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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선화 님의 서재입니다.

다 부르지 못한 노래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김한나
작품등록일 :
2017.11.20 09:18
최근연재일 :
2017.12.17 22: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978
추천수 :
4
글자수 :
79,679

작성
17.12.1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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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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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민석, 생일 맞다

오르쉐에서의 첫 만남 그리고 유다희와 강민석의 학교 캠퍼스의 두번 째 만남으로 그들은 서로 사랑하게 된다.




DUMMY

결혼 후 민석의 첫 번째 생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다희는 친정 엄마에게 그의 생일 날짜를 알려주면서 걱정스런 얼굴이 되었다.

“ 뭘 걱정하니? 옛날부터 사위사랑은 장모라는 말 있는데... 엄마가 아주 근사한 식탁을 차릴게.”

“ 엄마가? 그럼 난 마음 편히 먹기만 하면 되는 거지?”

“ 한남동에 기욤 이라는 프랑스 빵집이 있더라. 전화해서 생일 케익 주문해.”

“ 알았어 엄마. 우선 인터넷으로 보고.”

다희는 인터넷으로 기욤 빵집을 찾았는데 한남동과 청담동에도 있었다. 그래도 집에서 가까운 한남동 빵집으로 전화를 해서 생일 케익을 주문했다.

“ 엄마 주문했어. 여기 와 봐요. 마카롱이 있고 네모난 케익인데 자줏빛이 예뻐서 이걸로 했어요. 그리고 여러 가지 마카롱도 주문했어요. 엄마.”

“ 그래. 보기에 좋은 게 맛도 있다고... 잘 했다.”

생일 이틀 앞두고 엄마는 여러 가지 음식들 준비에 바빴다. 사실 딸에게 큰소리는 쳤지만 내심 걱정이 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다희와 친정 엄마는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오피스텔에서 그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만들고 있었다. 사실로 말하자면 모두 친정엄마의 솜씨였다.

한남동에 있는 기욤 빵집에서 특별히 맞춘 케익을 가져왔다. 다희는 가지가지 빛의 마카롱을 보고 좋아했다. 파리에서 맛본 그 맛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다희는 식구들이 다 모이기 전에 꽃집에서 가져 온 느네보와 장미를 함께 만든 꽃다발이 도착했다.

하얀 백자 항아리에 꽂자 그 향기가 오피스텔을 향기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저녁시간에 양가 부모들이 민석의 생일을 맞아 다 모였다. 그 작은 오피스텔이 좁아보였다.

“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아닙니다. 사부인께서 더 수고가 많았지요.”

안사돈끼리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었고 강 교수와 다희 아빠는 악수로 인사를 대신했다. 저녁 식사는 좋은 분위기속에서 마쳤고 다희는 생일 케익을 가져왔다.

민석이가 촛불을 끄고 와인을 가져와서 모두 한 잔의 와인을 즐겼다.

“ 생일 축하한다.”

“ 생일 축하해.”

민석이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갔다. 시계가 아홉시를 가리키자 양가 부모들은 일찍 집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이미 사방이 어두워진 시각에 창문을 열고 한강을 내려다보았다.

강바람이 시원하게 두 사람을 감싸며 지나갔다. 커튼을 흔들며 바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 바람이네요,”

“ 보이지 않는 것이 다 느끼게 하네.”

“ 우리도 서로에게 바람일까요?”

“ 바람? 우린 서로에게 약속이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민석이 속삭이며 이내 팔을 풀고 꼭 안아주었다.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었다. 다희가 내심 걱정을 했다. 마음 같아서는 시댁에 가서 음식을 같이 만들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친정엄마가 시댁에 보낼 여러 가지 한가위 상차림을 아주머니와 함께 정성들여 만들고 있었다. 색색의 송편을 만들어 조심스럽게 쪄내었다.

갈비찜도 그리고 선물로는 조기세트를 구입해 놓았다. 한가위 날 아침에 준비한 선물들을 싣고 두 사람은 시댁을 기분 좋은 얼굴로 찾았다.

“ 저희들 왔습니다.”

차임벨에 민석이가 큰 목소리로 말하자 기다린 듯 문이 열렸다. 그가 기쁜 얼굴로 휠체어를 밀고 들어갔다. 정원의 하얀 들국화 향기가 가득 찼다.

“ 들국화 향기네요.”

“ 맞아. 언제나 가을이면 들국화가 제일 먼저 뽐낸 향기였다.”

“ 네. 어서 들어가요. 기다리세요.”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갔고 차려진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기 전에 민석은 가져 온 선물을 어머니께 드렸다.

