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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蘭亭)서재입니다~

비밀 낙서첩

웹소설 > 작가연재 > 시·수필

난정(蘭亭)
그림/삽화
nanjung
작품등록일 :
2015.06.21 08:53
최근연재일 :
2017.04.05 15:48
연재수 :
379 회
조회수 :
125,957
추천수 :
1,653
글자수 :
165,582

작성
15.12.29 20:47
조회
218
추천
4
글자
2쪽

겨울숲에서 산을 보내다(아파트1)

DUMMY

바람만 까마귀 소리로 울부짖던 방공호에는


볼 때마다 낯선 남자가 사글세 들어있다.




포크레인에 덜미 잡혀 버둥거리며 온 뒤


이삿짐 질펀히 풀던 길로 부랴부랴


변신하고는 스치는 자동차 소리를


꼭 파도소린 줄로 아는


환청증세에 시달리어




토종벌 희롱하던 밤꽃향기 틈새마다


칡덩굴 옷 입고 꼬불꼬불 심심풀이하던 산길이


층층이 베란다 유리창에 얼굴 맞대어 간지러운


입김이나 호호 불어대고


한 십년 할미꽃이나 피고 지던 무덤자리 저쯤엔


온실에서 자란 호접란이 집들이 선물로


날갯짓도 가볍게 한들한들 날아들고


눕거나 서거나 한 글자 한 사연 들어가


한 순간의 사랑, 한 백년의 고행


오히려 아름답던 죽음도 잉태하며


이미 부질없어진 원고지로 변하여 켜켜이


쌓이는 아니 산처럼 울뚝불뚝 아우성치던 바다가


쉬어터진 목울대를 바지랑대 하나 없이 하늘에 걸고




내 일거수일투족을 지배하던


당신이 내 마음에서 떠난


이 텅 빈 자리에도 해일이 밀려오더니


아파트가 된다, 에이포 용지가 된다.


칸칸이 새기던 우리의 이야기가 오늘은


인터넷 다음 호를 타고카페에 왔다




전체목록에다 격리시켜놓고도 두고두고


못 잊던 겨울숲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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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9. 거짓말같이 흘러간 시간들 +2 16.03.22 237 5 1쪽
170 8. 갈잎 밟고서 +2 16.03.22 291 6 1쪽
169 7. 가족만의 비밀이야기 +2 16.03.22 229 5 1쪽
168 6. 가을비 우산 속 +2 16.03.22 424 4 1쪽
167 5. 가슴이 먹먹하여 말문 막히고 +2 16.03.21 271 5 1쪽
166 4. 가슴에 출렁이던 달달한 밀어들은 낱낱이 16.03.21 191 5 1쪽
165 3. 가버린 세월 16.03.21 113 3 1쪽
164 2. 가로막고 지켜야 할 그 사연 들어보자 +2 16.03.21 252 4 1쪽
163 1.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이 마음 +4 16.03.20 612 4 1쪽
162 못 믿을 일 2 +4 16.01.27 315 4 1쪽
161 못 믿을 일 1 +4 16.01.24 259 6 1쪽
160 변함없는 남자/못믿을 일/추억 불러내기/한(恨)/운명...... +2 16.01.12 252 6 1쪽
159 나 죽으면........ 16.01.09 177 4 1쪽
» 겨울숲에서 산을 보내다(아파트1) 15.12.29 219 4 2쪽
157 당신이 나를... +4 15.11.22 211 6 1쪽
156 비닐우산 끝에 맺힌 눈물 15.11.14 278 3 1쪽
155 나는 왜? 15.11.10 255 5 1쪽
154 버팀목 15.11.10 237 3 1쪽
153 통곡 15.11.09 282 2 1쪽
152 핏줄 15.11.03 225 4 1쪽
151 몰랐습니다 15.11.03 154 3 1쪽
150 이심전심 15.11.03 221 4 1쪽
149 동백꽃 +2 15.11.03 295 3 1쪽
148 추억 불러내기 15.10.30 180 3 1쪽
147 변함없는 남자 +2 15.10.30 213 3 1쪽
146 못 믿을 일 1 15.10.30 239 2 1쪽
145 못 믿을 일 2 15.10.30 220 2 1쪽
144 그대를 두고 떠나면서 15.10.30 148 3 1쪽
143 어떤 사랑 +2 15.10.27 316 4 1쪽
142 어떤 자화상 15.10.24 263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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