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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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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20.01.0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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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8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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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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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5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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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차원이동물의 정석.

DUMMY

디저트나 과자라는 개념조차 없는 시대에 탄산음료와 쵸코파이는 마약이나 마찬가지였고 마약 딜러라 할 수 있는 준영은 도시 에스토아의 주인이자 절대 갑으로 신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확보했다.

신의 말씀보단 준영의 눈치를, 신의 목소리 보단 준영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일 수밖에 없었고 공짜로 먹을수 있는 사제들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받았다.

준영이 뿌려대는 먹거리를 공짜로 즐길수있다는 특권 아닌 특권에 취해 친위대로 변한지 오래인 교구장 이아손이 가장 대표적인 추종자였고 헤드릭은 마약의 유혹을 끊지 못해 괴로워 하는 중독자처럼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만 할뿐 유혹을 이기지는 못했다.

“이상한데······”

“뭐가?”

준영은 한 파레트 크기에 허리높이까지 싾은 금괴더미 위에서 제육덮밥 도시락을 처먹으며 시뻘건 고기국물로 황금을 더럽히는 이단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

“그게 뭐?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거 아니야?”

“이 동네 수준으론 뽑아 먹을만큼 뽑아 먹은거 같은데 이상하게 다들 여유가 남아 있는거 같아서.”

디멘션 워커들이 지들 편하게 살기위해 발전시킨 인프라 위주의 기술을 제외하면 채광기술도 제련기술도 현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원시적인 시대다. 아무리 많은 황금이 나온다 하더라도 지금쯤이면 다들 수중의 황금이 메말라야했다.

돈 떨어진 중독자가 돈 될만한거 다 팔고도 모자라 딜러한테 애원하는거처럼 부족한 황금이나마 가져와 애원하는 사람이 있을법 한테 이상하게도 그런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도시의 상류층이라면 이해가 가는데 일반 시민들 마저 망설임 없이 편의점에서 콜라 사먹듯 바꿔갈줄은 몰랐다.

“뭐야? 너 몰랐냐?”

플로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더니 곧 씨익 웃는게 물어보면 살살 약올리며 사람 열받게 할 표정이라 신경껐다. 이유가 뭐든지 돈이나 벌면 그만인데다 지금은 더 중요한 문제가 있었으니까.

“나 정도면 꽤 잘하는거 아냐? 그런데 왜 끝내라는거야?”

준영이 말을 돌리자 실망했는지 플로네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고용주가 만족했다고 그만하라는데 뭐가 문제야?”

“아쉬우니까 그러지.”

준영이 미련을 버리지 못한 표정으로 금괴를 매만지며 중얼거리자 플로네는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게 부족하다고?”

“당연하지.”

“아니 그렇게 모아서 뭐하려고?”

“몰라서 묻냐?”

준영은 짜증을 담아 플로네를 노려보았다. 빌어먹을 트라우마 때문에 짬처리 당한게 열받기는 하지만 인수합병 당하면 피곤해지는건 마찬가지라 나름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문제는 그럴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거였다. 종말의 시대때야 두발 쭉 뻗고 안심하고 잘 수 있는 방법이 철옹성 밖에 없었으니 인류 최후의 희망이자 방패로 전 인류가 단결해 철옹성 건설에 달라 붙었지만 지금은?

기껏 대가리 굴려 웃기지도 않는 적대적 인수 합병이에 대응할 계획을 만들었더니 시드머니로 쓰려던 자금이 훅 날아갔고, 준영을 잡아 죽일수 있다면 기꺼이 인류의 배신자가 될 준비가 돼 있는 회귀자들과 그 회귀자들을 쉽게 꼬드길수 있는 약쟁이와 사이비, 공무원이 준영을 엿먹일 기회만 노리고 있는데 철옹성주의 능력마저 사라졌다.

“야 솔직히 능력 사라진건 자업자득 아니냐?”

“그래서 넌 잘못이 없다고?”

준영의 서슬퍼런 시선에 찔끔한 플로네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여기 애들이 왜 황금이 많냐면 준영 때문이야.”

말돌리는게 뻔히 보이는데 나 때문이라니까 궁금해져 인상을 찌푸리며 계속 말하라는 듯 입 다물자 플로네가 신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중앙교단 입장에서 에스토아는 성지가 아니었다면 아예 포기하는게 이득일 정도로 더럽게 멀었고 위치 또한 척박한 촌구석에 불과했지만 각종 광물자원들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발견돼면서 사정이 변했다.

광물을 캐기위해 다양한 종족들이 몰려들어 광산 도시들이 만들어 지고 피요르드의 거미줄 같이 쭉쭉 뻗은 물길을 따라 활발한 무역이 이뤄지는 일종의 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됐다.

