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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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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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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34
추천수 :
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5.3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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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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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WGRS - 제 8장(18)

DUMMY

"…………."

나는 꽃을 꼭 손에 쥔 채 아무 말이 없는 아리야를 돌아보고 뺨을 살짝 긁었다. 뭔가 꺼림칙하네. 아니, 나쁜 뜻은 아니고 뭔가 느낌이 다르달까 왜 이러지.

아리야 녀석은 꽃을 받은 후부터 이렇게 아무 말도 없다. 젠장, 내가 다 쑥스러워지게 말이다. 더욱이 뒤에서 이준수랑 나라가 짝짝꿍이 되어 날 쳐다보며 수군대고 있었는데 다 들린다고 이것들아.

그리고 내 옆에서 이를 부득부득 갈며 팔짱을 낀 채 걷고 있는 녀석도 조금 짜증이 난다. 어이, 에드워드. 마음은 이해가 가겠는데 그래봤자 소용 없다고.

앞으로 있을 마지막 경기나 신경 쓰자. 그것만 끝나면 운동회는 끝나니까. the end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우리는 이준수의 안내로 공터의 정 중앙으로 나오게 되었다. 따로 차려진 세트장이라거나 그런 건 없었지만 앞에 마련된 단상엔 천막이 쳐져 있었고 거기엔 역시 교장을 비롯한 선생들이 자릴 잡고 있었다. 이준수는 그들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인 다음 우릴 보고 입을 열었다.

"자, 이제 이번 운동회의 하이라이트인 파이 던지기가 남았습니다. 이 대회의 특징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 말고 모여있던 다른 녀석들도 이준수의 말에 집중한다.

"파이는 여기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무 걱정 없이 던지시면 되겠습니다. 승리 조건은 간단합니다. 파이를 가장 많이 뒤집어 쓴 사람이 승리자입니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말이죠. 단, 특별상이 있습니다. 이건 파이에 가장 적게 맞은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각 수상자에겐 여기, 교장 선생님께서 직접 수상할 예정입니다."

뭐냐, 그런 건. 결국 파이를 많이 쳐맞거나 맞지 않는 녀석이 상을 타는 거잖아. 둘 중 하나라면 난 차라리 맞지 않는 쪽을 선택하겠다. 하지만 그건 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느낌인데.

벌써 주위에서 파이를 들고 서로를 쳐다보는 녀석들을 돌아보며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에드워드 녀석이 날 쳐다보고 있다. 야.

나는 후, 한숨을 내쉰 다음 아리야에게 살짝 귓속말을 했다.

"우린 여기서 살짝 빠지자. 파이는 녀석들끼리 다 뒤집어 쓰라고 그래."

다른 녀석들에겐 미안하지만 내 마음은 이 여자아이에게 파이를 맞히기 싫기 때문이다. 이 녀석을 특별상 후보로 만들어보자.

"응? 어, 으응!"

화들짝 놀라는 아리야는 어깨를 움츠리며 내 뒤를 따랐다. 아,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저기, 진래."

파이를 양 손에 든 채 웃고 있는 무서운 누님에게 다가갔다. 진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신가요?"

"부탁인데, 에드워드에게 파이 하나만 던져주세요."

"싫어요. 전 진호 군에게 던질 건데요?"

아니, 그런 게 어디 있어.

"부, 부탁입니다."

"흠, 그럼 조건이 있어요."

"네? 뭔가요?"

"아리야를 잘 좀 챙겨주세요. 아시겠죠?"

네? 아, 네에. 뭐 그런 것 쯤이야.

"그런 것 쯤이야가 아니에요. 제대로 대답하세요."

나는 자세를 바로 잡았다.

"네. 알겠습니다."

"네, 좋아요. 에드워드 군은 제가 맡도록 하죠. 오늘 참 고생하겠는데요."

하하, 그렇겠죠.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난 척, 손을 들어 경의를 표한 다음 아리야의 손을 잡고 냅다 뛰었다. 어딘가에 숨어있는다면 파이 세례는 피할 수 있으리라. 이런 바보 같은 경기에 참가하는 건 싫다. 조용히 구석에서 구경이나 하자.

"가자, 아리야."

"……!?"

아리야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이미 출발한 터라 그녀의 대답소린 들려오지 않았다.