“ 너무 신경을 많이 쓰셨구나. 감사히 받겠다고 전해 드려요.”

“ 네. 어머님.”

다희가 대답을 하자 가족 모두 둘러앉아 식사를 했는데 토란국의 시원함이 다희의 입맛에 딱 맞았다.

식사를 마치고 이층의 방에서 그녀는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어느 새 민석이도 다희 곁에서 잠들어 있었다.

차와 송편을 가지고 올라 온 민석 어머니가 책상위에 올려놓고 조용히 방을 나갔다. 그들은 오래도록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평안히 잠을 자고 있었다.

오후 다섯 시가 넘어서야 다희가 먼저 눈을 떴고 주위를 둘러보고 민석을 흔들어 깨웠다. 그가 몸을 다른 쪽으로 돌리며 그냥 더 자기로 한 듯 일어나지 않았다.

“ 민석씨. 일어나요. 너무 잤어.”

“ 좀 더 자자. 나 피곤하다.”

“ 내 생각도 해야지. 시댁에서 이러면 안 되잖아.”

“ 괜찮아. 어머니가 다 이해하실 거야.”

민석이가 꼼짝도 하지 않고 대답했지만 다희는 난처한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다희도 곧 그 곁에서 잠들어버렸다.

자고 난 후 살금살금 내려왔지만 어머니한테 딱 걸렸다. 민석이가 어머니를 안아주며 웃었고 다희를 보며 다 이해한다는 얼굴로 말했다.

“ 피곤했지? 아버지 서재에 계신다.”

“ 예. 같이 가자.”

두 사람은 서재로 들어갔고 책을 읽던 아버지와 인사를 나눈 뒤 시댁을 나왔다. 문 앞에 있는 차에 오를 때 어머니는 친정에 드리라며 여러 가지 선물을 트렁크에 실어주었다.

“ 고맙습니다. 어머님.”

“ 고맙긴... 몸조심해.”

“ 네. 갈게요.”

“ 저도 갑니다.”

두 사람은 천천히 이문동 집을 나섰다.

그리고 두 사람의 오피스텔로 돌아 와 아주 마음 편히 누워있어서 좋았다.

“ 그래도 우리 집이 제일 좋다 그치?”

“ 맞아요. 아까는 꼭 벌서는 기분이었어요.”

“ 그건 좀 그렇다.”

“ 앗 실수다.”

다희는 얼른 민석을 껴안으며 그의 뺨에 뽀뽀를 해주었다. 전화벨이 울리자 민석이가 폰을 키고 통화했다.

“ 네 알았습니다. 곧 가겠어요.”

“ 누구?”

“ 저녁식사는 올라와서 하라네.”

“ 응. 엄마구나. 조금 더 있다가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그들은 일어나 시댁에서 챙겨준 선물꾸러미를 싣고 갔다. 친정에 도착하여 트렁크에서 꺼내어 들고 온 선물을 들고 집에 들어섰다.

“ 엄마. 우리 어머님이 주신거야. 그리고 엄마가 보낸 선물 감사히 받겠다고 전하라 하셨어요.”

“ 그래. 엄마도 감사히 받겠다고 전해드리렴.”

“ 네. 엄마.”

어머니는 평소에 딸이 잘 먹었던 굴비를 구워주었고 토란국과 여러 가지 준비한 음식들로 진수성찬이었다.

“ 엄마. 굴비가 참 맛있다. 나 집에 갈 때 몇 마리 싸줘.”

“ 알았다. 이번에 세 두름 샀네요.”

“ 고마워요. 엄마.”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희는 친정집에서 떠오르는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엄마는 두 사람에게 감국차를 유리 찻잔에 담아 내왔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거실에 앉아서 편안한 자세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 향기로 거실 안이 가득 찼고 네 사람 모두 기분 좋은 얼굴로 이야기했다.

“ 엄마. 감국차 경수 아줌마가 보내 온 거지?”

“ 그래. 올 해도 있지 않고 보내주었어. 이건 그냥 감국차가 아닌 정성으로 만든 차란다. 언제 한번 간다면서도 뭐가 그리 바쁜지.”

“ 나도 거기에 가고 싶다. 온천도 하고 싶고.”

“ 언제 엄마랑 한번 가보자.”

“ 네. 엄마.”

다희가 들뜬 목소리로 말하고 두 사람은 피곤하여 친정엄마가 여러 가지 싸서 트렁크에 실어 준 음식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민석이가 냉장고를 정리하고 다희는 정리하는 그에게 말했다.

