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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선화 님의 서재입니다.

다 부르지 못한 노래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김한나
작품등록일 :
2017.11.20 09:18
최근연재일 :
2017.12.17 22:4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979
추천수 :
4
글자수 :
79,679

작성
17.12.0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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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윤슬 파도 타다 ( 2 )

오르쉐에서의 첫 만남 그리고 유다희와 강민석의 학교 캠퍼스의 두번 째 만남으로 그들은 서로 사랑하게 된다.




DUMMY

한 신부가 바람에 긴 머리칼을 날리며 모래 위를 달리고 그 뒤에서 신랑이 뒤따라 달리고 있었다. 신부의 건강한 웃음소리가 하이소프라노였다.

하얀 티셔츠에 청 핫팬츠가 잘 어울리는 그녀는 두 사람이 있는 곳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그래도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뒤따라 온 신랑이 신부의 손을 잡고 해송 숲속으로 뛰어갔고 그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신선하네요.”

“ 그러게. 우리 이제 그만 가자.”

“ 우리 바비큐 장 예약인데 늦지 않았지요?”

“ 좀 늦으면 어때? 아홉시 까지 해.”

해가 이제 천천히 먼 바다 위로 구름 한 점 없는 블루 사파이어 바다에 윤슬로 남고 서둘러 너머 가고 있었다.

해안선을 따라 해송 숲길을 두 사람은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바다가 보이는 바비큐 장엔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오월이라서 부모님들과 온 여행객들도 많았다. 다들 맛있게 익어가는 것을 다 같은 표정과 움직임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받아 온 재료들을 굽기 시작하였고 다희도 그들과 같은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그녀 자신이 생각해도 웃음이 나는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민석이가 무슨 뜻이냐는 얼굴로 눈으로 물었다.

“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같은 표정이어서요.”

그제야 그도 주위를 둘러보고 빙그레 웃어주었다. 아주 느린 섬에서 그들도 어느새 느림의 미학을 따라 오래도록 앉아 식사를 하였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민석이는 프론트에 들려서 부탁을 하였다.

“ 내일 화도를 가야하니까 택시예약을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 증도에는 단 두 대의 택시가 있는데 늦지 않나 전화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서 전화를 하였다.

“ 다른 커플이 있는데 같이 타는 게 어떠신지요.”

그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고 괜찮다며 감사하다고 대답을 했다. 숙소로 가기위해 천천히 휠체어를 밀었고 그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들이 보석이 되어 반짝거리고 은하수가 정말 강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 숙소에 돌아와 샤워를 간단히 마친 그들은 바다로 난 베란다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 저기 봐요. 별이 유난히 밝아요. 은하수도 흐르고.”

“ 그러네. 유난히 반짝이는 거 백조자린가 보다.”

“ 어떻게 잘 알아요?”

“ 어릴 때 별이 좋아서 부모님이랑 천문대로 놀러 많이 갔어. 전설에 따르면 우스가 스파르타 왕비 레다와 사랑에 빠져서 그녀를 만나러 갈 때 백조가 되어서 날아갔다는 거야.”

“ 좋았겠다. 난 어려서부터 발레가 좋아서 다른 것에 눈 돌릴 시간이 없었는데”

“ 저기 달도 별도 바다위로 쏟아져 내리는 것 같다. 윤슬이 되어 파도 탄다.”

“ 맞아요.”

그들은 차가운 느낌이 들 때 까지 오래도록 하늘과 바다와 그리고 자신들을 돌아보는 그런 시간을 가지고 앉아있었다.


그렇게 이틀째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민석이가 다희를 안아 눕히고 하루 동안 피곤이 몰려와 두 사람 다 그만 단잠에 빠져버렸다.


다음 날 아침에도 늦잠을 잔 두 사람은 헐레벌떡 일어났다. 다희는 방에서 화장을 하는 동안 민석이가 골든베이 2층 편의점에서 우유와 카스테라와 물을 사서 돌아왔다.

“ 늦잠 자다가 우리 이러다 영양실조 걸리겠다.”

민석이가 우유를 컵에 따르며 말하자 그녀가 미안한 얼굴이 되었다.

“ 미안해요.”

“ 아니 그런 뜻이 아니고.”

민석이가 당황해 하며 우유 컵을 다희에게 내밀었고 그녀는 환히 웃으며 컵을 받았다.

