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신과 선인들의 고향 3
탁자에는 세명이 앉아 있었다.
백엽과 고천강, 그리고 좌일이었다.
추광은 앉지 못했다. 앉으려다 일객의 매서운 눈초리에 굴복해 백엽 등뒤에 시립하여야만 했다. 좌일은 일객의 안공(眼攻)을 받아낸 덕분에 앉을 수 있었다.
일객은 고천강 뒤에 시립했다.
“한잔 하게!”
고천강이 백엽의 술잔에 술을 따랐다.
백엽은 받지 말을까 생각하다가 굳이 그럴 필요성이 없을 것 같아 그냥 받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된다는 이유를 말하고 술잔을 거부하도 싫었다. 웬지 지고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였다.
“한잔 받게!”
백엽도 고천강에게 가득 따라 주었다.
두 사람은 대낮임도 잊은 듯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몇 잔을 주고 받았다.
탁! 탁!
어느새 식탁위에는 백엽이 피하라고 했던 주인과 점원이 돌아와 준비한 음식이 놓여지고 있었다. 이들에 대한 안전 역시 고천강이 약속했다.
백엽은 그냥 피하라고 하고 싶었지만, 만약 고천강이 명을 내리면 자신이 보호해 줄 수 없을 것임을 알고는, 그냥 따르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으음”
음식은 맛이 있었다.
곤륜파 앞에서 곤륜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대표성 값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비록 네발 달린 짐승은 아니지만 성산 곤륜의 정기를 받은 식재료들이라 그런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주인장! 여기는 되었으니 다른 손님 받으세요. 장사 안할 수 는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 회색립을 쓴 사람들에게도 음식을 주세요. 오늘 매상은 여기 있는 소련주가 낼 겁니다.”
객잔안은 손님들이 모두 자리에 앉아 있었다. 도망가려던 아무도 떠나지 못했다. 9객중 일객을 제외한 8객이 여기저기 흩어져 감시 아닌 감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고천강이 안전은 약속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백엽도 모든 무사들을 보호할 수는 결코 없었다.
두 명의 곤륜 도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백엽이 점원에게 내상약을 주면서, 원래 곤륜에 주어야하는 것이라고 한 이야기의 자초지종(自初至終)을 듣고 싶어 다가왔었지만, 고천강의 무형의 기세에 자연스럽게 물러나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하하 정말 재밌군. 이보게 백엽 나 사도일세! 사도는 남을 등쳐먹은 존재일세. 그런데 그런 사도총련 소련주인 나에서 생판무지 사람들 밥을 사게 만들다니. 으하하하!”
“억울한가? 그럼 그냥 저쪽에 조용히 앉아 먹고, 자네가 먹은 것만 계산하고 가게”
순간 그말은 들은 일객이 또 발끈하고 기를 끌어올렸으나 백엽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일객의 얼굴에 놀라움이 그대로 드러났다.
“으하하하! 그래 내가 사지. 혹시 사람들이 믿지 못할테니 선금을 주지”
고천강은 그 말이 끝이었다.
어느새 회색립을 쓴 자중 한명이 주인에게 다가가 은자 한냥을 꺼내 건네 주었다. 주인이 아니라고 손을 흔들며 손사레를 쳤다.
돈보다는 목숨이 더 중하다는 표정이었다.
“주인장 그냥 받으세요. 안전은 소련주가 약속했으니 걱정마시고요. 은자 한냥이라야 동전 200냥인데 여기 수 십명 음식값하고, 부서진 객잔 수리 비용, 그리고 다친 점원 치료비 등으로 사용하면 남는 것도 없을 겁니다.”
“아! 예,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협!"
주인은 몇 번이고 백엽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다른 손님들에게 음식을 접대하기위해 은자를 받고 물러났다.
“사도로 오게! 내가 나랑 똑같은 위치를 약속하자!”
갑자기 고천강의 음색이 진지해졌다.
“소, 소련주!”
백엽은 이게 무슨 헛소리냐는 반응이었지만 일객은 놀라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나머지 8객도 모두 고천강을 쳐다보았다.
그들뿐 아니라 객잔내 모든 사람들 시선이 향했다.
“나 낭인이야!”
백엽의 대답은 간결했다.
“그런가? 하긴, 자네 같은 사람은 광야를 혼자서 질주하지 남의 밑에 있을 자가 아니지.”
고천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제갈승냥이 음모에서 이리 당당히 살아 남다니, 아니 오히려 승냥이를 골탕먹이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일세. 하하하하!”
