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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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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20.01.08 14:53
최근연재일 :
2020.09.18 03:58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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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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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3,385

작성
20.09.01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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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차원이동물의 정석.

DUMMY

“생각보다 빨리 끝났네.”

준영은 저녁을 먹기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병사들을 보며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대충 할 일 안하고 짱 박힌 모양새라 중대장이 지랄하겠지만 어차피 마지막 지랄일테니 신경 쓸 필요 없었다.

“야 너 총 놔두고 와도 돼는거야? 그거 없어지면 큰일나는거 아냐?”

“큰일이지.”

태평스레 말하는 준영을 무슨 꿍꿍인가 싶어 바라보자 준영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 총이 내꺼였으면 큰일이지.”

“잉? 그럼 누구껀데?”

플로네의 물음에 준영은 잘걸렸다는 듯 표정이 일그러진 중대장과 그 곁에 찰싹 달라붙어 비열하게 웃으며 자신을 곁눈질 하는 박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구꺼겠냐?”

“간부라는 새끼가 대체 어디에 짱박혀 있다가 나온거야!”

쩌렁쩌렁한 사자후를 터트리며 다가온 중대장을 향해 준영은 고개를 푹 숙인채 묵묵히 갈굼을 한귀로 흘려들었고 그 사이 저녁식사가 끝나고 마지막 정리시간이 오자 중대장은 준영의 가슴을 손으로 강하게 툭툭 밀치며 말했다.

“너 부대 복귀하고 두고 보자. 군장 검사할거니까 요령피울 생각은 꿈에도 하지마!”

“예. 알겠습니다.”

“박중사는 이 새끼 군장 제대로 싸는지 확인해!”

중대장이 씩씩거리며 사라지자 박중사가 꼴 좋다는 듯 다가와 비웃으며 말했다.

“뭐해? 빨리 군장 안싸고?”

A형 텐트 한 장과 모포 두장, 전투복과 잡화, 장구류와 예비용 전투화에 침낭까지, 제대로 싸면 욕나올 정도로 무거운 군장싸는걸 키득거리며 바라보던 박중사는 뭔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 말했다.

“응? 너 총 어쨌어.”

“어딘가 있겠죠.”

“병신새끼. 야! 이 새끼 총 가져와!”

박중사의 명령에 병사들이 준영의 총을 찾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니다 점점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총이 안보입니다.”

“뭔 개소리야! 빨리 찾아!”

아무리 병사들이 허둥거리며 총을 찾아도 보이지 않자 뭔가 엿됐음을 감지한 소대장들이 찾아와 총 어디 갔냐고 난리를 피웠고 행군 집합 시간이 다 돼가면서 안색은 점점 창백해져만 갔다.

어떻게 짬 때릴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총기를 분실했다는 보고는 당장 중대장과 대대장 귀에 들어갔고 헐레벌떡 달려온 대대장은 준영의 멱살을 붙잡고 탈탈 털었지만 그런다고 없어진 총기가 나올리 없었다.

행군같은 큰 행사엔 상급부대 간부가 와서 지휘감독을 하는데 마지막 진급기회에 목메고 있던 대대장에게 총기 분실은 사형선고와도 같았다.

이미 행군 일정은 틀어져 대대 전병력이 투입돼 유격장은 샅샅이 뒤졌지만 총은 찾지 못했고 대대장이 어떻게 수습할 단계를 넘어가자 연대 간부는 대대장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연대장과 사단에 총기 분실을 보고했다.

“저도 정말 모르겠습니다. 아니 유격장에서 총 만질일이 뭐 있습니까?”

총기의 분실은 정말 민감한 문제라 당장 연대장과 사단장이 줄줄이 간부들이 끌고 달려온 가운데 헌병대와 기무대도 등장해 마지막 목격자를 찾고 준영을 심문했지만 온갖 윽박지름과 회유에도 준영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렇게 밤새 유격장을 다 뒤집었는데도 총기가 나오지 않자 일단 병력들은 철수시켰는데 병사들 입장에서 준영은 행군을 취소시켜줘서 안쓰러우면서도 고마운 사람이었다.

물론 부대로 복귀했다고 해서 편하게 쉴수 있는건 아니었다. 군대는 사고에 민감한 만큼 뭐 뭐 하나 터졌다 하면 상급부대 보여주기 용으로 대충 점검을 했는데 준영과 친하게 지내던 민원후 병장은 차마 대충할수 없었다.

“야 추진차량에 없는거 확실해?”

“그렇습니다.”

“말만 하지말고 수송 부에 다시 가서 한번 더 확인해!”

민원후 병장의 말에 후임 계원이 머뭇거리며 눈치를 살피다 말했다.

“저 중대장님이 전 병력 총기검사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 말에 민원후 병장은 뻐근해지는 됫목을 붙잡았다. 총이 없어진거지 바뀐게 아닌데 총기검사를 하라니.

