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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상점의 주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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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19 16:49
최근연재일 :
2018.01.06 21:19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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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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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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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사업을 시작하다

DUMMY

아파트를 나오자 비가 온 뒤라서인지 날씨가 쾌청했다.

새 출발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다.

맑은 공기를 한껏 마시며 크게 기지개를 켠 재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우선 세무서에 가서 사업자등록을 할 생각이었다.

그에 버스를 타려고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맞은편 편의점에서 그의 전 라이벌인 아르바이트생이 물건을 나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무의식적으로 그 모습을 계속 보고 있었는데 아르바이트생이 그를 알아보았는지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에 깜짝 놀란 재호는 마주 인사를 하면서도 속으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결코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런데 편의점 안에 들어온 손님도 아니고 밖에 있는 얼굴만 아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다니······

새삼 아르바이트생이 다시 보이는 그였다.

아르바이트생은 20대 후반의 제법 서글서글한 인상의 청년이었다.

웃는 얼굴이 고생이라고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듯 밝았지만 재호는 저 청년의 손을 기억하고 있었다.

굳은살이 여기저기에 박혀있던 거친 손을. 그것은 분명 막노동도 마다하지 않은 자의 손이었다.

그런 고생 속에서도 저런 밝은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좋은 인간성을 지녔다는 것인지라 재호는 앞으로 직원을 둔다면 저런 청년으로 고용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편의점에 자주 들러서 저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좀 알아보아야겠다.’


그 때 버스가 도착해 재호는 버스에 올라탔다.

그러면서 그는 고용인을 두게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는 솔직히 인간관계에 자신이 없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는 싶지만 말주변이 없어서 대화에 잘 끼지도 못했고 어쩌다 사람들과 어울려도 자격지심으로 인해 먼저 연락을 하지 않다보니 딱히 주변에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도 없었다.

그것은 여자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좋아한 여자는 몇 명 있었지만 한 번도 좋아한다는 티를 내거나 고백을 해보지는 않았었다. 자신이 그 여자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스스로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음에도 없는 여자와 쉽게 만나고 헤어질 수도 없는 성격이라 재호는 이날 이때까지 한 번도 여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재호이기에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들과 잘 해나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야말로 상처받더라도 물러나지 않고 먼저 다가가겠다고 결심했다.

모두 현실화 능력이 생겼기에 할 수 있는 결심이었다.

현실화 능력은 그에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만이 아닌 자신감, 행복, 용기 등 많은 것을 주었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이 받은 기회와 행복을 다른 이들에게도 나누어주고 싶었다.

그것은 그가 이타적인 성격이라서가 아니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랑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받은 행복을 나눔으로서 더 큰 행복을 맞보고 싶다는 야망 때문이었으니까.


세무서에 도착한 재호는 서류를 받아 사업자등록증을 작성했다.

그러다 사업장을 쓰는 란에 이르러 잠시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 사무실도 구해야 되는구나. 사무실을 구하려면 한두 푼으로는 되지 않겠지?’

한숨과 함께 사업장을 쓰는 란에 집주소를 쓰고 다른 빈칸들도 채워서 서류를 제출했다.

한 두 시간정도 지나서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은 재호는 거리로 나왔다.

평일이라서인지 거리는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평소라면 그런 사람들의 모습에 짜증이 났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왠지 동떨어진 세계의 사람들로 여겨졌던 그들이 지금은 한동아리라는 느낌에 오히려 편안함을 느낄 정도였다.

‘세상은 이렇듯 자신의 마음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것이구나!’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재호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안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들었다.

오늘 해야 할 일의 목록들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목록들을 쭉 살펴 내려가던 재호는 결제를 위한 구매안전서비스 이용확인증을 비롯한 전자결제서비스 가입, 통신 판매업신고 등은 인터넷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우선은 판매할 상품들을 구하기 위해 돌아다녀보기로 결정했다.

그가 우선 찾아간 곳은 헌책방이었다.

빼곡히 들어 차 있는 헌책들 중에도 재호가 찾은 곳은 잡지 코너였다. 그리고 상품이 많이 들어있는 잡지, 카탈로그, 전통문화예술 잡지, 액세서리 디자인 책 등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욕망을 위해 음식관련 책자들을 슬쩍 끼워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른 사치품들은 몰라도 음식만큼은 뱃속에 감출 수 있기에 이 기회에 마음껏 맛있는 것들을 먹어보려는 것이었다.

그렇게 재호가 고른 대부분의 것들은 일부 책자를 제외하고는 수요가 없어 아주 싸게 살 수 있었다. 그러나 무게가 상당해서 결국 들고 가지 못하고 택배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택배를 부치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헌책방을 나온 재호가 다음으로 간 곳은 전자제품 매장이었다.

몇 개의 전자제품 매장들을 돌며 재호는 직원들이 권하는 새롭게 출시된 상품들의 카탈로그가 아닌 좀 오래된 카탈로그들을 요청했다.

의아해하는 직원들을 볼 때마다 재호는 변명처럼 말했다.

“제가 찾는 제품은 튼튼하고 싼 것입니다. 신상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럴 경우 재고품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만.”

“자세히 살펴보고 마음에 들면 중고로라도 살려고요.”

그때마다 직원들은 상당히 오래된 전자제품 카탈로그들까지 한 뭉치씩 안겨주었다.

그 다음 재호가 간 곳은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들을 파는 가게였다.

가게의 직원들은 카탈로그를 가득 든 재호의 모습에 혼수가전을 구매하려는 것이라고 착각했는지 매장의 카탈로그뿐만 아니라 세일 전단지를 주거나 혼수용품 전시전등을 알려주기도 했다.

