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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우 (劍雨)님의 서재입니다.

검우천하(劍雨天下)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검우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0.07.31 09:05
연재수 :
84 회
조회수 :
307,597
추천수 :
5,245
글자수 :
613,901

작성
20.06.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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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
17쪽

제39화 만검신협 1

DUMMY

“헉헉! 헉헉······”


폭이 천장은 족히 넘을 것 같은 이름 모름 강가!

백엽은 연심 숨을 헐떡이며 검을 들고 서 있었다.

검끝에서는 진홍빛 핏방울이 땅으로 떨어지자마자 모랫속으로 스며들고 있었지만, 백엽은 그 마져도 느끼지 못했다.

얼마나 악전고투를 치루었는지 검을 잡은 손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금방이라도 검을 놓칠 것 만 같았다.

등 뒤에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약혼녀 금적예가 있었다.


“쫓아라!”


백엽이 쳐다보는 곳에는 회색옷을 입은 수 백 무리들이 소리치며 달려오고 있었다.

네 사람을 잡기위해서였다.

무슨 잘못을 저지른 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냥 그들은 죽이려고만 했다.


“······!”

백엽은 고개를 돌려 강을 쳐다보았다.

네 사람은 태우기 위해 큰 배가 건너오고 있었다.


“제발! 빨리!”


백엽은 부르짖었다.

쫓는 무리들 보다 배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도착해야했다.

그리고 마침내, 배가 도착했다.


“휴우!”


백엽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죽여라!”


그런데,

갑자기 배에서 수백명의 흰색 옷을 입은 무사들이 뛰어내리더니 일제히 하얀색 검으로 공격해왔다.

백엽은 놀라 즉시 검을 들어 막았다.

검을 내집어던지고는 무명12수를 사용했다.

하지만, 모든 흰색 옷 무사들의 하얀색 검의 공격을 다 막을 수 없었다.

몇 몇이 백엽을 벗어나 세 사람에게로 향했다.

그리고는 검을 휘둘렀다.

금적예가 뛰어나와, 아버지 어머니 앞을 몸으로 막아갔다.


“아······, 아, 안돼!”


백엽은 외쳤다.


“정신이 드느냐?”

“허억!”

“정신이 드는가. 백대협!”

“여, 여기는?”

“곤륜이네. 백대협! ”

“아!”


잠시후, 백엽은 서서히 주위의 사물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네 사람이 있었다.

이야기라도 나누어 본 사람은 현도진인이 유일했다.

나머지 세 사람은 모습만 본 검선과 태정장문인 그리고 태성진인이었다.


“끄으응!”


백엽은 몸을 일으키기위해 전신 근육에 힘을 조금씩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산히 부서질 것만 갖은 생전 느껴보지 못한 고통에 신음만 터트리고는 다시 누워야만했다.

모두 알고 있었다.

지금 백엽의 몸은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비명을 지르고 있을 테지만, 백엽이 예의를 갖추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이마에 맺힌 땀방울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그런 백엽을 향해 검선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듣기만 하여도 몸이 날아갈 것 같은 따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만 두거라 아이야! 너는 이틀만에 깨어났다.”

“예?”


백엽은 그때서야, 자신이 검선을 쳐다보다가 그대로 정신을 잃었던 것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검선은 인자하게 웃고 있었다.

한팔을 잃은 태정장문인도 웃었다.

태성진인도 왼손 팔꿈치에 붕대를 묶고 있었다.

앉지도 못하고 벽 한구석에서 조심스레 서 있는 현도진인은, 반가운 눈인사를 건넸다.


“궁굼한 것이 많겠지. 하지만 천천히 이야기하자! 일단 몸을 추수리거라! 너는 내가 돌보마!”


검선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을 이었다.


“너희들은 모두 나가거라! 내가 부르기전에는 아무도 이곳에 들이지 말고!”

“예 대사백!”


테정 태성 두 진인은 정중히 검선에게 예를 갖추고는 물러났다.

현도진인은 차마 검선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고개를 숙인채 뒷걸음질 쳤다.


“······?”

“모든 게 다 궁굼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우선 너와 내게는 급한 일이 있구나! 그 일부터 해결하자! 가부좌를 틀어라! 내가 도와주마!”

“······?”


백엽은 자신의 몸이 부웅 허공으로 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더니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저절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


백엽에게는 놀람의 연속이었다.


“진기도인을 해주마!”


백엽은 검선의 말에 우선 따르기로 했다.

악의는 없다.