나와 아리야는 공터의 가장자리로 달렸고 나무와 벤치가 구조를 이루고 있는 구석으로 갔다. 일단 아리야를 벤치에 앉힌 다음 그 옆에 내가 앉았다. 어째서 이럴 필요까지 있을지, 뭔가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가끔 이렇게 폭주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테니까.

파이 던지기 라는 바보 대회에 참가할 마음이 별로 없어서도 모르겠지만 이번에야 말로 확실하게 하자는 내 마음에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 확실히 해야지.

"저기, 아리야!"

내가 소리치듯 말하자 아리야는 흠칫 놀라며 날 쳐다보았다. 왜 그러냐는 얼굴로.

나는 침을 한 번 삼킨 다음 입을 열었다.

"예전에, 내가 노래 불렀을 때 있지?"

"으, 응."

"그때, 난 그 노래로 말하고자 했던 게 있었어. 넌 몰랐지?"

"모, 몰랐나. 그럴 걸."

아리야는 꽃을 든 손을 가볍게 흔들며 입술을 오무렸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래. 모르는 것 같더라. 난 지금도 그렇지만, 노래로 말하고자 했던 게 뭐냐하면…"

그때 쿵, 소리와 함께 누군가 내 앞으로 떨어졌다. 응? 뭐야.

"아리야 아가씨군요. 지금 큰일입니다."

라고 지껄이며 손을 내미는 녀석은 금발 머리가 긴 장신의 여자였다. 가만, 어디선가 본 것 같다?

"뭐가 큰일인데요?"

내가 묻자 여자는 손을 내저었다.

"미리 예고됐던 대로 괴한들이 몰래 잠입하고 있습니다. 방어망을 뚫은 것 같아요."

잠시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잠깐만, 그렇다면 에드워드와 이준수가 손을 써놨다고 했는데 방어망이 뚫렸다는 것은 적들이 침입에 성공했다는 건가?

"그런 셈이죠."

그런 셈?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벌떡 일어났다.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봐."

"일단 따라오시죠. 여긴 위험합니다. 이쪽으로."

잠시 아리야를 쳐다보았다. 아리야는 무척 겁에 질린 얼굴로 내 팔을 꽉 붙잡았다. 이제 지칠만도 하지. 그래, 나도 짜증이 날 정도다. 언제까지 아리야를 노려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알았어."

뭔가 수상한 여자였지만(난데없이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니까) 일단 따라가기로 했다. 난 잘 모르지만 뒤에서 일이 벌어지는 건 일상다반사가 되어가고 있었으니까. 별 달리 신경 쓸 건 없을 것이다.

이런 정신이 불행을 불러올지도 모르고 나는 여자를 따라갔다. 여자는 우리가 있던 자리에서 건너편 구석까지 이동했다. 순순히 그 뒤를 따랐는데 자꾸 뭔가 불안함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곧 적들이 오는 건가?"

뒤에서 의문을 제기하자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오네요."

음?

리치 스쿨의 웅장하면서도 거대한 담을 바로 앞에 둔 채 여자는 멈춰섰고 곧이어 벽에서 로프가 떨어지더니 온통 검은색 옷을 입고 얼굴엔 헬멧을 쓰고 있는 특수 부대 티가 나는 녀석들이 로프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이, 이게 뭐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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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WGRS - 제 8장(26) +5 09.06.20 329 2 9쪽
79 WGRS - 제 8장(25) +4 09.06.17 366 2 9쪽
78 WGRS - 제 8장(24) +2 09.06.14 393 2 8쪽
77 WGRS - 제 8장(23) +5 09.06.07 331 2 7쪽
76 WGRS - 제 8장(22) +5 09.06.06 393 2 8쪽
75 WGRS - 제 8장(21) +4 09.06.04 386 2 8쪽
74 WGRS - 제 8장(20) +4 09.05.31 294 2 6쪽
73 WGRS - 제 8장(19) +2 09.05.30 314 2 7쪽
» WGRS - 제 8장(18) +2 09.05.30 405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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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WGRS - 제 8장(16) +5 09.05.05 380 2 9쪽
69 WGRS - 제 8장(15) +7 09.05.02 417 2 7쪽
68 WGRS - 제 8장(14) +6 09.04.29 292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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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WGRS - 제 8장(6) +5 09.04.02 37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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