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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헤라

나는 예쁜 아내랑 농사짓고 정령 키우면서 알콩달콩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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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베르헤라
그림/삽화
주5일연재
작품등록일 :
2024.05.08 13:45
최근연재일 :
2024.06.29 22:50
연재수 :
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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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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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0,267

작성
24.06.2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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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글자
15쪽

#050 결혼식

DUMMY

#050 결혼식


정소희와의 만남을 마친 뒤 밖으로 나가자 낯익은 시종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관장에게 조용히 묻는다.


"오늘도 만나러 가시겠습니까?"

"그래, 안내해 주게."


시종이 고개를 숙인 뒤 몸을 돌렸다.

신관장은 그의 뒤를 따라 조용한 왕궁을 걸었다.

시종이 그를 안내한 곳은 정소희가 머무는 궁의 일각으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장소였다.

청소하는 하인만 약간 드나든다.

그나마도 최근은 엄선된 소수의 인원만 출입하게끔 통제되고 있었다.

건물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자 줄지은 방 중 한 곳에 경비병이 서 있었다.

그 방에는 며칠 전까지 정소희의 호위를 하고 있던 남자가 갇혀 있다.

신관장과 시종이 가까이 가자 경비병이 조용히 말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조용했습니다만, 어제저녁에 탈출 시도를 한 번 했습니다. 식사할 때 뼈를 숨겨둔 모양입니다. 그걸 갈아서 무기로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이 방을 지키는 병사는 두 명으로, 12시간마다 교대로 일한다.

식사를 하인이 옮겨오면 경비병이 안으로 가져가는데 그때 문 뒤에 서 있다 공격했다고 한다.

마침 교대 시간이라 다른 병사가 밖에 있어서 무사히 제압했다.


"문을 열어라."


신관장 말에 경비병이 묻는 것처럼 시종을 보았다.


"미쳤기 때문인지 힘이 굉장했습니다. 지금은 묶어두었는데, 그래도 위험할지 모릅니다."

"괜찮겠습니까?"


이번에는 시종이 신관장한테 물었다.


"괜찮소. 만일 그가 덤벼도 스스로의 몸은 지킬 수 있으니."


신관장 말에 시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경비병이 문을 열자 의자에 묶인 호위가 멀리 안쪽으로 보였다.

초췌한 얼굴에 눈은 벌겋게 되어 있었다.

경비병 말대로 미친 사람으로 보였다.

신관장이 안으로 들어가자 방 문이 닫혔다.

호위는 처음에 신관장을 못 알아본 것 같다.

신관장이 몇 가지 질문을 했지만 제대로 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호위는 초점 없는 눈으로 뭔가를 중얼거리다, 문득 깨달은 것처럼 신관장을 보았다.

비로소 눈에 초점이 돌아오고 절실한 표정이 되었다.


"신관장님, 신관장님이시군요. 제발 성녀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그분께 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아니, 그분을 도와야 해요. 만나게 해주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신관장은 자기에게 매달리는 남자를 가만히 보았다.

초점은 돌아왔지만 여전히 눈동자의 빛이 흐려져 있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건 아니었다.

정소희 곁에 있을 때는 정상이었는데.


'무서운 능력이구나. 곁에서 멀어지면 폐인으로 만들다니.'


이 호위는 가장 먼저 정소희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은 남자다.

정소희가 교체를 원해서 한 번은 호위에서 뺐지만, 그녀의 능력이 어떤 건지 확실히 하기 위해 금세 다시 넣었다.

정상으로 돌아올까 싶어 성수를 남자에게 먹이거나 부어도 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기도도, 신전 고유의 마법도 소용없다.

이번에는 식사에 정령나무가 있는 곳의 썩은 물을 조금 넣었다.

싹이 나온 직후이니 혹시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소용없었던 것 같다.

정소희와 격리한 다른 남자들도 이 호위보다 덜하지만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었다.

계속 조금이나마 정소희와 접촉하는 알프 왕자만 정상이다.

신관장은 침울한 마음으로 방을 나왔다.


"폐하께 알현을 청해주게."

"예, 신관장께서 만나기를 원하면 곧바로 안내하라는 명을 받고 있습니다."


시종이 곧바로 앞장선다.

왕의 사실로 향하는 신관장의 마음은 돌을 채운 듯 무거웠다.


로몬왕은 식사 중이었다.

평소에는 왕비와 함께 식당에서 먹는데 오늘은 방에서 혼자다.

기분 탓인지 얼굴이 초췌해 보였다.


'아버지.'


신관장의 마음이 시큰하게 아팠다.

그걸 숨기며 조용히 일례 하자, 왕이 손짓해 부른다.


