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36,745
추천수 :
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6.17 21:10
조회
366
추천
2
글자
9쪽

WGRS - 제 8장(25)

DUMMY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미젠다 씨와 나라 씨의 부모님들이 좀 의심이 된다고 했죠?"

음, 그렇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입술을 깨물며 가늘게 뜬 눈을 허공에 고정시켰다. 그 일로 혼란스러웠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저 마음 속에 눌러놓고 있을 뿐이다. 아니, 미젠다와 나라를 믿고 있는 거겠지.

"당신의 그런 마음은 충분히 '우릴' 놀라게 하고도 남았습니다. 그 두 사람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대하더군요."

"우리는 뭐냐?"

"말 그대로의 우리입니다."

무슨...?

"모두이지요. 모두."

"자세히 좀 설명해봐라."

이준수는 후훗,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추운 듯 무릎에 올린 손을 비비적거렸다.

"아리야 씨도, 저도, 진래 씨도, 에드워드 씨도, 미젠다 씨와 나라 씨도, 모두가 말입니다. 거기에 교장이라는 의외의 인물이 끼어들은 것은 의외의 요소이긴 했습니다."

아니, 잠깐만.

나는 흠칫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그럼 다 알고 있었다는 거야? 모든 걸 알고 있었으면서 나한테 일부만 설명하고 반응을 살핀 거야?"

나의 외침에 준수는 손가락을 흔들며 혀를 찼다.

"그렇게 나쁜 짓은 하지 않아요. 반응을 살핀 것은 그저 이번 일 뿐입니다."

"이번 일이란 건 혹시 그거냐?"

"네. 이번의 습격 사건이었습니다."

으음, 음?

"정은 씨의 의뢰를 받았다고 했죠?"

점점 의문만 깊어지네.

"맞아."

나직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준수는 빙긋 웃었다.

"그녀의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닙니다. 다만 그녀가 들은 '사실'이 거짓인 것이었죠."

내 앞의 잘생긴 남자는 설명을 계속했다.

"우리는 아리야 씨를 노리는 세력을 D2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리치 그룹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욕심 많은 자들이지요. 불행히도 미젠다 씨와 나라 씨의 부모님도 그러했습니다. 대표적으론 제리 씨가 있겠군요. 아무튼 이번 2차 음모 속에 D2엔 많은 사람들이 가담해 있었습니다. 이 리치 스쿨의 교장 선생님도 그것을 알고 이대로 넘어가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함정을 팠습니다만, 어떻게 됐을까요?"

두 팔을 벌리며 여전히 빙글거리는 이준수. 흐응.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모르겠는데?"

"이해가 쉽게 설명해드리죠."

그러면서 녀석은 주머니에서 종이와 펜을 꺼냈다. 준비성이 너무 좋은 거 아니냐? 마치 나한테 설명해주기 위해 준비한 것 같잖아.

"여기 D2와 당신을 포함한 '우리'와 각각 아리야 씨와 교장을 놓도록 하죠."

열심히 손을 움직인 결과 종이엔 네 개의 점이 생겼다. 준수는 줄을 그어 D2에서 아리야 쪽으로 이었다. 그 행위를 반복하였다. 굵은 선이 생겨났다.

"D2는 이렇듯 지속적으로 아리야 씨를 노렸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우리'의 노력으로 모두 수포로 만들었죠. 당신도 잘 알겁니다."

그 말에 난 음, 긍정의 의사를 내비쳤다. 당연하지, 잘 안다. 쌍둥이 형제의 학교 침투는 물론 제리의 납치 사건을 비롯해 외국에서까지 벌어진 암살 사건을 모두 겪었다. 아, 생각하니까 비참해진다. 베이고 쓰러지고, 난 그런 일 밖에 하지 못했지.

"너무 자책하진 마세요. 그 희생 덕에 지금의 아리야 씨가 있는 거니까요. 예전에 비하면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엉? 난 전혀 모르겠는데?"

"글쎄요. 요새 자주 화를 내는 일이 줄어들지 않았나요? 그리고 당신은 잘 모를 테지만 그녀는 요즘 사교 파티에 자주 나온답니다. 참고로 말이죠. 그녀는 당신이 옆에 있어주길 줄곧 바랬답니다."

