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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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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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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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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5.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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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WGRS - 제 8장(19)

DUMMY

삼각으로 진 벽에서 각각 그런 놈들이 줄지어 나타나고 있었고 곧 그들은 우릴 포위했다. 그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와 소리쳤다.

"뭐하는 짓들이냐. 얼른 아가씨를 내놔라!"

…?? 얘들이 지금 뭐라는 거지. 마치 자기들이 백이라는 듯이 말하네. 주객전도란 말이 이럴 때 쓰이는 건가?

"배신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실망입니다."

뭔 개소린지 헬멧을 쓴 남자가 계속 지껄여댔다. 나를 손가락으로 척 가리키곤,

"어서 쳐라."

명령을 내린다. 그와 동시에 검은 헬멧들이 순식간에 달려들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싸우세요. 적들입니다."

여자가 그렇게 말했고 난 얼떨결에 몸을 움직였다. 아리야가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던 것 같지만 정신이 없어서 그만 잊혀지고 말았다. 나는 앞으로 달려나온 헬멧에게 몸통 박치기를 한 다음 사타구니를 걷어 차 버렸다. 아리야게 배운 특수 기술이다. 크리티컬이 뜰 시에 기절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내가 그리 싸움을 잘 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곧 밀리고 말았다. 게다가 놈들은 곤봉 같은 것도 가지고 있어서 난 잔뜩 얻어맞아야 했다. 그런 나와 달리 여자는 긴 다리로 잘도 발차길 날리며 싸운다.

"죽어라!"

검은 헬멧이 곤봉에 얻어맞고 쓰러진 날 향해 발을 들어올렸다. 그런데,

"우악?!"

그 녀석이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뭐지?"

내가 고개를 들자 저 담 위에 누군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 녀석은 흰색 전통 예복에 기다란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저게 또 뭔 꼬라지인가 하고 난 화부터 났다.

입에는 뭔가 대롱 같이 생긴 무언가를 물고 있었다. 곰방대는 아닐 것 같다. 거리는 꽤 가까운 편이라 유관도 식별이 가능했다. 길게 기른 검은 머리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잘 생긴 미남자였다. 그는 대롱을 입에 문 채 어깨를 으쓱였다.

"우리의 동료입니다. 걱정 마세요."

그, 그런가?

나는 또 얼떨결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전세는 역전이었다. 옆의 여자나 내가 빈틈을 보이거나 뒤에서 치려는 녀석이 있으면 바로 담 위의 남자가 처리를 해주었다. 입에 물고 있던 건 발사기 같은 거였는지 훅- 훅- 거리며 뭔가를 발사해댔다. 독침이 아니길 빌며 털썩 털썩 쓰러져대는 검은 헬멧들을 쳐다보았다. 마취제인가? 죽은 것 같진 않았다.

"마취제 맞습니다."

여자가 살며시 설명해주었다. 음, 그런가.

곧, 상황은 정리가 되었다. 수십여 명이 단 세 명에게 모두 당했다. 뭐, 담 위의 저 남자 덕분이지만 어쨌든 무찔렀다. 후우.

"아리야. 괜찮아?"

"괘, 괜찮긴 한데, 아무래도 뭔가 이상한 것 같아."

뭐가?

"그, 그게…"

뭔데.

순간 무언가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흠칫 놀라며 고개를 뒤로 돌렸고 뒤에선 하얀 가운이 보였다.

"이런, 이런. 방심하셨어요. 진호 군."

빙긋 웃고 있는 가벼운 인상의 남자는 리치 스쿨의 보건 선생이었다. 여전히 이름은 불명.

평소 이 사람과 알고 지내는 사이긴 하지만 썩 가까운 사인 아니기에 별로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이자가 여긴 왜 나타난 걸까. 그리고 자세가 딱…

털썩, 보건 선생은 다이빙 자세로 넘어지더니 바로 일어났다. 발차기 하는 자세로 내 바로 뒤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방금 엄청난 위기였다구요. 어쩌면 이렇게 바보스러울 수가 있나요?"

뭣이라?

"일단 이걸 드시죠."

보건 선생은 품에서 보온병을 꺼내 컵에 물을 따라 내게 건내주었다. 이건 또 뭐냐.

"물을 드시며 정신을 안정시키세요."

나는 냅다 그걸 받아 마시고 다시 내밀었다. 뭐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녀석이 물을 매우 좋아하는 건 알고 있거든.

