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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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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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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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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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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228화 소문은 자극적이다

DUMMY

228화 소문은 자극적이다


낙양 함락과 복왕 주상순의 죽음.


낙양에서 벌어진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추리자면 이 두 가지가 될 것이다.


이 일은 작은 일이 아니며 그 과정 역시 범상치 않으니 사람마다 모이면 이야기하고 전하기 바빴다.


이윽고 소문은 그 속도를 더하여 천리마보다 빠르게 사방을 달렸다.


다만 소문은 속도를 더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바라듯 점차 그 모습이 변했다.


이리하여 ‘반란군이 낙양을 함락하고 복왕을 베어 그 피로 서로 나누어 마셨다’는 소문은 소문을 그저 쑥덕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반응할 이들에게 전해질 무렵에는 이리 변했다.


‘반란군이 낙양을 함락하니 복왕을 술자리에서 삶아서 잡아먹고 다음은 황제라고 떠들었다’고 말이다.



***



“장 장군!”

“나 장군?”


아침에 일어나 스스로 호쾌하다 여기는 방식으로 식사하던 장헌충은 나여재가 다급히 들어오니 놀라 눈을 둥그렇게 떴다.


“무슨 일이오? 설마 어디서 토벌군이라도 온 답니까?”


장헌충이 손에 가득 묻은 기름기를 슥슥 닦아내며 물으니 나여재는 그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쯧.’


호걸과 같다, 호쾌하다고 하면 듣기에는 좋으나 나여재가 보기에는 그저 산적들의 지저분한 행태와 다르지 않았다.


물론 그들도 그런 이들이 아닌가 물으면 대답이 궁색해지나 언제까지고 산적 같은 신세로 끝낼 생각이 없던 나여재다.


슬슬 일군을 이끌고 있으니 저런 행태는 그만두고 체통을 챙겨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근래 들어 나여재는 장헌충과 어지간히 중한 일이 있지 않은 한 식사 시간에 얼굴 마주하는 일을 줄이고 있었다.


“나 장군, 무슨 일이냐니까?”


대답이 없이 보기만 하니 인내심이 없다는 걸 보이듯 금세 짜증이 그득한 얼굴로 장헌충이 말을 내던지니 나여재는 그제야 찾아온 이유를 떠올리며 빠르게 말을 꺼냈다.


“이야기를 들으니 이자성이가 낙양을 먹었답니다!”

“······허? 그게 진짭니까?”

“아주 소문이 파다해요. 들으니 낙양을 함락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곳에 있는 복왕을 잡아 죽이고 그 고기로 축하연을 열었다고 합니다.”


나여재가 하는 말에 장헌충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그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거 참. 이자성이가 좀 컸다, 컸다 하더니 이 정도나 할 줄은 몰랐는데.”

“이대로 두고 볼 거요?”

“두고 보지 않으면? 군을 돌려서 이자성이 그놈이랑 한 따까리라도 하라, 그 말씀이시오?”

“그것은 아니지만······.”


말끝을 흐리며 주저하던 나여재는 조금 속을 터놓기로 마음먹고 굳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장 장군께서는 어떨지 모르나, 나는 이자성이 뒤를 따른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소이다.”

“아아, 그 말씀이시군.”


나여재가 하는 말에 장헌충은 알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닌 게 아니라 그 마음은 장헌충 역시 같았다.


아니, 같은 걸 넘어서 그런 마음이라면 가장 강하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사내 대장부로서 태어났으면 응당 위에 서야지. 이자성이도 그렇고 나여재도 내가 모실 형님은 아니니.’


장비의 후예를 자처하는 장헌충으로서 혹여 유비와 같은 이가 있다면 모를까, 아니라면 누구에게도 천하를 양보할 생각은 없었다.


선조 역시 유비가 없었다면 직접 일어났으리라 생각하며 장헌충은 아직 남은 음식을 물끄러미 보았다.


“식사를 마저 하고 나면 바로 군을 정돈해서 양양으로 갑시다.”

“양양.”

“듣자 하니 그곳에도 왕이 하나 있다지? 조금 더 다지면서 갈까 했는데, 우리가 이자성이에게 밀릴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오.”


장헌충은 그렇게 말하며 먹던 음식을, 기름지게 잘 구워낸 고기를 손으로 집어서 한가득 베어 무니 나여재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었다.


