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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건의 막소설

바퀴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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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건
작품등록일 :
2014.07.20 23:57
최근연재일 :
2015.10.05 00:51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388,730
추천수 :
9,206
글자수 :
200,772

작성
15.10.05 00:51
조회
1,376
추천
26
글자
9쪽

3장 그녀가 온다. (1)

DUMMY

3장 그녀가 온다.




‘Guten Morgen 좋은 아침이에요.

저는 지금 독일을 지나 네덜란드로 가고 있습니다. 3개월간의 유럽 배낭여행이 앞으로 일주일 후면 끝나네요. 처음 비행기를 타고 네덜란드에 발을 디뎠을 때는 기대감과 불안감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아쉬움만 가득하네요. 3개월 동안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해서 아쉬움이 더 큽니다.

그 동안 제 블로그를 보며 함께 여행에 동참해 준 여러분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네요. ^.^

앞으로 일주일이면 유럽에서의 일상도 끝나지만 그 전에 네덜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많은 걸 보고 듣고 싶습니다.

제게는 이번 여행의 시작이었던 나라인 만큼 감회가 남다릅니다.

인상적인 만남도 있었던 만큼 더욱 잊을 수가 없죠.

예, 바로 그 분 말이에요. ^ㅡ^

가끔씩 여러분들이 댓글로 달아주었던 그 분에 대한 궁금증.

이번 네덜란드 여행에서 그 분과 만나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자 합니다.

이번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는 만남, 기대해주세요. ^b

Bis bald! 또 봐요~.


추천 달아주시는 거 잊지 마시구요. ^^ ‘


탁!

엔터를 누르는 소리가 경쾌했다.

김보영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노트북 모니터를 바라봤다.

블로그가 갱신되고 글을 따라 업로드 된 사진들이 노트북 모니터에 떠올랐다.

등록 된 글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김보영은 이내 노트북을 조작해 고글 검색창으로 이동했다.

간결한 검색창에 김보영은 다섯 글자를 쳤다.


[에이모이덴]


검색 된 항목들을 훑어 본 후 김보영은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이미지를 클릭했다.

등장하는 이미지는 한결 같았다.

항구, 바다, 배.

반복되는 세 가지의 이미지를 주르륵 훑어보다 김보영은 검색창에 다른 검색어를 추가했다.


[에이모이덴 & 스톰포겔스 텔스타]


한 축구팀에 대한 정보가 좌르륵 펼쳐졌다.

김보영은 유럽 변방의 한 축구팀에 대한 정보들을 살펴봤다.

그녀의 시선이 최신 뉴스로 이동했다.

뉴스 수는 여타 유럽의 빅클럽들에 비하면 빈약하기 그지없었다.

그럼에도 김보영은 인내심을 가지고 뉴스를 뒤졌다. 그리고 끝내 한 사람의 얼굴을 찾을 수 있었다.


‘인테르, 친선 경기에서 충격 패!’


라는 제목의 기사에 두 사람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인테르의 심장이라 불리는 사네티와 그 곁에서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는 한 한국인 남자의 사진이었다.

김보영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마우스 커서를 움직인 김보영은 기사에 뜬 사진을 노트북에 저장했다.

저장 폴더는 ‘보영이의 유럽 일기’였다.

기사를 즐겨찾기 항목에 추가한 후 김보영은 다시 손을 움직였다.

노트북이 김보영의 눈길을 따라 새로운 정보를 토해냈다.

이미지 항목으로 넘어간 김보영은 자라목을 하며 노트북을 들여다봤다.

사진에 찍혀 있는 선수들의 얼굴을 김보영의 눈이 빠르게 훑어갔다.

그리고 원하는 사진을 발견 할 때마다 김보영의 손이 눈만큼이나 빠르게 움직였다.

저장 폴더에 몇 장의 사진이 차곡차곡 쌓여 갔다. 사진의 대부분은 당연하게도 스톰포겔스 텔스타에 관한 것들이었다.

일련의 작업을 마친 김보영은 노트북에서 얼굴을 떼며 눈두덩을 눌렀다.

동그란 무테안경을 벗고 김보영은 한참 동안 빠르게 흘러가는 창밖 풍경을 바라봤다.

