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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상점의 주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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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19 16:49
최근연재일 :
2018.01.06 21:19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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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4,044

작성
17.12.2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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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마법을 발견하다

DUMMY

꿈같은 능력을 갖게 된 재호는 들뜬 기분으로 전단지에 있는 상품들을 이것저것 현실화 시켜보았다.

스팀다리미, 무선주전자, 전동칫솔, 토스터기 등등.

그러다 문뜩 이런 대단한 능력이라면 사용에 제한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다거나 사용함에 따라 정신력이 떨어진다거나.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전혀 불안하지가 않았다.

오히려 능력을 사용할수록 청량한 기운이 머릿속을 지나가는 듯해서 능력을 쓰는 일에 중독될 것만 같았다. 쓰면 쓸수록 레벨 업 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좀처럼 현실화 능력 쓰는 일을 멈출 수 없는 재호였다. 그런 재호의 눈에 이빨을 하얗게 만들어준다는 치약이 보였다.

평소에는 비싸서 구매할 수 없었던 제품이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현실화 능력을 써서 간단히 손에 넣은 재호는 식사를 하고 이빨을 닦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곧 화장실에 가서 칫솔에 치약을 짜 이빨을 닦아보았다.

그리고 거울을 보았을 때 재호는 또 다른 마법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약간 누랬던 치아가 마법처럼 새하얗게 변해있었던 것이다. 또한 어금니 안쪽에 약간 있던 충치까지 깨끗하게 사라져 있었다.

그것은 진짜 치약으로는 일어날 수 없는 변화였다.

“허!”

과대광고의 성능 그대로의 치약이 현실화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재호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연결했다.

그가 찾는 것은 간단했다.

살 빼는 약이었다.

삼십대 후반인 재호는 오동통한 체형에 뱃살이 좀 많이 나와 있었던 것이다.

인터넷을 찾아본 재호는 대부분의 다이어트 약들이 2주나 한 달은 지나야 살이 빠진다고 광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즉시 확인해볼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던 그의 눈에 바르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는 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젤에는 젤이 생약성분이며 바르면 살이 빠진다는 설명밖에는 들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 젤을 현실화시켜보기로 결심한 재호였지만 인터넷의 사진을 현실화시키기란 처음인지라 좀 망설여졌다.

종이도 아니고 화면상의 사진이 빠져나오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실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기에 우선 의지를 일으켜 젤을 현실화 시켜보았다.


“치지직!”


그러자 모니터 화면에서 잡음이 들려오더니 잠시 후 젤이 현실로 나타났다.

화면을 보니 잠시 사라졌던 젤의 사진은 몇 초 지나지 않아 다시 생성되었다.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곧 잊어버린 재호는 젤을 덜어서 항아리처럼 튀어나온 자신의 배에 발라보았다.

그러자 싸한 느낌과 함께 항아리가 점점 줄어들더니 이윽고 보통의 평범한 배가 되어버렸다.

날씬해진 자신의 배를 거울에 비추어보던 재호는 이 기적에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불안하기만 했다.

‘분명 꿈에서의 그 계약과 관련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계약이란 서로의 합의하에 맺어지는 의사결정이다. 받는 것이 있다면 주는 것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주어야 하는 거지?”

이렇듯 대단한 마법과 같은 능력을 받은 대가가 무엇일지 재호로서는 상상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떠오르는 생각이 없자 이내 재호는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뭐, 닥치면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은 이 상황을 즐기자!’

언제 그의 인생에 또 이런 기적이 일어나겠는가?

그의 앞날이라고 해봐야 뻔했다.

일정한 직업도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독거노인이 되어 고독사할 것이 분명했던 것이다.

그럴 바에야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제대로 한번 사람답게 살아보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자 거세게 뛰던 심장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재호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설령 내일 죽게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


재호는 이미 자신이 대가를 치렀다는 것을 몰랐다.

오전에 있었던 PC방에서 그가 당한 그 엄청난 고통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 때 벼락은 PC방의 건물위로 떨어졌었다.

