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못다 핀 안타까운 여린 꽃들이여 (세월호 유감 6)
-세월호 유감 6
못 믿겠어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인생이라지만
반 바퀴도 못 돌고 놓칠 줄은 미처 몰랐어요.
핀을 뽑아버리면 먼지로 흐트러질 나비 박제가 너무
안쓰러워 몇 날 며칠 울었던 때가 있었는데요.
타고 타들어가서 한밤중같이
까만 숯이 되고 있을 우리엄마 가슴
운다고 돌아올 자식새끼 아닌 줄 알면서도······
여려보여도 겨우살이덩굴과에 속하는 참 작고 예쁜
린네 풀꽃이 높은 산 나무 아래서 자라듯
꽃 피워라, 아름다운 꽃을 피워라, 하면서
들들 볶아만 대던 기억조차도 한없이 초라해져
이 갈리는 오한으로 덜덜 떨리겠지만 엄마,
여객선, 자식새끼 삼켜버린 세월만을 원망하세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한없이 사랑해요 우리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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