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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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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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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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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10화 : 투항

DUMMY

제 210화. 투항


똑같은 ‘사일라 왕국’이란 이름을 계승하여 원 자리로 돌아온 사일라였지만, 사실상 망국 이후 새롭게 건국을 한 것과 다름없는 실정이었고, 그 마저도 긴 시간동안 군주의 부재를 겪었기 때문에, 세계에 사일라의 개국을 공표한 이후 루안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결재하고 또 결재해도 각 지방에서 올라오는 문건들은 끝이 날 줄을 몰랐고, 잠시 숨을 돌릴라치면, 어김없이 유키스의 국정 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현재 유키스는 국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재상과, 전반적인 국정을 처리하는 국무대신의 자리에 역임되어 마찬가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루안을 잡도리, 아니, 교육하는 것에는 절대 시간을 빼먹지 않았다.


똑똑.


“전하, 왕비께서 오셨습니다.”


루안은 집무실에서 유키스에게 새로운 정보에 대해 청취하는 중이었다.

루안이 유키스와 함께 있는 시간을 제법 고통스러워 한다는 것을 잘 아는 타니아는 가끔 이렇게 이 시간을 골라서 찾아오곤 했고, 유키스도 왕비의 방문을 거절할 수는 없었기에, 못 이기는 척 그 투정을 받아주곤 했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타니아의 방문을 반겨야 할, 루안의 얼굴이 좀처럼 펴지지가 않았다.


“들라고 해주세요.”

“예, 전하.”


옆에서 아무 표정 없이 기립 중이던 올리스가 집무실의 입구로 향해 문을 열었다.

(올리스는 거의 집사처럼 계속 루안의 옆에서 잡다한 일들을 도맡아 했다. 하지만 이미 공국의 공자였기에, 별다른 직위를 받진 못한 상태였다.)


“전하, 저 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두 사람은 위치에 맞게 공적인 자리에서는 존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흠······. 무슨 일이 있으시군요?”

“잘 되었습니다. 어차피 왕비께서도 왕국의 귀중한 병력이시니 함께 들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요. 이리 와서 앉으세요, 왕비.”

“아, 네······.”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무거운 분위기에 휩쓸리자, 타니아는 괜히 머쓱해져 총총걸음으로 자리에 착석했다.


“젠장. 이럴 때에 대체 최고장군은 뭘 하고 있는 건지······. 쯧.”


유키스는 신경질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여기서 최고장군은 다델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루안은 왕위에 오르며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신하들의 직책관리였고, 다델은 군부의 가장 높은 보직인 최고장군에 임명된 바 있었다.

(물론 아직 다델은 모르고 있다.)


“뭐 충분히 바쁜 사정이잖아요. 정보 공유나 해주시죠.”

“예, 알겠습니다. 지금 저희 정보단은 티한과 루시아, 두 국가와 가장 빠른 통신망을 구축하고, 거의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 내용에 대해서는 왕비께서도 잘 아실 겁니다.”

“네.”

“지금 막 양국에서 엄청난 소식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두 소식이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우선 티한에서의 소식입니다. 티한에서 배신자가 발견되었는데, 그 배신자는 엘프의 아가라 장로였다고 합니다.”

“어머.”


충격적인 내용에 타니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았다.

아가라 장로는 용마대전을 치러냈던 최강의 전사였기에, 그 충격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다행히 아가라 장로 자체가 배신자가 된 것 같진 않습니다. 누군가가 아가라 장로를 계속 사칭하고 다녔는데, 그 정체는 키란이란 것이 가장 지배적인 의견이라 합니다.”

“그럼 진짜 아가라 장로님의 행방은요?”

“알 수 없습니다.”

“다른 엘프들은 문제가 없나요?”

“예. 대전사가 빠르게 엘프들의 추스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두 종족에도 이렇다 할 피해는 없다고 하고 말입니다.”

“하······.”


루안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나마 다행인 소식이 끼어있으니,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현재 티한에 이무기님이라는 분이 계시다고 합니다. 이무기님께서 말씀하시길 자신이 신검을 수호하고 있을 때, 그것을 훔쳐간 자도 키란이라고 했답니다.”

“키란이라······.”


루안도 키란에 대해서는 잘 아는 바가 없었다.

그저 글로리아 마스터의 일원이었고, 정령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것 밖에는······.

하지만 비단 그것은 루안 뿐만이 아닐 것이다.

전 세계의 모두가 그렇게밖에 모를 만큼 키란은 신비의 인물이었다.

풍문으로 듣기에는, 엘프가 부럽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미모를 소유한 미소년의 모습인데, 그와 상반된 눈부신 백발의 머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마의 숲에만 박혀 있으니, 그의 나이도 성격도 밝혀진 바가 전혀 없었다.


“다음은 루시아에서 온 소식입니다. 행렬 중에 캐스탄이 정체모를 멸망을 당했다는 소식은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 예상대로인가요?”

“예, 역시 마족들의 짓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선에 나가 있는 최고장군과 라흐옌 경에 의하면 그들은 베툰 마의 숲을 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귀족들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만,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스스로를 키란이라 밝힌 자가 선두에 서 있었다는 겁니다.”

