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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선화 님의 서재입니다.

다 부르지 못한 노래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김한나
작품등록일 :
2017.11.20 09:18
최근연재일 :
2017.12.17 22: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970
추천수 :
4
글자수 :
79,679

작성
17.12.0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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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윤슬, 파도 타다 ( 3 )

오르쉐에서의 첫 만남 그리고 유다희와 강민석의 학교 캠퍼스의 두번 째 만남으로 그들은 서로 사랑하게 된다.




DUMMY

아침에 일어났지만 해무로 인해 아침 해가 백금쟁반으로 보이는 아침이었다.

“ 여기로 나와 봐. 정말 아름답다.”

욕실에서 나온 그녀가 해를 바라보았다. 어디가 하늘인지 어디가 바다인지 해무로 인해 분간할 수 없었다.

“ 우리에게 이 멋진 풍경을 주시네요.”

“ 그렇지?”

“ 우리 바닷가 걸어요.”

“ 나가자. 바다로 난 해송 숲길 가보자.”

“ 와.”

다희가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였다. 후두 티를 입고 청바지를 입은 그녀를 태우고 민석이는 해송 숲길로 접어들었다. 잠을 자던 산새들이 어디론가 날아 가버렸다.

“ 우리가 방해 했나봐.”

“ 아니다.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도 풍부하다는데 저 새는 오늘 아침 굶었다.”

“ 그럴까?”

해송 숲에도 해무로 인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다희는 오래 전에 엄마랑 본

‘파리는 안개에 젖어’ 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모래와 소나무 바늘 같은 잎이랑 그리고 솔방울이 한데 어울려 그들의 산책을 조금은 어렵게 하였지만 다희는 너무 행복한 아침이라고 생각하였다.

해무는 안개비로 변하여 고요하게 내리고 민석이가 그녀의 후두 티의 모자를 써 주었다.


민낯이지만 자연미인 그대로인 그녀를 앵글에 담으며 그는 소나무와 다희와 아름다운 바닷가를 오래도록 기억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해송 숲길에서 숙소로 돌아왔다. 비에 젖은 민석이가 샤워를 하고 아침식사를 하려고 체크인 할 때 금요일은 리조트의 조식 뷔페를 예약하였고 처음으로 아침을 먹기 위해 들어섰다.


다희를 앉히고 그가 먼저 스프를 가져왔고 연어샐러드에 곤드레 밥에 여러 가지 야채를 가져와 밥을 비벼주었다. 구어 진 생선을 가져와 뼈를 발라주었다.

“ 미안해요. 힘들지요?”

“ 아냐. 즐거운걸. 이런 거 얼마든지 할 수 있다.”

“ 고마워요.”

“ 우리 커피 마시자. 뭐로 마실래?“

“ 응... 나는 카푸치노.”

민석이가 일어나 커피를 가지러 걸어가는데 그의 발걸음이 경쾌하였다. 커피를 들고 오면서 그가 밖을 보라는 눈짓을 보냈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은 날씨로 변해 있었다.

“ 오늘 마지막 날이니까 짱뚱어다리. 순교기념관. 그리고 해안일주도로 음...보물선 모양의 트레이져 아일랜드에서 노을을 보고...”

“ 오늘 일정 너무 많아. 언제 다 볼까?”

“ 내일은 서울로 가야하니까 강행군해야해.”

“ 그러게요.”

그들은 리조트에서 숙소로 돌아가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비하고 나왔다. 오후 1시에 그들 앞에 택시가 섰고 아저씨가 기분 좋은 웃음을 띠며 차에서 내렸다.

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트렁크를 열어 휠체어를 실고 차는 순교기념관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다.

“ 기독교인인가 봅니다.”

“ 네. 저보다 엄마가 그리 열심이신지라. 전 아무것도 아니지요. 아저씨도 신앙인인가요?”

다희가 갑자기 말이 많아졌고 그런 그녀를 보며 민석이가 빙그레 웃었다.