그래도 중대장 명령을 무시할순 없어 민병장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말했다.

“그건 내가 할테니까 넌 수송부 찾아보고 취사장에도 가서 물어봐.”

부대 최고참 왕고이자 실세인 민병장이 심각하게 반응해서 그런지 중대 전 병력이 내무실에서 총 들고 대기하란 민원후 병장의 지시를 흘러 넘길만한 짬밥들도 적극 협조해 총기검사는 빠르게 진행됐다.

“1소대, 2소대, 3소대 끝. 포반이랑 본부도 확인했고 남은건 간부들 총긴가?”

모든 총에는 총번이 있어 이걸 보고 누구에게 지급된건지 파악한다. 물론 일일이 총번을 맞춰볼수 없기에 자신의 총기에는 이름표를 붙여 찾기 쉽게 만들었다.

총기번호 탁본을 뜬 장부와 총번을 비교 대조하며 대충 확인을 끝낸 민원후 병장은 간부들 총기를 보며 이거도 해야 하나 고민하다 몇정 되지도 않는거 후딱 확인하자 싶어 간부들 총기를 검사하기 시작했다.

“소대장들껀 끝났고 행정관이랑 중대장꺼도 이상없고 박중사 이 잡것도······ 어라?”

박중사의 이름이 붙어있는지 한번 더 확인한 민병장은 총번이 맞지않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확인했는데 역시 장부와는 번호가 틀렸다.

“어라? 그럼 이거 누구꺼야. 504376. 헐? 이 미친새끼!”



@



“그래도 대역이 군생활 참 잘했나봐. 표정들이 참.”

대대 지통실에서 대역죄인처럼 앉아있는 준영을 향해 모른척 하면서도 안쓰러운 표정으로 준영에게 위로를 보냈다.

다들 어떻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준영이 고의적으로 그랬을리 없다는고 여기는거 같았다.

“중간만 하라는건 대인관계도 적당히 원만하게 싾으라는 뜻이니까. 아마 너였으면 절 때 이런반응 안 나올걸?”

펙트에 반박할 수는 없어 준영은 진실 앞에 입 다물었다. 물론 준영이 자신을 엿먹이기 위해 총을 숨겼다고 여기는 자도 있었다.

기무대에서 나온 간부가 대대장실에서 중대 간부들을 모아놓고 하던 심문이 끝났는지 다들 우르르 나왔는데 중대장은 준영을 보자마자 벌컥 소리지르며 준영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야이 새끼야! 총 어쨌어! 총!”

“중대장님 진정하시지 말입니다.”

중대장의 난동을 소대장들이 우르르 달라붙어 말리는 가운데 행정관은 어쩔줄을 몰라했고 박중사는 꼴 좋다는 표정으로 구경하는데 대대장은 그 광경을 보고 혀를 차더니 아예 못본척을 하며 기무대에서 온 간부에게 굽신거리기 바빴다.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것도 아닌데 애를 범인으로 몰아가는건 너무한거 아닙니까?”

보다 못한 포반장이 인상을 찌푸리며 끼어들었다. 중대장에게 정나미가 떨어져 전출을 가긴 하지만 그래도 준영과는 몇 년간 같이 군생활 하며 한솥밥 먹어온 사이다.

“뭐가 너무해! 이 새끼가 나 엿먹이려는게 뻔한데!”

“아니 김준영 중사가 바보도 아니고 자기도 엿돼는거 뻔히 알면서 총을 숨긴다는게 말이 됩니까?”

“이 정신없는 새끼면 그럴수도 있지!”

중대장의 억지에 다들 혀를 찰 때 허겁지겁 달려온 민원후 병장이 손에 들고있던 총과 장부를 대대장에게 보여주는게 준영의 눈에 들어왔다.

‘오 벌써 찾았나 보네?’

몇 번이고 확인을 하던 대대장의 얼굴이 점점 시뻘겋게 변했고 곁에 있던 기무대 간부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야이 개새끼야!”

괴성과 함꼐 대대장이 달려들자 준영을 패래는줄 알고 중대장은 잡고 있던 멱살을 풀고는 한발짝 물러났는데 공교롭게도 박 중사 근처였고 대대장은 방심하고 있던 박중사를 향해 드롭킥을 날렸다.

“커헉!”

“꼐훅!”

엉겁결에 말려들러 중대장과 박중사가 뒤엉키며 쓰러졌는데 벌떡 일어난 대대장이 박중사를 후드려 깠고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어벙벙해 있던 사람들은 말리라는 기무대 간부의 말에 우르르 달려가 대대장을 억지로 떼냈다.

“근데 왜 일을 복잡하게 한거야?”

“그야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지.”

총기 같은 민감한 물건이 없어지면 당연히 주변관계를 조사하고 그렇게 되면 박중사와 사이가 안좋고 자주 마찰을 일으켰다는 증언이 나올테니 준영도 오랜시간 시달려야만 했다.

