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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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거울 속에
낯익은 여자
큰 키와 하얀 살결
봉긋한 젖무덤을 가린
긴 손가락 끝엔
핏빛 봉숭아물이
투명하게 반짝이네.
욕실 거울 속에
낯익은 여자
바다 깊이 용궁에서 살던
인어아가씨의 다리.
하얀 두 개의 다리는
원래 꼬리지느러미였는데
그립고 그리운 왕자님 만나려고
곱디고운 목소리와 바꿔버렸다네.
너무 슬퍼서 죽고만 싶은 전설
그 전설이 거울 속에서 상영될 때,
욕실 거울 속에
낯익은 여자
피카소의 입체화처럼
울먹울먹 웃고 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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