그렇게 다리가 아플 정도로 돌아다닌 덕분에 그는 하루 동안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더 이상하면 두 손으로는 들고 갈 수 없을 정도의 카탈로그들을 모은 것이다.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을 보며 집으로 돌아가려던 재호는 문뜩 어머니에게 오늘은 늦을 거라고 한 말이 떠올라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저녁을 먹고 들어가야 했다.

주위를 둘러보며 식사를 할 만한 곳을 찾던 그의 눈에 편의점이 보였다.

편의점을 보자 아침의 아르바이트생이 떠오른 재호는 그와 얘기를 좀 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저녁메뉴를 편의점 도시락으로 결정하고 집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꽤 늦어 지금쯤은 아르바이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 아르바이트생이 계산대에 있는 것이 보였다.

“어서 오십시오!”

밝게 건네는 인사에 재호는 그때까지의 피곤함이 조금 가시는 느낌이었다.

“네, 안녕하세요.”

여태까지는 인사를 받아준 적이 없었기에 그 인사에 아르바이트생은 잠시 놀란듯하더니 곧 환한 웃음으로 말했다.

“무거워 보이는데 고르시는 동안 짐은 이곳에 올려놓으세요.”

아르바이트생이 가리킨 곳은 계산대 위였다.

“아, 네.”

카탈로그들을 내려놓고 도시락을 골라 덤으로 딸려오는 음료수와 함께 계산대 위에 내려놓자 아르바이트생이 바코드를 찍으며 말했다.

“결혼하시나 보네요. 축하드립니다.”

아마도 전자제품 카탈로그들과 그 위에 놓여있던 혼수용품 전시전의 홍보지를 보고서 하는 말인 것 같았다.

“아닙니다. 이것들은 이번에 제가 준비하는 쇼핑몰에서 경품이벤트로 할 제품을 고르려고 가져온 것들입니다. 아, 혹시 시간 있으시면······”

그러면서 재호는 자신의 쇼핑몰 주소를 메모지에 적어 아르바이트생에게 건네주었다.

“일주일 후에 사이트가 오픈하니 그 때 이 주소로 방문해주십시오. 회원가입은 무료이고 가입하시면 오픈 이벤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이벤트는 지금 즉석에서 생각해낸 것이었다.

이런 사이트라고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 것이 취직을 권유하기가 쉬울 것 같아서였다.

게다가 그때까지는 어디에도 홍보하지 않을 생각이니 자연스럽게 아르바이트생이 첫 회원이 될 것이고 그로인해 자연스럽게 그가 고액 경품의 당첨자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다물어두었다.

그 후, 아르바이트생의 반응에 따라 고용을 결정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경품당첨에 의문을 갖고 따진다면 보통으로 머리가 도는 인재에 정직한 성품이라는 증거이니 일자리를 줄 생각이고 아니라면 그만 두려는 것이다.

그의 밑에 둘 직원인 만큼 만약 그의 비밀이 밝혀진다 해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성품의 사람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아, 감사합니다.”

메모지를 받아든 아르바이트생은 기분 좋은 얼굴로 답하며 편의점봉투를 건네주었다.

편의점봉투와 짐들을 챙겨든 재호는 편의점을 나가다 말고 물었다.

“이름이 뭡니까?”

아르바이트생은 싱긋 웃으며 답해주었다.

“윤 수호입니다, 손님.”

재호는 그의 이름을 중얼거리면서 편의점을 나섰다.

그런 재호의 뒷모습을 보면서 수호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어제까지는 자신을 은근슬쩍 노려보거나 해서 신경이 쓰이던 손님이 오늘은 이벤트를 알려주거나 이름을 묻거나 하면서 나름 친절하게 대해주니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그는 메모지에 일주일 뒤의 날짜를 써넣고 그 메모지를 지갑안쪽에 넣어두었다.

그의 취미가 경품이벤트에 응모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당첨된 경품들이라야 기껏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쿠폰이 다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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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행운 또 행운 +4 17.12.30 756 15 9쪽
20 모략과 성장 17.12.28 735 13 9쪽
19 아이템샵 17.12.27 696 14 12쪽
18 경쟁업체의 등장 17.12.26 663 12 10쪽
17 네잎클로버의 변화 17.12.26 665 16 10쪽
16 네잎클로버의 비상 +2 17.12.26 727 14 11쪽
15 야망을 갖다 +1 17.12.23 710 12 9쪽
14 첫 월급 협상 17.12.23 728 14 8쪽
13 진격의 수진 17.12.23 726 16 10쪽
12 직원을 구하다 17.12.23 735 14 10쪽
11 홈쇼핑 오픈 +1 17.12.23 833 16 10쪽
10 복권에 당첨되다 17.12.22 855 15 13쪽
9 인벤토리 +2 17.12.22 879 16 13쪽
8 홈페이지 네잎클로버 17.12.22 839 16 12쪽
» 사업을 시작하다 +1 17.12.21 982 17 10쪽
6 홈페이지를 만들다 +1 17.12.21 988 17 8쪽
5 목표를 정하다 +2 17.12.21 1,044 20 12쪽
4 마법을 발견하다 +1 17.12.21 1,233 21 9쪽
3 현실화 능력을 갖다 +2 17.12.19 1,225 22 8쪽
2 계약을 맺다 +2 17.12.19 1,334 21 9쪽
1 어느 백수의 소원 +3 17.12.19 1,548 19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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