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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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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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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54
추천수 :
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7.1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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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WGRS - In the past(3)

DUMMY

여자긴 여자였다만 동생과 다른 점이 있었다. 일단 동생은 단발 컷이었지만 그 여자는 긴 생머리였고 무엇보다 키가 컸다. 흔히 말하는 누님이었다. 아름다운 생김새 역시 한 몫 한다면 한 것이다. 그런데 동생이 중요한데 뭐냐?

나는 동생을 찾아야 한다고. 물론 눈에 호강이 되는 여자가 등장한 건 나쁘지 않지만, 여기에 있다며?

“넌 뭐야?”

여자가 기분 나쁘다는 듯 말했다. 나는 당장 할 말을 찾지 못해 허둥거렸다. 으, 이런.

“여기에 있다고 한 적은 없는 데요.”

뒤에서 한숨을 흘리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준수 녀석이었지만 이때의 내가 알 리는 없었다.

“뭐?”

내가 되묻자 남자는 빙긋 미소 지었다.

“당신에겐 정보가 잘못 제공되었군요. 사과가 필요하나요?”

“말을 이상하네 하는군. 필요 없어.”

“그렇습니까.”

정중히 물러나는 남자. 여자는 내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제멋대로인 그 여자 덕분에 우리가 무슨 이 고생인지 모르겠네. 그나저나 여기서 자리 옮기자.”

…?

“놀이기구 입구에서 뭐하는 거야.”

그제서야 나는 흠칫 놀라며 주변을 살폈다. 안내원이 매우 걱정이 가득 찬 얼굴로 우릴 보고 있었다.

이때는 왜 저러고 있나 싶었다. 빨리 비키라고 하든가, 안전 요원을 부르든가, 어쨌든 무슨 조치를 취해야지, 생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녀석들의 막강 초 파워 권력 앞에 안내원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쩔쩔 맨 게 아닌가 싶다. 나도 이 녀석들의 재력에는 정말 두 손이 들어지니까.

우리는 자리를 옮겼다. 공원 내의 조용한 분위기의 카페였다. 남자는 미소만 짓고 있었고 여자는 메뉴판을 보고 먹을 것이 없다는 둥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나는 어째서 내가 여기 있는 건가, 고민하며 경직된 채 입을 다물고 있었다. 빨리 동생을 찾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졌다.

“저, 저기….”

그래서 어떻게든 자리를 뜨려는데,

“너, 먹고 싶은 거 없어?”

여자가 다그치듯 물었다. 나는 얼떨결에 대답해버렸다.

“아, 아, 아이스티요.”

대충 대답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료였다.

“그래, 여기 아이스티 세 잔이요.”

종업원에게 그렇게 요구한 뒤 여자는 나를 응시했다. 뭐지.

“뭔가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은데?”

감이 좋은 여자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애랑 매우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어.”

에?

“아니, 걱정과 근심은 빨리 털어버리는 것이 좋아. 넌 어떤 근심이 있니?”

나보다 나이는 많이 보이는 아름다운 누님의 질문에 난 꿀꺽 침을 삼켜버렸다.

“여기에 같이 온 도, 동생이 실종됐어요. 갑자기 사라져서…”

절망스럽다는 말을 이었다. 그때 종업원이 아이스티를 들고 왔다. 각자의 앞에 잔이 놓였고 남자는 우아하게 잔을 들어 한 입마시고 입을 열었다.

“흐음, 당신은 역시 다른 사람을 찾고 있었던 거군요.”

당연하지. 무슨 오해를 했던 거냐.

“그럼 과연 당신의 동생은 어디 있을까요.”

의미심장한 멘트를 던진다. 꿍꿍이라도 있는 건가.

“경위가 어떻게 되나요? 당신의 동생이 사라진 경위.”

남자는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지 않고 말했다. 나는 한 기분 나쁜 녀석과 부딪치고 바로 동생을 찾았지만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파에 섞여 사라진 것 같네요.”

그, 그렇겠지?