어차피 있어도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그런 백엽에게 검선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네 심공은 도가일맥이더구나! 그래서 내가 네게 먹인 곤륜선단이 더 큰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내가 진기를 인도할테니 그대로 따르거라!”


‘곤륜신단을 내가 먹었단 말인가?’


백엽의 생각은 이어지지 않았다.

어느새 검선이 등뒤 명문혈에 손을 댄 채 진기를 밀어 넣고 있었다.

백엽은 검선이 이끄는 대로 그대로 따랐다.

서서히 몸이, 흐트러졌던 혈도와 경맥이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제는 너만의 심공을 운용하거라!”


백엽은 단전으로부터 청아한 느낌의 기운이 샘 처럼 솟아나는 것을 알았다.

그 기운을 호원무극심공을 운용해 모조리 흡수하기 시작했다.


“허걱!”


순간, 밀려드는 충격으로 백엽은 정신을 차릴 수 가 없었다.

검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어였다.


“아이야 정신 차리거라! 굳이 구분하지 말거라. 네 심공은 두 가지를 하나로 만든 것. 하지만 모든 것은 하나다. 음양이 따로 있더냐. 있다가도 없는 것, 굳이 구분짓지 말거라!”


호원심공과 이름모름 심공, 두 심공은 하나다.

둘을 합해 하나로 만들다보니 아무리 상생이 좋아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내려놓고 구분을 하지 않으니, 둘이 하나요 하나가 곧 둘이다.

백엽은 호원무극심공을 그렇게 내려 놓았다.

그러자 배꼽 아래 하단전에 몰려있던 진기가 가슴 중단전까지 솟구쳐 올랐다.

그것도 모자라 머릿속 상단전으로 치고 올라갔다.


콰쾅!

요란한 소리를 내며 머릿속에서 커다란 폭발이 잃어났다.


“정신 차려라!”


다시 검선의 심어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조금전 심어보다 더 크게 들렸다.

백엽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는 검선의 가르침대로 굳이 구분짓지 않았다.

다투지 않았다.

모든 것을 흐르는 그대로 두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는, 도교의 창시자 태상노군 노자의 가르침이 백엽 뇌리를 강타했다.


콸콸콸콸!


진기가 경락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임맥과 독맥을 거쳐 나간 진기는 인체 주요 대혈로 대하처럼 밀려들었다.


퍼퍼퍽!


혈도가 몸살을 앓았다.

자신의 능력보다 큰 진기를 수용하지 못해 찢어질 듯 펄럭였다.

대혈을 뚫어 버린 기는 그 마져도 부족해 작은 세혈까지 모조리 박살내 버렸다.

백엽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정신차려라! 지켜준다 하지 않았느냐! 천하에 검의 비를 내려야하지 않느냐!’


그렇게 백엽의 기는 전신 세혈까지 모두 뚫고는 전신을 돌고 돌았다.

청적흑백황의 다섯 가지 기운이 정수리로 올라갔다(오기조원 五氣朝元).

그러더니 어느새 삼화취정(三華聚頂) 색을 가진 꽃으로 정수리에 피어났다.

백엽은 이것 또한 구분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다 있다가도 없었다.


“아!”


백엽은 속으로만 짧은 감탄을 발했다.

이번에는 모든 것을 잊었다.

누군가 삼매에 빠져있는 백엽을 보았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반박귀진(返撲歸眞), 무공 익힌 흔적이 없는 평범한 사람으로 보였다.

화경, 조화경에 이른 것이다.


제1초 만검창파(萬劍滄波) 만검이 해일처럼 밀려가니 그 누가 검앞에 서 있으리오

제2초 만검비천(萬劍飛天) 만검이 하늘을 나니 버틸자 없고

제3초 만검일검(萬劍一劍) 만검이 곧 하나니 어찌 피할까

제4초 만검파천(萬劍破天) 만검이 하늘을 무참히 깨트리니

제5초 검우천하(劍雨天下) 마침내 하늘이 검의 비가 내려 천하를 가득 적신다.


백엽은 대지에 비를 뿌리기위해 한걸음 더 앞으로 나갔다.


.....


곤륜산 어느 동굴!


“으으·····음”


백엽은 몸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너무 큰 은혜를 입었구나’


“몸은 어떠냐?”

“선인! 감사합니다. 갚을 수 없는 은혜입니다.”


백엽은 얼른 일어나 검선에게 배례를 올렸다.

검선은 보기에 그냥 편한 시골 촌부와 같은 차림에, 체구도 그리 크지 않고 무기도 들지 않은, 흔히 볼 수 있는 이웃집 할아버지 모습이었다.

