕심이 가라앉고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넋 놓고 홈페이지를 바라보고 있었을까?

재호는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비록 꿈같은 능력을 갖기는 했지만 자신은 아직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이름을 말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성공했다고 할 만큼 가진 것도 그렇다고 스스로가 무언가를 이룬 것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 자신에게 여자란 아직 사치에 불과했다. 애써 그렇게 자신을 위로한 재호는 지금은 일에만 몰두하자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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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경쟁업체의 등장 17.12.26 662 12 10쪽
17 네잎클로버의 변화 17.12.26 665 16 10쪽
16 네잎클로버의 비상 +2 17.12.26 726 14 11쪽
15 야망을 갖다 +1 17.12.23 710 12 9쪽
14 첫 월급 협상 17.12.23 727 14 8쪽
13 진격의 수진 17.12.23 725 16 10쪽
12 직원을 구하다 17.12.23 735 14 10쪽
11 홈쇼핑 오픈 +1 17.12.23 833 16 10쪽
10 복권에 당첨되다 17.12.22 854 15 13쪽
9 인벤토리 +2 17.12.22 878 16 13쪽
» 홈페이지 네잎클로버 17.12.22 839 16 12쪽
7 사업을 시작하다 +1 17.12.21 981 17 10쪽
6 홈페이지를 만들다 +1 17.12.21 987 17 8쪽
5 목표를 정하다 +2 17.12.21 1,043 20 12쪽
4 마법을 발견하다 +1 17.12.21 1,233 21 9쪽
3 현실화 능력을 갖다 +2 17.12.19 1,224 22 8쪽
2 계약을 맺다 +2 17.12.19 1,334 21 9쪽
1 어느 백수의 소원 +3 17.12.19 1,546 19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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