“그럼 적어도 유괴나 사전 공작은 아닐 겁니다. 실수로 헤어진 거군요.”

쿠쿡, 작은 웃음소리를 흘린다. 뭐가 저리 즐거운 거지.

나는 기분이 나빠져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보낼 이유도 없다고.

“바보 같은 소리만 하고, 난 가겠어.”

“그럴 게 아니라 같이 찾아보는 것이 어때요?”

당당하게 선언하는 목소리.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남자는 한 손에 핸드폰을 쥔 채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우리 쪽은 이미 찾았거든요. 당신도 대충 알고 있던 거 아닙니까? 우리가 누구를 찾고 있었다고요.”

그런 것은 내 알바가 아니라고.

“너무 그러지 마세요. 한 방에 당신의 동생이라는 분을 찾게 해드릴 테니까요.”

뭐?

나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핸드폰을 쥐고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 남자는 탁, 핸드폰을 소리 나게 닫고 남아있던 아이스티를 비워낸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에게 말했다.

“이제 우리도 일어나죠. 그리고 조금 도와주도록 할까요?”

그러자 여자는 귀찮다는 빛이 역력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 반응은 뭐냐.

“알았어. 알았다고. 난 그냥 노동력 충당 아니었어?”

“하하, 너무 그러진 마세요.”

남자는 빙긋 웃었다.

“가도록 할까요?”




같이 찾아주겠다는, 그것도 한 방에 찾아주겠다는 말은 고맙기도 하지만 전혀 신빙성이 없는 말이었다. 이거 불안해서 어떻게 하나.

그러나 나 혼자서 이 넓은 곳을 아무리 돌아다녀도 찾기는 힘들 것 같았고 이미 시간도 매우 늦은 것도 같아 어쩔 수 없이 협력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악, 이대로 못 찾고 돌아가면 부모님을 어떻게 볼 것인가. 내 스스로도 앞으로 매우 괴로워 할 것이 틀림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찾을 것이다. 동생아, 기다려라!

잃어버린 가족은 반드시 찾아야 하는 법이니까.

“그래서, 어떻게 한 방에 찾겠다는 거야?”

나는 불안에 가득 찬 목소리로 남자에게 물었다. 남자는 길거리를 느긋한 걸음 거리로 걸으며 팔짱을 꼈다.

“음, 일단 정보를 얻을 필요는 있겠군요. 실종된 동생의 이름이 뭐였죠?”

…?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난 동생의 이름을 남자에게 말해주었다. 그는 다시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연락을 했다.

“음, 저입니다. 조금 도와주셨으면 해서요.”

그렇게 남자는 누군가와 잠시 통화를 했다. 옆에서 같이 걷는 여자는 연신 웃기만 했다.

나의 의혹은 깊어져만 가는데,

“이제 됐습니다.”

핸드폰을 닫고 주머니에 넣으며 남자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남은 일은 느긋하게 공원 내를 산책하는 것뿐이군요.”

듣기만 해도 여유가 넘치는 그의 목소리와 태도를 보며 나는 순간 허탈해졌고 어이를 상실했다. 야, 이 녀석.

내가 가늘게 뜬 눈으로 째릿 노려보자 남자는 후훗, 어깨를 으쓱였다.

“너무 그렇게 보시면 무섭습니다. 저를 믿고 기다리시면 됩니다. 믿어주세요.”

너를 어떻게 믿냐고 다그치려고 했지만 이 상황에선 달리 취할 행동이 없었다. 애초에 스스로 찾는 것을 포기한 마당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었다. 젠장.

나는 어깨를 떨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얼굴이 살짝 기울어졌다. 흐음. 음. 불안하긴 하지만 뭐, 믿어보자. 만약 못 찾았을 땐 어떻게 혼내줄 지를 미리 생각해 둬도 나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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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에 다시 올리는군요. 성실 연재가 필요한데 도무지 시간이 안 나네요; 그러면서 게임 할 건 다 하고 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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