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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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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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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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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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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6쪽

354화 때로는 알기에 괴롭다

DUMMY

354화 때로는 알기에 괴롭다


“다른 분은 어디에 계십니까?”

“아쉽게도 엇갈린 모양이오. 회순왕은 부하들을 걱정하여 돌보러 가셨소.”


문을 열고 지순왕 상가희만 모습을 드러내니 전령으로 찾아왔던 노신, 마헤이코는 적잖이 당황한 얼굴이었다.


이에 상가희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는 찾아온 연유를 물었다.


“어떤 이야기가 있기에 이러한 시각에 급히 찾는 거요?”

“그것은 이 자리에서 할 이야기가 아닙니다. 또한 저로서는 두 분 가운데 한 분이 빠지신 상황에서 말씀드림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새벽에 동이 트는 데로 찾아뵙도록 하지.”


마헤이코가 하는 말에 경중명이 할 말이며 반응을 생각하고는 나중에 찾아가겠다고 일렀다.


이에 마헤이코는 어딘지 모르게 안도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객을 불편하게 함은 도리가 아니니 아침까지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아침 식사가 끝남에 맞추어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시간을 벌었다.’


당장 결정 나려던 일을 운 좋게 약간이나마 시간을 벌어 한 번 더 설득할 기회를 얻었다 여긴 마헤이코는 곧장 유구국 국왕 쇼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전하, 신 마헤이코이옵니다.”

“음?”


마헤이코가 고하는 말에 쇼켄은 무언가 일이 틀어졌음을 느꼈는지 의아한 음성을 내었다.


그러나 그도 잠시, 쇼켄은 금세 다시 입을 열어 마헤이코를 안으로 들였다.


“들어오시오.”


허락에 따라 안으로 들어선 쇼켄은 예를 취하며 조심스럽게 방금 있었던 일들을 고했다.


“소신이 찾아가니 회순왕이라는 분께서 휘하에 있는 자들을 살피고자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이런.”


상황이 어찌 흘러갔는지 얼추 짐작한 쇼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로 고민했다.


이에 마헤이코는 잠시 눈치를 살피더니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입을 열었다.


“전하, 이는 어쩌면 선조들이 우리에게 이르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일조일석, 아니 그보다 짧은 시간으로 고민하여 결정하는 일을 경계하여 시간을 더 주고자 한 것이 아닐까 소신은 생각합니다.”

“······흐음.”


돌려서 오늘 청나라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던 말을 재고하길 청하니 쇼켄은 마뜩잖은 얼굴로 대꾸했다.


“이미 결정한 일을 돌이키려고 하는 것은 후회만 늘릴 뿐이오.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저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이지.”

“말씀하신 것은 때로는 옳으나, 때로는 결정함에 있어서 자신을 속이는 말일 뿐입니다.”


자신을 속인다는 말에 쇼켄은 한층 더 못마땅함을 느낀 듯 눈살을 찌푸렸다.


“청나라 사람 2천으로 사츠마를 견제한다. 듣기에는 훌륭하나 그 2천이 부릴 패악은 어쩌면 사츠마보다 클 것입니다.”

“허면 사츠마에 지금처럼 숙이고 살라, 그 말인가? 나는 그렇게 하다간 언제고 이 땅이 유구국이 아니라 사츠마 번이라 불릴 거라 생각한다.”


강하게 말하며 고개를 저은 쇼켄은 그에서 그치지 않고 눈에 불을 키며 말을 덧붙였다.


“이대로 세월이 흐르면 우리는 점차 종속될 것이고, 종국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나라가 되겠지. 유구국은 유구국이어야 하는 법, 그렇지 않다면 이 나라는 그저 언제고 아래에 깔린 나라, 그리고 백성들이 될 것이다.”

“청나라 역시 그러한 위험은 있습니다.”

“대신 욕심을 부릴 여지가 더 적지. 그들은 더 멀고 더 부유하니까.”