"이리 오너라. 혼자 식사하는 게 왠지 외롭던 참이다."


신관장이 테이블에 앉자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듯 시종이 그의 식기를 놓았다.

먹을 마음은 없었지만 왕이 권해 포도주를 몇 모금 마셨다.


"그래, 어떻더냐. 성녀의 능력에 관해서는 뭔가 알아낸 게 있느냐?"

"아주 적지만 다소의 발견이 있었습니다.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성녀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녀의 매료는 매우 강해서, 곁에 있을 때는 괜찮지만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어지면 남자를 미치게 합니다. 그러니 곁에 두는 남자는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왕이 계속하라고 눈짓했다.


"현재로는 매료에 걸리는 사람의 유형은 한정되어 있는 걸로 보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이성이 있는 남자나 사랑하지 않더라도 약혼 혹은 결혼한 경우 매료가 작용합니다."

"상대가 응하지 않는 사랑의 경우는 어떠냐."

"상대가 인지한 사랑이라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의 곁에는 여러 남자를 붙였다.

성녀의 다과회에 불린 남자 중 한 명은 집요하게 한 여성을 쫓아다녔지만 성녀와 자주 접촉하면서 완전히 관심을 잃었다.

상대방 여성은 그 남자의 구애를 계속 거절했지만 자기 가치를 높이기 위한 줄다리기였던 모양이다.

남자가 자기에게 구애하지 않자 당황해 그를 만나러 갔다 차가운 대접을 받았다.

그 남자와 비슷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으나 그는 매료에 걸리지 않았다.

차이점은 상대방 여성이 그 사랑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러모로 검토해 보았지만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판단했다.


"성녀의 능력에 약탈자라는 말이 붙어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약탈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 여성이 뭔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식하지 않으면 갖지도 않은 상태이니 빼앗을 수 없다.


"성녀의 매료는 신체를 접촉하면 할수록 더욱 강력해집니다. 여러 번 신체를 접한 남자와 단지 가벼운 만남만을 가진 사람은 그 정도가 매우 달랐습니다."


그녀의 근처에 있던 시종조차 몇 명은 영향을 받아 교체했다고 들었다.

시종장이 처리한 것이니 왕도 그 일은 알고 있을 것이다.

여성인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남자를 곁에 둔다면 정말 신중해야 한다.

왕이 곰곰이 생각하다 물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매료에 걸리지 않았느냐. 성적인 접촉은 없었다 해도 자주 그녀를 만났는데."


신관장은 입을 다물었다.

그가 망설이자 왕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뭔가 생각한 바가 있으면 말하라. 어떤 걸 발언해도 이 자리에서만큼은 용서하겠다."


신관장은 그래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아직 검증은 되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짐작이라 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

"제 생각에는 성녀를 성적으로나 이성으로 보지 않는 사람에게는 영향이 없는 것 같습니다."

"더 자세히 말해보라."


신관장은 조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를 들어 그녀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나에게 이로운 사물 정도로 여긴다면 매료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왕의 경우에는 확실하게 그렇다.

왕은 성녀를 인간이나 여성으로 보지 않고 어디까지나 나라에 이로운 한 가지 물건 정도로 여긴다.

겉으로는 인자해 보이지만 왕은 매우 냉정한 사람이다.

대놓고 그렇게 말하는 셈이라 신관장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그런가."


왕은 중얼거린 뒤 묵묵히 식사를 마저 했다.

혼자 생각해야 할 것이 많은 모양이다.

더 이상은 신관장에게도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래도 허락 없이 자리를 벗어나거나 일어날 수는 없어, 신관장은 포도주만 몇 모금 마시며 계속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식사를 마친 뒤 왕이 신관장을 보았다.

인자한 얼굴에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내가 성녀를 사물로 본다면, 그게 너에게도 통한다고 생각하느냐?"

"아니요."


신관장은 고개를 저었다.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다.

그 역시 왕에게는 뜻대로 움직이는 돌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걸 대놓고 말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런 아버지라도 그는 사랑했다.

비록 누군가에게는 탐욕스럽고 인정 없는 사람으로 생각될지 몰라도, 어린 시절의 그에게는 아버지가 위대한 왕으로 보였다.

그 생각은 자라면서 조금씩 현실에 맞게 변해갔지만 사랑만은 여전히 가슴속에 뿌리내리고 있다.

인간의 마음이라는 건 그래서 까다롭다.

신관장은 잠시 왕과 대화를 더 나눈 뒤 물러났다.

마지막 왕과의 대화로 그는 알프 왕자가 완전히 왕의 관심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첫아들로 지극히 사랑받는 것처럼 보였던 알프도 버릴 때는 한순간이다.


