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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선화 님의 서재입니다.

다 부르지 못한 노래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김한나
작품등록일 :
2017.11.20 09:18
최근연재일 :
2017.12.17 22: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988
추천수 :
4
글자수 :
79,679

작성
17.12.04 10:58
조회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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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연지 찍고 곤지 찍고

오르쉐에서의 첫 만남 그리고 유다희와 강민석의 학교 캠퍼스의 두번 째 만남으로 그들은 서로 사랑하게 된다.




DUMMY

오월이 되어서 주희 커플도 리처드의 부모님과 가족과 함께 서울로 왔다. 양가부모들과 상견례가 그때야 이루어지고 정갈한 한정식의 저녁식사도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 이었다

민석 가족들은 결혼식 때 입을 한복을 맞추러 강남으로 함께 갔다. 다희는 다홍치마에 연두 빛 저고리를 수수하게 맞추었고 주희는 두 벌의 한복을 맞추었는데 개량한복과 전통 한복으로 맞추었다.

리처드 어머니와 주희 어머니도 연주 홍 빛 치마에 저고리만 다른 색으로 맞추며 기뻐하였다. 민석과 리처드도 신부의 옷 색깔에 맞춰 한복을 맞추었고 리처드는 거기에 황금색 두루마기까지 완벽하게 맞추었다.

“ 너무 완벽해.”

주희가 리처드에게 걸친 옷감들을 보며 마음에 들어 하였다. 리처드도 주희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같이 따라 온 리처드의 여동생 에스더도 부러운 눈치여서 주희가 한복을 맞추고 싶니 묻자 바로 고개를 끄덕이었다.

에스더가 한복집의 여주인에게 다가가서 다홍치마에 색동저고리를 고르자 치수를 재기 시작했다.

“ 퍼팩트.”

“ 뷰티풀.”

서로의 입에서 놀라움의 탄성이 쏟아졌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하얏트호텔로 되돌아갔다. 주희와 리처드는 뉴욕에서 커플반지를 사왔다.

“ 오빠. 그래도 우리 아케이드로 가서 구경만 할까?”

“ 그럴까?”

민석이가 옆에 서있는 다희를 보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었다. 리쳐드와 에스더와 리쳐드 부모님은 목례를 하며 숙소로 올라갔다.

네 사람은 호텔 아케이드 보석상으로 내려갔다. 화려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수많은 보석들이 빛나고 있었다.

주희가 진열장 앞으로 먼저 걸어가다가 다희 곁으로 돌아와서 손을 꼭 잡고 다가갔다.

“ 새언니. 오빠보고 제일 예쁜 거 사 달라 해요.”

“ 그냥 커플반지 교환해도 좋아요.”

“ 욕심도 없다. 정말... 나 같으면 서 너 세트는 받아 낼 것 같은데...”

다희는 어느 새 곁에 와있는 민석을 올려다보며 수줍게 웃어주었다. 두 사람의 환한 얼굴이 주희는 부러웠다.


그렇게 보석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두 사람을 보며 주희는 구경만 하고 호텔을 나섰다.

호텔을 나와 올려다 본 하늘은 마지막 노을이 지고 희뿌연 밤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 어머니 다희 데려다 주고 들어가겠습니다. 주희랑 먼저 들어가세요.”

“ 그래라. 결혼식 날 봐요.”

“ 네.”

어머니와 주희를 택시로 먼저 보내고 호텔 앞에서 두 사람은 집으로 갔다.


금요일 저녁식사는 남산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에서 두 가족은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내일 있을 전통혼례식에 대하여 흥미 반 두려움 반으로 주희와 리쳐드는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다.

기럭아비를 하기로 정해진 리쳐드의 형 피터는 한복을 맞추지 못하고 대여하기로 했다. 그들의 혼례식은 한국의집에서 토요일 오전 11시에 하기로 했다.

“ 이제 내일 혼례식도 있고 하니 일어나야겠습니다.”

강교수가 가족과 함께 일어나자 리쳐드의 가족들도 일어나 악수를 하며 또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다.