쇼켄이 하는 말에 마헤이코는 이해는 하나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


“전하께서 이르신 것은 소신도 종종 그리며 두려워하는 일이며, 그걸 위해 청나라를 끌어들이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건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오늘 보니 저들은 믿을만했다. 또한 왕이면서 부하를 살피고자 오밤중에 가다니, 실로 좋은 사람들이 아닌가.”


이미 듣고자 하는 귀를 막았는지 쇼켄은 제게 좋을 대로 해석하며 고집을 부렸다.


“하루는 정말 좋을 것입니다. 일주일은 즐거울 것이며, 한 달이 지나면 익숙해질 것입니다.”

“······.”


마헤이코가 하는 말에 쇼켄은 대답지 않았으나 귀는 열어두고 가만히 들었다.


이러한 기색을 어렵지 앟게 읽은 마헤이코는 계속해서 입을 움직였고 더불어서 말에 점차 힘을 주기 시작했다.


“석 달이 되면 작은 차이가 보일 것이고, 여섯 달이 되면 나름대로 관계를 쌓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나면 그들을 의지하고 함께 함이 익숙해질 것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대체 뭐요?”


귀를 기울이며 들으나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묻는 말에 마헤이코는 진정 하조가 하는 말을 입에 담았다.


“오 년, 십 년이 지나도 같을 수 있고 좋을 수 있습니다. 헌데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 언제고 사람들은 부딪칠 것인데, 과연 지금과 그때의 생각이 같겠습니까? 또한 사츠마가 더는 이 땅에 손을 대지 못한다고 하여도 그들을 좋게 생각하시겠습니까?”

“······후우.”


마헤이코가 하는 말에 쇼켄은 주저하더니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간이 생겼으니 고민하여 보도록 하지. 그대는 내일 아침 청나라 사람들을 맞이하러 가시오.”


굳었던 마음을 한번 흔들고 고려하게 함에 그치나 이만하면 저들을 부르러 가기 전에 보였던 태도, 마치 청나라가 한없이 유구에 도움이 될 거라고 여기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나았다.


여기서 더 나아갔다면 좋았겠지만 그것을 바람은 너무나도 욕심임을 알고 있으니 마헤이코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예를 갖추었다.


“말씀대로 따르겠습니다.”


마헤이코가 물러난 후 쇼켄은 홀로 남아 고민했다.


이윽고 동이 틀 무렵에 고민을 마친 쇼켄은 씁쓸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눈이 멀어 과욕을 부리고 있구나.”



***



“오밤중에 찾아왔다?”

“그래.”


아침이 밝고서야 상가희에게 간밤에 있었던 일을 전해 들은 경중명은 묘한 얼굴로 턱을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미뤘다라.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데.”

“내가 보기에는 좋은 일이야.”


상가희가 단정 지어 말하니 경중명은 흥미가 도는 걸 느끼며 물었다.


“왜?”

“오밤중에 찾아왔다. 보통 세 가지 가운데 하나지.”


입을 열어 말을 시작한 상가희는 천천히 손을 들어서 하나씩 펴기 시작했다.


“절박하거나 비밀스러워야 하거나 그도 아니면 둘 모두 이거나.”

“세 번째에 한 표 주고 다시 묻지.”

“뭔가?”

“상대가 급하면 거래에서 이쪽이 이득 보는 법인데, 왜 늦어진 게 좋은 일이야? 시간이 생겨서 마음이 바뀌었을 수도 있잖아?”


경중명의 말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보통이라면 상가희도 그렇게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조금 특별하니, 상가희는 그 특별한 상황을 입에 담았다.


“우리가 여기에 온 건 유구국 때문이 아니야.”

“······그랬지.”


그제야 여기 머무는 이유며 예의를 차려가며 정중하게 요청한 이유가 떠오른 경중명은 순간 시야가 좁아졌었다는 걸 알고 혀를 찼다.


“쯧, 사람 욕심이라는 게 꼭 이렇다니까.”


