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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상점의 주인이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19 16:49
최근연재일 :
2018.01.06 21:19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9,704
추천수 :
359
글자수 :
94,044

작성
17.12.19 17:22
조회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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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9쪽

계약을 맺다

DUMMY

손재호는 막막한 앞날에 오늘도 한숨을 쉬었다.

직업도, 능력도 없는 백수에 아직까지 늙으신 부모님에게 얹혀사는 처지였으니······

그렇다고 그의 부모님이 잘사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간신히 생계를 유지할 만큼만 버셨다.

게다가 요새는 몸이 아프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실만큼 건강이 안 좋아지신 것이 눈에 보였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그의 스트레스는 나날이 쌓여만 갔고 우울증이란 이런 것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할 일없이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도 눈치가 보여 요즘 그가 사는 곳은 PC방이었다.

이십대에는 PC방에서 한창 게임에 열중했었지만 삼십대가 되자 자연스럽게 게임을 접게 되었다.

남들은 게임아이템을 팔아 용돈을 한다는데 그는 그런 쪽으로는 재주가, 아니 재수가 없어서인지 오히려 게임비로 돈만 날렸던 것이다.

게임을 접은 후, 그가 빠진 곳은 장르소설 사이트였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새 글을 읽으면서 그는 내가 만약 저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면 소원의 현실화 능력을 갖게 된다면 이라는 상상에 빠지곤 했다.

그의 상상은 끝없이 이어졌고 상상에 빠져있는 동안만큼은 정말 행복했다.


그날도 재호는 PC방에서 상상에 빠져 있다가 밤늦게 피곤이 덕지덕지 묻은 얼굴로 집으로 돌아왔다.

힘든 일은 없었지만 정신이 피곤하니 육체도 저절로 피곤해진 탓이다.

어머니인 김숙자는 그런 재호의 얼굴을 보고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예전이라면 취직자리는 알아봤냐고 한번쯤 물어 볼만도 할 텐데 이제는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재호를 더 갑갑하고 씁쓸하게 만들었다.

방에 틀어박힌 그는 침대에 눕자마자 눈을 감았다.

잠이 들면 현실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서서히 잠이 든 재호는 꿈속에서 누군가에게 하얗게 빛나는 종이와 붉은 펜을 받았다.

‘이게 뭐지?’

이성은 궁금해 했지만 그의 본능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듯 종이위에 망설이지 않고 글을 써 넣었다.


<현실화 능력을 주십시오>


그러자 잠깐 붉은 글씨가 빛나더니 흰 종이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는 그의 영혼 깊숙이 새겨지는 듯한 음성 하나를 들을 수 있었다.


-계약은 완료되었다!-


잠에서 깬 재호는 멍한 표정으로 조금 전에 꾼 이상한 꿈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계약이라니······!’

신인지 악마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약이 이루어졌다면······

그는 현실화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자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리고 손발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럴 리가 없잖아? 그냥 단순한 꿈일 거야.’

머릿속 한 구석에서는 냉정하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몸은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나 급히 책상을 뒤지고 있었다.

그리고 잡지하나를 찾아 꺼내들었다.

그 잡지의 한 페이지를 펼친 재호는 컬러로 나와 있는 프린터기 사진에 손을 올려놓고 속으로 외쳤다.

‘현실화 되라!’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게 아닌가?”

이번에는 소리 높여 외쳐보았다.

“현실화 되라! ······현실화!”

이번에도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 개꿈이었군. 그럼, 그렇지. 내 주제에 무슨.”

실망감에 재호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반쯤은 현실성이 없는 일이라 믿지도 않았으면서 실망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얼마나 그렇게 앉아있었을까?

“재호야, 아침 먹어라!”

어머니의 외침에 그때서야 재호는 억지로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다.

“네!”

방을 나온 재호는 재빨리 욕실로 들어갔다.


세수를 하고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니 언제나 보던 자신의 얼굴이 오늘따라 더 늙어보였다.

턱 선이 살에 묻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살찐 얼굴에 코 부분에 들어차 있는 블랙헤드들.

그리고 청춘이 훨씬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여기저기 나 있는 여드름과 그 흔적들이 거울을 보기가 괴로울 정도였다.

아니, 이것이 너의 현실이라고 일깨워주는 것 같아서 외면하고만 싶었다.

그에 재호는 얼른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욕실을 나와 버렸다.


간단하게 차려져 있는 아침을 서둘러 먹고 베란다 쪽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바람도 거센 것이 오늘 같은 날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집에서 부모님 눈치 보며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차라리 밖에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얼른 겉옷을 챙겨 들었다.

“어머니, 저 나갔다 올게요.”


아파트를 나오자마자 세차게 부는 바람에 우산이 제대로 들리지 않자 재호는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꾹 참고 걸음을 옮겼다.

갈 곳이라고는 PC방밖에는 떠오르지 않았기에 그가 가는 곳은 오늘도 PC방이었다.

늘 앉던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자 금연표지판이 크게 보였다.

