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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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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20.01.0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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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8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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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385

작성
20.06.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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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일하나 같이하자.

DUMMY

“······”

잠시 멍하니 서 있던 준영이 말없이 컴플레인을 꺼내들자 플로네가 낄낄거리며 말렸다.

“야야 진정해. 옜날에는 진짜 그랬다는 거야. 요즘은 총괄이사회가 구제금융 운영해서 다시 지성을 찾을수 있어.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수인족들이지.”

그 말에 준영은 마켓에서 스쳐가며 봤던 사람 얼굴에 동물귀, 꼬리를 가진 수인족에서부터 완벽한 짐승의 모습으로 사람처럼 행동하던 종족까지 다양한 수인족들을 떠올렸다.

“그게 한번 지성을 잃었다가 되 찾아서 그런거라고?”

“그러면 뭐 동물이 진화해서 사람이 된줄 알았냐?”

“어······ 원래 그런거 아냐?”

준영이 진화론을 떠올리며 중얼거리자 플로네는 낄낄 거리며 웃었다.

“딱 보면 알겠지만 수인족은 두 종류야. 털 북술북술한 7:3 수인족이랑 귀랑 꼬리정도만 있는 5:5수인족.”

그러고 보니 동물이 사람처럼 걷고 말하고 다니는 수인족이랑 덕후감성을 자극하는 귀와 꼬리로 일부 업계에서 흥분할 수밖에 없는 귀와 꼬리를 가진 수인족들이 있었다.

“어느쪽이 원래 수인족이냐?”

“그야 당연히 7:3이지. 5:5가 다시 지성을 되찾은 거야. 총괄 이사회가 생기고 나서 공공사업으로 한 일이 지성을 잃어버린 고객들을 구제하는 일이야.”

“공공사업? 니들이 복지를 한다고?”

준영이 너무나 안어울리는 말에 소름이 끼친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플로네도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알기로 총괄이사회가 막 생겼을 때 아직 세상이 어수선했다나봐. 그래서 소속이 없어진 디멘션 워커들 끌어들이려는 미끼로 만들어진게 구제금융이야.”

“어째 내 귀에는 아주 불합리한 거래처럼 들린다.”

준영이 퉁명스레 말하자 플로네는 잠깐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까지 총괄이사회에 목줄 잡혀 노예처럼 부림당하는 디멘션 워커들이 많았으니까.

그중에는 무려 구제정책 수혜1호로 창립멤버라 해도 과언이 아닌 디멘션 워커도 있었다!

“음······ 약간 그런감이 없잖아 있기는 하지. 그건 인정. 그래도 동족이 말도 못 알아 먹는 동물로 변해 사냥당하거나 도축되서 부위별로 거래되는 꼴을 보는거 보단 나을걸?”

그건 그렇지······ 준영은 어째서 총괄 이사회가 차원계의 지배자 소리를 듣는건지 이해했다. 막강한 자금력도 강력한 무기지만 만약 밉보였다가 혹시나 최악의 상황이 닥쳤을때 안 도와주면 끔찍한 꼴을 봐야 하니 알아서 한수 접어줄 수밖에 없는거다 이건.

“그런데 돈 빌릴수도 있는거냐?”

“시스템이 돈놀이를 싫어해서 크게 발전은 안했지만 그래도 나름 금융이라 할만한건 있어.”

“그러면 나도 대출좀 받자.”

그 말에 플로네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요정왕 플로네가 100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돈줄 정도로 웃긴 소리였다는 거네. 그것도 100포인트나.

“차원계에 금융이 크게 발전 못한 이유는 월 50% 복리이자를 시스템이 강제 적용해서 그래.”

“워······ 잠깐만. 연 50%도 말도 안돼는데 월? 그걸 복리로 받아 처먹는다고?”

복리의 마술은 빌려준 사람이나 빌린 사람이나 서로 다른 의미로 판타스틱이었다.

“우리가 정한게 아니라 시스템이 강제 적용하는거라니까?”

“그걸 누가 하냐?”

준영의 말에 플로네는 어깨를 으슥거렸다.

“다들 처음엔 그런말 하는데 지 똥줄 타들어 가면 다들 눈에 보이는게 없어져.”

“하긴 현실부정에 희망회로 돌리면 그럴만 하지.”

당장 눈앞이 급한 절박한 성황에 넓게 보란 말이 들릴리 없다. 지푸라기라도 붙잡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준영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시 이동하는데 이상하게 인적이 없었다.

“내가 길을 잘못든거야? 아니면 지금이 뭐 하는 시간이야?”

처음엔 재미있었지만 인기척 하나 들리지 않은 적막한 골목길이 계속 이어지자 뭔가 이상하다는건 쉽게 알수 있었고 준영이 보기에 그 원인은 하나 뿐이었다.

“왜? 뭐? 이거 나 때문 아니다. 원래 똥이 드르버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는게 아니라고.”

