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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상점의 주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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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순이77
작품등록일 :
2017.12.19 16:49
최근연재일 :
2018.01.06 21:19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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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44

작성
17.12.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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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복권에 당첨되다

DUMMY

토요일이 되었다.

재호는 구입해 놓은 로또복권에 대해서는 잊은 채 전자결제 시스템사의 연락을 받고 요청한 구비서류를 갖추어서 등기로 보냈다.

전자결제 시스템사의 승인 후, 각 카드사의 승인이 나려면 2주는 걸린다고 했으니 아무리 빨라도 홈페이지가 오픈하는 날로부터 일주일은 더 지나야 전자결제 시스템이 갖추어진다는 뜻이었다.

어차피 홈페이지 오픈일정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으니 조금 늦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재호는 마음을 편히 가졌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일에 미리부터 초조하게 굴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날 밤 재호는 인터넷으로 창업과 사업이란 단어를 검색해 그에 관한 글들을 읽었다.

한 번 읽어서 이해가 안 되는 글들은 두세 번 읽으면서 중요 사항을 메모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로또당첨번호가 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로또를 샀던 것을 잊고 있었네.’

재호는 얼른 지갑에서 로또를 꺼내 당첨번호를 확인해보았다.

4, 14, 21······

점점 숫자들이 맞아 들어가자 재호의 심장이 놀라서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설마, 1등!?’

그러나 아깝게도 숫자 하나가 맞지 않았다.

그에 슬며시 보너스 번호를 보자 놀랍게도 33으로 2등에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 어··· 우왓!”

자신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지른 재호였다.

그 소리에 놀란 부모님이 안방에서 달려왔지만 그 때까지도 재호는 연신 종이에 들린 로또번호와 모니터의 당첨번호를 번갈아보기에 바빴다.

“무, 무슨 일이니, 재호야?”

“뭐가 잘못된 거냐?”

“어, 어머니, 아버지!”

“그래, 무슨 일인데?”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치는 어머니와 근심어린 아버지의 표정을 보자 그제야 복권당첨을 실감한 재호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 복권에 당첨됐어요! 그것도 로또 2등에요!” “뭐?”

한동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보던 부모님은 한참만에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로또에 당첨되었다고? 2등에?”

“네, 그렇다니까요.”

“너, 며칠 전에도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하지 않았냐?”

덕배의 황당하다는 물음에 재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랬지요. 하지만 그건 인터넷 복권이고 이건 로또예요. 당첨금액부터가 다르다고요.”

“허!”

덕배는 기쁘기는 한데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으나 숙자는 흥분에 겨워 소리쳤다.

“아이고, 우리 아들이 드디어 말년에 운이 터졌네. 터졌어. 그래, 이때까지 운이 너무 없었던 거지. 드디어 네가 지금까지 못 받았던 운을 한꺼번에 몰아서 받는가보다. 그래서 어떻게, 본점에 가야하는거니? 얼마나 받는 거니? 2등이면 그래도 많이 받겠지?”

재호는 숙자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히며 말했다.

“진정하세요, 어머니. 2등부터는 농협지점에서 수령이 가능해요. 그리고 당첨금은 천 육백만원 정도라니까 제세공과금을 제하면 아마도 천 이백만 원정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두 분, 저 때문에 그 동안 고생 많으셨지요? 이번에 받는 돈 중 천 만원은 부모님 드릴게요. 그 돈으로 그동안 못했던 여행도 가시고 맛있는 것도 사 드세요.”

“무슨 소리냐? 사업한다는 녀석이. 그 돈은 네 사업자금에 보태 쓰도록 해라.”

아버지는 자식에게서 돈을 받을 수 없다는 듯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어머니는 그 돈이 조금은 아까운 표정이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재호에게 말해주었다.

“그래, 너 성공하라고 하늘이 준 기회인가 보다. 그 돈으로 꼭 성공해서 돈 많이 벌어라. 매일 용돈 달라고 하게 말이다.”

그러면서 웃는 어머니의 얼굴에 재호는 뭉클한 감정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와 목이 멘 목소리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네, 그렇게 해드릴게요. 꼭 용돈 많이 드릴 수 있게 성공할게요.”