“ 나도 알아요.”

“ ...”

우유와 카스테라를 먹고 그들은 택시가 기다리는 곳 골든베이 앞으로 가고 있었다. 이미 기다리고 있던 커플은 어제 우전 해변에서 만났던 신랑 신부였다.

“ 이제 구면이네요.”

“ 네. 여기가 숙소인가 봐요.”

“ 그래요.”

“ 저희들은 홀리데이 펜션에 있어요.”

“ 네.”

택시가 왔고 그들 두 커플은 꽃봉오리처럼 보인다는 화도로 가기 위해 택시에 올랐다.

해송숲길을 지나쳐 택시는 화도로 가는 노두길에 물이 빠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저 길이는 얼마나 되죠?”

그 생기발랄한 신부가 기사아저씨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그곳에는 하루에 한번 들어가는 것이다. 썰물 때만 길이 열리니까.

“ 천 미터가 넘는데... 나올 때도 이 차를 이용하실 겁니까?”

“ 그럼요. 아저씨가 안내 좀 해줘요.”

“ 그럽시다. 워낙 섬이 작아서 구경할 것도 없지만”

“ 섬 이름이 왜 화도랍니까?”

“ 멀리서 보면 꽃봉오리 같아서 그리고 원래 해당화가 많이 피어있어서 지금은 그 많던 해당화가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 꽃이 예뻐서 자기 집에 심으려고 너도 나도 가져가서 그렇게 되었을 겁니다.”

“ 그럴 수 있겠습니다.”

“ 물이 다 물러갔네요. 아저씨.”

“ 그럼 갑니다.”

노두길로 택시가 접어들었고 반대편에서도 자가용 한 대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 아저씨. 어떡해요. 저차가 우리 쪽으로 달려오네요.”

“ 걱정하지 마십시오. 비킬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가는 도중에 택시가 비켜설 곳이 만들어져 있었다. 증도를 향해 손을 흔들며 지나가고 그들도 무사히 화도에 도착하였다.

다희가 긴장한 탓인지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화도의 반대편 방향으로 택시가 달리기 시작하였고 작은 섬에도 바람 때문인지 납작 엎드린 듯 집들이 보였다.

교회 앞에서 택시가 서 있다가 차를 돌려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다. 휠체어를 꺼내고 다희는 차에서 내려 오월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맑은 공기에 그녀가 심호흡을 하자 모두 크게 호흡을 하였다.

“ 서울에 가고 싶지 않아요.”

“ 저도 그래요. 너무 좋아요.”

다희의 말에 그 신부가 대답하며 활짝 웃었고 보이는 덧니도 예뻐 보였다. 민석이가 카메라로 그녀와 섬 풍광을 담기 시작하였다.

어제 해송숲길에는 가져가지 않아 오늘 아침엔 잊지 않고 챙겨 나왔다. 드라마의 촬영지라는 곳과 혼자 있던 하얀 개도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하였다.

바닷가로 두 개의 벤치가 놓여 있었다. 두 커플은 거기에 앉아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택시를 타고 꽃 섬을 빠져나왔다.

왜 남해안이나 서해안의 바닷물이 동해와 다른 것은 갯벌 때문이었다. 고마운 갯벌인데 바다 빛은 그리 예쁘지 않았다.

“ 아저씨 우리들 태평염전에 내려주십시오.”


민석이가 그리 말하자 차는 태평염전을 향하여 달리기 시작하였고 금세 그곳에 도착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다는 태평염전은 1950년대부터 소금을 생산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원래 우리나라 소금생산 방법은 다르다.

나무로 불을 지펴서 건조시키는 방법이다. 그래서 소금 때문이라도 우리나라 산들은 벌거숭이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태평염전에 들어가기 전에 두 커플은 염생 식물원으로 들어갔다. 나무로 데크를 만들어서 휠체어를 밀고 그가 뒤따라갔다.

그들은 손을 꼭 잡고 이제 천천히 바닷물이 들어오는 그곳을 돌아다녔다. 하얀 깃발을 날리듯 띠가 나부끼고 함초와 칠면초가 어울려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태평염전 사이로 소금창고가 줄지어 서있었다.


그들은 소금 만드는 체험을 하였고 두 사람은 먼저 소금박물관으로 갔다.