음? 잠깐 이해가 안돼 눈을 꿈벅일 때 플로네도 말이 이상한걸 알았는지 바로 부연설명을 늘어 놓았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이 동네에 더럽다고 해서 피하지 않을 정도로 갈 때 까지 간 시키들도 많다는 아씨! 이게 아닌데?”

“무슨 말인지 알았다 똥덩어리.”

“아니라고!”

“지입으로 말해놓곤.”

“아 똥덩어리 아니라고!”

“하긴 날아다니니까 플라잉 똥? 똥파리네.”

“아니라고! 하지마!”

플로네가 시뻘게진 얼굴로 날아와 시야를 어지럽히고 머리카락을 잡아 뜯는등 정신 사납게 하자 준영은 과장된 몸짓으로 파릴르 내쫒듯 손을 휘저으며 소리쳤다.

“어우 이놈의 똥파리는 어디서 날아온겨?”

“······”

“우냐?”

“······”

입을 앙다문채 노려보는게 더 이상 놀렸다간 진짜 울거 같아 준영은 말없이 낄낄거리며 걸었고 플로네는 토라진듯 준영의 어깨에 앉아 씩씩거렸다.

딱히 달래줄 생각은 없어 그냥 무시한채 점점 커져가는 인기척을 향해 걷던 골목길을 벗어나자 나타난 광장엔 꽤 많은 사람들이 붂적거리고 있었다.

“여기는 그래도 사람이 좀 있네.”

“흥! 인력시장 골목길이 원래 그런거야.”

“무슨 소리야?”

사람들이 모여 물물교환을 하며 자연스레 시장이 만들어 졌는데 행정구역이나 시설관리 따위가 없다보니 크고 작은 시장 수백개가 모여있는곳이 바로 마켓이었다.

건물들도 시장을 둘러싸는 형태로 지어져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보면 치즈구멍처럼 보일 정도로 골목길 구조가 미로처럼 복잡해졌다.

“이 복잡한데서 얼굴도 모르는 놈 약속한것도 아닌데 무슨 수로 찾아? 그래서 이력서 보고 직원 고용을 결정하면 인력시장의 골목길이 자연스럽게 면접자 한테로 인도하는거야.”

“그게······”

가능한거냐고 물어보려던 준영은 입을 다물었다. 죽은 사람도 살리고 회귀도 시켜주는데 이런거 쯤이야 그냥 보도블럭 까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겠지.

준영은 과연 자신이 찾는 직원이 누굴까 싶어 공터를 둘러보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준영보다 플로네가 먼저 찾았다.

“에휴. 저기있다.”

“어디?”

플로네의 손끝을 따라 고개를 돌린 준영은 광장 구석 의자에 앉아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여인을 보았다.

약간 뾰족한 귀에 차분하게 반짝이는 금발, 새하얀 피부가 진짜 보자마자 엘프가 떠오를 정도의 생김새에 몸매는 동인지스런 몸매라 오우야 소리가 절로 나았다.

준영의 시선이 여인에게 오랜 시간 머무르자 플로네가 음흉하게 웃으며 팔꿈치로 준영의 볼을 콕콕 찔렀다.

“짜식 그래 너도 남자다 이거지? 하긴 나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한때는 여신소리 듣던 여자니까 눈 돌아갈만 하지. 그건 인정.”

준영은 여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채 먼지 털 듯 플로네를 쫒아내며 말했다.

“그래서 저 여자가 엘팜스 동맹이라고?”

“엘팜스 동맹의 일원이자 엘프 일족의 열두 가지중 세 번째 가지인 엘드족의 엘레나. 한때는 잘나갔는데 지금은 보다시피 개털이야.”

“어째서?”

“그야 당연히 호구니까.”

“아······”

너무나도 납득이 가는 이유라 준영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는?”

준영이 엘팜스 동맹을 고용하려고 한 이유는 고용 대상이 동맹원이 아닌 구성원 전체여서였다.

구성원이라고 해 봤자 겨우 세 종족 뿐이었지만 종족 특성들이 준영의 입맛에 딱 맞춘것처럼 생각하고 있던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는데 필요한 능력이라 플로네가 아무리 난리쳐도 망설이지 않은거였다.

“미끼 상품이라는거야. 이쁘게 차려입고 처량하게 앉아있으면 3초 정도 머릿속으로 연애에 결혼에 자식보고 손자들한테 둘러싸여 아아 행복한 인생이었다. 상상하며 접근하는 뉴비들이 가끔 있거든.”

“그래서 낚시다? 백마탄 호구를 기다리는 거네?”

“근데 현실은 시궁창이라고 호구는커녕 징그러운 변태새끼들이나 꼬이는게 대부분이야. 저놈처럼.”

플로네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엘레나를 향해 한 남자가 다가가는게 보였다.

