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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상점의 주인이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19 16:49
최근연재일 :
2018.01.0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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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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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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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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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직원을 구하다

DUMMY

며칠이 지나지 않아 홈페이지 가입자 수는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첫 경매 입찰 수인 만 명을 과연 달성할 수 있을지 불안해했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 가운데 재호는 복권에 당첨된 돈으로 제법 큰 중고 컨테이너 창고와 그 창고에 붙어있는 조립식 사무실을 구매할 수 있었다.

아무리 중고라지만 해피를 지니고 있어서인지 정말 싼 가격이었다. 그리고 해피의 행운은 토지임대계약을 할 때도 계속 이어졌다.

컨테이너를 판매한 사람이 땅주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컨테이너를 담보로 보증금을 대체해 주었던 것이다.

그 후 세무서에서 바뀐 사업장을 신고한 재호는 간단하게 노트북을 들고 가는 것으로서 사무실의 이전을 마쳤다.

이전 첫날은 청소와 인벤토리에 있던 물품들을 꺼내 창고에 쌓아올리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다 보냈고 다음날은 사무실 꾸미기에 도전했다.

그런데 꾸미는데 영 소질이 없어서인지 사무실 입구에 나무문과 네잎클로버 문패를 만들어 단 것 이외에는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이때까지 백수로 사무실에서 일을 해 본적이 없는 그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인터넷으로 멋지게 꾸며져 있는 사무실을 검색해 그곳에 설치되어 있는 갖가지 사무용품들을 현실화 해 두긴 했지만 결국 그가 설치한 것은 책상 몇 개와 침대겸용 의자, 컴퓨터, 복합기 만이었고 나머지는 다 구석에 쌓아두었다.

천천히 필요할 때 하나씩 꺼내 사용하다보면 사무실 모양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리라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 가운데 모든 카드사들의 승인을 얻어서 전자결제 시스템이 사용 가능해지게 되었지만 첫날에는 한 건의 주문도 없었다.

아직 사이트의 인지도도 낮았고 너무 싼 가격에 불량품이 아닌가 싶어 구입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곧 추천인을 통해 얻은 클로버로 상품을 주문하는 이들이 생겨났고 그들은 너도나도 상품후기를 홈페이지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주문이 조금씩 늘어나더니 어느 순간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물건들은 모두 현실화능력으로 만든 것들이기에 새것과 같았고 품질 면에서도 오히려 본 상품을 능가할 정도로 좋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품질이 좋다고 해도 계속적으로 올라오는 자세하고 멋진 상품후기들에 의아해진 재호는 홈페이지를 뒤져 보다가 그 안에 숨겨진 또 하나의 기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상품후기를 올리면 1000클로버를 받을 수 있고 이 달의 베스트 상품후기에 뽑히면 50000클로버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역시 주문을 부른 건 이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 돈의 힘이었군.”

하지만 재호는 감탄만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주문이 밀려서 정신없이 바빴던 것이다.

그에 임시변통으로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려고 했지만 부모님이 겨우 포장과 주소지를 붙이는데 무슨 아르바이트생을 쓰냐면서 자신들이 도와주겠다고 나서주셔서 겨우 주문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바쁜 나날도 며칠 지나지 않아 끝났다.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상품들이 모두 매진되었기 때문이다.

그에 재호는 공지사항을 남겼다.


<네잎클로버를 이용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고객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상품들이 오늘 날짜로 모두 매진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다음 상품의 재입고는 모레 오후에 있을 예정입니다. 그 때까지 기다려주시고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사실 재입고는 반나절이면 충분한 일이었다.

인벤토리에 넣어 둔 상품들을 복사해 창고에 넣어두고, 홈페이지에 각 상품의 숫자를 복사한 상품의 수만큼 적어 넣으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호는 일부러 모레 오후로 재입고 날짜를 미루었다.

하루 정도는 부모님과 함께 푹 쉬고 싶었던 것이다.

뜻밖의 휴일소식에 부모님도 기뻐했다. 그것은 단순히 하루 쉬기 때문이 아니었다.

사업하다가 망했다는 이들이 하도 많아서 아들의 홈쇼핑이 잘 될지 불안하던 터에 상품매진으로 잠시 휴식을 가진다니 이제 아들 걱정할 일은 없겠다는 생각에 기뻐한 것이었다.

아무런 걱정 없이 하루 집에서 잘 먹고 잘 쉰 재호는 다시 홈페이지에 상품들을 등록했다. 몇 가지 상품은 다른 상품으로 대체하기도 하면서.

그러자 하루 만에 엄청난 주문이 밀려들어왔다.

이번 매진사태로 물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객들이 물건이 없어지기 전에 너도 나도 빨리 구매하려고 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고객은 물건을 수십 개나 주문했는데 알고 보니 그렇게 구매한 상품들을 다시 중고시장에서 구매한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되팔고 있었다.

그런데 그 가격에도 구매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당연히 재호의 쇼핑몰은 대박이 날 수밖에 없었다.

밤새 들어온 주문을 아침에 확인하고 물건을 포장해서 주소지를 붙인 후 택배 배달부에게 건네주는 일을 하루에 두 번씩 반복하다보니 부모님들도 지치셨는지 직원을 구하는 일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물어보셨다.

처음에는 이런 간단한 일에 아르바이트생까지 구하다니 그렇게 돈 쓸데가 없냐고 야단치시던 분들이 말이다.

“점찍어 둔 직원이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오픈 이벤트 마감날짜가 지나있었다.

서둘러 게시판을 확인해보니 다행이도 아직까지는 당첨자 발표에 대해 묻는 게시 글이 없었다.

