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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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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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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01,981

작성
21.05.0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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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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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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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15화 : 네티오 강을 따라

DUMMY

제 215화. 네티오 강을 따라


파죽지세.

지금의 사일라 군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표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진이 당도하기도 전, 쿠빌린이 이끄는 선봉은 콘웰을 비롯한 병사들의 눈부신 활약과, 내부에서 일어난 사일라 토착민들의 반란은, 루안이 있는 본진으로 하여금 무혈입성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반도의 남부에 있던 사일라 인들은 대체 어디서 그런 용기와 힘이 솟는 것인지, 상대가 마족이든 제이프군이든 가리지 않고 달려들었고, 그 와중에 제법 많은 희생과 피해를 입긴 했지만, 그래도 결국 가족들을 고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데는 성공한 것이다.

루안은 디큐에 입성한 후, 가장 먼저 그들의 시신을 모아 직접 축복을 내리고는 합동 장례를 치러주었다.

루안은 이후로도 쉬지 않았다.

디큐의 후생처리는 모두 팬야니에 있는 유키스에게 일임하고 다음 날, 바로 진군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전법은 동일했다.

쿠빌린이 이끄는 3만의 선봉이 먼저 출발하고, 하루 뒤에 본진이 따르는 형식이었다.

디큐와 게이츠까지의 거리는 고작 이틀거리.

그 사이에 있는 크고 작은 마을과 도시들은 너도나도 투항하며 사일라 군에 복속되었다.

제대로 된 관리인이 없는 그야말로 오합지졸들이었기에, 큰 힘을 요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게이츠를 눈앞에 둔 쿠빌린의 선봉.

본진을 기다리기 위해 네티오 강 중류에 진영을 구축하고는 주위로 척후를 파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척후로부터 새로운 소식이 당도했다.


“사령관님!”

“어서 오세요. 재밌는 소식이라도 있던가요?”

“드디어 상륙했습니다.”

“흠······.”


기사의 보고에 쿠빌린은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추상적인 보고내용이었지만, ‘상륙’이라는 단어에서 충분히 그 뜻을 유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위치는요?”

“네티오 최하류인 베쓴이라는 지역입니다. 과거 사일라 왕국에서도 가장 거대한 항구도시로 이름을 날린 바 있는 곳입니다.”

“병력은 예상과 동일한가요?”

“강자들이 들끓어 정확한 확인은 어려웠지만, 어림잡아도 15만은 되어 보였다고 합니다.”

“지휘관은요?”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알았어요. 수고가 많았어요. 모든 척후들을 회군시키고 불침번과 경계에 만전을 기하라고 하세요. 우리는 본진이 당도하기 전까지 움직이지 않도록 하죠.”

“예!”


아무리 사기가 충만한 쿠빌린의 부대라 하더라도, 굳이 불구덩이 속으로 돌진할 필요는 없었기에 쿠빌린은 정지를 선택했다.

코앞이 게이츠라 조금 아까운 감은 없었지만, 게이츠 성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천혜의 요새.

하루, 이틀 사이 함락할 수도 없을뿐더러, 공략 중에 제이프 본진에게 뒤를 잡히면 곧바로 전멸이었다.

정확히 정답을 관철하는 그야말로 날카로운 결정이었다.


“사, 사령관님!”

“응?”


쿠빌린은 지시를 마치고 루안에게 보고할 보고서를 작성하다, 지휘막사를 다급하게 박차고 들어오는 기사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생각하기 싫은 상황이 발생한 것 같았다.


“아, 어째 조용하게 넘어가나 했다. 뭐죠?”

“정체 모를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한 번 나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콘웰을 준비시키세요.”

“예? 아, 예!”


쿠빌린은 호리호리한 자신의 검을 곧장 뽑아 들고는 막사를 나섰다.

선봉이 꾸린 진영은 제법 고지대에 있었기 때문에 멀리 나가지 않고도 기사가 얘기했던 정체 모를 존재라는 것이 한 눈에 보였다.

저 멀리서 아주 요염한 걸음으로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쿠빌린은 바로 나침반을 확인했다.

남쪽.