얼굴에는 한없이 다정한 미소가 환하게 맺혀 있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도를 얻었다면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좋구나. 하지만 너무 예가 지나치구나!”

“어찌······.”

“그래 이틀 동안이나 삼매에 빠져있더니, 무엇인가 좀 알겠더냐?”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백엽은 검선의 말에서 다시 이틀이 지났음을 알 수 있었다.

곤륜에 온지도 어느새 닷새째였다.

“하하하 제대로 깨우쳤구나. 잠깐 걷겠느냐?”

“예 선인!”


백엽은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았지만 뒤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백엽은 검선을 따라 나서서야 자신이 있던 곳이 동굴인줄 알았다.

검선이 수도하던 동굴인 듯 했다.

혼자 조용히 은거해 태성진인도 찾지 못했던 곳이다.


‘아!’


백엽은 속으로 짧은 탄성을 자아냈다.

동굴 밖에서 보이는 곤륜산 모습은 장대하다 못해 장엄할 정도였다.

온톤 하얀 눈으로 덮인 모습도 그렇지만, 주위는 수천 척의 뽀족뽀족한 바위와 봉우리가 솟아 있는데, 그 사이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아늑한 분지가 있었다.

곤륜파였다.


“아!”


백엽은 이번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음을 내뱉고 말았다.

감탄이 아닌 회한과 아쉬움이었다.

지금 보이는 곤륜파는 비록 단 한번도 와보지 못했으나 말로 듣던 곤륜이 아니었다.

수 백채 고루거각이 있었음에 분명하지만 지금은 타버리거나 무너져 성한 건물이 거의 없었다.


“걱정 말거라! 우리는 곤륜이다.”


백엽의 마음을 읽었는지 검선이 따듯하게 쳐다보며 웃었다.

검선 얼굴에는 자부심이 짙게 서려 있다.

아무리 속연을 모두 끊고 등선을 앞둔 선인이지만, 사문에 대한 애틋한 정은 쉬이 사라지지않나보다고 백엽은 생각했다.


‘검선 같은 분이 계시기에, 비록 지금은 전쟁에 휩싸여 있지만 봄이 오면 곤륜에는 다시 온갖 꽃들과 생물이 자라날 것이다. 그리고 천하를 살찌울 것이다.’


백엽은 검선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옆에 동행하는 것만으로도 검선의 도향(道香)이 흘러넘쳐 자신을 감싸 안는 것처럼 느껴졌다.


“네 덕에 곤륜이 살았다. 나는 이미 등선했어야할 몸이다. 미련이 많아 미루었지만 내공이 흩어지고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겨우 몇 번의 무공을 펼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쉬이 나타나지 못했던 것이다. 너와 네 동료들이 곤륜을 돕지 않았다면 이미 곤륜은 망했다. 그러니 너는 우리 곤륜의 은인이다. 그리고 이것은······, 아직 비밀이다.”

“아······!”


백엽은 검선이 내공이 흩어지고 있다는 말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인지라 영생을 누릴 수 는 없지만 검선같은 고인도 내공이 흐트러지다니······.

내단을 만들어 후인에게 전해준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그나저나 네 모습이 아주 좋구나!”

“모든 것이 선인과 곤륜의 덕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하하하! 선재로다!”


검선이 웃었다.

동문사형제들이 수없이 죽었지만 그들은 등선한 것······.

웃을 수 있다.

아니 웃어야한다.

그것이 도사들의 삶이다.


‘내공이 막힘없다. 전신 대맥은 물론 세맥까지 모두 타통되었다.’


백엽은 검선과 걸으면서 자신의 몸을 관조해 보았다.

막힘이 없었다.

앞으로 내공이 부족한 경우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정말 큰 은혜를 입었다.’


북부전선으로 끌려와 거친 삶을 살아오는 동안, 아니 태어나 이렇게 큰 은혜를 받은 적이 있었던가?

아버지는 세상에 비를 뿌리라고 했는데 받기만 했구나!

곤륜신단도 한알 먹었다.

중원에서도 최고로 치는, 곤륜산 정기를 받고 자란 약초로 선술을 가미해 제련한 선단으로 일반인이 먹으면 평생을 잔병치레 없이 살 수 있고, 무림인이 먹으면 일갑자 내공을 준다는 그 선단이다.

그 귀한 것을 검선은 아무런 조건없이 자신에게 먹였다.


무엇보다 깨우침도 주웠다.

호원무극심공을 완성할 수 있었다.

만검신공도 대성할 가능성이 보였다.

이제는 4초식도 능히 펼칠 수 있을 것 같았다.

5초식도 가능할 듯했다.

