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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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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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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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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RS - The end(완결)

DUMMY

…마법 학교는 아닐 테고.

“멍청아, 리치는 rich! 부자!”

“그러냐?”

역시 시큰둥. 알 바가 아니다. 그런 나의 태도는 당연히 김현지에게 화를 불러일으켰다.

“정말 무드라곤 눈곱만큼 도 없네!”

콱 내 발을 밟는다. 아얏?!

참고로 아리야에게 다져지기 전까지 여자를 대하는 방법은 동생을 다루는 것과 비슷했다. 얌전히만 있으면 고맙고 시끄러운 건 질색이다. 그냥 조용히만 있어다오. 이런 모티브다.

훗,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웃기다만, 이때 알아채지 못 한 것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해본다. 김현지는 대한민국의 암울한 교육 제도에 실망해 그와는 다른 리치 스쿨에 가려고 했던 것이고 결국 갔다. 거기서 나에게 고백을 하기도 하며 여러 일들을 벌이긴 하지만… 이때에 알았다면 난 신이다. 다신 만난 일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참 아이러니하다. 아, 어쩌다가 내가 리치 스쿨에 가게 됐더라? 그렇지, 제리 때문이다. 그 녀석, 아리야를 괴롭히는 악당 짓만 진득하니 했다. 해외로 추방(?)당해 근신 중이라는데 나중에 아리야한테 물어봐야겠다. 신기하게도 그런 제리에게 한 가지 감사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그 녀석 덕에 리치 스쿨이라는 곳에 내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 일로 나는 180도 변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살짝 방관자 같은 말투와 태도는 그렇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 점에 대해선 확실하게 말하지. 고맙다, 제리!

…네 덕에 아리야를 만났으니까.



“야.”

문득 들려온 날카로운 목소리에 향수가 물씬 배어나는 과거 회상을 멈춘 나는 퍼뜩 고개를 들었다.

“뭐하고 있는 거야?”

뭐하긴, 잠깐… 멍 좀 때려봤어.

“이 바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는 아리야의 핀잔을 들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애초에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쯧, 입을 우물거리며 불평을 늘어놓자, 저만치서 팔짱을 끼고 있던 이준수 녀석이 후훗 웃었다.

“증거 사진을 찍으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니, 내 말은 이걸 할 필요도 없거니와 왜 해야 하며 애초에 이런 짓을 하게 된 이유도 없었다고.”

이봐, 따질 건 엄청 많아. 설명 좀 해주면 고맙겠다만. 내 특기잖아? 응?

“음, 그건 말이죠. 근엄하신 교장의 명령에 따른 것입니다.”

“그게 이거냐?”

“증거 사진 찍기라고 했잖아요.”

나와 이준수가 한창 다투고 있는데 방긋 웃고 있는 진래의 옆에 서있던 미젠다가 소리쳤다.

“이것저것 따질 것이 어딨어? 그냥 와서 찍어! 재밌을 것 같은데 뭐.”

저기요, 전 아니거든요.

“저 바보는 정말 분위기 탈 줄을 몰라.”

팔짱을 끼고 있던 엘리샤가 날 매섭게 노려보았다. 나는 흠, 미간을 찌푸리며 정면에 서있는 이름 모를 고급 메이커의 사진기를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어서와. 너에겐 용사의 길이 열려있다.”

에드워드 녀석이 건방지게 소리쳤다.

“필요하다면 물이라도.”

보건 선생이 손에 보온병을 든 채 말했고 그 옆에선 김준 선생이(내 담임) 눈을 빛내고 있었다. 저건… 무슨 의미일까.

“꼭 찍어야 돼? 이렇게 단체로 모여서?”

“증거사진이라니까.”

아리야가 설명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도 약간은 불만이 서려있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투다. 그렇게 교장의 권위가 강력한가. 어디 한 번 저항해보는 것은 어떨까.

“저… 저도 여기 있어야 하나요?”

나에겐 오랜만에 등장하는 민현. 두려움이 가득 나타나는 얼굴로 모두의 눈치를 보고 있다. 아, 괜찮아. 오히려 네가 있어서 나는 만족이다. 동료라고, 동료.

“외부 손님으론 정은 아가씨도 초청해 놓았답니다.”