저 존재가 걸어오고 있는 방향은 남쪽으로 직선상으로 이동했을 때, 정확히 베쓴이 나오는 방향이었다.


“혼자라 이거지? 귀족이겠군.”


중얼거린 쿠빌린은 나침반을 대충 아무데나 던져 놓고, 마침 다가오는 콘웰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모두, 진영 내로 입장! 일급경계태세를 유지하며 오직 방어에만 몰두한다!”


쿠빌린은 큰 소리로 외치고는 접근하는 존재에게로 다가갔다.

그 존재는 진영 밖 먼 곳에서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쿠빌린 쪽에서 먼저 접근한다면, 아무래도 진영에 피해가 갈 것 같진 않았다.

콘웰도 그 의중을 알아채고는 빠르게 쿠빌린의 뒤를 따랐다.


“안녕하세요, 레이디~ 이 곳은 험한 곳이기에, 레이디 같이 아름다운 분이 다닐만한 곳이 되지 못하답니다. 목적지를 알려주시면 친절히 안내해드리도록 하죠.”


빠르게 근거리에 접근한 쿠빌린은 검을 든 손으로 과하게 예를 차리며 여성에게 말을 건넸다.

물론, 여성이 ‘어이쿠, 암요!’라고 대답하길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니었다.

(뭐, 그래준다면 당연히 좋았겠지만 말이다.)


“어머? 우리 자기는 누구기에, 이렇게 호의가 넘친담? 조금 매력적인데?”

“아리따운 레이디를 대하는데 당연한 반응 아니겠어요? 제게 사랑하는 아내가 없었다면 당장 당신에게 다가가 그 흰 손을 낚아채고 싶군요.”

“호호호호, 바로 허락하고 싶어지네~?”


둘의 대화는 교태가 넘쳐흘렀지만, 둘의 눈빛만큼은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레이디의 목적지는 어디시죠?”

“음······. 만나야 될 사람이 있는데, 자기가 알면 나 좀 데려다줄래?”

“누구죠?”

“루안 폰 사일라.”


슉.


“어머? 난폭해라. 난 이런 남자도 좋더라.”


루안의 이름이 여인에 입에서 흘러나옴과 동시에 쿠빌린의 검이 여인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들었고, 여인은 너무도 쉽게 그 검을 피해냈다.


“미안해요, 레이디. 그 분은 당신 따위가 함부로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시랍니다.”

“따위~? 자기야, 듣기 좀 거북하네? 나랑 루안이랑 얼마나 친한데 말이야.”

“그래요? 그럼 무례를 용서하세요. 전하께 누가 찾아왔다고 전하면 될까요?”


여인은 혀를 내밀어 자신의 입술을 천천히 핥고는 쿠빌린의 귀에 자신의 입을 가져다댔다.

그러고는 아주 묘하고 퇴폐적인 숨소리로 낮게 중얼거렸다.


“타냐트가 왔다고 전해줘.”

“······ 색욕의 귀족. 콘웰.”


슉슉슉슉슉


쿠빌린의 부름에 콘웰은 순식간에 발도하고는 찰나의 순간에 무려 네 번의 검격을 휘둘렀다.

쾌검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이프의 전통 검술 디묘.

그 불꽃이 콘웰의 손에서 피어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쾌검에도 타냐트의 숨통을 노리는데는 실패했다.

타냐트는 그보다 더 빠르게 몇 걸음 뒤로 빠져나가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잘생긴 오빠들이 왜 자꾸 이럴까? 난 싸우러 온 거 아닌데?”

“하하, 레이디. 그럼 왜 전하를 찾으시는 거죠? 다름 아닌 귀족인 당신이 말이죠.”

“그냥 키스하고 싶어서?”

“······ 더는 못 들어주겠군. 사령관님. 처단하시는 것이 어떠십니까?”

“경거망동하지 마세요.”

“······ 알겠습니다.”


콘웰의 조언에도 쿠빌린은 조심스러웠다.

행동이나 말투가 굉장히 가볍지만, 쿠빌린은 이미 클로나라는 강적을 상대한 적이 있는 몸.

무려 여섯에 달하는 마스터가 덤벼들어 겨우 제압한 클로나였다.

