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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선화 님의 서재입니다.

다 부르지 못한 노래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김한나
작품등록일 :
2017.11.20 09:18
최근연재일 :
2017.12.17 22: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981
추천수 :
4
글자수 :
79,679

작성
17.11.21 13:09
조회
123
추천
1
글자
9쪽

백조 날지 못하다

오르쉐에서의 첫 만남 그리고 유다희와 강민석의 학교 캠퍼스의 두번 째 만남으로 그들은 서로 사랑하게 된다.




DUMMY

다희가 다시 강민석은 만난 것은 가을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아민이와 같이 교문 가까이에 있는 지하연습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그가 두 사람 앞을 가로막았다.

깜짝 놀란 두 사람은 이내 기쁨의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세 사람은 자연스레 교문 앞에 있는 찻집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들어서자 앳된 여학생들이 일어나서 강민석에게 인사했다.

그도 인사를 하고 창가 자리로 가서 두 사람에게 자리를 권했다.

“ 어떻게 여기서 만나죠?”

“ 학생들을 가르치니까요.”

“ 그럼 파리에서 시간강사로 가르친다는 곳이 우리학교였네요?”

“ 맞습니다.”

“ 와 대단한 인연이네요.”

세 사람은 과일 주스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민이에게 핸드폰이 왔고 찻집이름을 말하자 몇 분 지나서 동규가 웃으며 들어왔다.

아민이가 손을 들자 이내 목례를 하며 곁에 앉는다. 다희도 그에게 웃어주었다.

“ 아민아 어제도 만났다면서 못 말린다. 정말...”

“ 애는 너는 아직 몰라 그래. 나는 졸업하면 바로 결혼한다.”

“ 애 봐. 그렇게 빨리 결혼한데? 맞아요?”

“ 아마 그리 될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도 은근히 바라시는 눈치구요.”

“ 참 초면인데... 인사하셔야죠.”

아민이가 강민석을 소개하자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인사했다.

“ 황동귭니다. 파리에서 친절한 분을 만나 즐거운 여행했다 자랑하던데 그 분이 맞습니까?”

“ 예. 접니다. 강민석입니다.”

네 사람은 환히 웃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창밖으로 후두둑 빗소리가 들려왔다.

“ 일기예보에 오늘부터 가을장마라고 하던데... 소나기네.”

다희가 창밖으로 쏟아지는 소나기를 보며 말했다. 아민이가 유리창문을 닫았고 유리창으로 빗줄기가 흐르기 시작하였다.

“ 빗방울이 예뻐요.”

다희가 흐르는 빗방울을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말하면서 시계를 보았다.

“ 이제 가야겠네요.”

자리에서 일어나자 모두들 일어나서 찻집을 나왔다. 아민과 동규는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멀어져 갔다.

강민석은 다희에게 조금만 기다리라 말하고 학교로 혼자서 뛰어갔다. 잠시 후에 그가 차를 몰고 깜빡이를 켜며 천천히 그녀 앞에서 차를 멈추었다.

“ 집까지 태워다 줄게. 어서 타요.”

“ 고맙습니다."

다희는 운전석 옆으로 타고 차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집이 어디지요?”

“ 워커힐 아파트예요. 멀고 비도 오는데...”

“ 영광입니다. 첫 날에 이렇게 데이트하라고 비도 내리고...”

“ ... ”

다희가 사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까지 데려다주고 민석은 손을 흔들고 이내 쏟아지는 빗줄기 사이로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다희 아버지와 어머니가 차에서 내려 손을 흔드는 다희를 보며 말했다.

“ 지금 저 차에서 내린 거 딸 맞죠?”

“ 누구지?”

다희 엄마랑 아빠는 딸의 뒷모습을 보며 말하며 아파트 입구로 들어갔다. 현관문을 들어서니 다희가 방에서 나왔는데 딸의 얼굴이 환했다. 거실에 앉는 다희에게 어머니가 다가앉으며 슬며시 말을 꺼냈다.

“ 집 앞에서 내려주고 간 청년은 누구야?”

