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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상점의 주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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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19 16:49
최근연재일 :
2018.01.06 21:19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9,715
추천수 :
359
글자수 :
94,044

작성
17.12.19 20:06
조회
1,224
추천
22
글자
8쪽

현실화 능력을 갖다

DUMMY

재호가 쓰러지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를 깨운 것은 PC방의 아르바이트생이었다.

화장실에 갔다 오다가 엎드려 자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재호를 발견하고 깨운 것이다.

PC를 켜놓은 채 잠들어 있었다면 애써 깨우지 않았겠지만 그 순간 재호의 모니터는 꺼져 있었던 것이다.

“손님, 일어나세요! 여기서 주무시면 안 됩니다.”

서서히 정신을 차린 재호는 자신이 쓰러져 있는 곳이 PC방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더듬으면서 외쳤다.

“살아있다! 오, 내가 살아있어. 분명 그 정전 때문에······”

그 모습에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에 낭패한 표정이 떠올랐다.

가끔 PC방이 여관방인양 잠을 자러오는 손님이 있었기에 그 또한 그런 민폐손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전으로 충격을 받아 쓰러져 있었던 것이었다.

‘이 아저씨가 만약 그 충격으로 죽었다면······’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잘리는 것은 물론이고 오늘 이후 이 PC방은 문을 닫아야했을지도 몰랐다.

그에 아르바이트생은 얼른 사장에게 가서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자 안색이 급 사색이 된 사장이 재빨리 재호에게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손님, 안색이 많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오늘은 그만 집으로 들어가시지요? 오늘 이용료는 저희 PC방에서 서비스해 드리겠습니다.”

서비스라는 말에 혹한 재호는 잡아끄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이끌려서 급하게 PC방을 나오고 말았다.


비가 개인 후의 하늘은 맑고 높았다.

그 하늘을 보자 재호는 자신이 큰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C방의 정전으로 엄청난 고문을 받았는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나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시 들어가서 따지자니 자신의 몸이 너무 멀쩡했다.

그 엄청난 고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니, 오히려 전보다 더 몸이 가볍고 기운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지금이라면 막노동도 거뜬히 해낼 수 있을 정도로.

‘하, 정말 운도 지지리도 없지.’

포기하고 아낀 이용료로 편의점에서 우유와 빵을 샀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안보는 틈을 타 노려봐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모든 아르바이트생은 구직전선에서의 그의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터덜터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옮기며 집으로 돌아가던 재호는 아파트 단지 앞에 떨어져있는 배달광고 음식책자와 대형할인마트 전단지등을 주섬주섬 주워서 올라갔다.

딩동!

이층이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보다는 걸어서 올라간 재호가 벨을 누르자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어머니 김 숙자가 나왔다.

숙자는 재호를 보자 못마땅한 듯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벌써 들어온 거니?”

“···네, 그렇게 됐습니다.”

머리를 긁적이며 재호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와 책상이 들어가 있는 것만으로 꽉 차 보이는 작은 방이었지만 재호에게는 유일한 휴식공간이었다.

어질러져있는 쓰레기들을 대충 옆으로 치워놓고 침대가 아닌 방바닥에 드러누운 재호는 오늘 있었던 일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분명 그 때 느낀 그 죽고 싶을 정도의 고통은 정말이었는데 어째서 지금은 이렇듯 아무렇지도 않은 것인지.

‘병원에 가서 한번 검사를 받아보아야 할까?’

하지만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귀찮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돈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디 특별히 아픈 것도 아닌데 병원에 갔다가 만약 큰 병이라는 진단을 받는다면······ 차라리 이대로 아무 것도 모르는 채 사는 것이 마음 편할 것만 같았다.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자. 어찌되었든 살았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이 정리되자 재호는 편의점에 사온 빵과 우유를 먹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빵 봉지를 뜯어 빵을 입에 우겨 넣으며 손으로는 무의식중에 음식배달 책자를 펼쳤다.