그러다가 나여재는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조심스럽게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장 장군, 내 하나만 더 묻겠소.”

“뭐요?”

“그, 혹시 그 왕을 잡아서 인육 먹을 생각은 아니시겠지?”

“굶주린 것도 아닌데 내가 왜?”


이해하기 어렵다는 얼굴로 되물으니 나여재는 안도하는 얼굴로 이유를 입에 담았다.


“이자성이 같은 짓을 할까 싶어서 말이오.”

“그놈 같은 짓? 아, 복왕으로 잔치를 벌였다고?”


조금 전에 들은 말을 떠올린 장헌충은 피식 웃었다.


“에이, 그게 진짜겠소? 이자성이, 그놈도 상식이라는 게 있는 놈인데. 그냥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붙인 말이겠지.”

“그, 그렇겠지?”

“그리고 우리가 이자성이를 따라서 군을 일으킨 것도 아닌데, 왜 그 일을 따라 해야 하오? 쓸데없는 일이지.”

“과연, 괜히 따라 하다가는 우리가 더 밑으로 보이겠군. 장 장군께서는 과연 대단하시오.”


나여재는 장헌충이 한 말들을 곱씹고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허면 이따가 다시 봅시다. 양양, 곧 우리 손에 들어오지 않겠소이까.”

“물론이지요.”


적당히 대답해준 장헌충은 나간 남은 음식을 마저 먹다가 나여재가 나간 쪽을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소심하기는.”


쓸데없는 일이라고 함은 다시 말해 그것이 쓸데가 있는 일, 필요한 일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장헌충은 필요하다면 그것이 얼마나 잔혹한 일이라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나여재가 비위 상해 하는 모습을 보이니 그는 그렇지 못한 게 훤히 보였다.


그리고 이걸로 인해 장헌충은 확신했다.


나여재는 그의 호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말이다.


“이자성, 역시 네놈이야.”


사냥감을 노리는 야수의 눈빛으로 중얼거린 장헌충은 게걸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나 천하는 내 것이다.”



***



“보, 복왕이, 숙부가, 이 나라를 다스리는 주씨가 그렇게 죽었다고?”


믿기 힘든 소식에 숭정제 주유검은 현실감이 없는 감각에 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이에 급히 불려온 대소신료들은 누구하나 고개 숙이고 들 생각은 하지도 못하니, 주유검은 그 모습에 벌컥 화를 내고 말았다.


“왜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가!”


울분을 담아서 호통쳐도 여전히 대답은 없고 마주하는 시선은 없으니 주유검은 한탄하며 이마를 짚었다.


“그래, 복왕이 덕이 없고 훌륭하지도 않았다는 건 나도 안다. 몇 번이고 베풀라고, 주변을 돌보라고 권했다. 하지만 이건, 이건 아니다.”


아직도 감정이 가라앉지 않는지 주유검은 말하는 중에도 몇 번이고 음성이 떨렸다.


그래도 말로서 감정을 발산하니 조금 나아졌는지 주유검은 이 끔찍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단순히 복왕이 죽었다는 것이 다가 아닌 현실을 말이다.


“낙양 사람들이 모두 저들에게 가담하였다고 들었다. 또한 형주에서는 양양을 향해 또 다른 반군이 일어나 달려들고 있다지. 병부시랑.”


주유검이 부르는 말에 다른 신료들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병부시랑 진신갑이 두려운 기색을 역력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주유검은 그러한 것에 개의치 않고 그에게 물었다.


“민란이 생각보다 세게 일고 있다. 홍승주는 맞추어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은가?”

“부, 북경을 이르심이라면 그럴 것입니다.”


홍승주가 보내온 소식들에 따르면 그 기세가 대단히 커 심양을 향하고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북경은 무사했다.


그러나 일은 항상 계속 잘 풀린다는 법도 없으며, 주유검이 물은 것은 북경을 이른 것도 아니니 진신갑의 물음은 여러모로 좋은 대답이라고 하기에 어려웠다.


당연히 주유검은 만족하지 않았고, 그 불만을 그대로 얼굴과 말로 드러냈다.


“나는 북경이 아니라 낙양과 양양을 이르고 있다. 병부시랑은 저들이 강을 넘어 오는 걸 가만히 두고 보라는 말인가?”

“그, 그것은 아닙니다. 다, 다만-.”