'나는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싶지 않아. 절대로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쓸모없는 인간으로 생각되어서는 안 된다.

조금이라도 더, 아버지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되어야 한다.

신관장은 주먹을 꽉 쥐었다.


* * *


"정말...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부끄럽습니다."


지크 아버지 워렌이 벌건 얼굴로 말했다.

그 옆에는 신부 중 한 명인 마리가 서 있다.

원래 결혼할 생각이 없었던 워렌이지만, 지크가 자꾸만 두 사람의 만남을 만드는 통에 호감이 생긴 모양이다.

결국 신부인 마리가 역청혼해 결혼하게 되었다.

이 결혼의 최대 공헌자인 지크는 나란히 선 두 사람의 가운데 서 있다.

지크 양손에는 워렌과 마리의 손이 각각 잡혀 있었다.

워렌과 마리는 사과보다 더 빨갛게 된 얼굴로 서로 반대 방향을 보았다.

두 사람이 너무 부끄러워해서 앞에 서 있는 내가 다 부끄럽다.


"선생님, 신부님은 이제 우리 엄마예요."


지크가 싱글벙글 웃으며 말하자, 조금 떨어져 서 있던 남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아직 아니야."

"결혼을 해야 진짜 부부가 되는 거지."

"내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구!"


마지막에 소리친 남자는 겁보였다.

기가 막혀 쳐다보자, 겁보가 우거지상을 한 채 고개 숙였다.


"이제 기회 없어요."


내 말에 겁보가 정말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었다.

지크 아버지와 마리는 오늘 결혼한다.

그래서 모두 마을회관에 모여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지.

하지만 아직도 포기하지 못한 바보가 있는 모양이다.

신부가 잘못 선택할 수도 있으니 적어도 세 번은 확인해야 한다든가, 더 강한 남자가 여자를 얻는 게 순리니 워렌에게 승부를 걸겠다고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


"자, 그럼 결혼식을 시작합니다. 모두 조용히 하세요. 특히 거기, 이상한 거 소리치는 분, 조용하세요."


내 말에 마을회관 안의 소란스러움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누군가가 훌쩍거려서 쳐다보니 겁보가 울고 있었다.

옆에서 꼬마대장과 아이들이 울지 말라고 위로한다.

근처에 있던 마을 여자가 어처구니없는 듯 보더니 겁보 등을 세게 쳤다.


"남자가 이런 걸로 울면 쓰나. 다음에는 어떻게든 신부를 쟁취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어야 남자지."


우리 마을은 여자들이 씩씩하다.

사람들이 큰 소리로 웃는 걸 다시 한번 조용히 시키고 나는 워렌과 마리를 보았다.


"오늘 이 맑고 좋은 날, 우리는 두 명의 남녀가 부부가 되는 장소에 와 있습니다."


조용한 가운데 내 목소리가 마을회관 안으로 울려 퍼졌다.

내가 이 결혼식의 주례다.

이 세계 평민은 마을에서 태어나 마을에서 결혼해 아이를 낳고 결국 마을에서 죽는다.

평생 마을 밖으로는 나가본 적 없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이 세계에서 촌장은 마을 대소사를 결정하는 사람이며, 때로는 영주를 대신해 판결하는 판사이고, 신분증명서와 혼인 증명서를 발행하는 관공서 역할도 한다.

신전이 없는 마을에서는 촌장이 장례식도 주관한다고 들었다.

당연히 주례도 선다.

나도 아직 결혼 못 했는데.

사람들 분위기가 이상한지 팝콘이 내 머리에 있다 워렌과 마리에게 날아갔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서로 반대 방향을 보는 사람 얼굴을 왔다 갔다 한다.

지크가 환한 표정으로 팝콘을 보고 말했다.


"정령님이 축복했으니까 이제 결혼했어요? 우리 엄마 됐어요?"

"아직 아니야!"


겁보가 울부짖으며 외치자, 마을 사람들이 요란하게 웃는다.


"빨리 진행해야지, 지크 목이 빠지겠네요."


누군가 말하자, 아이들이 겁보 입으로 손을 뻗었다.

울음소리를 막으려는 모양이다.

아이들 행동에, 겁보가 몸을 조금 굽혀 손이 닿게 해주었다.

아이들에게 입을 막힌 채 겁보가 억울한 표정으로 워렌과 마리를 보았다.

조금 바보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나는 흠, 하고 목청을 가다듬은 뒤 입을 열었다.


"신랑 워렌은 신부 마리를 건강할 때나 아플 때도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하겠습니까?"

"예."


워렌이 대답하자 지크 눈이 별처럼 반짝반짝한다.