그들이 이렇게 움직이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남경을 위협하여 북방 주력을 움직이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 일환으로 거점이자 항로로 쓰기 위해 접근한 유구를 우선하다가 남경 위협에 차질이 생기면 그것은 말 그대로 주객이 전도되는 셈이었다.


“시간이 있었으니 적당히 머리가 식었겠지. 아니면 누가 말렸든가. 그러니 아마도 적당한 요구가 나올 거야.”

“아니라면?”

“생색만 내야지.”



***



“땅을 빌려드리겠소. 그리고 전에 보국친왕께서 오셨을 때 말씀하신 것도 지키고자 하니, 청나라 사람들이 기거할 집이며 거처를 지어드리리이다.”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마헤이코의 안내에 따라 찾아온 두 사람에게 쇼켄은 곧장 본론을 꺼냈다.


“그리고 오가며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최대한 싸게 드리리이다. 대신 부탁이 있으니, 청나라 사람들을 이 섬에 1백, 남겨서 그곳을 지키는 사람으로 삼아주시오.”


1백을 남겨달라는 말에 상가희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한편 문득 어제는 어떠한 요구였을지 궁금해졌다.


‘상당히 가라앉았을 텐데, 처음에는 1천이라도 바랐으려나?’


진짜 그러했다면 적잖이 곤란하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2만이 있다고 말하였으나 실상은 1만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거기서 1천이라고 하면 꽤나 큰 전력 분할이니 여러모로 얼굴 붉히기 쉬었을 터였다.


‘1천이면 무리지만 1백이면 딱 좋지.’


마침 그만한 숫자 정도는 그들도 머물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바가 있었다.


자연스레 이어지는 상가희의 말은 부드러웠다.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양국 우호를 위해 사람을 남겨 서로 통하게 함은 당연한 일이니, 뜻대로 적당한 사람들을 남기겠습니다. 다만 이 사람들은 잠시 머무를 뿐이니, 추후에 심양에서 정식으로 사람을 보낼 때까지만 머물 것입니다.”

“그것이면 충분하오. 우리는 새로운 이웃이며 덕 있는 나라를 사모하여 친하게 지내길 소망하니, 언제든 환영하겠소.”


쇼켄이 이르는 말에 상가희는 이왕에 사람이 머물게 된 거, 조금 더 나섬도 나쁘지 않다고 여기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 그렇게 여기신다면 왕께서는 우리가 남긴 사람들을 통해 뱃길을 익히고 정기적으로 심양과 연락함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럴 수 있다면 좋은 일이지. 안 그래도 동생인 쇼시쓰가 어찌 지내는지 항상 걱정하여 연락이라도 하였으면 하고 있었소.”

“허면 저희가 조선까지 뱃길을 알려드릴 테니, 배로 그곳까지 올라가 보심은 어떠십니까? 그곳을 통하여 심양까지 연락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상가희가 하는 이 제안은 조금 더 긴밀하게, 그리고 움직임을 더욱 자유롭게 하기 위함이었다.


배로 바다에 나오면 연락할 수단이 적어 항상 어느 시점에서 몇 척이고 배를 돌려보내거나 가까운 땅에 사람을 내림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렇게 하자면 그들이 향할 장소는 지금 많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것이 조선이었는데 이 경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도 뻔했다.


본래 유구를 거점으로 이용하고자 함이 그들이 신출귀몰하게 바다를 누비게 하고자 함에 있으니 연락을 위해 조선까지 가는 것은 아무래도 효과가 반감되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유구에 아예 연락할 이들을 준비하고 이곳 배를 이용한다면 안전하게 명나라의 눈을 속이고 연락할 수단이 생기는 셈이니 청나라 수군에게 있어서는 활동 영역을 더욱 자유롭게, 넓게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조선이라. 여러 도움을 받아 안 그래도 사람을 더 보내어 교분을 쌓고 싶던 참인데, 잘 되었구나.’