“ 여긴 섬사람 구십 프로가 신앙인입니다. 물론 나도 그렇고.”

“ 네에?”

다희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고 아저씨가 웃으며 대답하였다.

“ 증도가 문전도사가 순교한 곳이잖습니까? 전쟁 때 여자의 몸으로 죽음도 무서워하지 않고.”

“ 네. 부끄럽네요. 일이 있다며 교회도 잘 빠졌는데...”

“ 그래도 여전히 사랑하시는 분이 계시지요.”

“ 네. 증도에 이런 순교기념관이 있어 더 좋네요.”

“ 그런데 먼저 짱뚱어 다리를 건너야 편합니다. 나는 선교관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들은 짱뚱어 다리 앞에서 내려 나무로 만들어 놓은 다리를 건너가고 있었다. 그곳 갯벌에 짱뚱어가 진흙 맛사지를 한 듯 가려내기도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짱뚱어를 발견하고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 그러니까 우리가 그 유명한 짱뚱어탕을 아직도 못 먹었지?”

“ 우리 내일 아침에 먹어요. 저녁은 보물섬 레스토랑에서 먹기로 했잖아요.”

“ 맞아. 거기엔 회가 유명하다던데...”


그들은 다리를 건너 선교기념관으로 걸어갔고 차는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선교기념관에 들어가니 문전도사의 한복을 입고 한손에는 성경을 든 동상이 서있었다.

죽음까지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신앙은 하나님이 문전도사에게 준 순교자 반열에 들게 한 축복이며 은혜였다.

예배실에 들려 다희가 무릎을 꿇자 민석이도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였다. 그녀의 볼 위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얼른 민석이가 눈치 채지 못하게 눈물을 닦아내었고 천천히 일어나서 십자가를 바라보았다.

‘ 그 분이 나를 위해 지신 십자가였다.’

다희가 가슴으로 하는 기도였고 같이 차에 올랐다. 해안도로 일주를 하기 위해 차는 증도대교 쪽으로 가다가 좌회전하여 진입하였다.

오른쪽으로 바다가 끝없이 저 멀리까지 보이고 갈매기가 날아가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섬에 두 대의 택시가 있는 것이어서 당연히 해안도로에는 차가 보이질 않았다.

창문을 모두 열어놓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돌아다녔다. 낮은 집들을 둘러싸고 있던 돌담이 정겨웠다. 교회가 많이 보였다.

“ 섬인데 교회가 많아요. 아저씨.”

“ 증도에만 12개의 교회가 있습니다.”

“ 네에? 이 작은 섬예요?”

다희가 또 놀라서 말을 하자 아저씨가 큰소리로 웃으며 대답을 하였다.

“ 순교자가 있는 섬이 아닙니까?”

“ 정말 대단해요.”


차는 그 해안도로를 돌아서 나무다리를 건너서 700년 전의 약속이라는 보물섬 카페를 찾았다.

“ 숙소로 갈 시간에 연락 주십시오.”

“ 네. 다녀오세요.”

다희가 대답을 하자 아저씨는 다른 여행객의 호출로 그들을 내려놓고 멀어져갔다.

바다가 보이는 탁 트인 자리에 앉아 제철 회가 커다란 접시에 가득 나왔고 그 음식에 맞는 부재료들이 나왔다.

오랜만에 그들은 맛있는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창밖으로 해가 기울기 시작하더니 하늘은 넓고 넓은 켄트지가 되었고 노랑주홍빛으로 화면 가득 그려지고 있었다.

관광객들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고 숨이 멎을만한 풍경이었다. 배의 맨 위는 바다를

더 잘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불타는 노을과 펼쳐지는 구름들을 보고 있었다. 바닷바람이 차가워지자 민석은 연락을 하였고 아저씨는 나무다리 건너편에 와주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샤워를 마치고 그들은 베란다에서 마주앉았다.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민석은 다희에게 말을 하였다.

“ 그런데 이 풍경 정말 좋다.”

“ 그렇죠?”

