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백수의 소원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신이 그렇게 묻는다면 보통은 돈, 명예, 권력이다.
그리고 장르소설을 좀 읽어보았다면 게임시스템의 적용시켜 달라든가 회귀, 아니면 초능력, 마법, 무공 등의 비현실적인 소원을 말할 것이다.
서른여덟 살 백수에, 장르소설에 푹 빠져있던 손재호도 비슷했다.
그의 소원은 모든 가상 속의 물건들을 실체화 시킬 수 있는 <현실화>능력을 갖는 것이었으니까.
물론 <현실화>라는 능력의 이름을 정한 것은 손재호, 그 자신이었다.
그가 그런 소원을 갖게 된 원인은 단순했다.
오래된 미드에서 본 한 장면 때문이었다.
그 장면은 한 남자가 여배우 포스터에 손을 대어 그 여배우를 현실로 끌어내는 것이었다.
미드에서 본 그 능력은 완벽하지 않아서 현실화 된 여인은 진짜 여인이 아닌 괴물일 뿐이었지만 그 능력이 생명이 아닌 물건에 발휘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그는 가슴이 떨렸었다.
여인 즉 인간을 현실화 시키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 불완전할 수밖에 없겠지만 물건이라면 완벽하게 현실화 시킬 수 있을 것이고 그건 정말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돈이지만 그 돈이 필요로 되는 것은 결국 갖고 싶은 물건이 있기 때문이니까.
그 때문에 손재호는 현실화 능력이 갖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소원은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망상이었기에 언제나 그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하고 있었다.
- 작가의말
전작 <현실화되다>를 리메이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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