상가희가 조선과 통하는 것을 전제로 말한 것은 지금 가장 안전한 길이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쇼켄에게도 적잖이 마음에 드는 제안이었으니 그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가 말하는 대로 따르겠소이다.”



***



청나라 수군이 성공적으로 유구국을 중간 거점으로 만든 그 시각.


북경에서는 이러한 일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남경에서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일을 그들이 알 리가 만무하였으나, 사실 알아도 당장은 불쾌하게만 여길 뿐 크게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 더 큰 문제를, 그리고 더욱 현실적이고 와닿는 문제를 직면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오, 오랑캐들이 왔다!”

“저번보다 훨씬 많아!”


몇몇 사람들이 외침을 시작으로 북경 성벽에 올라선 이들은 점차 그간 풍문으로 듣던 것이 현실이 되었음을 알고 안색을 굳혔다.


병사들이라고 눈이 없고 귀가 없는 게 아니다.


다만 그들이 듣는 것은 전모가 아니라 부분이니 엇나감이 많을 뿐이었다.


그러한 부분만 들은 이야기 가운데 청나라 군세가 북경으로 향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제법 유명했다.


신병 겁주기로 많이 사용되는 이야기기도 하고 말이다.


허나 막상 그것을 현실로 목도하였을 때 병사들은 누구 하나 가리지 않고 얼어붙었다.


“지, 진짜로? 정말 북경이 공격당하는 건가?”

“저기, 저거 봐라! 대포다, 대포!”

“호, 홍승주 대인이 이끄는 군사는?”

저마다 당황하며 사색에 질리니 지금 청나라 군대가 화포를 쏘기라도 하면 북경 수비대는 그대로 무너져 내릴 것처럼 보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들을 깨우듯 노장의 외침이 들렸다.


“대명의 병사가 고작 저런 군세에 겁먹지 마라! 이 북경성은 방비가 단단하고 쌓아둔 물자도 넉넉하다! 그저 굳게 버티면 금세 사방에서 지원군이 올 것이니 설령 지금 보이는 군세의 배가 온다고 하여도 끄떡없다!”


북경 수비대 대장 오양이 외치는 말을 여러 장수가 따라 외치며 전파하니 흔들리던 마음은 조금씩 안정하기 시작하였고 떨어지던 사기는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 그래. 북경이잖아? 황제 폐하께서 계신 곳이라고!”

“오랑캐들은 북경을 넘지 못할 거야. 지들이 말에 날개가 달리지 않는 한 어쩌겠어?”

“화포라면 성벽이 튼튼하니 버티겠지. 그리고 화포는 우리도 있다고!”

“대명의 심장이니 누구나 여기를 귀히 여킬 터, 지지키만 하면 돼, 지키만 하면 된다고.”


병사들이 저마다 되는대로 말을 내어 중얼거리며 안정을 찾았다.


이는 바람직한 일이나 정작 병사들을 북돋은 오양은 내심 누구보다도 걱정이 많았다.


‘공기가 다르다.’


성벽에서 멀리 보이는 청나라 군세를 살핀 오양은 확실하게 전과 다름을 느끼고 있었다.


1만 남짓한 군사로 허세와 기책으로 우롱하던 때와 달리 지금 이곳, 북경 앞에 당도한 청나라 군세는 그 기세가 크고 살아있어서 마치 북경을 한입에 삼킬 거대한 맹수처럼 보였다.


‘홍 상서의 경고는 결국 가장 좋지 않고 위험한 것으로 맞아들었구나.’


전에 홍승주가 위험을 경고할 때 따로 일러 오양에게 전한 말이 있으니, 아무리 생각하여도 가장 위험한 곳은 북경이라는 말이었다.


그 말에 오양은 먼저 부정하였고, 그다음에는 당황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금주며 산해관이며 모두 무시하고 북경을 노린다는 건 정석적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후방이나 측방을 내어주는 일이니 있을 수 없다고 여겼다.


또한 설령 그렇게 하여 북경을 얻는다고 한들 형세가 이상하게 변하니 무슨 득이 있겠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을 경우를 다시 생각하니 오양은 북경에 대명의 머리며 심장이 있음을 떠올렸다.