상대가 아무리 한심한 모습으로 나온다 하더라도, 클로나와 같은 귀족이라면 고작 마스터 둘로는 대응하기 힘들 거라는 것이 쿠빌린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타냐트 역시 꿰뚫어보고 있는 듯 했다.


“어쩐지 자기가 더 귀엽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자긴 이름이 뭐야?”

“쿠빌린이에요.”

“내일 루안이 여기 오지? 그럼 전해줘. 이번에는 확실히 타니아를 가져갈 거라고 말이야.”

“······.”

“호호호, 그럼 안녕.”


쿠빌린은 순간 시야가 아른거리는 것을 느꼈고, 그와 동시에 몸에 열이 들끓어 올랐다.

마치 미약에 취했을 때처럼 말이다.


“아.”


자신도 모르게 옅은 신음을 흘린 쿠빌린은 고개를 휘저어 정신을 차리고는 타니아를 찾았지만, 이미 타니아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난 다음이었다.


##


“네? 매형. 아, 아니, 쿠빌린 경. 누구라 그랬다고요?”

“타냐트라고 했습니다.”

“망할.”


타냐트의 이름이 나오자 옆에 서 있던 타니아의 얼굴에도 어둠이 깔렸다.

본진이 당도하여 선봉대와 합류한 후, 쿠빌린은 즉시 지난 날 있었던 일을 보고했고, 타냐트와 깊은 인연이 닿아있는, 루안과 타니아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확인된 귀족은 그녀뿐인가요?”

“현재로써는 그렇습니다. 제이프 쪽에서도 주력을 모두 투입했으니, 귀족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흠······. 킨치스 경.”

“예, 전하.”


킨치스는 다델을 대신하여 이번 전쟁에 참전하였다.


“지금 현재 이 곳에 투입된 마스터는 나와 왕비. 그리고 랑달라, 라흐옌 경, 쿠빌린 경, 콘웰이 있어요. 이 정도 병력이면 선제타격도 가능할 거라고 보는 데 어때요?”

“물론 충분한 전력이긴 합니다만······.”


킨치스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했다.

킨치스는 다년 간 철혈단의 간부이자 스파이로써 첩보활동을 해온 지장이었기에, 루안은 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었다.

물론, 유키스도 강력추천 하였고 말이다.


“아무래도 중요한 것은 불곰 기사단과 넴린 사제단의 역할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귀족의 힘은 워낙 강대하니 많은 마스터분들이 계신다고 하더라도, 귀족에 초점을 맞추고 전투를 벌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제이프는 새뮤린과 세메인, 서펜트까지 자신들의 주력을 모두 끌고 왔으니, 그들을 대항할 요소가 필요할 것이고 그런 점에서 불곰과 넴린의 힘은 굉장히 중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불곰과 넴린은 마의 숲 문제로 반으로 쪼개져 있지 않습니까? 하여, 마스터분들께서 조금 고되시더라도 두 분 정도는 불곰을 이끌어 그들과 함께 검을 들어주시는 것이 좋을 거라 사료됩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때요?”


회의에 참여한 면면을 모두 확인했지만, 별다른 묘안이 나올 것 같진 않았다.


“좋아요. 그럼 병들은 좀 고달프겠지만, 빠르게 반도를 접수하는 쪽으로 갑니다. 여기서 병력을 반으로 나누어, 마스터 들은 제 아래에서 주 병력을 모두 끌고 네티오 강 하류로 출격합니다. 킨치스 경은 이 곳에 남아 사령관을 맡아주시고, 게이츠 성을 포위하세요. 선제공격은 허가하지 않겠습니다. 게이츠 성은 천혜의 요새. 괴사 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죠. 대신 삼일운동처럼 ‘사일라 독립 만세’는 매일 같이 외쳐주세요. 그럼 내부에서도 반응이 오겠죠.”

“알겠습니다, 전하.”

“그럼 바로 준비해주세요, 지금부터 약 세 시간 후 출격합니다.”

“예!”


##


훈련이 잘 된 강군들은 아무리 피곤한 상태라도 지시가 떨어지는 순간 발 빠르게 움직인다.