한국의 집 마당에는 청사초롱도 줄지어 매달려 있었고 널따란 차일이 쳐지고 오월의 하늘도 맑고 높았다.

두 사람은 한복을 입고 그 옆에 장독대가 있는 곳에서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안채의 방으로 주희가 들어갔고 리쳐드는 안채 뒤 신랑이 있어야할 곳으로 갔다. 안방에서 주희는 연지 찍고 곤지 찍고 치마저고리 흰 고무신을 신고 원삼과 족도리를 머리에 이고 거울 속으로 어머니를 보았다.

어머니의 눈이 부어있었고 또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 엄마. 또 운다. 나 그럼 시집 못가.”

“ 좋아서 그러는 거야.”

어머니가 저고리의 소매 속에서 수건을 찾아 눈물을 감추고 있었다. 어머니는 딸을 끌어안아 주었다.


요란한 징소리와 사물놀이패들의 꽹과리 소리와 작은 북소리에 리쳐드의 가족들은 깜짝 놀라 두리번거렸다.

강교수가 리처드의 아버지에게 귓속말을 하자 고개를 끄덕이었다. 안채 뒤에서 피터는 기럭아비의 바지와 저고리와 도포와 갓을 쓰고 싱글벙글 했다. 기럭아비를 앞세우고 신랑이 먼저 입장했다.

목기러기가 신랑에게 전달되고 리처드는 상위에 기러기를 놓았다. 신부인 주희가 화려한 원삼과 족두리를 쓰고 비녀에 앞 댕기와 도투락댕기를 하고 비단에 수놓은 꽃신을 신고 리처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신랑이 앞장서 신랑자리에 가 서서 주희가 수모와 함께 천천히 나갔다. 친정어머니가 뒤따라 걸어갔다. 마루에는 우리나라 전통음악이 연주되었다.

양가 부모와 친척들과 친구들이 차일아래에 있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집사의 집례에 따라 혼례식이 시작되었다.

“ 점촉이 있겠습니다.”

리처드의 어머니와 주희 어머니가 커다란 초에 불을 밝히고 이내 돌아서 인사를 했다. 주희는 수모의 도움을 받아 리처드에게 두 번의 큰절을 하고 리쳐드도 수모의 도움을 받아 한번 절했다.

조롱박에 술을 번갈아 마셨고 집사의 간단한 축사로 그들의 혼례식은 끝났다. 이어서 리쳐드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주희의 가족들의 사진촬영이 있었다.

두 사람도 함께 환한 얼굴로 사진을 찍었다. 병풍이 둘러쳐 있고 리쳐드부모가 먼저 폐백을 받았다. 수모의 도움을 받아 절을 하였고 리쳐드부모는 흡족한 얼굴이 되었다.

수모가 두 사람에게 대추와 밤을 던져주라고 하자 웃으며 두 사람에게 대추와 밤을 던져주었다. 그리고 주희의 바람으로 친정부모에게도 폐백을 드렸다.

“ 잘 살아야한다.”

강교수가 딸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고 딸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어머니도 주희와 리쳐드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던 딸이었는데 이제 너무 멀리 가야하는 것에 마음이 아파왔다. 한국의 집에서 정갈하게 만든 음식들이 하객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혼례식은 끝나고 이제 주희는 리처드가 묵고 있는 호텔로 함께 돌아갔다. 호텔 방에 들어오자마자 주희가 버선을 먼저 벗어버렸다.

“ 얼마나 아팠는지 몰라.”

두 사람은 아름답지만 불편한 한복을 벗고 주희가 먼저 샤워를 했다. 연지가 씻겨나가고 곤지가 씻겨나가고 그녀는 이젠 내가 리처드의 아내가 되었음을 실감했다.

주희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리처드도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나왔다. 민낯의 그녀에게 다가온 리처드가 뜨거운 입맞춤을 퍼부었고 이내 그는 주희를 안고 침대로 가 달콤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창밖에는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지만 그들은 불도 켜지 않은 채 누워있었다.

“ 나 배고프다. 오늘 리쳐드도 나도 굶고 있었네.”