야, 걘 또 왜 불렀어?

“공주님은 많을수록 좋지요.”

이봐.

“재밌을 것 같잖아.”

나라가 준수의 편을 든다. 나는 한숨을 내쉬는 것 밖에 달리 할 짓이 없었다.

“그래, 어쩔 수 없지.”

나는 아리야와 함께 일행들이 서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사진이나 찍자. 정말 어쩔 수 없군.

이 사진은 증거 사진으로서 단체 사진이다. 그, 어떻게 된 것이냐 하면 준수의 말을 빌려보자.

“당신에겐 아주 막대한 임무를 주겠어요.”

교장이 웃으면서 이런 소릴 지껄였다고 한다. 이에 준수는 그보다 더 활짝 웃으며,

“무슨 일이죠?”

이에 질세라 교장은 더욱 활짝 웃는다.

“학교 운동회가 화려하게 막을 내렸고 이제 남은 것은 가을에 할 학예회에요. 즉, 학교 축제지요.”

“호오, 그거 말입니까. 이미 준비를 해나가고 있던 참입니다.”

“훌륭합니다. 그래서 말이죠, 당신은 연극단을 하나 꾸렸으면 합니다.”

준수는 이 말에 조금 흠칫 했다고 한다.

“연극단이요?”

“그래요. 연극단이요. 아주 멋지지 않습니까?! 장르는 공주들을 둘러싼 음모와 그녀들을 구하려는 멋진 용사! 어떻습니까?”

“에, 별로 나쁘진 않군요.”

“그렇죠? 그럼 당장 실행하도록 하세요. 누구누구를 연극 멤버로 꾸며야 할지는 말 안 해도 알겠죠?”

…이렇단다. 이 말을 듣고 나는 교장의 음모가 아닐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교장이 쓸데없는 생각을 한 것이다.

“저도 몰랐답니다.”

준수가 어깨를 으쓱인다. 뭐, 됐어.

“자, 모두들 활짝 웃어주시길.”

나는 흘낏 옆에 서있는 김현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브이를 하고 있었다. 그 옆에 선 엘리샤는 뿌루퉁한 얼굴, 완전 새침 모드.

“무슨 생각 했는 지 대충 알 것 같아.”

문득 김현지가 말했다. 난 살짝 놀랐다.

“뭘?”

“네 동생 없어졌을 때지?”

그걸 어떻게 알았지?

“바보냐, 네 얼굴에 다 나와 있어. 가끔 생각에 빠져있으면 무슨 생각 하는 지 다 보이는 게 너야.”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나는 크으, 패배의 고배를 마신 기분으로 다짐했다.

“그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야. 솔직히 감동했어.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니.”

그러냐.

“나와 첫 만남을 기억하고 있다는 거잖아.”

그럼 이준수는 기억하고 있을까? 나는 살며시 저만치에 서있는 이준수를 쳐다보았다. 그는 내 시선을 발견했다.

“뭐, 무슨 일이라도?”

아니, 아니다. 서둘러 정면으로 시선을 보냈다. 사진기가 곧 작동되며 플래시를 내뿜을 것이다.

“후, 기쁘다. 아직 나, 포기 안 해도 되는 거지?”

그러면서 김현지는 내 팔을 둘러 감았다. 으앗, 거부하기 힘든 감촉이 느껴진다. 곤란하게!

“왜, 이러면 안 돼?”

그, 그건 아니지만….

“그럼 할래. 팔짱 정도야 뭐.”

바보야, 내가 걱정하는 것은…

“야, 뭐하는 짓이야.”

아니나 다를까. 불에 타는 듯한 아리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현지와는 다른 쪽 옆에 선 아리야가 김현지를 노려본다.

“이게… 어디서 꼬리를 쳐?”

“어머, 뭐라는 거야? 나약한 꼬마 아가씨는 절로 가세요. 난 멋진 공주 역할을 해줄 테니까. 그거 알아? 연극에서 용사가 구할 공주는 딱 한 명이래.”

어이, 넌 내용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냐? 난 전혀 몰랐는데.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왜냐? 얘는 날 구하러 올 거거든!”