“ 민석씨. 굴비는 냉동 칸에 넣어줘요.”

“ 그럴게. 그런데 맛은 좋던데... 손질은 누가 할까?”

“ 아줌마가 오면 해주지 뭐. 걱정 말아요.”

“ 그럼 고맙고.. 와 이제야 끝났다."

그 날밤 두 사람은 푹 잠에 빠져버렸다. 달이 커텐 너머에서 기웃거렸고 오피스텔 어느 창가에서 귀뚜라미가 울고 있는 밤이었다.


가을이 오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 코스모스가 한창이라며 티비에서 리포터가 화사한 들판에서 가을을 맞이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다희와 민석의 눈이 마주쳤고 함께 웃었다. 금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온 민석이가 외식하자며 마석의 한정식으로 다희와 함께 왔다.

들국화가 피고 감나무에 주홍빛으로 감이 익어가는 뜰을 지나 안내된 방에 마주 앉아 점심을 먹었다. 두 사람은 코스모스 들판으로 가서 차안에서 그 화려한 가을을 바라보았다.

“ 내려서 갈까?”

“ 아니 난 그냥 여기서 보는 게 좋아.”

“ 그러자.”

민석은 차를 운전하여 코스모스가 잘 보이도록 주차했다. 다희는 옆에 있는 민석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눈을 감고 말았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까?’ 다희는 눈을 떴다. ‘ 그래 열심히 담아둬야지. 그래서 후회 없는 시간들을 간직해야지.’

해가 아차산을 너머 가면서 짙은 노을을 남기는 시각이 되었다.

“ 이제 그만 집에 가자.”

“ 응. 가요. 나도 오래 앉아있으니 피곤해.”

다희는 그가 운전하는 그 모습을 보며 코스모스를 남기고 집으로 돌아갔다.

오피스텔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다희가 비틀거렸다. 민석이가 얼른 그녀를 안아 침대에 눕혔고 그녀는 이내 눈을 감아버렸다.

오피스텔이 어둠에 가득 찼고 다희 곁에서 누워있던 민석이가 조심스럽게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쌀 씻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쿠쿠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다희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몇 시간의 외출도 그녀의 몸은 이겨내지 못했다.

주르륵 눈물이 흘렀다. 민석에게 너무 미안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

그가 샤워를 하는지 물소리가 쏴 들려오고 한참을 지나 들어왔다.

“ 다희야. 일어나.”

“ ...”

그녀가 부스럭거리며 일어나자 다가와 안아주었다. 민석에게서 스킨향이 좋았다.

“ 나도 씻을래.”

“ 그럴까? 내가 준비할게.”

“ 응. 미안해요.”

“ 또...”

민석이가 다희를 일으켜 욕실로 들어가 물 온도를 맞춰 틀어주었다. 다희가 옷을 다 벗고 목욕의자에 앉아서 샤워를 했다.


그녀의 눈물인 듯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인 듯 다희는 그 속에서 숨죽여 울어버렸다.




두 사람은 아이와 함께 빛나는 빛속으로 하늘로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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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서귀포 앞 바다는 눈부시다 17.12.15 90 0 11쪽
» 민석, 생일 맞다 17.12.14 76 0 10쪽
17 다희, 숏 커트하다 17.12.13 62 0 9쪽
16 다희, 아기 갖다 17.12.12 73 0 9쪽
15 엄마, 그리운 이름 17.12.11 181 0 9쪽
14 윤슬, 파도 타다 ( 3 ) 17.12.08 75 0 9쪽
13 윤슬 파도 타다 ( 2 ) 17.12.07 81 0 10쪽
12 윤슬, 파도 타다 ( 1 ) 17.12.06 75 0 7쪽
11 오월, 푸르른 날에 +2 17.12.05 106 0 9쪽
10 연지 찍고 곤지 찍고 17.12.04 112 0 9쪽
9 아민부부의 밀월여행 17.12.01 82 0 9쪽
8 특별한 프로포즈 17.11.30 119 0 9쪽
7 주희, 서울에 오다 17.11.29 76 0 9쪽
6 눈꽃, 그리기 17.11.28 119 0 9쪽
5 사랑, 보듬다 17.11.26 93 0 8쪽
4 겨울 숲, 울음소리 +2 17.11.24 107 1 9쪽
3 다시 날아오르다 17.11.23 97 1 8쪽
2 백조 날지 못하다 +2 17.11.21 123 1 9쪽
1 오르쉐 미술관에서 17.11.20 16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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