부모님이 안방으로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재호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다 요즘 습관처럼 손으로 매만지고 있는 행운의 열쇠고리인 해피를 내려다보았다.

“내겐 조금의 행운도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 부모님이 내겐 최고의 행운이었어.”

그렇게 말하는 재호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다음날 일요일.

재호는 모처럼 문화생활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예전의 그 좋던 상상력이 세월이 흘러 둔화되었는지 현실화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에 외출준비를 하려고 옷장 문을 열어보니 대부분이 낡은 옷들로 입을만한 옷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요 몇 년간 새 옷을 전혀 사지 못했었구나.’

새삼 그 동안 자신이 얼마나 사회생활과 동떨어진 삶을 살았는지 깨달은 재호였다.

착잡한 기분이었지만 기분을 추스르고 각오를 다졌다. 오늘만은 어떻게든 사람들과 만나 어울려보리라고.

그래서 패션잡지도 뒤적거려가며 요즘 유행하는 캐주얼한 옷을 현실화해 몸에 대어보았다.

그런데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살 빼는 젤로 줄어들었던 뱃살이 요 며칠 이어진 폭식과 운동 부족으로 다시 원래의 뚱뚱한 뱃살로 돌아가 있었던 것이다.

그에 다시 살 빼는 젤을 꺼내든 재호는 이번에는 뱃살만이 아닌 온 몸에 발랐다.

그러자 뚱뚱한 아저씨에서 평범한 청년이 된 재호가 거울 속에 보였다.

만족스러움에 씨익 웃자 하얀 치아가 그의 인상을 훈남으로까지 보이게 만들었다.

외출 준비를 모두 마친 재호는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어보았다.

마침 안방에 들어가셨는지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에 발소리를 죽이고 천천히 거실을 지나 현관문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재호는 문틈으로 소리쳤다.

“어머니, 저 오늘 늦을 거예요! 먼저 주무세요.”

“그래.”

안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문을 닫은 재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행여 어머니가 하루아침에 변한 아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을까봐 걱정했는데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젊어진 기분에 한껏 들뜬 기색으로 거리를 걷던 재호는 저 멀리 편의점이 보이자 긴장으로 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그녀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보게 된다면 자신은 어쩌면 인간이하의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래서 애써 편의점 쪽으로는 쳐다보지도 말자고 속으로 다짐하며 걸음을 빨리했지만 어느새 고개가 절로 편의점 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다행이 편의점에는 그 아르바이트생도 그녀도 보이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 재호는 다시 느긋한 걸음으로 거리를 걸었다.

진한 커피내음과 함께 유명한 커피전문점이 보였다.

물질적으로 가난하면 마음까지 가난해진다고 한 번도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사먹어 본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린 재호는 이번 기회에 한 번 들어가 보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인연인가 악연인가?

들어서자마자 나란히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윤 수호와 그녀를 보게 되었다.

당황한 재호는 순간적으로 뒷걸음질 치며 그들이 눈치 채기 전에 커피숍을 나가려는데 먼저 알아본 수호가 일어나서 말을 거는 것이었다.

“어, 손님! 여기서 만나네요. 일행이 없으시면 잠시 합석하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재호는 한층 더 당황하고 말았다.

누군가 이렇듯 친근하게 다가와준 기억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보통 자신이 일하는 가게의 손님을 밖에서 만났다고 선뜻 동석하자고 권하던가? 아니, 어떻게 나를 알아본 거지. 지금 내 모습은 나 자신도 잘 못 알아 볼 정도인데.’

의아해하면서도 그런 수호의 대응이 기분 나쁘지만은 않아 재호는 자신도 모르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

“아닙니다. 동행도 있으신데 방해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 상관없습니다. 저희 누나거든요. 합석하시지요.”

‘누나!?’

순간 재호는 천사의 나발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가슴이 미친 듯이 뛰고 얼굴이 붉어졌다.

예전이라면 시도도 못해보았겠지만 변한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이 붙은 재호는 떨리는 목소리로 여인에게 물었다.

“···저, 잠시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여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털털하게 대답했다.

“물론이에요. 앉으세요.”

“···실례하겠습니다.”

재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여인의 맞은편인 수호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수호가 말했다.