아리야는 질세라 내 남은 손을 확 껴안았다. 이러면 사람 곤란해진다. 아니, 잠깐만. 누가 용사라고? 난 그런 거 할 마음 없다! 그냥 엑스트라만 시켜줘도 만족이라고!

“저 바보들….”

엘리샤의 가시가 뻗친 중얼거림. 나는 생존의 위협을 느껴야만 했다. 너무 위험하잖아, 이거.

“하하하, 인기 폭발이구나, 진호! 그냥 나도 공주나 해볼까?!”

미젠다는 폭소를 내뿜고 진래는 여전히 미소 모드, 나라는 미젠다를 따라 깔깔거렸다. 잠깐만, 미젠다가 공주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역할을 한다는 거냐?!

“젠장, 나도 용사를 할테다.”

에드워드 녀석이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였고,

“서로 싸우면 학생부로 끌고 갈 줄 알아.”

오랜만에 담임이 입을 열었으며,

“나, 난 빠지고 싶어!”

민현이는 계속 겁에 질려 있었다.

“자, 그럼 플래시가 터집니다. 모두 활짝 웃으시길!”

마무리는 건방지게도 이준수가 했다. 이봐, 내가 마무리 하려 했다고! 원래 마무리는 주인공이 하는 거야.

“그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뭐야?

그러는 사이 플래시가 터져버렸다.

“리치 스쿨 연극단 탄생 만만세!”

그렇게 소리친 것은 진래였다. 누, 누님?!

결국 사진에 찍힌 모습은 이러했다. 화를 내며 고개를 내민 내 모습과 그 양 옆으로 내 팔을 붙잡고 옥신각신하는 김현지와 아리야. 팔짱을 낀 채 새침 모드인 엘리샤가 그 옆. 깔깔 거리며 웃고 있는 2인방인 나라와 미젠다. 만세 자세로 손을 올리고 있는 진래. 미소로 마이 페이스를 유지 중인 이준수, 겁에 질린 민현과 어깨동무를 하며 힘차게 울부짖는 표정의 에드워드. 보건 선생과 담임은 나란히 선 채 사진의 구석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연극에 선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 거였냐? 뭐, 여긴 리치 스쿨이니까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진 말자고.

후, 이런 웃기지도 않은 사진을 찍게 될 줄이야. 왜 나는 화내는 자세가 아니면 안 되는 거냐. 아니, 무엇보다 연극 따윌 왜 해야 하는 건데!!!


이후의 일은 여러분의 자유로운 상상에 맡기겠다. 나는 이만 여기서 이야기를 마치고자 한다. 누군가가 이건 너무나 오랫동안 살아남았다고, 이제 슬슬 완결해야 하지 않겠냐고 주문을 거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 녀석에게 진심으로 항의하고 싶긴 한데 그건 나만이 아니길 간절히 빌겠다. 그리고 이준수가 과연 놀이 공원에서 있었던 일을 알고 있는가. 이 의문에 대해서도 자유로이 상상해 보길 바란다. 내 생각으론 아마 알고 있을 거라고 본다. 알고 있으면 짐짓, 말은 안 꺼낸 것이겠지. 역시 건방진 미소 쟁이다. 거기서 이준수와 정체불명의 여자가 찾고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도… 한 번 알아서 상상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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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었군요. 아, 그나저나 드디어 완결 지었습니다!! 아주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문피아 연재 생활 중 처음으로 완결을 지은 거거든요. 자랑스럽기도 하고, 여운이 남습니다. 으음, 이를 어찌하나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주인공이 참 이리저리 고생이 많은 녀석입니다. 또 고생길을 한도 끝도 없이 펼쳐놓고 제 멋대로 완결을 지어버렸어요. 아하하, 미안합니다. 주인공에게. 뭐, 그래도 이게 그 녀석 컨셉이니까요.

음, WGRS는 이걸로 끝이고요,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작품을 연재할 지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전 언제나 글을 쓰니까요. 뭐, 시간이 될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럼, 또 어디선가 뵐 수 있길. 전 리자드 킹입니다.

-WGRS 완결-

-얼마 후에 완결란으로 이동시킬 겁니다.

-WGRS의 뜻은 [White Girl Rich School]의 약자 모음입니다. 작중 내에서 말할 기회가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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