“맙소사.”


끔찍한 일이었다.

과거 글로리아 마스터라 불리던 다섯 명의 절대 강자.

그 중 챠키즈와 헬리윤이 죽고 셋이 남았는데, 모두 알다시피 그 중 하나인 미르웰은 만들어진 인물이었기에, 다른 마스터들처럼 언제나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쟌느(재룡)와 키란 둘 뿐인데, 쟌느는 이미 자신의 능력이 고갈되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그럼 현재 남아있는 최강의 인류는 오직 키란 뿐이라는 건데······.

그러한 키란이 마족의 편에 서 있다?

과연 이 일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벌써부터 골치가 아파왔다.


“티한에서 귀족들의 씨앗을 빼돌린 다음, 발각되기 전에 티한을 빠져나와 캐스탄을 처리하고 마의 숲을 겨누고 있다. 이거군요? 그럼 캐스탄의 국왕이 갑자기 엄청난 능력이 생겼다는 것도 키란이 만들어낸 거라고 보는 게 가장 자연스럽겠어요.”

“맞습니다, 전하.”

“일단 재상은 통신망을 계속 유지하면서 새로운 정보가 나오는 즉시 보고해 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최고장군이 돌아오면 그 때 들어보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전하.”


똑똑.


“전하! 송구하옵니다만 급한 전갈이 있사옵니다.”

유키스가 올리스에게 눈짓 했다.

올리스는 영 마뜩찮았지만, 눈치는 있었기에 별 토를 달지 않고 집무실을 나섰다.


“무슨 일인가? 지금 전하께서는 바쁘시다.”

“저 그것이 왕도에서 백성들이 누군가를 집단구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병들을 풀어 해결하게.”

“물론 그렇게 했습니다. 지금 그 자를 압송해오고 있는 길이고 말입니다.”

“그럼 됐잖은가? 수도경비대에게 인도하게.”

“평소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압송되고 있는 자가······.”


기사는 올리스의 귀에 낮게 그의 이름을 속삭였다.

그 이름을 들은 올리스는 눈을 부릅뜨고는 기사를 노려보았다.


“그 말이 사실인가?”

“어찌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알았네. 대전으로 압송해오게.”

“예. 그리 하겠습니다.”


명을 들은 기사는 허둥지둥 자신의 일을 하러 떠나갔고, 올리스는 조용히 집무실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이며 루안에게 전언했다.


“전하, 죄송하지만 아무래도 대전에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전하께서 바쁘신 거 안 보이나?”

“나도 보면 아오, 재상. 그만큼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소?”

“무슨 일인데요?”


올리스는 기사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전하의 귀에 낮게 무언가를 속삭였고, 루안의 얼굴은 가득 굳어졌다.

그러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대전으로 가야겠군요. 왕비는 먼저 침소로 가 계세요. 오늘은 이 일만 마무리하고 쉬어야 할 것 같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전하.”


타니아가 대답하자, 루안은 유키스에게 따라오라고 눈짓하고는 바로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


웅성웅성


대전에 모인 신(新)관료대신들은 자기들끼리 의견을 나누느라 분주했다.

목소리는 모두 달랐지만 의견들은 다들 일맥상통했다.

그저 차이는 어떻게 이 자를 벌하느냐는 것뿐.

그러는 와중에 루안이 대전으로 들었다.


“전하께서 드십니다.”


왕만이 입장할 수 있는 대전의 왕좌 뒤의 입구로 루안과 올리스, 그리고 유키스가 들어왔다.

루안은 바로 왕좌에 앉았고, 올리스는 루안의 옆에, 그리고 유키스는 관료대신들의 가장 앞 쪽에 자리했다.


“꼴이 말이 아니군.”


루안이 말한 대상은 대전의 중앙에 쇠사슬로 구속이 되어 무릎을 꿇고 있는 한 남성이었다.

여기저기 난도질당하고, 각종 음식물들이 터져 몸에 도배가 되어 있는데도, 남자의 표정은 굳건하기만 했다.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검도 없이 이 나라에 들어와? 무슨 꿍꿍이속이냐?”

“······.”


남자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러자 유키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전하께서 묻고 계신다! 지금 이 곳이 네놈이 짓밟았던 그 때 그 사일라인 줄 아느냐! 어서 대답하지 못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이 남자가 과거의 사일라를 짓밟았단 말인가?


“다시 묻지. 무슨 꿍꿍이속이냐?”


루안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렇게 여리고 인정 많던 소년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냉정한 군왕의 표정 그 자체였다.

그럴 법도 했다.

지금 이 남자는 루안에게 있어 최고의 원수였으니까.


“······ 용서를 구하러 왔습니다.”

“뭐라!”

“감히!”

“전하! 저 자를 그냥 두어선 안 됩니다!”

“웃기는 자인지고!”


남자의 한 마디에 관료대신들은 모두 한 마디씩을 내뱉으며 분노를 표출했다.

백성들이 이 남자를 집단구타 했다고 했는데, 체면만 없었으면 이들도 백성들처럼 움직일 것만 같았다.


“조용. 조용하세요.”