맛있게 튀겨진 후라이드 치킨과 풍성한 거품의 생맥주가 첫 장에 인쇄되어 있었다.

“맛있겠다. ···먹고 싶다.”

저절로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스르륵!


음식배달 책자의 사진이 흐릿하게 움직이더니 갑자기 갓 튀겨진 후라이드 치킨과 방금 따른 듯 거품이 올라오고 있는 생맥주가 나타났다.

재호는 입을 쩍 벌리고 입속에서 빵조각이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눈앞에서 일어난 기적을 바라보았다.

몇 번인가 눈을 깜빡거리던 재호는 이윽고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허벅지를 꼬집어보았다.

“윽!”

고통이 느껴졌다. 꿈이 아니었다.

하지만 꿈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후라이드 치킨을 집어 들었다.

손끝에서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진짜 치킨이라는 확신이 들자 재호는 그것을 입으로 가져갔다.

조심스럽게 씹어본 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까지 그가 먹어 본 그 어떤 치킨보다도 맛있었던 것이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쫄깃한 것이 정말 진미였다.

그에 아직까지 거품이 일고 있는 생맥주 또한 마셔보았다.

청량하고 시원하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면서 뒷맛은 쌉싸름한 것이 여태까지 먹은 맥주는 그냥 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럴 수가!”

마치 마법 같은 일이었다.

음식배달 책자를 보니 좀 전까지 보였던 후라이드 치킨과 생맥주의 사진이 사라져있었다.

그것으로 볼 때 이것들은 책자에서 튀어나온 것이 분명했다.

순간 재호는 현기증이 일 정도로 가슴이 뛰었다.

이것은 그가 그토록 꿈꾸었던 현실화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간절히 소원하긴 했지만 결코 이루어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

“설마 그 꿈이······.”

개꿈이라고 생각했던 그 이상한 꿈이 떠오르자 재호는 목이 타는 듯해 다시 생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 대형할인 마트 전단지를 집어 들었다.

다시 한번 능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전단지를 살펴보다가 재호가 이번에 선택한 것은 선풍기였다.

그는 후라이드 치킨과 생맥주가 나타났을 때의 상황을 떠올리며 선풍기를 향해 말했다.

“시원한 바람이 불었으면. ······갖고 싶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선풍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게 아닌가? 그러면······ 선풍기!”

이번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나타나라, 현실화, 발현하라 등 이것저것 떠오르는 말들을 모두 시도해보았지만 현실화 현상은 좀처럼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한 시간 가까운 시도 끝에 재호는 지쳐서 벌렁 드러누웠다.

“하, 황금이 가득 든 금고를 가지고도 번호를 몰라 못 열고 있다니······”

등에 땀이 차 축축한 느낌에 재호는 흘끗 전단지의 쿨 매트를 보며 생각했다.

‘저기에 몸 좀 식히고 싶군.’

그러자 그 때였다.


스르륵!


전단지의 쿨 매트 사진이 일그러지더니 눈앞에 쿨 매트가 나타난 것이다.

두 번째 일어나는 현상인데도 재호는 심장이 튀어나올 듯 놀라버렸다.

“컥!”

더듬더듬 손으로 쿨 매트를 만져본 그는 그것이 진짜 쿨 매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풍기와 쿨 매트의 차이가 뭐지?”

왜 선풍기는 현실화 되지 않았는데 쿨 매트는 현실화 된 것일까?

고민하던 재호는 어쩌면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즉시 실천해보았다.

다시 선풍기를 바라보며 이번에는 반드시 선풍기를 현실화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외쳤다.

“선풍기!”

그러자 선풍기의 사진이 일그러지면서 선풍기가 전단지로부터 나타났다.

선풍기가 현실화 된 것이다.

“역시!”

재호는 자신의 생각이 들어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실화 되는 조건은 어떤 주문을 쓰느냐가 아닌 의지의 발현이었다.

“이건 정말 마법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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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화 능력을 갖다 +2 17.12.19 1,225 22 8쪽
2 계약을 맺다 +2 17.12.19 1,334 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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