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최지건의 막소설

바퀴벌레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최지건
작품등록일 :
2014.07.20 23:57
최근연재일 :
2015.10.05 00:51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388,728
추천수 :
9,206
글자수 :
200,772

작성
14.10.17 16:42
조회
6,856
추천
161
글자
8쪽

7장 목표는 같다. (5)

DUMMY

프레야는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호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프리 시즌은 8월 달로 접어들었다.

마지막 친선경기와 첫 정규 시즌 경기를 눈앞에 두고 김홍준은 이른 아침 누구보다도 먼저 훈련장에 도착해 노트북을 쳐다보고 있었다.

노트북 안에는 고X로 카메라로 찍어둔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경기장에 선 자신의 등과 그 너머로 펼쳐진 경기장을 보며 김홍준은 이 날의 연습경기를 떠올렸다.

마지막 프리 시즌 친선경기를 앞둔 기량 점검 차원의 경기였다.

주전과 비주전 선수들이 뒤섞여 구성된 팀들이 맞붙은 경기에서 김홍준은 오마에 나이, 페르난도 네베스, 케빈 반 에쎈 등과 같이 뛰었다.

벌써 두 달 가까이 된 일전의 연습경기에서 김홍준과 좋은 호흡을 보여준 멜빈 역시 같은 팀이었다.

휘슬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나왔다.

필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홍준은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봤다.

2달 전에 비하면 괄목상대한 모습이었다.

이전에는 공의 속도를 쫓지 못해 정신없이 뛰어다니기만 했었다. 현재는 공의 흐름을 예측해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움직임이 정리되자 고질적인 체력 저하 문제도 많이 괜찮아졌다.

덕택에 집중력이 올라가 패스 정밀도도 그럭저럭 봐줄만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순간순간의 감각에 의존하느라 기복이 있던 패스 정확도가 이제는 제법 안정되어 있었다.

아직도 많이 부족했지만 차차 나아지리라는 확신이 드는 성장세였다.

상념을 접고 김홍준은 영상에 집중했다.

경기 양상은 박빙이었다.

프랑크가 전두 지휘하는 A팀 미드필더진에게 중원 점유율에서 밀리기는 했지만 그 빈틈을 새로 영입된 네베스의 파이팅 넘치는 수비가 메꿔주고 있었다.

훈련에서는 그렇게 상냥(?)하고 가녀린(?) 모습만 보여주던 선수가 경기장에서는 이렇게 돌변하다니.

귀청을 때리는 네베스의 포효 소리에 미간을 찌푸리며 김홍준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의 움직임과 선수 한 명 한 명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사이 영상은 어느새 종반에 이르렀다.

김홍준은 종반에 이른 경기를 바라보며 경기 스코어를 떠올렸다.

1:0

A팀의 승리였다.

결승골은 프랑크가 넣었다.

도움은 요한이 기록했다.

천재라 불리는 선수다운 화려한 드리블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였다.

그 공격의 기점이 된 시드 마스렉의 움직임과 패스도 훌륭했다.

이 세 선수의 콤비네이션은 상상 이상이었다.

김홍준이 생각하기에도 이 셋의 조합은 절묘했다.

“프랑크와 시드라... 부상 안 당하나?”

낮은 목소리로 악담을 흘리며 김홍준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이 사이에 들어가야 한다.

김홍준은 케빈 반 에쎈의 건실한 플레이를 떠올리며 노트북을 덮었다.

‘케빈을 어떻게 해야 하는데..?’

김홍준이 그런 고민에 빠져 있는 사이 누군가가 다가와 등을 쳤다.

화들짝 놀란 김홍준이 눈을 치뜨며 뒤돌아봤다. 그곳에 오마에 나이가 서있었다.

“왓썹맨!? 무슨 XXX 고민 있어?”

한 문장에 욕 하나.

일주일이 흘러 팀원 모두가 알게 된 오마에 식 영어의 황금비율이었다.

“어, 오마에냐. 별 일은 없고 훈련 전에 이미지 트레이닝 좀 했어.”