“쯧, 되었다.”


진신갑이 무엇이라도 대답하려고 애쓰는 모습에 주유검은 혀를 한번 차고는 손을 들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시선을 돌려서 한쪽을 보니, 그곳에는 병사에 관한 일로 근래 주유검이 의지하기 시작한 상대, 북경 수비대 대장 제독 오양이 있었다.


“오양, 북경에서 얼마나 사람을 낼 수 있지?”


기대감이 한껏 담긴 물음에 오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그는 이내에 곤란함을 담아서 고했다.


“말씀드리기 매우 송구한 일이나, 북경에서 병사를 내는 것은 불가하다 감히 말씀드려야 할듯합니다.”

“어째서인가?”

“북경에서 병사를 내는 순간 북경 사람들은 두려워할 것입니다. 수세에 몰렸다고 여겨서 말입니다.”

“북방이 아니라 저 아래에 있는 도적들을 치려고 할 뿐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양이 차분히 고하니 주유검은 그 말을 더 부정하려다가 그만두었다.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주유검도 알았기 때문이었다.


“허면 그대도 그저 두고 보라고 할 생각인가?”


주유검이 묻는 말에 오양은 내심 생각했다.


곤란한 시기에 황상의 총애를 샀다고 말이다.


“아닙니다. 그러나 북경이 아니라 남경이 주축이 되어 군을 준비하고 보냄이 낫다고 여깁니다.”

“으음.”


남경에 맡기라는 말에 주유검은 잠시 고민했다.


그 역시 여러 이유로 내키지 않았으나 생각할수록 그것이 옳으니 마음이 점차 기우는 걸 느꼈다.


그렇지만 다른 이유들은 어떻게 한다고 한들 한 가지는 아무래도 답답하여 내버릴 수 없으니 주유검은 고개를 들어 멀리 시선을 주었다.


‘이 이상은 곤란한데.’


그가 걱정하는 건 이 일을 남경에서 무사히 해결하면 그 공이 태자에게, 조금 더 정확히는 태자의 스승으로 함께 가 있는 양사창에게 돌아갈 거라는 점이었다.


당장 주유검이 재위하는 시기야 그래도 될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 한 사람이 너무 공을 세우고 가까워져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 위험하게 일이 흐를 수 있음을 주유검은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바로 그의 형이자 전대 황제인 천계제 그리고 그가 아끼던 환관인 위충현이 그랬으니 말이다.


다시는 그 꼴을 보고 싶지 않은 주유검은 남경에 맡기되 이 일이 양사창의 공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주유검은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남경에 갈 배를 준비해라.”

‘남경에는 맡기되 양사창에게는 맡기지 않는다.’



***



“-하여 남경 총독에게 명하니, 민란을 토벌하고 안정을 도모하라!”


쾌속선을 타고 금세 남경에 도착한 칙사가 외치는 말에 양사창은 눈알을 굴렸다.


‘병사들을 모집하고 훈련하는 일을 생각하면 족히 두어 달은 이 일에 매달려야 하겠어.’


여러모로 할 일이 많다 여기니 그 노고에 절로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힘은 들지언정 어렵다고 여기진 않았다.


칙사가 아직 전하지 않은 말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는 중요한 일이며 우선할 이다. 허나 남경 총독에게는 이미 맡긴 일이 많으며, 그 많은 일 가운데 무슨 일이 있어도 우선해야 할 일도 있다.”

‘이건······.’


혹시나 하는 생각에 슬그머니 주변을 살피니 함께 하여 말을 듣는 남경 조정 사람들은 누구 하나 이 말에 담긴 속뜻을 알지 못하는 듯싶었다.


심지어 안타까움을 내내 감추지 못하던 태자 역시 그리 이상하게 여기는 기색이 없으니 양사창은 우습게도 고독한 기분을 느꼈다.


그러한 그를 배려하겠다고 할 생각인지 칙사가 아예 양사창이 어렴풋이 눈치챈 것을 더 확실하게 말했다.


“태자를 보필하는 일과 남경을 지키는 일 그리고 외적과 싸우는 일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니 그대는 영명한 사람을 내어 토벌에 그 힘을 발휘하도록 준비하라.”


이렇게 말하니 몇몇 눈치 있는 이들 역시 이 말에 담겨진 속뜻을, 숭정제의 의향을 읽어냈다.