사실상의 스승이다.

백엽은 사실, 빨리 어디론가 사라져 4초식을 펼쳐보고픈 욕망에 들떠 있었다.


“인연이 닿았을 뿐, 감사할만한 것은 아니다.”

“어찌 은혜를 모르는 금수가 되겠습니다.


검선은 보기만 하여도 좋은 사람이었다.


“네가 익힌것은 도가 계열이더구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느냐?”

“예 선인! 어머니 가문인 팽가에서 얻은 호원심공을 익히고 군에 있을 때 우연히 적장수의 품에서 표지 없는 책 두권을 얻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심법이었는데 내용이 무극과 음양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외워두었다가 우연히 생사지경에 처해 그 심법을 저도 모르는 사이 운용해 살아났습니다. 그후 호원심공과 합일해 지금까지 익히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전황조에서 전진 무공비급을 많이 훔쳐갔더더니 그중 하나인가 보구나!”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사실이었다.

백엽은 적진을 횡단하면서 적장을 베었는데 그 자가 끝까지 끌어안고 죽으면서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두 권의 책자였다.

백엽은 그 자리에서 모두 외웠다.

그중 한권이 심공이다.

전진교가 망하면서 그 비급이 전황조 황실에 스며들었고 그 장수가 얻어서 익히려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했던 백엽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전진파는 도문 종주로, 현문정종내공심법 등 훌륭한 무공도 많이 갖추고 있었을 것이니 자신의 추측이 맞을 것이라고 백엽은 늘 생각했다.

오늘 검선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더 확실한 사실인 것 같았다.


“천지 만물(天地萬物)이 이룩되기 전에 있었던 혼돈 상태의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된 하나의 기운을 태극(太極)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또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므로 무극(無極)이라고도 한다.태극이 있으니 태극에서 양의(음ㆍ양)가 나온다. 양의에서 사상이 나오며 사상에서 팔괘가 나온다. 아마도 그 심공은 현재 무당파에서 익히는 것의 원류일 수 도 있을 것 같구나! 무당의 그 유명한 무당구양신공(武當九陽神功) 무당구음신공(武當九陰神功) 말이다.”

“솔직히 거기까지는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느냐? 그래 이름은 지었느냐?”

“호원과 무극을 합쳐서 지었습니다. 호원무극심공이라고······, 그런데 돌려드릴까요?”

“하하하하! 주겠느냐?”

“도문의 것입니다. 도문 전체에 공유할 수 있습니다.”

“선재로구나 선재야. 하지만 아니다. 이미 너만의 것이다.”


검선은 그리 말하면서 웃었다.

두 사람의 걸음은 어느새 멈춰있었다.

그리고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네가 익힌 무공이야기도 좀 해 보거라!”

“예 선인, 제가 익힌 것은 무명12수와 만검신공입니다.”


백엽은 모든 것을 솔직히, 가감없이 검선에게 고하고 가르침을 청했다.

무명객 비무를 기록한 책(무명비록)을 보았다가 우연히 직접 전투에서 그대로 따라하다가 12가지 동작을 뽑아내 무명12수라고 이름 지은 이야기······,

심법책과 함께 적장에게서 얻은 한권에 있었던 검법이야기, 만개의 검이 공격하는 것 같아 만검신공이라고 스스로 이름 지은 이야기도 했다.


“만검이라? 혹시 그인지도 모르겠구나!”

“아!, 혹시 아시는 지요?”

“세상에 갑자기 저절로 생겨나는 게 어디 있겠느냐? 다 인연이 이어지고 이어져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네 이야기를 들어보니 두 무공은 한사람이 만든 것 같구나.”


검선은 백엽에게, 마치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옛날이야기를 하듯 구수하게 말을 이었다.

검선 이야기에 의하면 300여년전에 무림에 무공에 미친 사람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는 구파는 물론이고 세가와 사도 마도 등 닥치는 대로 찾아다니며 비무를 하다가 사라졌는데, 다시 나타났을 때는 검을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검선 역시 자세한 이야기는 알지 못했다.

그러면서 인연이 닿아 네 것이 된 것이니 굳이 궁굼해하지 말라며 웃었다.


“그래 앞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

“네 선인, 우선······,”


백엽은 금풍상단과 팽가, 남궁세가와 얽힌 이야기와 아버지 유언을 이야기했다.

만검신공 마지막 초식을, 만개의 검이 비가 되어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라는 뜻에서 검우천하(劍雨天下)이라고 지은 이야기도······.


“정말 고생이 많았구나! 죽기살기로 익히다보니 경지에 이르렀구나! 원시천존!”