숭정제.


그가 모시는 황상은 대명을 움직이는 머리고, 심장이었다.


이는 다시 말해 적에게 잡히면 아주 치명적인 부분이라는 말이기도 했다.


‘토목의 변이 다시 일어난다. 아니, 그 이상이겠지. 북경이 떨어지고 잡히는 건 토목보에서 잡힌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아.’


명나라 역사에서 치욕이라 할 일을 떠올린 오양은 애써 고개를 흔들며 그 생각을 털어내려고 했으나 한번 붙은 생각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으로 부족하다고 하듯 한 가지 생각이 더 따라 일어났다.


‘이건 홍 상서도 생각하였을 터, 과연 그는 계속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북경에서 농성하는 시일이 늘어지면 늘어질수록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를 향한 기대가 점점 커질 것이 뻔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북경이 버티는 동안 사방 난리가 정리되고 그 사방 난리를 정리한 병력들이 구원하러 오는 것이었다.


당연히 홍승주는 북경 구원의 기대를 받게 될 터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오양은 이 사실 자체가 대단히 꺼림칙하게 느껴졌다.


‘노리는 것이 북경이라는 땅이 아니라면, 만약 그렇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결과를, 오지 않았으면 하는 미래를 떠올린 오양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천지신명이시여, 부디 대명을 보우하소서.’


작가의말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Ssoon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후원하여 주신 기대에 응해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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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 366화 승리로 이어질 패배 +2 23.10.06 236 16 14쪽
366 365화 선점 23.10.05 228 17 12쪽
365 364화 가야 할 곳은 +1 23.10.04 243 16 14쪽
364 363화 맞아떨어진 이해 +1 23.10.03 244 16 16쪽
363 362화 살기 위한 궁리 +2 23.10.02 236 17 12쪽
362 361화 버림돌 +1 23.10.01 233 18 13쪽
361 360화 지펴진 불길 +3 23.09.30 253 17 13쪽
360 359화 끌려가는 심리 +3 23.09.29 249 16 15쪽
359 358화 지식과 체감 +3 23.09.28 245 15 15쪽
358 357화 말은 언제나 쉽다 +1 23.09.27 257 21 14쪽
357 356화 북경 공방전 23.09.26 270 18 13쪽
356 355화 다시 오지 않을 지금 +2 23.09.25 274 18 12쪽
» 354화 때로는 알기에 괴롭다 +3 23.09.24 262 17 16쪽
354 353화 이리와 호랑이 +1 23.09.23 259 15 12쪽
353 352화 우물 안 개구리 +1 23.09.22 265 20 12쪽
352 351화 부족한 현실 +2 23.09.21 262 18 12쪽
351 350화 까마귀가 난다고 하니 +2 23.09.20 259 18 13쪽
350 349화 혀는 칼보다 위험하다 23.09.19 270 17 13쪽
349 348화 맡겨진 선택 +3 23.09.18 285 19 13쪽
348 347화 천하를 갈망하는 자들 +2 23.09.17 275 20 12쪽
347 346화 전쟁의 도리 +1 23.09.16 274 20 12쪽
346 345화 세상에서 가장 큰 전쟁 +4 23.09.15 298 22 12쪽
345 344화 훗날을 그리는 사람들 +1 23.09.14 273 19 12쪽
344 343화 이어받을 사람 +3 23.09.13 283 19 12쪽
343 342화 소란한 이웃들 +3 23.09.12 284 21 15쪽
342 341화 봄이 오기 전에 +5 23.09.11 290 18 12쪽
341 340화 가장 밝게 타오를 때 +2 23.09.10 277 21 12쪽
340 339화 모양새는 중요하다 +1 23.09.09 272 18 14쪽
339 338화 가운데 있는 자의 처신 +2 23.09.08 274 20 14쪽
338 337화 연줄을 만드는 방법 +6 23.09.07 292 2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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