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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건의 막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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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건
작품등록일 :
2014.07.20 23:57
최근연재일 :
2015.10.05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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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409
추천수 :
9,206
글자수 :
200,772

작성
14.10.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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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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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글자
7쪽

7장 목표는 같다. (7)

DUMMY

오마에의 시선을 확인한 김홍준은 눈에 띄지 않게 오른손을 들었다.

그곳에 1따봉이 있었다.



프레야는 VIP석에 서서 창밖을 바라봤다.

작은 경기장이다. 관중석이 모두 차도 6천명을 겨우 수용 할 수 있을까 말까한 규모였다.

그 작은 경기장에서 열혈 서포터들이 경기장을 향해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다.

응원가가 향하는 방향에는 당연히 선수들이 서있다. 지난 5년 간 단장으로 머물며 숱하게 보아온 풍경이 오늘도 변함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변함없는 풍경을 바라보는 프레야의 심사는 여느 때와 달랐다.

오늘만큼 긴장된 상태로 경기를 지켜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프레야의 몸은 경직되어 있었다.

“오늘 경기로 결정 되는 건가요?”

프레야는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구단주의 말에 움찔하며 몸을 돌렸다.

“그렇겠죠.”

구단주의 질문은 오마에 나이의 거취에 대한 질문이었다.

입단 테스트 기간은 한 달이었지만 사실상 프리시즌이 종료되는 이번 친선 경기가 선수를 시험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경기나 다름없었다.

이번 경기가 오마에의 거취를 결정한다. 이 경기 후 남을 약 3주간의 입단 테스트 기간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프레야는 대답을 끝으로 구단주를 떠나 바로 다가갔다.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 바짝 마른 목을 축였다.

프레야는 시선을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봤다.

경기 시작 15분 전.

아직 중요 인물이 오지 않았다.

프레야는 경기장을 내려다보는 구단주의 기색을 살피며 그 사람을 기다렸다.

그는 오늘 경기를 보고 확답을 주겠다고 했다.

프레야는 음료수를 바에 놓아두고 의자에 앉았다.

시간이 일 분 일 분 흘러 갈수록 프레야의 초조감도 높아져만 갔다.

어쩌면 약속은 엎어질지도 모른다.

프레야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흘러가는 시간을 보며 그런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럽게 진행된 일이고 결정 할 시간은 고작 2주가 채 되지 않았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조급하게 진행된 일이었다.

시계가 10분 전을 가리켰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

끝에 이르렀을 때, 사람들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불안감을 맛보게 된다.

시험장에 들어선 수험생이 그렇고 인생의 끝을 눈앞에 둔 노인이 그렇다.

프레야는 불안 속에서 기분을 일신하고자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한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제가 늦었군요.”

낮게 깔리는 목소리에 프레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남자는 프레야가 기다려온 인물이었다.

“오랜만입니다.”

구단주의 인사에 남자는 웃으며 악수를 했다. 구단주와 짧은 대화를 나누고 남자는 프레야 쪽으로 걸어갔다.

“와주셨군요.”

감개가 무량한 듯 프레야의 목소리에서는 짙은 안도감이 깔려있었다.

그런 프레야의 모습에 남자는 몸을 숙여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연하죠. 벼르던 일인데 어떻게 이 기회를 놓치겠습니까?”

둘을 등지고 서있는 구단주를 흘낏 바라보며 남자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프레야는 남자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경기는 이겨야겠죠?”

프레야의 질문에 남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본사를 설득 할 건수가 필요하니까요. 세리아A의 인테르라면 저도 말발이 서지 않겠습니까?”

남자의 대답대로였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리만큼 확실한 보증서가 또 어디 있을까.

친선 경기 성적으로 시즌의 향방을 가늠 할 수는 없겠지만 승부 자체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알겠습니다. 대신 승리하면 반드시 성사 시켜 주십시오.”

프레야의 단호한 목소리에 남자는 시원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톰포겔스 텔스타의 메인 스폰서이자 주경기장인 타타 스틸 스타디움이란 명칭의 원소유자인 니콜라스 로에프의 대답에 프레야는 경기가 펼쳐질 창밖 너머 경기장으로 시선을 향했다.

시계가 경기 시작 5분전을 가리켰다.

경기장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선수들이 입장하고 순간 경기장 안 모두의 목표가 한 방향으로 향했다.

그 방향에 있는 것은 승리였다.



김홍준은 지금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어부지리 였지만 그 덕에 주전 출전이다. 거기다 평소 팬이었던 선수와 악수까지 나눴다.

인테르의 주장 사네티와 악수를 나눈 손을 어루만지며 김홍준은 헤벌쭉 웃음을 흘렸다.

더불어 사소한 결심에 각오를 더했다.

‘반드시 사네티의 유니폼을 얻으리라.’

