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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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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20.01.08 14:53
최근연재일 :
2020.09.18 03:58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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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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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3,385

작성
20.06.2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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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플랜 B

DUMMY

“어이 거기 뉴비. 이름이 준영이라고 했던가? 솔직히 번아웃은 기발한 아이디어였어.”

자기 소개할때는 태도가 참 정중하더니 지금은 거만한게 이해가 안가 고개를 갸웃리자 플로네가 낄낄 거리며 웃었다.

“보니까 계약 기간 얼마 안남았나 보네.”

스포츠처럼 회사와의 계약이 끝나는 디멘션 워커는 이적시장에 풀린 선수나 마찬가지라 계약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고 싶으면 열심히 몸값을 높여야만 했다.

“그러니까 저게 자기 PR이다?”

플로네의 말에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타도스를 바라보자 타도스는 다시 자세를 바로하며 소리쳤다.

“폭풍의 타도스! 후회 없는 선택을 보장합니다!”

아 머리 아파온다. 준영은 슬그머니 기어 들어오는 두통에 미간을 주무르며 말했다.

“저거 누구한테 저러는 거냐?”

“그야 여기 베팅한 놈들 한테만 잘 보여도 손해는 아니까 저러지. 지금도 다들 여기 보고 있을걸?”

“구경꾼들이 있다고?”

“넌 로또사고 번호 안맞춰 보냐?”

난 한 두달 모았다가 한번에 보는 스타일······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광대짓을 하는건 마음에 안드는데······

준영이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릴 때 타도스는 자신의 애병인 전투도끼를 손에 들고는 마치 연극처럼 과장된 몸짓을 하며 호기롭게 외쳤다.

“기회를 줄테니 어디 한번 도망쳐 봐라! 사냥의 시간이다!”

그 말에 엘레나가 방패처럼 준영의 앞을 막아섰고 팜팡가는 커다란 나팔총을 꺼내 타도스를 겨눴고 칼리번이 준영의 곁에 다가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저희가 막겠습니다. 어서 피하시지요.”

하지만 준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내가 도망칠 이유가 있나?”

“예?”

“아니 생각해봐. 저놈이 아무리 힘자랑 하고 날뛰어도 공간이동 능력은 없을거 아니야?”

“그렇습니다만······”

칼리번이 설마하는 표정으로 말을 늘어트리며 바라볼때 준영은 거 보라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비행기도 없는 세상인데 바다건너 다른 나라에서 자리잡으면 찾지도 못할거 아냐? 약 팔데가 여기만 있는것도 아니고 오히려 전 세계에 뿌려버리는게 도시 하나 잡고 파는거 보다 더 빨리 끝날텐데 뭐가 걱정이야?”

준영의 거창한 계획에 엘레나와 칼리번, 팜팡가는 일은 열심히 하지만 무능한 상사가 가뜩이나 바쁜데 일을 또 가져왔을때의 부하처럼 맥 빠진 듯 체념과 허탈이 섞인 표정으로 축 늘어졌고 타도스는 기회라는 듯 소리쳤다.

“아무리 멍청하고 어리석은 상대라도 최선을 다하는 타도스! 뉴비라고 얕보지 않고 언제나 신속정확하게 일을 끝내는 타도스! 기억해 주십시오!”

“저 새끼 정치하냐? 뭘 자꾸 기억해 달래?”

준영의 투덜거림에 엘레나와 칼리번, 팜팡가는 대꾸할 기운도 없는지 못들은척 하는 사이 플로네가 구박했다.

“결투는 뭐 공짜로 하는줄 아냐? 정규 전장도 돈 아낀다고 세상 하나를 전부 쓰는건 드문 일인데 임시전장이 미쳤다고 세상하나를 다 쓸거 같냐?”

“어라? 그러면?”

“당연히 여기 드라노스 이 도시 하나지!”

“여기서 못나간다고?”

도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소리에 고건 몰랐네 하는 표정으로 묻자 플로네가 황당하단 표정으로 말했다.

“설마 너 자신만만하게 결투한다고 한게 그거 믿고서였냐?”

“뭐 어느 정도는.”

그 말에 동시에 한숨이 터져나오고 타도스는 껄껄 웃었다.

“덕분에 건수 하나 쉽게 먹었으니 개인적으로 감사를 표하는 의미로 고통없이 깔끔하게 끝내주마.”

그 말과 함께 타도스가 도끼를 고쳐 잡자 엘레나가 굳은 표정으로 양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저희가 최대한 막아 보겠습니다!”

엘레나의 양팔에서 뻗어나온 나뭇가지들이 서로 얽히며 자라나며 타도스를 향해 날아가더니 감옥처럼 타도스를 휘감았다.

“이건 뭐 힘을 쓸 필요도 없군.”