기차 안에서 이국의 풍경을 바라보며 김보영은 한국에 돌아가서 해야 할 일들을 떠올렸다.

치열한 취업전쟁이 김보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그 전쟁은 원하지 않아도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 시작 될 것이다.

그 시작을 알리는 총소리는 어머니와 언니들의 잔소리겠지.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던 김보영의 시선이 다시 노트북으로 향했다.

요즘 어학연수니 배낭여행이니 하는 건 취업에 큰 변별력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김보영은 안경을 쓰며 검색창에 검색어를 추가했다.


[에이모이덴 & 스톰포겔스 텔스타 & 김홍준]


언론인을 꿈꾸는 김보영에게 있어 이번 유럽 여행은 나름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

마지막 일주일, 어쩌면 그 안에 변별력이라는 걸 손에 쥐게 될지도 몰랐다.

김보영은 그렇게 생각하며 노트북의 엔터키를 눌렀다.

뉴스가 떴다.



9월초에 접어들자 훈련장에 춘풍이 불기 시작했다.

봄과는 거리감이 있는 계절이었고 시기였지만 김홍준은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훈련장에는 온화한 춘풍이 불고 있다. 비단 그건 김홍준만이 느끼고 있는 건 아니었다.

훈련장에서 공을 차며 뛰어 다니는 모든 선수들이 때 이른 봄기운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들 얼굴에 아로새겨진 미소가 그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이적 시장 끝났다고 아주 긴장을 풀어버렸군요.”

김홍준의 곁에 있던 수석코치 스티비 포츠의 말에 감독 알빈 반 브링크가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겨울 이적 시즌에도 저럴 수 있을지 궁금하군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알빈은 구태여 선수들을 불러 세워 기합을 넣지 않았다.

현재 스톰포겔스 텔스타의 성적은 3승 2무 1패였다. 초반의 부진을 만회한 3연승에 구단 전체가 할 수 있다는 분위기로 가득했고, 감독으로서 알빈은 굳이 그 분위기에 초를 칠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개인적으로 약간 풀어진 훈련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런 알빈의 속내를 김홍준은 알 수 없었다.

슬금슬금 알빈에게서 떨어진 김홍준은 골대 주변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슈팅 훈련을 하고 있는 마이클 우드맨이 있었다.

“여~, 몸은 괜찮냐?”

김홍준의 부름에 우드맨이 고개를 돌렸다.

“어..어..? 으응... 괜찮아...”

교체 출전한 경기에서 태클을 당해 죽을 것처럼 바닥을 굴렀지만 우드맨의 상태는 괜찮았다.

팀닥터 말로는 엄살이 심하다고 했다.

아마도 지난 2년간의 부상 이력이 만들어낸 일종의 방어 기제 일 것이다.

과잉방어는 자연법칙이다.

초식동물의 예민한 감각은 괜히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김홍준은 우드맨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 곁을 지나쳐 갔다.

멀지 않은 곳에 삼각패스 훈련을 하는 집단이 보였다. 김홍준은 그들에게 다가갔다.

“요우! 브로~ 어서와!”

요한 루이스가 김홍준을 불렀다.

김홍준은 요한에게서 떨어져 코어페슈크 옆으로 걸어갔다.

김홍준이 끼어들자 삼각 진영이 사각으로 바뀌었다. 갑작스런 난입이었지만 패스는 부드럽게 이어졌다.

김홍준은 시드 마스렉에게 패스를 받아 요한에게 넘겼다.

요한은 코어페슈크에게 공을 돌렸다.

빠르게 이어지는 패스 속에서 선수들은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이 광경은 김장철, 김장을 담그는 아주머니들이 수다를 떠는 모습과 닮아 있었다.

김홍준은 코어페슈크에게 공을 넘기며 말했다.

“프랑크, 넌 정규 경기 첫 선발 출장 언제 했냐?”

툭 튀어 나온 김홍준의 질문에 코어페슈크가 공을 요한에게 넘기며 대답했다.

“왜? 벌써 선발 출전 하고 싶냐?”

“그야 뭐...”

시드 마스렉에게 넘어가는 공을 보며 김홍준이 말했다.