펑퍼짐한 몸매를 고급스런 옷감과 주렁주렁 달린 번쩍이는 장신구로 감춘 돼지는 어쩜 저렇게 딱 악덕 노예상인의 교과서처럼 생길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아오 저놈 저거 여전하네.”

생리적 혐오감을 감추지 않은채 노골적으로 경멸섞인 표정으로 남자를 노려보며 플로네는 소름이 끼치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는 사이야?”

“아는 사이까지는 아니고 호구들 꼬드겨서 불공정 계약 맺고 등골 뽑아먹는 새끼로 꽤 유명해.”

“계약을 뭘 얼마나 잘못했길래?”

“연예기획사와 연예인간의 불공정 계약보다 더 심한정도?”

“무슨 말인지 알겠다.”

간간히 터지던 뉴스에서 공개된 계약서를 보면 뭐 저딴 계약이 다 있냐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는데 그거보다 더 심한 조건이라면 그냥 노비문서수준일거다.

“근데 뉴비도 아닌데 그런 계약을 할리 없잖아?”

“그런 계약은 안해도 삐끼질은 할 수 있지.”

“삐끼?”

준영의 물음에 플로네는 시큰둥하게 엘레나를 턱짓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이쁘잖아.”

“이쁘긴 이쁜데 그게 왜?”

준영의 물음에 플로네가 정색을 하며 준영을 바라보았다.

“님 장난?”

“미안.”

미(美)라는건 그 자체만으로 보물이자 무기가 될 수 있다.호구도 눈이 있는데 악덕 노예상인이나 엘레나중에 누가 더 작업성공률이 좋을지는 계산 안해도 뻔한 일이었다.

천천히 엘레나를 향해 다가가자 돼지와 엘레나의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더이상 버틸수도 없을텐데 이제 그만 포기하지?”

“······거절하겠습니다.”

엘레나가 거절의 뜻을 내비치며 더 이상 대화하기 싫다는 듯 눈을 감자 돼지가 비릿하게 웃으며 엘레나를 유혹했다.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니까? 그냥 한번만 도와주면 된다고. 나 대신 계약진행만 해줘.”

“그건 사기입니다.”

“사기라니! 대리인 자격으로 계약을 대신 진행하는게 어떻게 사기야! 너도 여기서 호구들 낚으려고 앉아 있는거잖아! 다를거 없다니까?”

돼지의 말에 엘레나는 입술을 잘근 깨물며 암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게. 어차피 호구 작업 하는거면 다를거 없잖아?”

“자발적 호구를 기다리는건 낚시.”

“이건?”

“이쁜 여자랑 계약하는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노예상인이랑 계약 하도록 작업친거면 뭐겠냐?”

“사기네.”

“사기지.”

“어떤 새끼가 시비거는거야!”

준영과 플로네의 대화에 발끈하며 돌아선 돼지는 플로네를 보고는 움찔하더니 굽신거리며 손바닥을 비볐다.

“아이고 이게 누구야! 플로네님! 어쩌다가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오셨습니까?”

“너 나 아냐?”

“헤헤 전에 사업입찰 공고할때 한번 인사······”

“아 됐어. 니 뇌세포에 내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소름 끼치니까 지워라.”

“······풉!”

오우야 쟤 울겠다. 엘레나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리자 돼지의 표정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화를 낼수도 없고 그저 헤헤 거려야만 한다는 모멸감에 돼지는 일그러진 표정에 억지로 미소를 띄우며 허리를 숙였다.

“불쾌하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여기는 어쩐 일로······”

“볼일이 있어서.”

“······너한테 한말 아니다.”

이를 악물어서 뭉개진 음성과 매섭게 노려보는 시선에 준영은 일러 바치는것처럼 플로네를 바라보았고 플로네는 인상을 한껏 찌푸린채 마음에 안든다는 듯 짜증을 담아 말했다.

“야 볼일 있으니까 비켜봐.”

그 말에 살을 푸들거리며 뒷걸음질로 물러난 돼지를 뒤로한채 엘레나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엘레나는 살짝 희망섞인 시선으로 준영을 바라보았다.

“얼마야? 얼마면돼?”

“······”

예상치 못한 말에 엘레나가 당황한 기색을 보일 때 플로네의 짜증이 폭팔했다.

“그게 대체 언제적 대사야!”

“그래도 한때는 꽤 유명한······”

“공인아재증명서라도 발급해줘?”

“······”

상처받았다. 나름 적절한 상황과 타이밍이라 생각해서 친 드립인데······

“재미있는 농담이었습니다. ······농담 맞죠?”

“······”

“크헤헤헤헥!”

“아 감사합니다.”

엘레나가 애써 수습해주려다가 플로네로부터 사례를 받았는지 감사의 인사를 하자 준영은 컴플레인을 눌렀다. 절대 자기는 안줘서 그런건 아니었다.

[컴플레인이 감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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