“ 엄마가 봤네. 파리에서 만난 그 사람을 오늘 학교에서 만났어요. 우리학교에서 가르친다네.”

“ 올 해 졸업하고 들어와서 곧바로 가르치다니 굉장한 실력인가보다.”

“ 그런가 봐요. 아민이랑 연습하고 걸어오는데 앞을 가로막으며 웃더군요.”

“ 그랬구나.”

거실에는 다희가 처음 발레를 시작했던 여섯 살 아이 때의 튀튀를 입고 찍은 흑백사진이 걸려있었다.

“ 편히 쉬세요. 엄마. 아빠.”

다희는 찻잔을 들고 자기 방으로 가벼운 스텝을 하며 걸어갔다. 딸의 뒷모습을 보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웃었다.


그 후 학교 교정에서 스치듯이 그리 민석은 그녀 곁을 떠나지 않고 맴돌고 있었다. 그런 그가 다희도 싫지 않았다.

졸업발레로 ‘ 백조의 호수’가 선정되고 다희와 아민은 더블캐스트로 맹연습에 들어갔다. 선동호 가까이에 있는 숲속에서 두 사람의 비밀스런 만남은 지속되었다. 그리고 민석은 그녀를 연습실까지 바래다주곤 했다.

“ 오늘도 기다릴게.”

“ 너무 미안해서 어쩌죠?”

“ 미안하긴 내겐 기쁨인데.. 기다린다.”

“ 네. 고마워요.”

두 사람의 만남은 그리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을에 무르익어갔다.


어느 날 선배 조교는 다희의 몸짓이 자연스럽지 못함을 느끼게 되고 유심히 관찰

하였다. 다희도 자신의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고 어머니에게 말했다.

“ 엄마. 내가 이상해진 것 같아.”

“ 어떻게?”

“ 응. 몸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아무튼 이상해.”

“ 그래? 종합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자.”

구의동에서 산부인과 병원을 운영하는 아빠는 대학병원에 다함께 가서 여러 가지 정밀검사를 받았다.

다희는 신경과에서 정밀한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아빠와 함께 공부한 신경과 과장은 선 듯 말하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그의 망설임은 가족 모두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아빠의 채근에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 미안하네. 루 게릭이네.”

“ 뭐라고?”

“ ... ”

“ 그건 말도 안 돼. 뭔가 잘못된 걸 거야.”

“ ... ”

결과는 ‘ 루 게릭 ’ 꿈 많고 졸업 후 런던으로 발레유학을 결정한 다희는 절망에 빠져버렸다.

결코 치유될 수 없는 병으로 인해 마지막엔 누워서 죽는 날을 기다리는 그런 무서운 병이었다. 다희는 엄마와 함께 담당교수에게 자신의 병명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 선생님 우리 다희가 아파서요.”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졸업발표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 발레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네에? 무슨 말씀이예요.”

“ 우리 다희가 루게릭...”

담당교수는 아무 말이 없었다. 오랜 깊은 침묵 속에서 그들은 말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담당교수가 천천히 말했다.

“ 그래도 이번에 아민이랑 더블캐스트로 한번만이라도 해요. 혹시 모르니 삼학년 아이를 대신 연습시키도록 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 발레 전체는 무리고 마지막 오 분 만 그래도 되겠니?”

“ 네. 정말 고맙습니다.”

그래도 졸업발레는 담당교수의 배려로 더블캐스트에서 제외되진 않았다. 백조의 호수 마지막 발레에 출연 할 수 있었다. 다희는 그 때부터 연습을 핑계로 민석과 만남을 피했다.

그러나 그는 뭔가 석연찮아서 다희를 만추에 작은 연못 선동호에서 도토리가 떼구루루 떨어지는 곳에서 만났다.

바바리를 걸친 그녀는 지쳐있었고 연습을 하다가 나왔는지 튀튀가 살짝 겉으로 나와 있었다.

“ 요즘 왜 날 피해?”

“ 졸업 작품 연습으로 시간이 나질 않아요.”

“ 끝나면 바래다줄게.”

“ 택시타고 가도 되요. 당분간 만나지 말아요.”