“잠깐만. 난 다른 도시 사람이나 다른 종족은 본적이 없는데?”

“그야 당연하지, 너 같으면 보자마자 도끼로 대가리 깨는 놈들이랑 사이좋게 지낼거 같냐?”

아······ 하긴 뭐 대화가 통해야 거래도 가능한거니까. 원래 미친놈은 피하는게 상책이라고 그랬다.

“일종의 왕따라는 거네?”

“전에는 그랬지.”

“왜 과거형이야?”

“지금은 황금을 원하는 애들이 몰래 몰래 다른 도시들과 거래를 하고 있거든.”

“헐? 이단들이랑 거래를 한다고?”

종교에 미친놈들의 생각지도 못한 행동에 준영이 황당한 표정을 짓자 플로네는 금괴를 손바닥으로 툭툭 치며 말했다.

“그러면 이 황금들이 다 어디서 나온거 같냐?”

“아니 이 세상은 황금이 별로 가치가 없어? 뭔데 황금이랑 교환을······”

말을 하다말고 준영은 황금과 교환할 물건이 있다는걸 깨달았다. 중세시대 후추가 같은 무게의 금과 교환된것처럼 이 세상의 입장에서 보자면 탄산음료가 담긴 PET병과 유리병은 보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와. 황금이 어디서 계속 튀어나오나 했더니 그런거였어? 그러고 보니 양이 더 작은데 PET병보다 병에든 걸 더 선호하던 이유가 팔려고 이거였네.”

유리도 대량생산이 가능해 지기 전까진 보물취급을 받았으니 투명한 유리병을 보면 누구나 눈 돌아갈게 뻔했다.

“같은 무게가 아니라 같은 크기로 바꾸더라.”

“헐.”

준영은 솔직히 이세상의 사람들을 만만하게 본걸 반성했다.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겠다 싶어서 손톱만한 금을 받고 팔았는데 그걸 무게도 아니고 크기로 바꿔먹다니.

신성한 독점의 정신을 훼손한 되팔렘들에게 뒤통수를 처맞았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 준영이 툴툴거리며 말했다.

“아니 이 좋은 사업을 같이 나눠먹지 치사하게 지들끼리만 해먹냐. 쯧. 상도덕이 없어.”

“그러니까 일반 신도들도 이단이라면 잡아 죽이는 종교의 사제한테 가서 이단들이랑 거래해서 황금 좀 땡겨 올건데 같이 할거냐고 물어봤어야 한다 이거지?”

플로네의 말에 준영은 자연스럽게 말을 돌렸다.

“고용주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하라고 한 이유가 이거였네.”

보물은 지킬 힘이 없는 이가 가지고 있으면 보물이 아니라 재앙이나 마찬가지였다. 유일신을 믿는 종교 자체가 다른 종교들과는 싸우자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는데 에스토아의 지리적 위치상 지금까진 굳이 건드릴 필요 없이 무시만 하면 싸울 일도 없어 여지껏 서로를 못본척 하며 지내왔을거다.

하지만 황금보다 더 귀중한 물건들이 이미 밀거래로 다른 도시들에 퍼져 나간이상 도적이나 도적을 가장한 놈들이 쳐들어오는건 정해진 일이었다.

극단적인 종교의 특성상 도시가 습격받으면 당연하게도 성전을 외치며 종교전쟁이 벌어질텐데 준영의 임무는 신화로 만들어질만한 이야기를 만드는거지 전쟁을 일으키는게 아니었으니 일 나기전에 튀어야 한다.

“언제까지 철수해야 되냐?”

“딱히 정해진건 없지만 왜?”

“마지막으로 한탕 해먹으려고.”

그래도 다행인건 당장 도적떼가 쳐들어올 일은 없을거라는 점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쳐들어올 도적들에게 털릴 정도면 진작에 망했을테니까.

“여기서 더 땡길 방법이 있다고?

질린 눈으로 쳐다보는 플로네를 향해 준영은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아주 고전적인 방법이 있지.”



@



다른건 다 황금을 받고 뿌렸지만 쵸코파이 만큼은 오직 예배당에서 예배를 본 인원들에게만 나눠주며 입장인원을 제한시키는 프리미엄 전략을 썼는데 신께서 즐겨 드신다는 쵸코파이는 오직 예배당에 입장한 인원들만 얻을수 있다는 이 특권은 당연하게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입장료를 폭등시켰다.