루안의 한 마디에, 일순 사위는 고요해졌다.


“그것이 너의 진심이냐? 콘웰?”

“그렇습니다.”


루안은 남자를 콘웰이라 불렀다.

제이프 제국 최강의 검사이자, 새뮤린 기사단의 단장인 콘웰.

루안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해를 끼친 인물이 직접 이 곳에 나타난 것이었다.


“그래서 너 정도의 남자가 고작 일반 백성들에게 얻어맞고 있었다는 거로군.”


루안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이 와중에도 머릿속에서는 ‘이성을 잃으면 안 된다.’ ‘언제나 냉정해야 한다.’는 유키스의 교육을 되뇌고 있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당장 콘웰의 머리통을 부수어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죽음으로 갚아야 할 죄라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죄인으로써 피해자들을 위한 일을 하고 죽기 위해 이 곳에 왔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요?”


루안 대신 유키스가 물었다.

아무래도 유키스는 콘웰에게서 무언가 빼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듯싶었다.


“저는 제이프를 등졌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모시던 주군은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 남지 않았고, 새로운 황제는 악마들의 앞잡이가 되어 마의 세계 내에서 유일무이한 인간이 되려 하기 때문입니다.”

“뭐?”


루안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세하게 얘기해 봐.”

“이제 곧 제이프는 두 주류로 병력을 나눌 겁니다. 하나는 귀족들이 주가 된 병력인데, 그것들은 모두 허무의 삼각지대로 향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이 곳 사일라를 복속시키기 위해 출전할 겁니다. 저는 사일라를 위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저들을 단죄하고, 그 이후 이 곳에서 죗값을 받기 위해 이 곳에 왔습니다.”

“귀족들이 모두 마의 숲으로 떠나는 거요?”

“제가 알기로 색욕의 귀족 타냐트를 제외한 전원이 향하는 걸로 압니다. 타냐트는 이 쪽으로 오는 것 같았습니다.”

“전하.”

“······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도록 하죠. 이 자는 빛이 들지 않는 곳에 구금하되, 물 한 잔만 내어주고 그 어떤 것도 내어주지 마세요. 올리스. 그대가 직접 맡아줘요.”

“알겠습니다, 전하.”


올리스는 고개를 숙이고는 기사들에게 지시했고, 콘웰을 이끌며 대전을 벗어났다.


“타니아가 기다릴 텐데······. 일찍 가긴 글렀군.”


루안이 나지막이 투덜거리는 사이 유키스는 정보를 조합하여 회의 준비를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작가의말

내용이 조금 답보하는 감이 있죠? ㅎㅎ

곧 일어날 크나큰 일의

폭풍전야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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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제233화 : 그슨대 +2 21.06.10 154 6 12쪽
261 제232화 : 켄퍼의 힘 +2 21.06.09 144 6 12쪽
260 제231화 : 켄퍼 +2 21.06.08 152 6 12쪽
259 제230화 : 침투 +2 21.06.07 159 6 12쪽
258 제229화 : 쇠의 구원 +2 21.06.03 155 6 12쪽
257 제228화 : 검의 극 +2 21.06.02 157 6 11쪽
256 제227화 : 쿤토카로 +2 21.06.01 155 6 12쪽
255 제226화 : 각개격파 +2 21.05.31 155 6 12쪽
254 제225화 : 도해 +2 21.05.27 160 6 11쪽
253 제224화 : 작전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2 21.05.26 159 6 12쪽
252 제223화 : 사일라 반도 탈환 +2 21.05.24 158 6 14쪽
251 제222화 : 반격 준비 +2 21.05.20 155 6 13쪽
250 제221화 : 정령마술 +2 21.05.19 159 6 12쪽
249 제220화 : 마족 척살 +2 21.05.17 168 5 12쪽
248 제219화 : 지원군 +2 21.05.13 160 6 12쪽
247 제218화 : 타냐트의 능력 +2 21.05.12 154 6 12쪽
246 제217화 : 화려한 난전 +2 21.05.11 163 6 12쪽
245 제216화 : 사일라 vs 제이프 +2 21.05.10 162 6 12쪽
244 제215화 : 네티오 강을 따라 +2 21.05.06 170 6 12쪽
243 제214화 : 키란의 정체 +2 21.05.05 180 6 15쪽
242 제213화 : 드디어 제이프와 +2 21.05.04 171 6 15쪽
241 제212화 : 틀이 짜이는 용마대전 +2 21.05.03 168 6 12쪽
240 제211화 : 그림책 +2 21.04.29 180 6 13쪽
» 제210화 : 투항 +2 21.04.28 181 5 12쪽
238 제209화 : 일어나려 한다 +2 21.04.27 174 6 13쪽
237 제208화 : 점점 가까워지는 +2 21.04.22 176 6 12쪽
236 제207화 : 가족 +2 21.04.21 190 6 14쪽
235 제206화 : 라흐옌 vs 럼퍼 +2 21.04.20 205 6 13쪽
234 제205화 : 특이한 녀석 +2 21.04.19 171 6 11쪽
233 제204화 : 엘프 구출 +2 21.04.16 180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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