무슨 소리야.

"경호원인 셈이죠. 지켜주길 바란 겁니다. 그런데 뭐, 좀 어정쩡하게 일이 진행되나 싶었는데 이번에 당신이 멋지게 고백을…"

"그만!"

나는 녀석의 입을 막았다. 어째서 이 녀석이 알고 있는 거냐. 아니, 나라가 알고 있는데 이 녀석이 모르면 이상한거지.

"어쨌든 아주 잘 된 일입니다. 상품 받으셨죠? 이번 마지막의."

"이거 말인가?"

무료 입장권? 비슷한 카드를 꺼내어 보여주었다.

"그것만 있으면 OK입니다. 아리야 씨와 언제나 함께 있어도 괜찮습니다."

헤에?

"파티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이 당신에게도 주어진 셈이죠."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설명이나 해줘. 자꾸 삼천포로로 빠질래?"

내 핀잔에 준수는 멋쩍게 웃었다.

"아, 이거 죄송합니다. 그만 다른 길로 빠졌군요."

이어지는 헛기침.

"으흠, 다시 설명하자면, 운동회 때 적들이 숨어들어와 아리야 씨를 저격한다거나 그런 건 없었습니다. 다 거짓말이죠. 실상은 단 두명의 소수 인원이 행하는 기밀 작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은 내부에 있는 법, 정보가 새나갔죠. 그 남자를 기억하시나요? 독침을 쏘던 남자."

기억하지.

"그 남자가 우리 편에 서주었거든요. 이거 정말 멋지게 D2들의 뒤통수를 때린 거죠. 그렇기 때문에 우린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별다른 대책도 필요 없었습니다. 보건 선생님만 만일의 부상에 대비해 배치해 둔 것이 다입니다."

으흥?

그런가. 어째 독침 남자랑 보건 선생, 짝짝꿍이더라.

"정은 씨만 불쌍하면 불쌍한 겁니다. D2들에게 거짓 정보를 듣고 자신의 오빠가 죽었다는 사실 조차 이용당했으니까요. 그녀의 감정은 농락당한 겁니다."

나는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렇구나.

"이번 주말에 그녀가 당신을 찾습니다. 이걸 받으시죠."

준수가 내민 종이엔 정은이 쓴 글씨체로 보이는 글자로 예의 철쇄 공원이라고 써져 있었다. 거기서 또 만나는 건가.

"자, 설명을 계속하죠."

아직 끝난 게 아니었냐.

준수는 힘차게 손을 들어 펜을 종이에 갖다댔다. 선은 교장과 '우리'로 이어졌다.

"진작에 정보를 갖고 있던 교장은 우리와 협력했습니다. 이번 학교 경내의 모든 행사 진행과 보안 및 유지가 모두 그의 손에서 처리됐습니다. 우린 힘들이지 않고 함정만 파놓으면 됐죠."

아, 머리가 아프다. 잘 좀 정리해줘.

"그런가요."라며 나긋한 목소리로 지껄이고 난뒤 준수는 볼펜으로 D2를 짙게 칠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D2들은 리치 그룹의 간부들로 미젠다 씨와 나라 씨, 제리 씨의 부모님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포함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아리야를 지속적으로 노렸지만 결국 다 실패했죠. 모두 '우리'의 노력 덕분이라고 아까도 말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당신은 당연 돋보였죠. 또 이번에 당신의 반응을 살폈다는 것은 당신이 얼마나 아리야 씨를 지키려고 노력하는지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죄송한 일이지만 교장이 막무가내로 주장한 거라서 말이죠."

그놈이 문제였던 거냐.

"그래도 뭐, 그 덕분에 이번 일이 해결된 거죠. 이것도 이미 말했던 거군요. 그러니까 이번에 우리는 D2의 꼬리를 확실히 잡았으므로 그들의 뒤를 칠 수 있게 된 겁니다. 아시겠나요? 추가로 당신은 아리야 씨와 Love get이니 열심히 해보시는 것이…"

닥쳐. 나는 준수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탁 치고 앉혔던 몸을 다시 일으켰다. 준수는 따끔한듯 이마를 매만졌다.