사실 준영은 몰랐지만 이단들과의 거래라는 위험한 수단을 쓰면서 까지 사람들이 황금을 긁어 모은 이유는 바로 금괴 하나로 까지 늘어난 입장료를 모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첫 예배 이후 사제들에게 일을 다 떠넘기고 황금만 받던 준영이 갑자기 다시 예배를 주관하겠다고 하자 다들 켕기는게 있다보니 불안한 표정으로 숙덕이며 준영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젠장. 이럴거 같았어. 어째 불안하더라니······ 설마 우리한테도 불똥이 튀는건 아니겠지?”

헤드릭은 불안한 표정으로 다리를 덜덜 떨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사람들이 황금을 구하기 위대 이단들과 밀거래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준영이 오기 전부터 에스토아라는 도시 자체가 다른 이단들과 밀 거래를 해 왔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게 더럽게 멀리 떨어진 중앙교단의 지원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도시를 유지하려면 이단들과 거래하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직접적인 대면 거래는 아니었다. 이단은 모두 쳐 죽이라는 교리를 우회해 필요물품 목록과 거래대금을 정해진 장소에 버리고 누군가 그 자리에 버리고간 자원을 주워서 쓰는 방법을 썼으니까.

하지만 준영이 등장하고 황금이 급속도로 소모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준영이 요구하는 황금을 구하기 위해 시민들은 이단들과 직접적인 거래는 물론 가격협상까지 벌이고 이게 돈이 된다는걸 안 몇몇 상인놈들은 다른 도시에 직접 방문해 경매를 여는 미친짓까지 벌였다.

선을 너무 씨게 넘은 상인놈들은 은밀히 처리했지만 소문이 퍼지는건 막을수 없으니 중앙교단의 귀에 들어가는건 시간문제였다.

감히 신께서 하사하신 성물을 팔아버리다니! 이건 도시 전체가 지옥불에 타오를만한 죄악이었다.

“글세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을거 같은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참 얄밉게도 태평스러운 이아손의 말에 발끈하며 소리치다 신도들의 눈초리를 의식에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추궁하자 이아손은 품에서 사이다를 꺼내 한 모금 마시곤 시원하게 트림을 하며 말했다.

“신께서 하사하신 이 음식들만 있으면 사악한 이단과 불신자들로 가득한 이 땅을 개종시켜 믿음이 충만한 성지로 바꿀 수 있어. 그렇게 되면 지방교구로 독립하는것도 꿈은 아니지.”

생각지도 못한 발상에 헤드릭의 눈이 커졌다. 확실히 이 음식들을 한번만 맛보면 이단들 조차 개종하고 신의 은혜를 찬양하며 회개하게 만드는건 일도 아니었다.

이아손의 사람 혹하게 만드는 제안에 지방교구의 사제장으로 권위와 명예를 상상하며 행복회로를 돌릴 때 쾅! 거칠게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준영이 예배당 안으로 들어왔는데 평소의 느긋한 걸음걸이와는 다르게 바닥이 쿵쿵 울릴정도로 거친 발걸음에 다들 바짝 긴장한채 준영을 바라보았다.

단상에 올라선 준영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채 눈치를 살피는 신도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본 사제는 여러분들에게 매우 실망했습니다.”

“······”

“다들 자기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말 안해도 다 알겁니다.하지만 사람은 살다 보면 죄를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는 거지요.”

그 말에 절망에 물들었던 사람들의 안색이 밝아졌다.

“하지만! 이번에 지은 죄는 단순히 회개한다고 해서 용서받을수 있는 죄가 아닙니다!”

쾅! 주먹으로 단상을 내려치며 소리치자 놀라 딸꾹질 하는 사람과 벌써부터 엉엉 줄며 잘못했다 소리치는 사람까지 나왔는데 잠시 소란이 가라앉길 기다린 준영이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신께서 직접 서명한 당신의 죄를 용서해준다는 서명이 들어간 면죄부! 죽어서 신앞에 갔을 때 이 면죄부 하나로 죄 하나를 용서받을수 있습니다.”

“······”

준영의 말이 이해가 안가는지 다들 멍하니 바라봤지만 준영은 신나게 홈쇼핑처럼 면죄부를 광고했다.

“그리고 내가 특별히 신이랑 얘기해서 이번에 준비한 상품은 특별히! 1+1! 면죄부 하나로 두 개의 죄를 용서받을수 있습니다!”

이제는 아무도 안속는 홈 쇼핑의 전형적인 판매 멘트들이지만 마케팅이 뭔지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사람들에겐 통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지은 죄는 물론이고 앞으로 지을 죄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면죄가 보장된 상품을 금괴 하나에 구할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작가의말

초반부 수정을 고민중인데 일단은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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