하지만 총기를 바꿔치기 하는 고의성이 입증됐으니 모든 화살은 박중사한테만 쏠린다.

“저놈 엿 먹은거야 통쾌하다만 굳이 일을 크게 벌릴 필요 있어? 이거 보나마가 소문 퍼져서 언론 타면 시끄러울텐데?”

“총기 분실정도는 돼야 행군을 안하지.”

“와. 행군하기 싫다고 사람 하나 묻어버린거야?”

“중대장에 대대장까지 줄줄이 모가지 날라가면 말년에 좀 편해지겠지.”



@



박중사가 헌병대로 잡혀 들어가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준영의 음모라 주장했지만 그간 살아온 행실이 업보로 돌아와 변호해주는 이는커녕 다른 죄목들도 밝혀졌는데

후배들에게 금전갈취는 기본이고 행정관 대신 실세로 활동하며 대민지원을 보내며 접대를을 받았고 후임들과 밥을 먹으면 계산을 강요하고 병사들이 외출, 외박할 때 특정 식당에 자기이름 대고 가기를 강요하고 안가면 사정없이 갈궜는데 그 이유가 커미션까지 받아 챙겨먹어서라는게 드러났다.

“와. 생각보다 더 쓰레기였네.”

“근데 언제 복귀하실겁니까?”

“이제 휴가 첫날이거든?”

“올 때 맥심이나 사 오십셔.”

“썩을놈.”

통화를 마친 준영은 비포장 도로를 지나느라 차가 덜컹거리자 인상을 찌푸리며 운전중인 칼리번을 향해 말했다.

“언제 도착하냐?”

“곧 도착합니다.”

군단장, 사단장, 연대장으로 이어지는 내리 갈굼속에 어떻게든 언론 유출만은 막고 무마하려는지 피해자인 준영에게 잠시 쉬고 오라며 일주일간의 휴가가 주어졌지만 그렇다고 진짜 쉴수도 없는게 뭔가 아쉬웠다.

그래도 악착같이 끌어모은 금괴를 가지러 가는 길이라 그런지 기분은 좋았는데 강원도 인적없는 산골의 비포장 도로를 십여분 정도 달리자 옜날에 망해 다 쓰러려 가는 폐 공장에 도착한 준영은 트럭이 멈추자 마자 내려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공장으로 향했다.

“금괴를 가지고 엿사먹어야지. 사이비도 엿먹이고 공무원도 엿먹이고 약쟁이도 엿먹이고 모두 사이 좋게 엿먹읍시다.”

관리 안해 덜렁거리는 미닫이문을 대충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엘레나와 팜팡가가 준영을 맞이 했는데 어째 표정이 어두웠다.

“뭐야?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그 말의 준영의 머리위에 앉아있던 플로네가 킥킥거렸다.

“난 왜 그런지 알지.”

물어보면 사람 약올릴게 뻔해 플로네는 무시하고 창고를 둘러보며 말했다.

“내 금괴는 어디 따로 보관했냐? 창고가 휑하다?”

“그 그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슨 문제?”

준영의 물음에 엘레나는 한쪽에 덮어둔 천을 벗기자 한 파레트 분량의 금괴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머지는 어디갔냐?”

준영의 목소리가 딱딱해지자 팜팡가가 엘레나의 다리 뒤로 숨으며 말했다.

“순금이 아니라 도금이라서 따로 제련하니까 양이 줄어들었어요.”

“도금? 신한테 바치는 건데 걔네들 그정도 깡다구는 없어.”

그 말에 플로네가 끼어들어 낄낄거리며 말했다.

“원래라면 그렇지.”

채광과 제련기술이 형편없는 시대에서 금을 많은 양의 금을 구하는건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면죄부는 사고 싶고 금은 없는 사람들이 아주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면죄부를 하나 사면 두 개의 죄를 사해준다. 그러면 가짜 금괴를 주고 면죄부를 받으면 하나의 죄는 깍여도 한번의 죄를 더 용서받을수 있는거 아닌가?

“······1+1때문이라고?”

“엉. 처음에는 돈 없는 애들만 그러다가 나중가선 도시민 전부가 도금한걸로 줬어.”

“······”

준영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세상에 아직 제대로된 문명도 없는 놈들한테 뒤통수를 쳐 맞을줄이야. 광신도들의 광기어린 행동인줄 알았는데 증거인멸하려고 그렇게 적극적이었던건가?

“그래도 이거라도 건져서 다행이네······”

이 정도만 해도 계획을 진행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없는데······ 이 가슴속 깊은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빡침은 누구에게 풀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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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세계정복도 한걸음 부터. 20.09.04 313 18 13쪽
33 세계정복도 한걸음 부터. +1 20.09.03 369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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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차원이동물의 정석. +2 20.08.24 350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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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차원이동의 정석 +2 20.07.30 425 1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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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비지니스의 꽃 +2 20.07.13 489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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