비쩍 마른 나뭇가지를 뚝뚝 꺽어버리는거처럼 별로 힘쓸 필요도 없이 잔가지의 감옥을 벗어난 타도스가 다가오자 팜팡가가 두눈 질끈 감으며 방아쇠를 당겼다.

“나쁜놈아!”

빵! 팜팡가의 나팔총에서 뿜어져 나온 탄환은 당연하게도 조준조차 안한지라 타도스 근처에도 못간채 애꾿은 벽에 구멍만 냈고 그 사이 접근한 타도스가 혼내듯 엘레나와 팜팡가의 머리를 주먹으로 꿀밤 한 대씩 때렸다.

“엣쿵!”

“아얏!”

머리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주저앉아 끙끙거리는 엘레나와 팜팡가를 보며 준영은 감탄했다.

“와 니들 진짜 싸움 못하는구나.”

“내가 말했잖아.”

“이 정도일줄은 몰랐지.”

엘레나와 팜팡가가 창피한지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사이 칼리번이 이를 악물고 타도스를 향해 덤벼들었다.

“하아압!”

칼리번의 손끝을 따라 타도스의 발 밑에 게이트가 만들어 지고 만화영화처럼 타도스가 그 안으로 쏙 들어가자 마자 게이트가 사라졌다.

오오! 그 광경에 감탄하며 박수를 치던 준영은 칼리번이 헉헉거리는걸 보고 신이 난 표정으로 말했다.

“나 이말 해보고 싶었어!”

“무슨 말?”

“해치웠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벽을 부수고 날아온 도끼가 바닥에 꽂혔고 푸른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공간 이동을 한것처럼 도끼옆에 타도스가 나타났다.

“캬! 역시 이만한 부활주문이 없다니까.”

“······”

준영의 감탄에 칼리번은 원망스런 표정으로 준영을 바라보다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피하십시오 배가고파서 더 이상은······”

꼬로록! 꼬록! 듣기 애처로울 정도로 칼리번의 배에서 울려 퍼지는 우렁찬 밥 달란 소리에 준영은 쯧쯧 혀를 차며 엘레나와 팜팡가에게 말했다.

“얘 데리고 저기 구석에 가서 밥먹고 있어.”

그 말에 엘레나와 팜팡가는 조용히 칼리번을 구석으로 끌고갔고 그때까지 기다려준 타도스가 만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이렇게 깔끔하게 끝나면 얼마나 좋아.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그저 비즈니스일 뿐이야.”

타도스가 바닥에 꽂힌 도끼를 뽑아 들며 다가오자 준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사실 나도 싸움은 못해.”

“그런거 치고는 별로 무서워 하지 않는군.”

두려워 하는 기색이 없는 준영의 태도가 신선한지 타도스가 눈을 반짝이며 묻자 준영은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슥이며 말했다.

“그냥 너 따위 한테 당할 수준이면 일찌감치 포기하려고. 아! 오해하지마. 개인적인 감정은 없어. 그저 비즈니스일 뿐이야. 이해하지?”

준영의 너스레에 타도스가 날카로운 어금니를 위협적으로 번득이며 말했다.

“그래. 개인적인 원한은 없지.”

장작 쪼개듯 내려친 도끼에 엘레나와 팜팡가 칼리번이 절망하며 두눈 질끈 감을 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도끼는 반탄력을 이기지 못한채 뒤로 튕겨져 나갔고 타도스는 찢어진 손아귀를 부여잡고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준영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얘 수준을 모르네. 자기 PR 열심히 하는걸로 봐선 그렇게 잘나가는 놈은 아닌거 같은데 어느 정도냐?”

눈 앞의 결과를 믿지 못하겠는건 엘팜스 동맹도 마찬가지인지 태연한 표정으로 묻는 준영을 얼떨떨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이 플로네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돼지한테 속아서 노예 계약하는 수준이면 뻔하지 뭐.”

“그래도 어느 정도 수준파악은 될줄 알았는데······”

준영이 실망한 표정으로 중얼거리자 타도스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믿을수 없다!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야!”

휘리릭! 번개신 흉내 내는거처럼 되돌아온 도끼를 양손으로 붙잡은 타도스는 이를 악물고 온 힘을 다해 준영을 내려 찍었다.

“태산 쪼개기!”

쿠궁! 날카로운 도끼 날이 준영의 머리를 쪼개기 직전 푸른 막이 생겨나 타도스의 도끼를 막으면서 발생한 압력이 반발 하듯 터지며 도끼를 쥔 타도스의 손가락을 부러트리면서 도끼와 함께 건물 천장을 날려버렸다.

“달이 참 밝구나.”

밤하늘에 펼쳐진 보름달을 올려다 보며 중얼거릴 때 플로네가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너 결투한게 철옹성 실험하려고 그런거였냐?”