아직은 투박했지만 꽤 자연스러운 영어가 김홍준의 입을 빌어 흘러나왔다.

“오우! 김홍준, 부지런한데요우! XX! 게다가 굉장히 스마트한 XX훈련 방법이네요우요우!"

산만한 어투로 말을 하니 칭찬인지 욕인지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김홍준은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말하는 너도 꽤 일찍 왔는데?”

“오키나와에 계시는 XX 부못!님. 챙겨드려야 하거든요예!"

오마에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부모님 앞에 욕설을 갖다 붙이니 폐륜아적 언어구사 같이 들렸지만 내용은 좋았다.

요는 부모님에게 돈을 부쳐드려야 하니 입단 테스트에 합격해야 한다는 말 아닌가.

“새끼, 효자네?”

“그런 오해 XX 많이 받지요우! 나 효자 아닌데이에이!”

쑥스러워 하는 거야?

한 번 만 더 그런 말 하면 죽이겠다는 거야?

알쏭달쏭한 오마에의 어투에 김홍준은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돌렸다.

김홍준이 고개를 돌리자 오마에는 김홍준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그 안에 경기 영상만 X 있나요?"

노트북을 가리키는 듯 했다.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에 김홍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것저것 들어있지. ROL이라는 게임이나 한국 드라마 같은 거.”

그 말에 오마에는 음충맞은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바짝 붙여왔다.

“X 정말?”

“어, X 정말.”

몇 번 말을 섞으니 자연스럽게 욕이 흘러나왔다.

이래서 친구를 가려 사겨야 한다.

“내가 XX 좋은 거 보여 줄 수 있는데?”

오마에는 엄지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넣으며 음험한 어투로 말했다.

그 모습이 마치 이X원 뒷골목에서 마약을 파는 송사리 마약상 같아 보였다.

본능적으로 김홍준은 허리춤에 손을 옮겼다.

‘아차, 수갑 없지.’

다년간의 경찰 경력이 가져다 준 본능이었다.

김홍준은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행동에 헛웃음을 흘리며 오마에를 쳐다봤다.

“뭘 보여준다는 거야?”

“내가 오키나와에서 살던 시절에 거기 주일미군 흑형 XX들과 친했거든. 개중에는 미국에서 형량 거래로 군복무를 하던 XX놈들도 있었어. 그 덕에 이렇게 영어도 곧잘 할 수 있게 되었고 은밀한 물건도 지역에 유통해서 XX 돈을 벌 수 있었지.”

욕은 여전했지만 어투는 굉장히 진지해져 있었다.

아까처럼 어설픈 그루브를 타는 어투가 아니라. 미국 슬럼가에서 어둠의 물건이라도 파는 정통파 갱 같았다.

‘이것도 그 미군에게 배운 건가? 이 새X 후덜덜한 놈일세.’

김홍준은 왜 이 녀석이 이전 팀의 입단 테스트에서 떨어졌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혹시 약점이라도 잡아 입단 테스트에서 떨어트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김홍준은 오마에에게 바짝 붙어 물었다.

“XX 뭔데?”

오마에는 헐리우드의 연기파 배우인 사X엘 잭X을 떠올리게 하는 미소를 지으며 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너만 봐. 친구.”

오마에가 스마트폰 재생 버튼을 누르자 안에서 흑인 두 명과 백인 여성이 튀어나왔다.

김홍준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X 같은 새X. XX! 너 혼자 봐! 이 새X야. XX XXX XX. 아오!”

삐~ 소리가 천지를 뒤덮었다.

그 아래에서 오마에가 음흉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새X 좋으면서. 지금이라면 10달러에 해줄게. 오케이?”"

김홍준은 손가락으로 오마에의 눈을 찔렀다.

훈련장에 악독한 야동 전사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프레야 가르시아는 움찔 하며 창밖을 쳐다봤다.