그로인해 상가밀집 지역이었던 그 일대에 대단위 화재가 발생하면서 천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또한 정전기와 함께 전선이 타버려 중요 시스템들까지 마비되면서 이차적으로 엄청난 재산피해와 사고사가 줄을 잇게 될 예정이었다.

그 엄청난 인과율의 발생 원인은 신의 실수 때문이었다.

벼락을 잘 못 떨어트린 것이다.

신은 고민했다. 신이 한 일은 자연의 섭리가 되기에 시간을 거스른다 해도 그 일을 취소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에 신은 벼락을 취소하지 않는 대신 그 벼락의 기운을 한 사람에게 몰아넣기로 결정했다.

그 때 선택된 인간이 바로 손재호였다.

원체 허약한 몸이라 벼락의 기운을 몸에 넣어도 체질이 변하는 것뿐 인과율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그 대가로 꿈에 나타나 소원을 하나 들어주기로 한 것이다.

물론 신은 손재호가 무슨 대단한 소원을 빌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가난하고 능력 없는 손재호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나 직장일 테니 로또당첨이나 취업을 소원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백지수표와 같은 흰 두루마리를 내민 것이었다. 한번 적으면 취소할 수 없는.

그런데 재호는 현실화능력을 달라는 황당한 소원을 빌었다.

그에 신은 당황해하면서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계약은 진행되었고 신은 자신의 창조능력을 조금 복사해 재호의 머릿속에 넣어 주었다. 그러면서 침중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또한 인과의 그물을 벗어나지는 못하리라. 인류에게 커다란 시련이 닥치겠군.-



* * *


재호는 자신에게 생긴 이 능력으로 앞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해보았다.

소원이 이루어지면 어떻게 할지 상상해 본 적은 많았지만 막상 현실로 이루어지니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먹고 싶은 음식들은 현실화시켜서 먹으면 되었다. 갖고 싶은 물건들도 현실화 시켜서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큰돈이 될 만한 물건들은 쉽게 현실화 시켜서 팔수가 없었다.

골드바 같은 경우는 시리얼 넘버가 있어서 같은 시리얼 넘버의 골드바가 돌아다니면 당장 조사가 들어올 것이고 보석 같은 것들도 장물취급 받기 쉬웠다.

자동차 같이 부피가 큰 경우는 더욱 곤란했다. 밖에서 현실화시켜야 하는데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누군가 목격할 수 있고 그 경우 그 자신이 위험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서 기르려는 자들도, 그 거위의 배를 갈라보고 싶어 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드는 두려움에 잠시 몸서리를 치던 재호는 누군가가 그를 훔쳐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황급히 창문 쪽을 확인했다.

다행이 언제나 그렇듯 창문과 커튼은 닫쳐 있었다.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잘 열어놓지 않던 습관이 이럴 때 도움이 된 것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재호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자신의 능력을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사용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였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보아도 재호의 머리에선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얼마나 그렇게 고민하고 있었을까?

방밖에서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재호야, 저녁 먹어라!”

“아, 네.”

황급히 대답하고 시간을 보니 벌써 저녁 6:37분이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방을 나서려던 재호는 방안 가득한 현실화 능력으로 만든 생활용품들을 볼 수 있었다.

어머니가 보시면 무슨 돈으로 샀냐고 잔소리를 할 것 같아 재호는 그것들을 모두 긁어모아 침대 밑에 숨겨두었다.

그리고 거실로 나오자 그의 눈에 구부정하게 굽힌 허리를 두들이면서 밥과 국을 푸고 계신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순간 재호는 자신을 두들겨 패고 싶은 심정이었다.

마법 같은 능력으로 돈 벌 궁리나 했다니······

돈을 벌려던 이유가 무엇이었는가?

부모님에게 자식노릇해보고 싶어서 자랑스러운 아들이고 싶어서가 아니었는가?

재호는 스스로의 어리석음에 속에서 쓴물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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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을 발견하다 +1 17.12.21 1,234 21 9쪽
3 현실화 능력을 갖다 +2 17.12.19 1,225 22 8쪽
2 계약을 맺다 +2 17.12.19 1,334 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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