“내가 그나마 믿을수 있는게 철옹성인데 어디까지 통하는지는 알아 봐야지.”

“그건 그런데······ 너 만약에 안통했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준영은 당연한걸 묻는다는 듯 피식 웃었다.

“여기서도 못 써먹을 철옹성이면 인수합병 막는건 포기해야지.”

없던일로 해주겠다는 아가씨의 제안을 거부하고 결투를 고집한 이유였다. 주제를 알고 까불라는 소크라테스의 조언처럼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 통하는지 알아야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질수 있는거였으니까.

“후······ 패자는 말이 없는법. 내가 졌다. 죽여라.”

손가락이 제멋대로 꺽인 자신의 손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던 타도스가 씁쓸한 표정으로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초탈하게 눈을 감았지만 준영은 힐긋 한번 쳐다보고는 무시한채 직원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밥이나 먹자. 애 굶어 죽겠다.”

타도스는 무시당하자 준영을 노려보며 분노를 토해냈다.

“나 타도스! 명예로운 죽음을 요구한다!”

그 외침에 엘팜스 동맹원은 어쩔줄을 모른채 엉거주춤 서서 준영과 타도스의 눈치를 살피는데 준영은 귀찮은 표정으로 플로네를 향해 말했다.

“야. 니가 설명해.”

“아 왜 나한테 시키는데?”

“그럼 내가 내입으로 말하리? 쪽팔리게?”

“와! 쪽팔린게 뭔지는 알아? 철옹성의 다른말이 철면피 아니었어?”

플로네의 호들갑에 준영은 말없이 컴플레인을 꺼내들었고 플로네는 불리하면 컴플레인가지고 협박한다고 투덜거리며 타도스를 향해 날아갔다.

“야 뉴비새끼한테 당해서 쪽팔려 뒤질거 같은 심정은 이해하는데 여기 너 죽여줄 사람 없거든? 그러니까 딴데 가서 자살하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해.”

“크윽! 이 모욕은······”

“모욕이 아니라 진짜야. 준영은 게임으로 치면 만렙인데 모든 스탯과 스킬과 특성과 특전을 방어에 몰빵한놈 같은거야. 죽지 않는 대신에 공격도 못해.”

“아······ 그럼 다른 사람이라도······”

플로네의 말을 이해하고 탄식을 터트리던 타도스는 다른 사람이라도 자신을 죽여 달라 요구하려다 멍한 표정의 엘레나와 눈만 꿈벅거리는 팜팡가, 배고파 끙끙거리는 칼리번은 차례로 바라보곤 시무룩하게 고개를 푹 숙였다.



@



“가짜라는거 알지만 마음 아프네.”

배경 설정상 준영은 드라노스의 명문가 이자 거상이며 방계황가의 혈족이다. 즉. 준영이 거주하는 저택은 궁전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화려하며 역사적 가치를 가진 건축물이었고 실제 겨울철 추위를 피해 황제가 가끔 내려와 쉬는 별궁 역할을 했다.

그런 만큼 드라노스가 한눈에 보이는 산 중턱에 건설된 ㄷ자 형태의 건축물은 드라노스의 랜드마크라 할수 있었는데 신나게 철거 당하고 있으니 문화유산을 존중하는 준영은 가짜라는걸 아는데도 보고 있자니 불편했다.

“저거 화풀이 하는 거겠지?”

“화풀이 보다는 열심히 일하는 거지.”

죽일수가 없는데 죽을수도 없다는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하던 타도스는 곧 시스템이 아직 패배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는걸 깨닫곤 상황이 그리 불리한게 아니라는걸 알았다.

“하지만 이 상태로 가다간 저희가 패배합니다.”

엘레나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하자 준영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엘리전까지 하게 될줄은 몰랐지.”

타도스가 번 아웃의 생산공장에 들이닥쳐 깽판을 쳐대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즉 번 아웃의 공급이 끊긴 사이 살로만이 열심히 아편을 팔아대는걸 손가락만 빨면서 구경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제 어쩔거야?”

준영은 부른 배를 부여잡고 이쑤시게를 질겅거리는 플로네의 얄미울정도로 세상 편한 모습에 피식 웃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붕이 날아갈 정도로 큰 난리에 신고 받고 찾아온 경찰과 소방관은 슥 둘러보고 별거 아니라는 듯 그냥 가버리고 피눈물 흘려야할 식당주인은 칼리번의 식성을 고려한 대량 주문에 오히려 좋아했다.

진짜도 아닌 가짜세상. 불쾌한 골짜기처럼 소름이 끼칠 정도로 역겨워 진 준영은 이 게임을 빨리 끝내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된 이상 플랜 B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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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차원이동의 정석 +2 20.07.30 424 1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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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비지니스의 꽃 +2 20.07.17 457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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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플랜 B +3 20.07.01 556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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