사도로 영입하려다 백엽 한마디에 쉽게 포기해 버리고는, 갑자기 고천강이 말을 돌렸다.
술수였다.
지금 객잔 이층에는 무인 수십명이 있었다. 고천강 이야기가 알려지면 제갈승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추락할 것이다.
물론 사도의 공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백엽이 보기에는, 자신이 사도 사람이 안되면 정도 사람도 되어서는 안된다는, 즉 정도와 백엽 자신 사이를 이간질 하려는 듯해 보였다.
으쓱!
백엽은 그냥 어깨만 으쓱하고 말았다.
모른체 했다. 어차피 자신 일도 아니다. 자신은 정파도 사도 마도 아닌 그냥 백엽이다.
아버지 가르침대로 천하에 검의 비를 뿌려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면 끝이다.
“······?”
아니나 다를까.
역시 객잔에 있던 사람들이 의문을 표하고 있었다.
고천강이 진기를 살짝 끌어올려 이야기한 탓에 객잔내에 있던 사람중 듣지 못한 이가 없었던 것이다.
고천강이 무사들이 도망 못가게 막고, 음식값을 지불까지해가며 안전을 약속한 이유인가?
“제갈승이 우리 사도를 이곳에 초대한 것은 본격적으로 싸워보자는 신호였네. 중원의 진정한 패자를 가리자는 것이지. 마도도 움직이고 있지. 아마 제갈승은 철저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네. 승리를 확신하고 있겠지······.”
말을 하는 이는 고천강이었다. 백엽은 그냥 듣고만 있었다.
좌일은 간간히 백엽의 술잔을 받으며 고천강은 얼마나 강할까하는 생각뿐이었다.
“제갈승은 마천이 정파가 싸우지 않을 것을 대비해 우리를 부른 것일세. 기분 나쁘지만 일종의 보험으로 사도를 이용한 거지. 사도도 왔는데 꼬리를 말거냐고 마도 자존심을 자극한 것이지······.”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세”
백엽의 말은 시쿤둥했다.
그러면서 백엽은,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술값과 음식값, 그리고 객잔 보수 비용과 점원 치료비를 고천강이 낸 덕분에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물론 그렇지않으면 고천강은 객잔 주인과 이곳에 있는 무사들 목숨을 가지고 협박했을 것이지만······. 아니면 모두 죽였거나. 결국 결과는 같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말일세······,”
고천강은 마치 친구라도 되는 양, 백엽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쏟아냈다. 9사객은 소련주가 원래 저런 인물인가 의아할 정도였다.
백엽은 그냥 묵묵히 듣고 있었다.
“······?”
고천강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은 오히려 객잔에 있던 무사들이었다.
그들은 살아 돌아가면 이곳에서 보고 들은 것을 상부에 보고할테고, 그것은 최고급 정보로 취급되어 포상을 받을 지도 몰랐다.
천하를 삼분하고 있는 사도총련 소련주 고천강 이야기였다!
“내가 청해에 온 후 들은 이야기는 모두 자네에 대한 이야기뿐이네. 청해까지 와 한번 강자와 겨루고 싶었지만, 눈높이를 충족시켜주는 상대도 없었고······.”
백엽의 생각에도 고천강 이야기가 맞았다.
내노라하는 무사들은 대부분 삼파중 한곳에 소속되어 있고, 삼파는 이번 일이 음모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고수를 보내지 않은 것이다. 그것이 백엽에게는 천만다행이었고.
“그래서 나를 쫓아 여기까지 온 건가?”
“그렇네”
고천강의 말은 단호했다.
백엽은 피할 수 없음을 알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생사의 대결을 해야한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는데, 이제는 사도총련 소련주 고천강이라는 거물마져 앞에 장애가 되고 있었다.
하지만 백엽의 말은 호기로웠다.
“그러지.”
“하하하 역시 호쾌하군! 자네가 사도라면 얼마나 좋을까. 나보다 나이가 몇 살 어린듯하지만 그깟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우리 둘은 영원한 벗으로 남을 거네. 정말 아쉽네 아쉬워!”
고천강은 즐거워했다.
마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생사대결을 앞둔 것이 아니라. 가장 친한 벗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고천강은 제갈승 이야기를 계속했다.