그가 방으로 들어가더니 가져 온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시집에서 찾아 풍경이라는 시를 낭송해주었다.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아름다운 시를 다희 곁에 앉아서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낭송하기 시작하였다.


풍경 윤동주


봄바람을 등진 초록빛 바다

쏟아질 듯 쏟아질 듯 위태롭다.


잔주름 치마폭의 두둥실거리는 물결은,

오스라질 듯 한끝 경쾌롭다.


마스트 끝에 붉은 깃발이

여인의 머리칼처럼 나부낀다.

생략...


“ 윤 동주님의 작품은 우리에게 나라를 임을 그리고 순수하게 모든 것들을 바라보게 하네요.”

“ 정말 귀한 시인이지?”

“ 네.”

그들은 증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오래도록 어깨를 마주하고 앉아서 은하수를 달을 그리고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딸 부부가 오기 전에 오피스텔에 청소 용역업체를 불러 깨끗하게 청소를 하였다.

먼저 혼자 살던 아가씨가 자신은 그리 폼 나게 살았지만 살림은 잘하지 못하여 이곳저곳 찌든 때로 용역업체 사람들도 힘들어 하였다.

“ 사모님. 덕분에 오피스텔이 때를 벗네요.”

“ 그런가요?”

“ 아가씨 얼굴은 너무 예쁘던데... 살림은 못했나 봐요.”

“ 요즘 아가씨들이 다 그렇죠 뭐.”

“ 다 귀하게 자라서...”

어머니는 냉장고를 닦아내는 아주머니 곁에서 함께 일을 했다. 그 하루가 가고 오피스텔은 처음보다 더 깨끗한 모습이 되었다.

“ 수고하셨습니다. 가면서 저녁식사나 하고 가요.”

어머니는 그들에게 넉넉하게 더 주었고 그들은 고맙다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검정벨벳 원단에 살구 빛 토슈즈 액자를 주문하였다. 어린 딸이 신던 그 토슈즈를 딸이 오기 전 날 찾아와 거실에 걸어놓았다.

어린 날 다희가 신은 토신 앞에서 어머니 두 손은 기도하는 손이 되었다.




두 사람은 아이와 함께 빛나는 빛속으로 하늘로 오르고...


작가의말

오늘 김장하는 날이라 일찍 올립니다. 오늘이 지나면 한동안 김치로

수고하진 않아도 되겠죠? 하다보니 늦어졌는데 날씨도 곤두박질이라

 춥습니다. 그렇게 한 해가 갑니다. 강건하세요. 평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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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0 아름다운 빛속으로 +2 17.12.17 69 0 9쪽
19 서귀포 앞 바다는 눈부시다 17.12.15 89 0 11쪽
18 민석, 생일 맞다 17.12.14 74 0 10쪽
17 다희, 숏 커트하다 17.12.13 62 0 9쪽
16 다희, 아기 갖다 17.12.12 72 0 9쪽
15 엄마, 그리운 이름 17.12.11 181 0 9쪽
» 윤슬, 파도 타다 ( 3 ) 17.12.08 74 0 9쪽
13 윤슬 파도 타다 ( 2 ) 17.12.07 81 0 10쪽
12 윤슬, 파도 타다 ( 1 ) 17.12.06 74 0 7쪽
11 오월, 푸르른 날에 +2 17.12.05 105 0 9쪽
10 연지 찍고 곤지 찍고 17.12.04 112 0 9쪽
9 아민부부의 밀월여행 17.12.01 82 0 9쪽
8 특별한 프로포즈 17.11.30 119 0 9쪽
7 주희, 서울에 오다 17.11.29 76 0 9쪽
6 눈꽃, 그리기 17.11.28 119 0 9쪽
5 사랑, 보듬다 17.11.26 93 0 8쪽
4 겨울 숲, 울음소리 +2 17.11.24 107 1 9쪽
3 다시 날아오르다 17.11.23 97 1 8쪽
2 백조 날지 못하다 +2 17.11.21 122 1 9쪽
1 오르쉐 미술관에서 17.11.20 16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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