"아프군요."

"아프라고 때린거야."

"내가 정리해볼까. 결국 이런 거잖아? 잘 해결됐다."

"뭐, 그렇군요."

"뭐야. 귀찮게 이리저리 돌려 말하고 있어. 시간 아깝게."

나는 준수의 손에서 볼펜으로 도배된 종이를 빼앗아 쫙 찢어버렸다.

"이런 건 다 필요없어. 난 어차피 니들 세계 따윈 신경 안 쓰기로 했으니까. 왜냐하면 난 서민이거든."

"……………."

준수는 말없이 날 쳐다보았다.

"그래도, 서민이라도 감정엔 솔직해지고, 책임이라는 것에 사명을 다해야지."

"그런가요."

"당연하지."

힘차게 말한 뒤 발을 움직였다. 아리야의 방으로 돌아가자. 분명히 아직도 파티를 하고 있을 것이다. 몇몇이 고주망태가 되어 흐늘거리고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안 봐도 뻔하단 말이야.

"이번 주말에, 그 작은 아가씨와 이야길 잘 해보세요."

뒤에서 준수는 날 따라오지 않고 나직이 말하고 있었다. 왜 안 오냐고 물으려다가 그냥 손만 들었다. 따로 갈 길이 있는 모양이지.

"뭔가 찜찜한데."

나는 발걸음을 옮기며 아래턱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고개를 갸웃햇다. 뭐냐 이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굳이 한 마디 하자면, 발은 날아갈듯 홀가분하고 어깨는 깃털처럼 가볍다. 라고 해두겠다.

----------------------------------------------------------------

허억, 허억....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WGRS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8 WGRS - The end(완결) +3 09.08.16 581 3 11쪽
87 WGRS - In the past(6) +2 09.08.07 345 3 8쪽
86 WGRS - In the past(5) +5 09.08.02 284 2 7쪽
85 WGRS - In the past(4) +3 09.07.26 362 2 8쪽
84 WGRS - In the past(3) +4 09.07.19 397 2 8쪽
83 WGRS - In the past(2) +3 09.07.12 329 2 7쪽
82 WGRS - In the past(1) +2 09.07.05 404 2 8쪽
81 WGRS - 제 8장(27) +6 09.06.28 487 2 13쪽
80 WGRS - 제 8장(26) +5 09.06.20 330 2 9쪽
» WGRS - 제 8장(25) +4 09.06.17 367 2 9쪽
78 WGRS - 제 8장(24) +2 09.06.14 393 2 8쪽
77 WGRS - 제 8장(23) +5 09.06.07 331 2 7쪽
76 WGRS - 제 8장(22) +5 09.06.06 393 2 8쪽
75 WGRS - 제 8장(21) +4 09.06.04 386 2 8쪽
74 WGRS - 제 8장(20) +4 09.05.31 295 2 6쪽
73 WGRS - 제 8장(19) +2 09.05.30 315 2 7쪽
72 WGRS - 제 8장(18) +2 09.05.30 405 2 7쪽
71 WGRS - 제 8장(17) +7 09.05.10 220 2 11쪽
70 WGRS - 제 8장(16) +5 09.05.05 381 2 9쪽
69 WGRS - 제 8장(15) +7 09.05.02 417 2 7쪽
68 WGRS - 제 8장(14) +6 09.04.29 292 2 7쪽
67 WGRS - 제 8장(13) +4 09.04.26 344 2 8쪽
66 WGRS - 제 8장(12) +4 09.04.23 392 2 8쪽
65 WGRS - 제 8장(11) +5 09.04.19 403 2 8쪽
64 WGRS - 제 8장(10) +4 09.04.16 377 2 7쪽
63 WGRS - 제 8장(9) +3 09.04.12 372 2 9쪽
62 WGRS - 제 8장(8) +4 09.04.09 422 2 7쪽
61 WGRS - 제 8장(7) +6 09.04.05 365 2 8쪽
60 WGRS - 제 8장(6) +5 09.04.02 377 2 9쪽
59 WGRS - 제 8장(5) +6 09.03.29 401 2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