"쳇. 빨리도 방해하러 오는군."

문득 내 앞에 서있던 여자가 입술을 깨물며 한숨을 내쉬었다. 보건 선생이 말했다.

"당신은 방금 마취 침에 당할 뻔했어요. 뒤에서 적이 쏘는 것도 모르셨습니까."

아니,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는데? 그리고 저 여자가 지금 뭐라는 거야?

아무래도 보건 선생이 발차기 자세를 취하고 있었던 것은 내 추측인데 저 담 위에 앉은 남자가 뭔가를 쏘았고 그걸 발로 차서 막아준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아, 역시 내 이해력.

잠시 잘난척을 하는데 보건 선생이 작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저 여자는 적입니다. 적이라고요. 음,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뺨을 긁적이는 것도 잠시, 바로 자세를 고쳐잡는다.

"당신이 저 여자를 상대해주세요. 전 뒤에서 여유롭게 침이나 쏴대는 들고양이를 잡겠습니다."

그, 그래. 아니 잠깐만. 더 설명해줘. 어떻게 된 거야? 이게.

"적이라니까요. 저 여자."

저 여자가?

"그렇습니다. 아마 리치 그룹 소속일텐데, 자세힌 모르겠군요. 뭐, 그런 건 조사해보면 알테지만."

우리가 이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여자는 후훗 웃고는 품에서 가면을 꺼내 썼다. 앗, 저 가면은?

나는 정은의 뒤를 호위하던 가면 쓴 검은 양복들을 떠올렸다. 그 중 금발에 장신의 여자가 있었는데 이 여자인 것 같다. 아니, 그 여자인 것 같은 게 아니라 그 여자가 맞다. 어떻게 된 거지?

바로 생각은 정리됐다. 한 마디로 난 저 여자에게 보기 좋게 낚인 것이다.

내가 우매했기 때문에, 적이란 것도 못 알아보고 바로 넘어간 것이다. 그래서 아리야도 뭔가 캥기는 반응을 보였던 것이도 검은 헬멧들이 쓸데없는 소릴 늘어놓았던 것이다. 아, 어째서 난 이렇게 바보스러울까. 아니면 이런 세계는 신경 쓰지 않기로 한 내 정신 상태에서 나온 도태일까.

어쨌든,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빠져나갈 생각이나 하자. 후회하는 것은 나중이다.

"내가 왜 가면을 쓰는 줄 알아?"

여자가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 게 뭐야."

"가면을 쓰면 살인을 하는데 좀 더 쉬워지거든. 자신이란 존재에게 뭔가 껍데기를 씌우고 다른 녀석이 눈앞의 일을 해내고 있는 것 같거든. 후훗."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헛소리나 하는군.

"자, 그럼 간다!"

여자는 재빠르게 내게 달려왔다. 뒤에선 보건 선생이 담 위의 남자를 향해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난 이 여자와 정면승부를 벌어야 아리야를 데리고 구출할 수 있다. 왜 이런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는 몰라도 내가 우매했기 때문이다. 이 어리석은 녀석!

나는 옆의 아리야에게 나직이 말했다.

"그럼 갔다올게."

"윽…."

아리야는 미처 뭐라고 말을 하지 못했고 난 바로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싸움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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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2편입니다. 성실 연재 계속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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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WGRS - 제 8장(25) +4 09.06.17 366 2 9쪽
78 WGRS - 제 8장(24) +2 09.06.14 393 2 8쪽
77 WGRS - 제 8장(23) +5 09.06.07 331 2 7쪽
76 WGRS - 제 8장(22) +5 09.06.06 393 2 8쪽
75 WGRS - 제 8장(21) +4 09.06.04 386 2 8쪽
74 WGRS - 제 8장(20) +4 09.05.31 294 2 6쪽
» WGRS - 제 8장(19) +2 09.05.30 315 2 7쪽
72 WGRS - 제 8장(18) +2 09.05.30 405 2 7쪽
71 WGRS - 제 8장(17) +7 09.05.10 220 2 11쪽
70 WGRS - 제 8장(16) +5 09.05.05 381 2 9쪽
69 WGRS - 제 8장(15) +7 09.05.02 417 2 7쪽
68 WGRS - 제 8장(14) +6 09.04.29 292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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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WGRS - 제 8장(9) +3 09.04.12 37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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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WGRS - 제 8장(7) +6 09.04.05 365 2 8쪽
60 WGRS - 제 8장(6) +5 09.04.02 37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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