“승냥이 이야기는 이러네. 언제까지 대치만 하고 있을 건데? 너희 마천도 내부적으로 새외 4대 세력과 십대마류때문에 머리 아프잖아. 우리도 그래! 우리 천의맹도 동심회와 맹주파로 머리 아파. 그러니 적당히 보내. 우리도 적당히 알아서 보낼게.”
“······”
백엽은 그냥 듣고 있었지만 고천강은 신이 나서 혼자 계속 떠들었다.
“아 참! 그리고 사도도 올거야. 내가 불렀거든······, 개네도 녹림과 수로맹 때문에 골치 아프거든. 이번 일에 자연스럽게 발을 담그다 보면 개네도 싸울 수 밖에 없어. 어때 재밌지?”
고천강은 마치 자신이 제갈승이 된 듯 목소리마져 나이든 노인 흉내를 내며 열연을 펼치고 있었다. 객잔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점점 굳어져 갔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듯, 중원 변방중 변방인 곤륜파 바로 아랫마을이었지만 소식은 곧 천하를 뒤덮을 것이다.
그것이 무림이다.
그때,
몽실몽실!
환한 대낮에, 곤륜파 방향에서 연기가 몽실몽실 피어올랐다.
“저, 저것 좀 봐! 곤륜산에 봉화가 올랐어!”
객잔에 있던 사람중 누군가가 작게 소리쳤다. 하지만 듣지 못한 이는 없다. 객잔일하는 사람들 이외에는 모두 다 무림인들이었다.
“뭐? 어디?”
“정말이네. 봉화가 다섯 개 나 올랐어. 마교가 쳐들어 왔군!”
누군가 아는 체를 했다.
5개 봉화면 대적이 쳐들어 왔다는 의미다. 곤륜의 대적은 누구나 다 알다시피 마천이다.
벌떡!
곤륜문도 두명은 급히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일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향하려다가 고천강 쪽을 쳐다보았다. 마치 가도 되느냐는 표정이었다.
“보내주지?”
“끄덕끄덕”
백엽의 말에 고천강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군. 그리고 우리 생사대결도 다음으로 미루지?”
“그래야겠지?”
“알면서.”
고천강은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곧 만나겠지. 그리고 둘 중 하나는 죽겠지. 무림에 뛰어든 이상 절대 피할 수 가 없지, 검을 쥔 자의 운명을!”
“그건 맞아! 그런데 난······, 운명도 싫거든······.”
“그런가? 아뭏튼 우리는 곧 싸워야할걸세······.”
“그런가? 그래도 지금이 아닌게 다행이군. 난 바빠서 말야······.”
백엽은 그러면서 자신이 온 방향을 슬쩍 쳐다보았다.
고천강도 고개를 돌려 같은 방향을 쳐다보았다.
.....
“잠깐만요 진인!
백엽이 객잔밖으로 나가자 마자 급히 경공을 펼쳐 날아가던 곤륜 도사를 불렀다.
“무슨 일이신지요. 소도가 급한지라······.”
“저도 곤륜으로 같이 가려고 합니다. 부탁을 좀 드려도 될지요?”
“예?”
백엽과 좌일 그리고 추광이었다.
군사 한표의 예상이 맞았다. 표행 성공을 위해 하늘이 준 기회였다. 비록 사욕이 들어갔다고 욕을 얻어먹더라도 결코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백엽은 급했다.
“진인! 저는 백엽이라고 합니다. 금풍표국 일을 맡고 있습니다. 표물을 곤륜에 전해주는 일입니다. 조금전 고천강 이야기를 들으셨겠지만 부득이 장보도 등의 음모를 깨기위해 표물을 가지고 도망쳤다고 소문을 낸 것입니다. 이곳에 제가 온 것도 곤륜에 표물을 전하려는 것입니다. 제가 가진 표물이 마도를 물리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대협! 대협의 협의를 잘 압니다. 저희가 곤륜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모두 대협 덕입니다. 그리고 점소이를 도와주는 것을 보고 소도는 부끄러워 하늘을 볼 수 없었습니다. 저희를 도와주겠다니 모시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급한 마음에 몸은 이미 곤륜으로 달려가고 있을터인데도 중년 도사는 평정을 잃지 않았다. 백엽은 “수행이 좋은 도사구나”하고 속으로 혼자 감탄했다.
그러면서 점소이 돌본 일을 협의라 칭찬 받는 것이 쑥쓰러웠다.