기관지가 나빠서 애초에 담배에는 손도 대지 않았던 그였기에 PC방 금연정책이 꽤 마음에 들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남자답지 못함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PC방의 공기가 나쁨에도 어디에 하소연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기분 좋게 의자에 등을 기대고 컴퓨터의 전원을 킨 그는 습관처럼 인터넷으로 취업사이트를 방문했다.

몇 번이나 이미 클릭해보았었던 구인정보들인지라 새롭게 찾아볼 구인정보는 몇 개 없었다.

그리고 차례로 클릭해 본 그 정보들은 이번에도 역시 자격증이 필요한 일이거나 나이와 성별 등에 제한이 있는 일들이었다.

또한 그 모든 조건들을 통과한 구인정보는 거의 힘든 육체노동이었기에 타고난 허약체질의 그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예전에 한번 일을 나가보았다가 다음날 알아 누워 약값이 더 들어갔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하아~ 머리가 나쁘면 몸이라도 튼튼하게 만들어 주던가? 아니면 운이라도 좋아야 하는 것 아니야! 세상은 정말 불공평해!’

그때였다.


우르릉! 콰쾅!


귓가에서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갑자기 정전이 된 것이다.

깜짝 놀란 재호는 마우스 잡은 채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함부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PC방이기에 자칫하면 크게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뭐, 뭐야?”

“젠장! 야, 알바! 빨리 복구하지 못해. 왜 하필 이 중요한 순간에.”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즉시 확인해보겠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손전등을 들로 밖으로 나가는 소리와 손님들이 떠들어대는 소리를 건성으로 들으며 재호는 어둠속에서 당황하고 있었다.


찌릿 찌릿!


손에서 정전기가 느껴졌던 것이다.

그에 마우스를 놓으려는데 이 마우스가 마치 강한 자석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 손에서 떨어지지를 않았다.

손바닥을 통해 전류가 점점 팔 쪽으로 기어 올라오자 재호는 두려워졌다.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손바닥을 통해 들어오던 전류가 갑자기 강해지더니 몸속에서 벼락이 치는 것 같은 고통이 밀려들어왔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입이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를 않았다.

뼈가 부서지고 살이 녹아내리는 고통 속에서 얼마나 그렇게 몸부림쳤을까?

재호는 차라리 기절하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누군가 뇌 속을 전기충격기로 연속으로 내려치는 듯 정신을 놓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영원으로 이어질듯 한 고통 속에서 마침내 그가 정신을 놓을 수 있었던 것은 PC방에 다시 불이 들어오고 난 후였다.

하지만 그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불이 들어옴과 함께 다시 엄청난 전류가 빠른 속도로 정신을 잃은 채 쓰러진 재호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그러면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던 것이다.


파직! 파지직!


몸에서 정전기가 일어나며 몸속의 세포를 변화시키고 뇌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비활성화 되어 있던 뇌의 세포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재호의 뇌는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신의 영역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버렸다.

그리고 그 때 모니터에 알 수 없는 기이한 문자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가 문자를 전송하고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모니터에 떠오른 문자들은 차례로 마우스를 통해 재호에게 빨려 들어가 그의 뇌 속에 새겨지고 있었다.

끊임없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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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0 세메크
    작성일
    18.01.07 09:05
    No. 1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워니구니
    작성일
    18.01.24 18:35
    No. 2

    흐음 기적이 일어났 군요
    세상만사 모든일은 거져 되는것은 없죠
    적자생존 이라고 그에 합당한 조건이 있어야 하죠
    설령 길거리 에서 십원짜리 동전을 줍는 행운도 그자리에 있어야 하고
    눈에 동전이 보여야 하죠 마치 잘 짜여진 시나리오 처럼 조건이 맞아야 가능 ......
    운이 좋은 사람은 별볼일 없는 맹지를 사고도 돈벼락을 맞기도 하고요 ㅎㅎㅎ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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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야망을 갖다 +1 17.12.23 710 12 9쪽
14 첫 월급 협상 17.12.23 727 14 8쪽
13 진격의 수진 17.12.23 725 16 10쪽
12 직원을 구하다 17.12.23 735 14 10쪽
11 홈쇼핑 오픈 +1 17.12.23 833 16 10쪽
10 복권에 당첨되다 17.12.22 854 15 13쪽
9 인벤토리 +2 17.12.22 878 16 13쪽
8 홈페이지 네잎클로버 17.12.22 838 16 12쪽
7 사업을 시작하다 +1 17.12.21 981 17 10쪽
6 홈페이지를 만들다 +1 17.12.21 987 17 8쪽
5 목표를 정하다 +2 17.12.21 1,043 20 12쪽
4 마법을 발견하다 +1 17.12.21 1,233 21 9쪽
3 현실화 능력을 갖다 +2 17.12.19 1,224 22 8쪽
» 계약을 맺다 +2 17.12.19 1,334 21 9쪽
1 어느 백수의 소원 +3 17.12.19 1,546 19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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