“계속 교체로만 출전하니 감질 맛이 나서.”

공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패스 훈련이 절정에 다다른 와중에도 코어페슈크는 편안한 얼굴로 김홍준의 고민에 답했다.

“네 고민이야. 당연한 거야. 나도 같은 고민을 했었으니까.”

“너도 교체 출전하던 시절이 있었냐?”

“당연하지. 유소년팀에서 1군으로 콜업 되었을 때는 나도 너와 다를 바 없었어. 교체 출전도 했었지.”

“몇 살 때였는데?”

“18살.”

“교체 출전은?”

“한 번이었나? 내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나 고민 많이 했었지.”

김홍준은 썩은 표정을 지으며 공을 코어페슈크에게 넘겼다.

감정이 실렸는지 패스 속도가 정도를 넘어 있었다. 겨우 공을 받아 시드 마스렉에게 넘긴 코어페슈크가 말했다.

“그때 느낀 게 있지.”

“뭔데?”

“조급해 해봤자 좋을 거 없다.”

김홍준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코어페슈크를 쳐다봤다.

김홍준의 반응을 아는지 모르는지 코어페슈크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한 동안 말없이 패스가 이어졌다.

훈련 시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코어페슈크가 불쑥 입을 열었다.

“굳이 선발 출전을 하겠다면 방법이 있기는 하지.”

공을 받으며 김홍준이 되물었다.

“뭔데?”

“명성을 쌓아 감독을 압박하는 거야. 아무리 우두머리 늑대라도 인간이니까. 주위에서 원하는 선수를 벤치에만 앉혀 둘 수는 없겠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휘슬 소리가 울렸다.

자신의 발밑에 온 공을 뻥 차며 코어페슈크가 말했다.

“때론 실력 이상의 뭔가가 필요한 법이야. 그게 프로의 세계다.”

선수들이 하나둘 훈련장을 벗어났다.

뒤에 남은 김홍준은 코어페슈크의 등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작가의말

  

  많이 늦었습니다. ;

  죄송합니다.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없다고 확언 할 수는 없지만 되도록 그 시기를 최소화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오타 및 오류 지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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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5) +8 15.09.23 1,186 36 7쪽
51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4) +4 15.09.19 1,417 31 7쪽
50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3) 15.09.15 1,272 23 8쪽
49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2) +9 15.09.12 1,629 35 7쪽
48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1) +4 15.09.08 1,549 30 6쪽
47 2권 1장 - 필연적 퇴장 (7) 15.09.06 1,688 32 11쪽
46 2권 1장 - 필연적 퇴장 (6) +4 15.09.01 1,605 29 10쪽
45 2권 1장 - 필연적 퇴장 (5) +2 15.08.29 1,859 39 11쪽
44 2권 1장 - 필연적 퇴장 (4) +3 15.08.25 1,783 35 9쪽
43 2권 1장 - 필연적 퇴장 (3) +2 15.08.22 1,972 38 8쪽
42 2권 1장 - 필연적 퇴장 (2) +2 15.08.18 2,142 38 8쪽
41 2권 1장 - 필연적 퇴장 (1) +5 15.08.15 2,410 45 10쪽
40 2권 서장 15.08.15 2,051 33 2쪽
39 후일담- 1. 비빔밥의 미학 (후) +17 14.10.30 6,580 147 10쪽
38 후일담- 1. 비빔밥의 미학 (전) +15 14.10.28 5,668 149 8쪽
37 7장 목표는 같다. (9) +18 14.10.25 6,270 167 10쪽
36 7장 목표는 같다. (8) +18 14.10.24 6,480 178 17쪽
35 7장 목표는 같다. (7) +13 14.10.22 6,676 159 7쪽
34 7장 목표는 같다. (6) +17 14.10.20 6,693 172 7쪽
33 7장 목표는 같다. (5) +18 14.10.17 6,857 161 8쪽
32 7장 목표는 같다. (4) +10 14.10.15 7,197 175 7쪽
31 7장 목표는 같다. (3) +17 14.10.13 7,939 190 8쪽
30 7장 목표는 같다. (2) +22 14.10.10 8,244 200 7쪽
29 7장 목표는 같다. (1) +8 14.10.07 8,873 19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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