그의 시선을 피하던 다희는 그만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이내 돌아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뒷모습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그 후로 다희는 더욱 열심히 지칠 때 까지 연습을 아민이랑 함께 연습을 하는 것을 문을 살짝 열고 민석이 보았다.

연습실에서 모두 다 돌아가고 다희는 아민이랑 오래 도록 연습을 하고 있었다. 지쳤는지 그만 다희가 튀튀 차림으로 쓰러져 버렸다.

아민이가 그런 다희를 붙잡고 엉엉 소리 내어 우는 울음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더니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계단 아래에 숨어있던 민석은 두 사람의 뒤를 좇아갔다. 두 사람이 교정을 나서자 그는 작은 차에 올라 아민이가 먼저 집으로 가는 것을 확인했다.

차를 기다리는 다희 앞으로 가서 차의 경적을 짧게 울리자 고개를 들어보고 운전석 옆문을 열고 자리에 앉았다.

민석은 말없이 그녀의 집 가까이에 있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찻집에서 마주 앉았다. 다희의 눈이 충혈 되어 있었고 그와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고개를 숙이는 그녀를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다.

“ 졸업 발표회 날 언제니?”

그의 말에 핸드백에서 초대권을 꺼내는 다희 손이 떨리고 있었다.

‘ 무슨 일이 있구나.’

다희와 아민의 통곡과 손의 떨림이 깊은 슬픔을 대신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민석은 손을 와락 잡았다. 그러나 이내 환히 웃더니 잡힌 손을 빼며 초대권을 건네었다.

“ 집에 가야해요.”

다희가 차를 다 마시지도 않고 일어섰다. 그도 일어서서 아파트 입구에서 내려주고 어둠속으로 떠나갔다.

다희는 그의 차가 사라질 때 까지 오래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볼 위로 커다란 눈물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발표회 날 까지 만날 수 없었다.


다희가 연습에 너무 열중한 탓에 그만 연습실에서 쓰러지고 구급차로 바로 교문 옆에 있는 대학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민석은 그녀가 실려 가는 것을 차 속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다희의 입원으로 이제




두 사람은 아이와 함께 빛나는 빛속으로 하늘로 오르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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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2 kk*****
    작성일
    17.11.24 20:51
    No. 1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전개가 무척 빠릅니다. 서문에서 밝히신 것처럼 이번 사랑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벌써 슬픔이 밀려오지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순애보...
    오늘 내린 새하얀 첫눈처럼 시리도록 눈물겹고 아름다운 사랑 기대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김한나
    작성일
    17.11.24 23:01
    No. 2

    고맙습니다. 오늘 서울에 눈이 와서 습자지처럼 얇게 쌓였지요. 어린 시절 시골에 살 때 창호지 문밖으로 대나무 이파리 미끄럼 타고 내리던 그 소리가 그리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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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부르지 못한 노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0 아름다운 빛속으로 +2 17.12.17 69 0 9쪽
19 서귀포 앞 바다는 눈부시다 17.12.15 9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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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엄마, 그리운 이름 17.12.11 181 0 9쪽
14 윤슬, 파도 타다 ( 3 ) 17.12.08 75 0 9쪽
13 윤슬 파도 타다 ( 2 ) 17.12.07 82 0 10쪽
12 윤슬, 파도 타다 ( 1 ) 17.12.06 75 0 7쪽
11 오월, 푸르른 날에 +2 17.12.05 106 0 9쪽
10 연지 찍고 곤지 찍고 17.12.04 112 0 9쪽
9 아민부부의 밀월여행 17.12.01 82 0 9쪽
8 특별한 프로포즈 17.11.30 119 0 9쪽
7 주희, 서울에 오다 17.11.29 76 0 9쪽
6 눈꽃, 그리기 17.11.28 119 0 9쪽
5 사랑, 보듬다 17.11.26 93 0 8쪽
4 겨울 숲, 울음소리 +2 17.11.24 107 1 9쪽
3 다시 날아오르다 17.11.23 97 1 8쪽
» 백조 날지 못하다 +2 17.11.21 124 1 9쪽
1 오르쉐 미술관에서 17.11.20 164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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