배정 받은 포지션에 서서 김홍준이 그런 잡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꼬리아를 대신해 우측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오마에는 평소와 다른 비장한 눈빛으로 상대팀을 바라봤다.

오마에는 과자회사 홍보팀 과장으로 근무하는 사촌형을 떠올렸다.

오키나와 출신으로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으면서도 과장까지 초고속 승진한 사람이었다.

당시 오키나와 출신에 특유의 기질 때문에 팀에서 따돌림을 받으며 좀처럼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던 오마에를 이곳으로 끌고 온 게 그 사촌형이었다.

‘네가 축구 선수로 성공하기 위한 길은 해외로 나가는 것뿐이다. 일본에 있으면 넌 죽도 밥도 안돼.’

지난 팀에서의 입단 테스트 탈락 후 오마에는 그때 만난 사촌형의 표정을 보고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이게 마지막 기회다.’

오마에는 이를 악물며 전방을 주시했다.

동료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오마에는 앞으로도 생존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야동은 계속 될 것이다.

내가 성공하는 그 날까지.

오마에가 그렇게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을 때, 김홍준은 영웅을 만나 풀어진 마음을 다잡았다.

팀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김홍준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오마에를 한 번 돌아보고 관객석에 피골이 상접한 얼굴로 앉아 있는 케빈 반 에쎈을 쳐다봤다.

현실을 자각하자 사네티를 만나 들뜬 마음도 가라앉았다.

김홍준은 싸움을 앞둔 투사처럼 주먹을 말아쥐었다.

곤두선 핏줄을 따라 심장의 맥동이 느껴졌다.

눈앞에 선 프랑크의 등과 시드 마스렉이 눈에 들어왔다.

김홍준을 향해 눈짓을 하는 요한의 여유 넘치는 모습과 템포를 끌어 올리려 가볍게 몸을 푸는 미하일 로쉐어블이 보였다.

등 뒤로는 네베스의 전투적인 기세가 느껴졌고 왼쪽에는 연습경기 때부터 함께 올라온 멜빈이 있다.

김홍준은 호흡을 끌어 올렸다.

관중의 환호가 울리고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공이 요한의 발에 걸렸다가 김홍준에게로 굴러왔다.

윙크를 하는 요한을 보며 김홍준은 달려드는 선수를 피해 공을 찼다.

공이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

그곳에는 골을 기다리는 선수들이 있었다.

그리고 승리를 원하는 서포터들이 서있었다.

김홍준은 공을 쫓아 달렸다.


작가의말

 오타 및 오류 지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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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2장 터프해져야 하는 이유 (1) +4 15.09.08 1,543 30 6쪽
47 2권 1장 - 필연적 퇴장 (7) 15.09.06 1,681 32 11쪽
46 2권 1장 - 필연적 퇴장 (6) +4 15.09.01 1,594 29 10쪽
45 2권 1장 - 필연적 퇴장 (5) +2 15.08.29 1,851 39 11쪽
44 2권 1장 - 필연적 퇴장 (4) +3 15.08.25 1,775 35 9쪽
43 2권 1장 - 필연적 퇴장 (3) +2 15.08.22 1,968 38 8쪽
42 2권 1장 - 필연적 퇴장 (2) +2 15.08.18 2,136 38 8쪽
41 2권 1장 - 필연적 퇴장 (1) +5 15.08.15 2,401 45 10쪽
40 2권 서장 15.08.15 2,047 33 2쪽
39 후일담- 1. 비빔밥의 미학 (후) +17 14.10.30 6,570 147 10쪽
38 후일담- 1. 비빔밥의 미학 (전) +15 14.10.28 5,662 149 8쪽
37 7장 목표는 같다. (9) +18 14.10.25 6,261 167 10쪽
36 7장 목표는 같다. (8) +18 14.10.24 6,471 178 17쪽
» 7장 목표는 같다. (7) +13 14.10.22 6,672 159 7쪽
34 7장 목표는 같다. (6) +17 14.10.20 6,687 172 7쪽
33 7장 목표는 같다. (5) +18 14.10.17 6,849 161 8쪽
32 7장 목표는 같다. (4) +10 14.10.15 7,187 175 7쪽
31 7장 목표는 같다. (3) +17 14.10.13 7,929 190 8쪽
30 7장 목표는 같다. (2) +22 14.10.10 8,240 200 7쪽
29 7장 목표는 같다. (1) +8 14.10.07 8,865 199 10쪽
28 6장 당신이 잠든 사이에 (7) +10 14.10.05 9,096 227 10쪽
27 6장 당신이 잠든 사이에 (6) +10 14.10.03 8,730 228 11쪽
26 6장 당신이 잠든 사이에 (5) +7 14.10.02 8,225 18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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