‘양 총독이 공을 세우기 바라지 않으신다?’

‘황상께서 견제하시는가.’

‘하긴, 이대로 계속 두는 건 그 건방진 고자 위가의 재래를 초래할 수도 있지.’

‘좋게 풀려도 옛 장거정의 일이 재현될 수도 있으니 당연한 일인가.’


저마다 생각하며 양사창의 눈치를 살피니 그는 아무런 내색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칙사가 더 남긴 말은 없는지 귀를 기울였고, 이윽고 모든 미사여구가 끝나자 아무런 사심이 없다는 듯 외쳤다.


“황상께서 남경에 중대한 일을 맡기시니 이 양사창 이하 남경 조정은 그 책임에 부응하고자 신명을 다하겠나이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짧고 호기로운 대답이나 그 말에 담긴 것을 여러 신료가 알아채니, 그들의 얼굴은 이내에 급격하게 썩어들어갔다.


양사창은 그들 모두를 덤터기 씌워버리고 있었다.


이 대답이 북경에 전해지면 그걸로 상황 종료,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그러니 누구든 나서서 말을 조금이나마 내어 여지를 만들어야 했다.


양사창과 함께 죽고 함께 살기 싫다면 말이다.


허나 누구 하나 양사창의 위세를 생각하여 쉬이 나서지 못하니, 잠시 머뭇거리던 사이 아예 쐐기를 박는 말이 들렸다.


“양 총독은 참으로 이 대명을 지키는 참된 신하요! 암, 남경 모두가 하나가 된다면 저 참혹한 짓을 저지른 이들을 징치하고 안정할 수 있을 것이오!”


태자 주자랑이 나서서 말하니 남경 조정 신료들은 글렀다는 걸 깨달았다.


동시에 깨달은 것이 몇 가지 더 있으니, 그 가운데 가장 그들을 쓰라리게 하는 것은 바로 사재를 또다시 털어야 할 거라는 사실이었다.


그것도 전에 태자의 호감을 사기 위해 적당히 용돈 내어주는 느낌으로 쓰던 것과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말이다.


“양 총독, 그대는 누구를 세울 생각이오?”


그런 그들의 귓가에 태자가 순수하게 물으니 그들의 마음에 욕심이 물씬 솟았다.


누구를 세울 것인가.


양사창은 나서지 못한다.


황제가 그렇게 명했으니까.


허면 대신하여 가는 자는 양사창의 대리인이요, 그를 대신하며 이어가는 실세가 될 수 있었다.


그렇게 될 수만 있으면 당장의 손해 같은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모두가 기대를 담아서 양사창의 입을 주목하니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깨닫고 속으로 비웃었다.


‘머저리들.’


애초에 양사창이 이 일에 세울 수 있는 사람은 대명에서 한정된 이들 뿐이었다.


능력도 없는 이가 나서게 해서 공으로 이득을 얻게 할 정도로 이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런 분별은 확실한 양사창에게 있어서 여기에 있는 이들은 모두 부적격이었다.


또한 그 얼마 없는 이들 가운데 이미 몇몇은 세상에 없고 몇몇은 양사창과 대립하는 이들이니 남은 후보는 하나뿐이었다.


‘솔직히 이것도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어쩔 수 없다. 손전정과 같은 놈들을 내 손으로 다시 세워서 오르게 하는 것보다야 훨씬 나아.’


마음을 정한 양사창은 주자랑을 보며 고했다.


“전하, 남경 근방에 병부시랑 임경업이 구휼을 위해서 와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부디 그자를 세우도록 허락하여 주소서.”


작가의말

[첨언 - 손전정]

손전정은 명나라 말기 사람으로 그 재능이 뛰어나 문무에 뛰어난 사람입니다.

한때 위충현에게 반발하여 사직하나 이후 1차 이자성의 난이 있었을 때 복직, 장수로서 농민 반란을 토벌하게 됩니다.

여기서 홍승주와 함께하여 두각을 나타내어 공을 세웠는데, 기록에 의하면 당시 이자성 전에 틈왕이라 자칭한 고영상이 야습하려는 건 꿰뚫어 보고 역으로 매복하여 섬멸하였다고 합니다.

이자성 역시 이후 몇번 죽을 고비를 넘긴 후에 간신히 탈출하여 목숨만 건지게 됩니다.