“저번에도 소개했지만 전 윤 수호라고 하고 여기는 제 누나인 윤 수진입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손님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군요.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아, 제 이름은 손 재호라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잠시 어색하게 앉아 있는데 그 때 커피숍 직원이 와서 주문을 받았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재호는 카페라떼를 마시고 싶었다.

하지만 수진씨 앞에서 달콤한 카페라떼를 주문하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망설이다가 평소라면 절대 주문하지 않았을 것을 주문하고 말았다.

“에스프레소 주십시오.”

주문을 받고 직원이 그 자리를 떠나자 수호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재호 형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갑자기 너무 친근한가요?”

“아니, 상관없습니다.”

그러자 수호가 안도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실은 예전부터 재호 형과 대화를 나누어보고 싶었습니다. 신경이 좀 쓰여서요. 재호 형이 절 좀 못 마땅하게 보는 것 같아서, 혹시 제가 무슨 실수라도 한 것은 아닌지 궁금했거든요.”

늘 싱글벙글 웃고 있어서 신경이 둔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던 재호는 속으로 뜨끔했다.

“그랬습니까?”

“네. 이제는 그런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았지만요.”

“어찌되었든 신경이 쓰이게 만들었다니 죄송합니다. 실은 쇼핑몰 사업으로 물건 구입 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저도 모르게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아마,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 그랬군요.”

수호는 재호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는 듯 한데 그의 누나인 수진은 그렇지 않았는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재호는 뻔뻔한 얼굴로 밀고 나갔다.

“다행히 이번에 일이 잘 마무리 되어서 무사히 쇼핑몰을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잘됐군요. 그런데 재호 형, 말 놓으세요. 저 이제 스물여덟입니다.”

“아, 그럴까?”

그로부터 수호와 재호는 거의 친형제마냥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재호는 무의식중에 에스프레소에 계속해서 설탕을 넣고 있었는데 그 수가 무려 다섯 개를 넘고 있었다.

수진은 그런 재호의 모습에 슬며시 입 꼬리를 올렸다.

사회생활을 오래한 만큼 그녀는 남자가 허세를 부리는 이유가 상대방 이성에게 호감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안심했다.

재호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이상 더 이상 편의점에서 수호에게 스트레스를 주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호는 수호와의 대화를 통해 그가 대화하기 편한 상대라는 사실과 그들 남매가 어렸을 때 부모를 잃고 둘이서 어렵게 생활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런 밝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니 재호는 새삼 수호의 강인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커피는 그다지 즐기지 못했지만 즐거운 대화로 마음이 한껏 풀어진 재호는 헤어질 때 수호와 수진에게 핸드폰번호를 물어보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의외로 수호와 수진은 흔쾌하게 번호를 알려주었다. 번호를 받은 재호가 어리둥절해할 정도로.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던 재호는 오늘 왜 외출을 했는지도 잊어버리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열쇠로 집 문을 열고 들어와서 다행히 부모님과 마주치는 일은 없었다. 그 사실에 안도할 생각도 못한 채 제호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 하나를 보자 자꾸만 올라가는 입 꼬리를 멈출 수가 없었다.

윤 수진.

윤 수호의 누나이며 아직 사귀는 사람은 없다고 들었다.

그 사실만으로 재호는 웃을 수 있었고 힘이 났다. 그리고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

차이더라도 멋지게 프로포즈를 해 볼 수 있는 것, 그것이 지금 재호의 목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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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첫 월급 협상 17.12.23 728 14 8쪽
13 진격의 수진 17.12.23 725 16 10쪽
12 직원을 구하다 17.12.23 735 14 10쪽
11 홈쇼핑 오픈 +1 17.12.23 833 16 10쪽
» 복권에 당첨되다 17.12.22 855 15 13쪽
9 인벤토리 +2 17.12.22 878 16 13쪽
8 홈페이지 네잎클로버 17.12.22 839 16 12쪽
7 사업을 시작하다 +1 17.12.21 981 17 10쪽
6 홈페이지를 만들다 +1 17.12.21 987 17 8쪽
5 목표를 정하다 +2 17.12.21 1,044 20 12쪽
4 마법을 발견하다 +1 17.12.21 1,233 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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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계약을 맺다 +2 17.12.19 1,334 21 9쪽
1 어느 백수의 소원 +3 17.12.19 1,547 19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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