그런 점을 미루어보아 현재 사일라 군은 충만한 사기를 가진 잘 훈련된 군대임에 틀림이 없었다.

물론 더더욱 강군이라 할 수 있는, 루시아의 군대와 모골린, 타빗의 군대들도 있었지만, 이제 막 생긴 신생국가나 다름없는 사일라 군으로써는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

이 말은 즉슨, 루안이 지시한 세 시간 훨씬 이전에 이미 모든 출격 대형을 마쳤다는 이야기였다.


“척후의 보고로는 제이프 군 역시 분할하여 절반은 네티오 강 지류를 타고 북상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게이츠로 향했다고 합니다.”

“잘 됐네요. 그럼 우리도 출발합니다. 진군하라!”


루안의 본진은 주력을 대동한 채, 네티오 강의 지류를 따라 남하를 시작했다.

시간 계산상으로 다가오는 새벽이면 저들과 격돌하게 된다.


작가의말

이루크님 덕에 여름의 시작인 입하가 지난 것을 알았네요!

이 x 같은 놈에 코로나 때문에

지지난 여름처럼 뜨거운 무언가는 없겠지만.....

그래도 공연을 좋아하는 저는 여름이 늘 기다려집니다 ㅎㅎ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릴게요 ^_^

다음주에 만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7 이루크
    작성일
    21.05.06 18:28
    No. 1

    추천드려요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화이팅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1.05.09 19:52
    No. 2

    즐거운 주말 보내셨습니까 이루크님? ㅎㅎㅎ 다가오는 한주도 평온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래요 ! 늘 감사드립니다 ^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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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제233화 : 그슨대 +2 21.06.10 154 6 12쪽
261 제232화 : 켄퍼의 힘 +2 21.06.09 144 6 12쪽
260 제231화 : 켄퍼 +2 21.06.08 152 6 12쪽
259 제230화 : 침투 +2 21.06.07 159 6 12쪽
258 제229화 : 쇠의 구원 +2 21.06.03 155 6 12쪽
257 제228화 : 검의 극 +2 21.06.02 157 6 11쪽
256 제227화 : 쿤토카로 +2 21.06.01 155 6 12쪽
255 제226화 : 각개격파 +2 21.05.31 155 6 12쪽
254 제225화 : 도해 +2 21.05.27 159 6 11쪽
253 제224화 : 작전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2 21.05.26 159 6 12쪽
252 제223화 : 사일라 반도 탈환 +2 21.05.24 157 6 14쪽
251 제222화 : 반격 준비 +2 21.05.20 154 6 13쪽
250 제221화 : 정령마술 +2 21.05.19 159 6 12쪽
249 제220화 : 마족 척살 +2 21.05.17 168 5 12쪽
248 제219화 : 지원군 +2 21.05.13 160 6 12쪽
247 제218화 : 타냐트의 능력 +2 21.05.12 154 6 12쪽
246 제217화 : 화려한 난전 +2 21.05.11 163 6 12쪽
245 제216화 : 사일라 vs 제이프 +2 21.05.10 161 6 12쪽
» 제215화 : 네티오 강을 따라 +2 21.05.06 170 6 12쪽
243 제214화 : 키란의 정체 +2 21.05.05 180 6 15쪽
242 제213화 : 드디어 제이프와 +2 21.05.04 171 6 15쪽
241 제212화 : 틀이 짜이는 용마대전 +2 21.05.03 168 6 12쪽
240 제211화 : 그림책 +2 21.04.29 180 6 13쪽
239 제210화 : 투항 +2 21.04.28 180 5 12쪽
238 제209화 : 일어나려 한다 +2 21.04.27 174 6 13쪽
237 제208화 : 점점 가까워지는 +2 21.04.22 175 6 12쪽
236 제207화 : 가족 +2 21.04.21 190 6 14쪽
235 제206화 : 라흐옌 vs 럼퍼 +2 21.04.20 205 6 13쪽
234 제205화 : 특이한 녀석 +2 21.04.19 171 6 11쪽
233 제204화 : 엘프 구출 +2 21.04.16 179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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