이른 아침 어디선가 기괴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제는 멸종한 익룡의 울음소리 같았다. 하지만 이내 선수들이 도착하지 않은 훈련장은 다시금 침묵에 휩싸였다.

이른 아침 출근에 피로가 쌓여 환청이라도 들었나 생각하며 프레야는 다시 모니터에 신경을 집중했다.

모니터 창에는 메일이 떠올라 있었다.

프레야는 하얀 공간에 꽉꽉 들어찬 영어를 읽어 내려갔다.

‘귀하의 의견에...’ ‘계획의 성공 여부는...’ ‘단서가 달려야 하는 바..’

같은 문구가 쓰여 있는 메일이었다.

그 메일을 긴장된 눈빛으로 쭉 읽어내려 간 프레야는 끝부분에 이르러 긴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기대앉았다.

“일단 1단계는 클리어인가?”

프레야는 어딘가 유쾌해 보이는 표정으로 모니터를 쳐다봤다.

그 얼굴에 시원한 미소가 그려졌다.


작가의말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처음으로 골베에 진입 했습니다.

 아직은 말석에 불과 하지만 상위권을 위해 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바라며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오류 및 오타 지적 환영합니다.


 덧- 곧 있으면 1권이 끝납니다.

       에피소드 2개 정도를 더 쓰고 나면 본격적인 정규 시즌 이야기를 다루는 2권이 시작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바퀴벌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미리보기를 시작 했습니다. +2 14.11.04 1,905 0 -
공지 1권 분량을 완료 했습니다. +4 14.10.26 3,806 0 -
53 3장 그녀가 온다. (1) +1 15.10.05 1,376 26 9쪽
52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5) +8 15.09.23 1,186 36 7쪽
51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4) +4 15.09.19 1,417 31 7쪽
50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3) 15.09.15 1,272 23 8쪽
49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2) +9 15.09.12 1,629 35 7쪽
48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1) +4 15.09.08 1,549 30 6쪽
47 2권 1장 - 필연적 퇴장 (7) 15.09.06 1,688 32 11쪽
46 2권 1장 - 필연적 퇴장 (6) +4 15.09.01 1,605 29 10쪽
45 2권 1장 - 필연적 퇴장 (5) +2 15.08.29 1,859 39 11쪽
44 2권 1장 - 필연적 퇴장 (4) +3 15.08.25 1,783 35 9쪽
43 2권 1장 - 필연적 퇴장 (3) +2 15.08.22 1,972 38 8쪽
42 2권 1장 - 필연적 퇴장 (2) +2 15.08.18 2,142 38 8쪽
41 2권 1장 - 필연적 퇴장 (1) +5 15.08.15 2,410 45 10쪽
40 2권 서장 15.08.15 2,051 33 2쪽
39 후일담- 1. 비빔밥의 미학 (후) +17 14.10.30 6,579 147 10쪽
38 후일담- 1. 비빔밥의 미학 (전) +15 14.10.28 5,668 149 8쪽
37 7장 목표는 같다. (9) +18 14.10.25 6,270 167 10쪽
36 7장 목표는 같다. (8) +18 14.10.24 6,480 178 17쪽
35 7장 목표는 같다. (7) +13 14.10.22 6,676 159 7쪽
34 7장 목표는 같다. (6) +17 14.10.20 6,693 172 7쪽
» 7장 목표는 같다. (5) +18 14.10.17 6,857 161 8쪽
32 7장 목표는 같다. (4) +10 14.10.15 7,197 175 7쪽
31 7장 목표는 같다. (3) +17 14.10.13 7,939 190 8쪽
30 7장 목표는 같다. (2) +22 14.10.10 8,244 200 7쪽
29 7장 목표는 같다. (1) +8 14.10.07 8,873 199 10쪽
28 6장 당신이 잠든 사이에 (7) +10 14.10.05 9,102 227 10쪽
27 6장 당신이 잠든 사이에 (6) +10 14.10.03 8,738 228 11쪽
26 6장 당신이 잠든 사이에 (5) +7 14.10.02 8,234 189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