아이의 흥분이 옮았는지 팝콘도 평소보다 반짝거렸다.

사람들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행복한 아이는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든다.

나도 미소 지으며 이번에는 신부를 보았다.


"신부 마리는 신랑 워렌을 건강할 때나 아플 때도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하겠습니까?"

"...."


신부는 너무 긴장하고 부끄러웠는지 말을 하지 못했다.

답답했는지, 아니면 빨리 대답하지 않으면 결혼이 취소된다고 생각했는지, 지크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대신 외쳤다.


"네! 선생님!"


마을 사람들이 큰 소리로 웃는다.

그 덕분에 마리도 긴장이 조금 풀린 것 같다.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대답을 기다리자, 신부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 네."


나는 신랑 신부와 마을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오늘 서로 사랑하는 워렌과 마리는 모든 사람 앞에서 평생 고락을 함께 할 것을 맹세하였습니다. 나는 이 두 사람의 결혼이 진실되고 원만하게 이루어졌음을 엄숙히 선언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박수 친다.

팝콘은 무슨 일인가 싶어 피피 울며 사람들 위를 돌아다녔다.


"이리와, 팝콘아, 네 차례다."


내가 부르자 팝콘이 날아온다.


"두 사람에 정령의 축복을."


내가 신랑과 신부를 향해 말하자, 마치 알아들은 것처럼 팝콘이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피! 피피피!"


팝콘이 가느다란 팔을 열심히 허공에 휘두르자 작은 빛이 두 사람 머리로 쏟아졌다.

일부러 연출한 건 아니지만, 진짜 축복을 주는 것 같다.

워렌과 마리가 깜짝 놀라 눈을 뜨고, 지크가 환하게 웃으며 팝콘을 향해 외쳤다.


"감사합니다, 정령님! 아이 많이 낳을게요. 열 개 낳을 거예요."


사람을 셀 때는 '명'이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그걸 지적하는 건 멋없는 일일 거다.

마을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신랑과 신부가 자리에 앉자, 사람들이 음식을 안으로 들여왔다.

이 세계에서도 원래는 신랑과 신부가 손님을 대접하지만, 우리 마을은 아직 가난하다.

개인이 뭔가 대접할 만큼 부유하지 못했다.

결국 십시일반 사람들이 음식을 모아 결혼식을 치렀다.

그래도 모두 기쁘고 즐겁다.

모두가 웃고 있었다.

마음이 부유한 느낌이다.

지크도 계속 아빠와 엄마 사이에 앉아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부디 행복하기를....'


나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정령에게 정말로 힘이 있다면, 혹시 진짜 축복을 줄 수 있다면, 부디 저 가족이 앞으로 행복할 수 있게 도와주기를.


"피!"


팝콘이 지크 머리 위에서 엉덩이를 삐딱하게 내민 채 묘한 포즈로 서 있다.

사람들이 이목이 지크에게 집중되자 거기에 한몫 끼려는 것 같다.

뒤늦게 오렌지와 푸딩도 그쪽으로 가는 바람에, 잠시 정령과 새, 슬라임의 자리다툼이 이어졌다.


'이런 게 행복인가.'


왠지 눈물이 날 것 같다.

다음에는 나도 결혼하고 싶다.



작가의말

240627 오타를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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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0 결혼식 +12 24.06.26 1,612 91 15쪽
49 #049 팝콘도 엄청 대단한 칭찬받고 싶다, 피이 +11 24.06.25 1,593 94 13쪽
48 #048 역시 슬라임은 최약체였어 +8 24.06.24 1,619 83 13쪽
47 #047 힘들게 구해온 감기약 +13 24.06.23 1,674 9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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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7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면 날개 달린 걸 타면 되지 +8 24.06.13 1,793 8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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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3 나 팝콘, 지금 거미줄 속에 있어 +7 24.06.09 1,898 8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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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025 악역영애 마그리트 +9 24.06.01 2,304 8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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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023 잔인한 마법사 +8 24.05.30 2,252 90 13쪽
22 #022 이상한 힘이 생긴 것 같다 +4 24.05.29 2,241 80 12쪽
21 #021 용기를 내도 오줌 쌀만큼 무섭다 +6 24.05.28 2,285 8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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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5 정령과 함께 개척지로 +6 24.05.12 3,916 96 12쪽
4 #004 정령의 축복 +9 24.05.11 4,305 120 12쪽
3 #003 팝콘 같은 게 튀어나왔다 +14 24.05.10 4,991 115 12쪽
2 #002 이세계에 와버린 것 같다 +15 24.05.09 6,724 101 12쪽
1 #001 애인이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했다 +23 24.05.08 7,905 14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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