소금박물관은 석조건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단 하나밖에 없는 곳이라고 하였다.

소금으로 짱둥어도 만들어 놓았고 게도 만들었고 어린 소녀도 앉아있었다.

다희가 올려다 본 곳에 하얀 소금갈매기가 날아가고 있었다.

소금 만드는 과정을 재현에 놓았고 발아래로 단단한 유리가 놓여있고 작은 염전이 있었지만 다희가 무서워하여 그들은 그냥 나왔다. 나오는 길에 소금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이 있었다.

다희는 귀한 소금을 선물로 아민이네 까지 그리고 자신의 소금까지 무겁지만 샀다.

민석이가 그것들을 들고 나가 차에 실었다.

여러 가지 맛이 있었지만 다희는 석류 맛을 민석은 녹차 맛을 주문하였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휠체어를 타고 바다를 바라보는데 소금체험을 하고 돌아온 그들이 다가왔다.

민석이가 저녁식사를 사기로 그들에게 약속을 하여서 조금은 이른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고 소금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서 차림표를 부며 그들은 함초 떡갈비 이인분과 함초 비빔밥을 시켰다.

“ 함초가 그리 좋다고 하니 증도에서는 꼭 한번 먹어봐야지요.”

라고 젊은 신랑이 웃으며 말을 하였다. 맞다. 염생 식물원에서 본 색도 예쁜 그 함초 말이다.

아침도 못 먹고 겨우 우유와 카스테라로 점심을 먹은 두 사람은 맛있게 먹었다.

“ 잘 먹었습니다. 커피는 저희들이 사겠습니다.”

그리고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를 시켜 마시며 이야기를 하였다.

“ 서울에서 오신 거 맞죠?”

생기발랄한 신부가 묻자 다희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 저희는 전주에서 왔어요. 전주에서는 가깝지만 서울에서는 먼 거리인데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 제주도 보다 볼 건 없겠지만 그리 예쁜 섬이라고 해서 와서 보니 잘 왔다싶어요.”

“ 맞아요. 신혼여행지로 손색이 없어요.”

다희의 얼굴이 피곤이 엿보여 민석은 먼저 자리를 떴다.두 사람은 차에서 내리며 민석이가 아저씨에게 부탁 하였다.

“ 아저씨 내일 오후 1시쯤에 숙소 앞으로 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 예. 가겠습니다.”

“ 내일 오후엔 저희들에게 증도 구경도 시켜주시고 모레 오전에는 저희들 목포공항에 데려다 주실 수 있겠습니까?”

“ 고맙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차는 되돌아가고 그들은 숙소로 들어갔다. 구름 사이로 반달이 떠서 베란다를 기웃거렸다. 두 사람은 의자에 앉아 수많은 별들과 달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아이와 함께 빛나는 빛속으로 하늘로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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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부르지 못한 노래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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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름다운 빛속으로 +2 17.12.17 69 0 9쪽
19 서귀포 앞 바다는 눈부시다 17.12.15 90 0 11쪽
18 민석, 생일 맞다 17.12.14 76 0 10쪽
17 다희, 숏 커트하다 17.12.13 62 0 9쪽
16 다희, 아기 갖다 17.12.12 73 0 9쪽
15 엄마, 그리운 이름 17.12.11 181 0 9쪽
14 윤슬, 파도 타다 ( 3 ) 17.12.08 75 0 9쪽
» 윤슬 파도 타다 ( 2 ) 17.12.07 82 0 10쪽
12 윤슬, 파도 타다 ( 1 ) 17.12.06 75 0 7쪽
11 오월, 푸르른 날에 +2 17.12.05 106 0 9쪽
10 연지 찍고 곤지 찍고 17.12.04 112 0 9쪽
9 아민부부의 밀월여행 17.12.01 82 0 9쪽
8 특별한 프로포즈 17.11.30 119 0 9쪽
7 주희, 서울에 오다 17.11.29 76 0 9쪽
6 눈꽃, 그리기 17.11.28 119 0 9쪽
5 사랑, 보듬다 17.11.26 93 0 8쪽
4 겨울 숲, 울음소리 +2 17.11.24 107 1 9쪽
3 다시 날아오르다 17.11.23 97 1 8쪽
2 백조 날지 못하다 +2 17.11.21 123 1 9쪽
1 오르쉐 미술관에서 17.11.20 16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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