따라서 재호는 급히 이벤트 당첨자들을 뽑아야했다. 이미 1등은 정해져 있었지만.

어떻게 뽑아야 할까 잠시 고민하던 재호는 추첨기를 현실화해서 뽑기로 하고 가입한 회원 수가 몇 명인지 확인해 보았다.

벌써 회원 수가 9890명이나 되었다. 110명만 더 가입하면 경매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경매에 내어놓은 골동품 타자기가 떠오르자 과연 누가 그 경품의 당첨자가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졌다.

그 골동품 타자기는 재호가 알기로 90만원은 받을 수 있는 물건이었다. 누군가의 인생에 큰 행운은 아니지만 큰 행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느새 자신이 그런 큰 행복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는 사실에 재호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러다 오늘따라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지는 손안의 아이템, 해피의 존재에 특별회원들을 위한 승급 선물로 이런 운이 담긴 물건을 준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결심이 후에 얼마나 큰 파장을 몰고 올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추첨기를 현실화하면서 재호는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 명에 가까운 회원번호를 일일이 써서 추첨기 안에 넣는 수고는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몇 가지 전제조건을 써 넣어야 했다.


<추첨기를 돌릴 때마다 각 이벤트에 충족되는 모든 네잎클로버의 회원정보를 갖는다.

행운은 가장 행운을 필요로 하는 회원에게 돌아간다.(첫 이벤트에서 1등 당첨자는 1번에게 돌아간다.)

추첨 상황은 동영상으로 촬영되어 손재호의 휴대폰 안 내파일로 옮겨진다.(이 때 사람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된다.)>


그렇게 해서 현실화 된 추첨기는 첫 번째 이벤트의 상황에 맞추어서 만장에 가까운 숫자가 적힌 종이들이 들어차 있었다.

재호는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첨기를 돌렸고 예정대로 1등은 1번 회원인 윤 수호에게 돌아갔다.

추첨이 모두 끝나고 당첨자가 발표되자 홈페이지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당첨 되서 감사한다는 댓글에서부터 왜 내가 당첨되지 않았느냐, 어떻게 뽑았느냐는 질문까지 각양각색의 반응들이었다.

그에 재호는 추첨상황을 찍은 동영상과 부연설명을 게시판에 올렸다.

이번 추첨은 추천인 제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회원가입 이벤트이기에 회원가입한 모든 회원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었으며 그에 따라 모든 가입회원들 속에서 무작위로 추첨기, 애칭 <뽑아>를 돌려서 뽑았고 앞으로 있을 여러 이벤트 추첨이나 경매에도 이 뽑아를 사용할 예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윤 수호는 1등 당첨자로 올라 온 자신의 이름에 놀라서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지만 곧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이렇듯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내가 1등이 된 거지?’

곧이어 추첨상황의 동영상과 운영자의 설명이 게시판에 올라왔지만 수호는 어쩌면 이 경품이 재호의 밀어주기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증은 없지만 감이 그랬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곧 재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두 번 울렸을까?

재호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수호?”

“네, 재호형. 저 수호인데요. 지금 잠깐 시간 좀 내 주실 수 있으세요?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

“그래. 그럼, 저번에 본 그 커피숍에서 볼까?”

“네, 거기서 기다리겠습니다.”

잠시 후, 그들은 커피숍에서 마주앉았다.

수호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말문을 열었다.

“재호형, 솔직히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1등에 당첨된 것, 혹시 재호형이 힘을 쓴 건가요?”

“뭐, 결과적으로는 그렇다고 할 수 있지. 1등은 홈페이지 첫 번째 가입자가 당첨되도록 되어 있는데 네가 그 첫 번째 가입자였거든.”

수호는 재호가 그렇게 되도록 그가 가입할 때까지 홈페이지 광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에 고마우면서도 그렇게까지 해서 혜택을 준 재호에게 거절의 말을 하려니 미안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수호로서는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재호형의 배려는 감사하지만 경품은 사양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주십시오.”

“어째서? 비록 주체자인 내 힘이 개입되었다고는 해도 아무도 알지 못할 일이니 상관없지 않아?”

“제가 알고 있습니다. 제 나이 스물여덟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하고 있지만 전 누구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전 당당하게 살고 싶습니다.”

윤 수호.

그 이름이 재호의 머리가 아닌 가슴에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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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행운 또 행운 +4 17.12.30 757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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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아이템샵 17.12.27 697 14 12쪽
18 경쟁업체의 등장 17.12.26 663 12 10쪽
17 네잎클로버의 변화 17.12.26 666 16 10쪽
16 네잎클로버의 비상 +2 17.12.26 727 14 11쪽
15 야망을 갖다 +1 17.12.23 711 12 9쪽
14 첫 월급 협상 17.12.23 728 14 8쪽
13 진격의 수진 17.12.23 726 16 10쪽
» 직원을 구하다 17.12.23 736 14 10쪽
11 홈쇼핑 오픈 +1 17.12.23 834 16 10쪽
10 복권에 당첨되다 17.12.22 855 15 13쪽
9 인벤토리 +2 17.12.22 879 16 13쪽
8 홈페이지 네잎클로버 17.12.22 839 16 12쪽
7 사업을 시작하다 +1 17.12.21 982 17 10쪽
6 홈페이지를 만들다 +1 17.12.21 988 17 8쪽
5 목표를 정하다 +2 17.12.21 1,044 20 12쪽
4 마법을 발견하다 +1 17.12.21 1,234 21 9쪽
3 현실화 능력을 갖다 +2 17.12.19 1,225 22 8쪽
2 계약을 맺다 +2 17.12.19 1,334 21 9쪽
1 어느 백수의 소원 +3 17.12.19 1,548 19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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