“ 나도 배고프다.”

두 사람은 일어나 옷을 입고 꼭대기 라운지로 올라갔고 그리고 푸짐한 스테이크를 맛있게 먹고 칵테일을 한잔씩 마셨다.

오월의 남산에는 부드러움 바람이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의 발길을 소월 길로 접어들게 했다.

싱그러운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고 많은 커플들이 지나가고 또 오고 있었다. 주희는 리처드에게 바짝 다가가며 그의 손을 잡고 흔들며 흥얼거렸다.

그녀의 흥얼거림조차 리쳐드는 듣기 좋아 손을 꼭 잡고 그녀의 노랫소리에 맞춰 흥얼거렸다.

소월 길을 걸으며 오월의 부드러운 바람과 소나무와 산새들의 지저귐이 두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야생화 꽃밭으로 걸어갔고 그곳에는 봄을 맞아 연인들이 속삭이며 걸어가곤 했다. 야생화 꽃밭 뒤로 팔도 소나무가 늘어서있다.

“ 이 나무가 우리나라 곳곳에서 이사 온 소나무.”

그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는데 봄바람이 불자 송화 가루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 어! 가루가 날린다. 우리 다른 곳으로 가요.”

주희는 리쳐드의 손을 잡고 소나무를 지나서 다시 꽃밭 길을 돌았다. 가로등이 있어 그 작은 꽃들을 보려 주희는 그 앞에 주저앉아 핸드폰으로 꽃들을 찍었다.

“ 참 예쁜 우리나라꽃.”

어둠속에서 그녀는 한동안 꽃들을 찍었다. 서울에서만 살아서 아버지의 정원에 있는 정원수보다 앙증맞은 들꽃이 더 마음에 와 닿았다. 리쳐드는 무료한지 이제 그만 가자며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

주희가 일어나자 그들은 남산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직도 연인들의 아름다운 속삭임이 그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길을 벗어나 숲속으로 들어가서 소나무 아래서 서울을 바라다보았다. 서울은 밤인데도 화려하게 불 밝히고 봄을 맞이했다. 그 숲속에 산새가 날개를 접고 둥지로 날아들었다.

리쳐드가 주희에게 뜨거운 입맞춤을 하고 오래도록 오월의 부드럽고 향기 나는 봄바람이 그들은 감싸주었다.


두 사람의 오월은 그들에게는 일생동안 잊지 못할 빛나는 하루로 기억될 것이다.




두 사람은 아이와 함께 빛나는 빛속으로 하늘로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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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부르지 못한 노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0 아름다운 빛속으로 +2 17.12.17 69 0 9쪽
19 서귀포 앞 바다는 눈부시다 17.12.15 91 0 11쪽
18 민석, 생일 맞다 17.12.14 76 0 10쪽
17 다희, 숏 커트하다 17.12.13 63 0 9쪽
16 다희, 아기 갖다 17.12.12 73 0 9쪽
15 엄마, 그리운 이름 17.12.11 181 0 9쪽
14 윤슬, 파도 타다 ( 3 ) 17.12.08 75 0 9쪽
13 윤슬 파도 타다 ( 2 ) 17.12.07 82 0 10쪽
12 윤슬, 파도 타다 ( 1 ) 17.12.06 75 0 7쪽
11 오월, 푸르른 날에 +2 17.12.05 106 0 9쪽
» 연지 찍고 곤지 찍고 17.12.04 113 0 9쪽
9 아민부부의 밀월여행 17.12.01 83 0 9쪽
8 특별한 프로포즈 17.11.30 120 0 9쪽
7 주희, 서울에 오다 17.11.29 76 0 9쪽
6 눈꽃, 그리기 17.11.28 120 0 9쪽
5 사랑, 보듬다 17.11.26 94 0 8쪽
4 겨울 숲, 울음소리 +2 17.11.24 107 1 9쪽
3 다시 날아오르다 17.11.23 97 1 8쪽
2 백조 날지 못하다 +2 17.11.21 124 1 9쪽
1 오르쉐 미술관에서 17.11.20 164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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