“그리고, 진인께 한 가지 청이 더 있습니다. 곧 이곳으로 제 동료 200여명이 올 것입니다. 그들 역시 표물을 가지고 있으니, 한분이 남으셨다가 길 안내를 부탁드립니다. 그들에게 광귀의 명이라고 금제를 해제한다는 말도 같이 전해주십시오. 곤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백엽과 말을 나누던 중년도인은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한명이라도 더 속히 가서 사형제를 도와야하는데, 한명이 이곳에 발이 묶이는 것이다.
“진인! 아시겠지만 전쟁은 이미 벌어졌습니다. 금방 끝날 전쟁도 아닙니다. 죄송한 표현이지만 제 동료 200여명을 데리고 곤륜으로 가는 것이, 이곳에 계신 도인 한분이 가시는 것보다 진인의 동문 사형제들을 한명이라도 더 많이 구하는 길입니다.”
“알겠습니다. 저는 현도라고합니다. 백대협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러더니 현도진인은 옆에 있는 30대 젊은 도사를 쳐다보았다.
“영목아!”
“네 사부님!”
두 사람은 사제지간이었다.
“네가 이곳에 있다가 이분 시주가 말씀하신 분들이 오면 모시고 오너라!”
“예 사부님!”
백엽은 현도진인과 함께 곤륜으로 떠나면서, 자신이 다가온 방향을 슬쩍 쳐다보았다.
.....
백엽, 좌일, 추광 그리고 현도진인은 곤륜의 험한 산줄기를 거침없이 질주했다.
곤륜산······!
아무나 갈 수 있는 평범한 산이 아니다.
사방이 8백리이고 높이가 만 길이라 하였다. 그리고 그 모습은 아홉 개의 성을 층층이 쌓아놓은 것 같다고 했다. 넷은 지금 그 길을 달리고 있었다.
“현도진인! 시간이 촉박한 듯 합니다. 조금 위험하더라도 지름길로 가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아마 큰 길은 이미 마도가 완전 장악했을 수 도 있습니다.”
“아! 그렇겠군요. 빈도가 마음이 급해 그만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럼 좀 위험합니다만, 다른 길로 안내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진인!”
백엽은 답을 하며 추광을 쳐다보았다.
“추광은 객잔으로 돌아가, 영목 도사님께 흑풍대를 이 길로 안내하도록 부탁드려라!”
“예 주군!”
휘이익!
현도진인은 곤륜 도사들만 알고 이용하는 작은 샛길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짐승이나 다님직한 길 같지도 않은 길이지만 가장 빨리 곤륜에 도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 위험한 길이다.
다녀보아 길을 잘 알고 있는 도인들이 아니면 도저히 갈 수 없는 길이다.
타아앗!
경공을 펼치다 쳐다본 곤륜산은, 얼마나 눈이 많이 쌓였는지 만약 발이 빠진다면 도저히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 같았다. 내린 눈의 높이만도 최소 수 십척은 되어 보였다.
쿠르르릉!
우당탕탕······쾅!
경공을 펼치는데 어떨 때는 산위에서 눈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저런 눈속에 깔린다면 살아날 수 있을까? 백엽은 이런 저런,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무공과 능력을 발휘한다고 가정해 보았지만 결론은,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것이었다.
‘혹시 운룡대구식은 모르겠지. 익히면 살 수 있을 지도······.’
그런 곤륜산을, 현도진인은 용하게도 안전한 지름길로 일행을 안내했다.
“헉헉!”
현도진인이 가끔 뒤를 돌아보았다.
곤륜의 일대제자다. 비록 다른 사형제들과 달리 아직 절정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그리 낮은 수준의 무위도 아니다.
그런데 숨을 헉헉거리며 달릴 수 밖에 없었다.
반면, 백엽과 좌일은 너무 편한 자세로 따르고 있었다. 호흡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때, 백엽이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현도진인의 손을 잡았다.
잡은 손목을 통해 정순한 진기가 밀물처럼 흘러들어왔다. 진인은 거부하지 않았다.
‘이들 두 사람 능력이라면 사문에 큰 도움이 된다. 백대협 말처럼 사형제를 한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는데, 무슨 체면이란 말인가?’
현도진인 눈앞에 사랑하는 동문 사형제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진인은, 도가 최고의 심법으로 알려져 있는 무상대능력(無上大能力) 심법을 운용해 백엽의 진기를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다시 경공을 펼쳤다.
휘리릭!
타아앗!
조금전과는 비교할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세 사람이 달려갔다.
방향은 곤륜파 본산으로 들어가는 남문쪽이다.
현도진인은 마천 공격의 주력은 반드시 남문으로 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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