이렇게 공을 세웠으니 앞으로 창창대로일 거 같으나 직후 그는 양사창과 반목, 그의 모함을 받아 파직되었습니다.

이후 홍승주는 항복하고 양사창은 사망하게 된 1643년, 다급한 숭정제는 손전정을 병부상서로 삼고 이미 명나라 서부에 대한 전권을 내어줍니다.

다만 이 일은 많이 늦은 감이 있어서 손전정은 그 권한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용할 수 있는 병력이 5천에 불과했다고 하며, 결국 이 5천으로 10만에 이르는 이자성과 싸우게 됩니다.

손전정은 분투하였으나 결국 패배, 전사하게 됩니다.

이후 북경은 이자성에게 함락되니 손전정의 죽음은 곧 숭정제의 죽음과 명나라 멸망으로 이어졌다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숭정제가 죽을 때 함께한 환관 왕승은을 제하면 마지막 충신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나 그 죽은 후에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숭정제가 이전에 홍승주가 전사하였다고 여겨 시호를 내렸다가 취소한 일로 인해 손전정이 전사하였음을 믿지 아니한 일입니다.

그토록 모든 걸 내어주었던 홍승주가 배반하였다는 점은 참작할 만 하나 이후 손전정을 도망하여 숨었다고 생각하고 추포령까지 내렸다고 하니 여러모로 안타깝고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덕에 손전정은 명나라 시절에는 시호도 없었으며, 충정이라는 시호를 받게 된 것은 청나라 건륭제 시절이었다고 합니다.

[지난 화 첨언 가운데 복록 부분에 오기가 있어 수정하였습니다]

해당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이 내린 돈과 나라에서 주는 돈’

->

 ‘하늘이 내린 복(타고난 복)과 나라에서 주는 돈’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kkatnip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후원하신 기대에 응해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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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239화 정할 수 없는 괴로움 +2 23.06.01 370 23 15쪽
239 238화 거기서 거기다 +1 23.05.31 363 26 13쪽
238 237화 사람의 생각은 +1 23.05.30 377 25 15쪽
237 236화 한 해로 한 해를 감당치 못하면 그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다 23.05.29 371 24 13쪽
236 235화 원숭이와 너구리 +4 23.05.28 389 24 16쪽
235 234화 동향 사람 +2 23.05.27 364 21 14쪽
234 233화 조선에 정년은 없다 +3 23.05.26 380 22 13쪽
233 232화 표명은 그 자체로 힘이 있다 +1 23.05.25 351 25 15쪽
232 231화 남는 자의 고민 +2 23.05.24 354 21 13쪽
231 230화 머무는 객, 떠나는 객 23.05.23 376 19 12쪽
230 229화 어렵다고 하여 멈출 수는 없다 +1 23.05.22 379 18 14쪽
» 228화 소문은 자극적이다 23.05.21 382 20 15쪽
228 227화 복록의 약조 +2 23.05.20 365 21 18쪽
227 226화 불은 모든 것을 태우고서야 잦아든다 +2 23.05.19 366 19 13쪽
226 225화 불씨는 작다 +4 23.05.18 374 20 16쪽
225 224화 장작을 모으는 법 +1 23.05.17 387 16 15쪽
224 223화 천하가 여기에 있다 +2 23.05.16 397 19 11쪽
223 222화 바라는 것은 23.05.15 397 23 12쪽
222 221화 배부른 사람은 모른다 +1 23.05.14 405 21 13쪽
221 220화 선택이 가능하다면 사람은 고른다 +2 23.05.13 408 20 13쪽
220 219화 전쟁은 도박이다 +1 23.05.12 447 21 12쪽
219 218화 타협과 양보는 때때로 일방적이다 +2 23.05.11 432 22 13쪽
218 217화 청개구리 +1 23.05.10 420 17 13쪽
217 216화 의심은 아래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1 23.05.09 431 18 13쪽
216 215화 일을 미루면 이자가 붙는다 +1 23.05.08 423 23 15쪽
215 214화 전쟁과 정치는 한 몸이다 +2 23.05.07 465 18 12쪽
214 213화 양동 +3 23.05.06 456 20 13쪽
213 212화 천명으로 가는 길 +1 23.05.05 445 22 12쪽
212 211화 도박은 없다 +2 23.05.04 434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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