백엽은 검선과 하루 종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백엽은 그 속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채워갈 수 있었다.

말은 못하지만 이미 화경에 이른 자신이다.

다른 이들이 믿지도 않을 것이다.

내공도 이미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부족한 것은 보다 높은 경지의 사람에게 무리를 더 듣고 가다듬는 것 뿐이다.

그것을 검선은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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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제45화 만검신협 5 +4 20.06.18 3,443 66 14쪽
45 제44화 만검신협 4 +1 20.06.17 3,467 65 14쪽
44 제43화 만검신협 3 +2 20.06.16 3,468 68 15쪽
43 제42화 제갈승과 제갈도 2 +6 20.06.15 3,438 62 16쪽
42 제41화 제갈승과 제갈도 1 +4 20.06.14 3,551 59 18쪽
41 제40화 만검신협 2 +2 20.06.13 3,552 69 15쪽
» 제39화 만검신협 1 +4 20.06.12 3,586 75 17쪽
39 제38화 금검과 천사검 +5 20.06.11 3,694 55 18쪽
38 제37화 신과 선인들의 고향 9 +4 20.06.10 3,755 59 19쪽
37 제36화 신과 선인들의 고향 8 +3 20.06.09 3,451 64 17쪽
36 제35화 신과 선인들의 고향 7 +3 20.06.08 3,457 65 14쪽
35 제34화 신과 선인들의 고향 6 +3 20.06.07 3,526 60 15쪽
34 제33화 신과 선인들의 고향 5 +1 20.06.06 3,504 66 14쪽
33 제32화 신과 선인들의 고향 4 +1 20.06.06 3,492 63 16쪽
32 제31화 신과 선인들의 고향 3 +1 20.06.05 3,622 70 16쪽
31 제30화 신과 선인들의 고향 2 +3 20.06.04 3,719 65 17쪽
30 제29화 신과 선인들의 고향 1 +1 20.06.03 3,930 60 18쪽
29 제28화 푸른 바다 7 +1 20.06.02 3,719 68 17쪽
28 제27화 푸른 바다 6 +3 20.06.01 3,804 69 20쪽
27 제26화 푸른 바다 5 +1 20.05.31 3,793 70 17쪽
26 제25화 푸른 바다 4 +2 20.05.30 3,842 68 16쪽
25 제24화 푸른 바다 3 +2 20.05.29 3,796 67 15쪽
24 제23화 푸른 바다 2 +3 20.05.28 3,867 66 16쪽
23 제22화 푸른 바다 1 +5 20.05.27 4,124 70 19쪽
22 제21화 네 개의 강 8 +4 20.05.26 3,990 66 15쪽
21 제20화 네 개의 강 7 +2 20.05.25 3,914 69 16쪽
20 제19화 네 개의 강 6 +2 20.05.24 3,880 67 15쪽
19 제18화 네 개의 강 5 +3 20.05.23 3,869 70 16쪽
18 제17화 네 개의 강 4 +4 20.05.22 3,903 67 17쪽
17 제16화 네 개의 강 3 +2 20.05.21 4,047 69 18쪽
16 제15화 네 개의 강 2 +2 20.05.21 3,993 70 21쪽
15 제14화 네 개의 강 1 +3 20.05.20 4,159 70 17쪽
14 제13화 천뢰와 월광 2 +3 20.05.19 4,205 73 17쪽
13 제12화 천뢰와 월광 1 +2 20.05.19 4,336 70 20쪽
12 제11화 떠나는 자 남는 자 4 +2 20.05.18 4,265 79 17쪽
11 제10화 떠나는 자 남는 자 3 +4 20.05.17 4,268 75 14쪽
10 제9화 떠나는 자 남는 자 2 +1 20.05.16 4,370 75 22쪽
9 제8화 떠나는 자 남는 자 1 +1 20.05.15 4,488 68 20쪽
8 제7화 시작되는 인연 4 +1 20.05.14 4,479 69 19쪽
7 제6화 시작되는 인연 3 +1 20.05.13 4,524 69 17쪽
6 제5화 시작되는 인연 2 +3 20.05.12 5,051 68 18쪽
5 제4화 시작되는 인연 1 +3 20.05.11 5,817 86 19쪽
4 제3화 모랫바람 3 +3 20.05.11 5,813 85 18쪽
3 제2화 모랫바람 2 +6 20.05.11 6,226 96 19쪽
2 제1화 모랫바람 1 +5 20.05.11 8,497 105 15쪽
1 들어가는 글 +7 20.05.11 11,212 14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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