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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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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3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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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01,981

작성
21.04.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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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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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제205화 : 특이한 녀석

DUMMY

제 205화. 특이한 녀석


“하······. 이거 뭐 어째야되냐? 뭐 좋은 생각 있는 사람 있니?”

“······.”

“······.”


라흐옌은 모처럼 진지하게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하기야, 함께 투입된 특공대원들이라고 다를 것이 있겠는가?

저 수많은 마족들을 상대로라면 누구라도 앞이 깜깜할 터였다.


“그래. 뭐 너희라고 다를 거 있겠냐?”

“죄송합니다.”

“아냐, 됐으니까 너희는 이제 그만 돌아가서 여기에 대해 사령관한테 보고해.”

“혼자 남아계실 요령이십니까?”

“아무래도 그래야 될 것 같은데? 그냥 안 보내줄 것 같아서 말이야.”

“예?”


함께 특공대로 투입된 불곰기사단 하나가 라흐옌의 말에 반문했다.

갑자기 누가 안 보내준단 말인가?

라흐옌은 대답대신 검을 뽑아들고 왕성의 높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대원들도 따라 천장을 바라보니 그 곳에 누군가가 거꾸로 매달려 특공대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헉, 어, 언제?!”


불곰기사단원들은 모두 하이어급 이상의 실력을 가진 실력자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 기척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상대가 굉장한 실력자라는 의미였다.


“다들 잘 알았지? 그러니까 어서 가서 여기 모습 그대로 보고하도록 해.”

“예! 알겠습니다! 가지.”


대원들은 라흐옌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왔던 길을 되돌아 움직였다.

다행히 마족으로 보이는 상대는 그들의 이동을 따로 제지하거나 하진 않았다.


“어이! 언제까지 그렇게 보고만 있을 거야?”

“······ 싸우려고?”

“응? 아냐?”


뜬금없는 답변에 라흐옌은 순간 당황했다.

그럼 싸울 생각이 없는데 저렇게 노려보고 있다고?

이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


“그럼 나 그냥 보내 줄 거야?”

“난 상관없는데?”

“······ 그럼 몇 개만 물어보는 것도 돼?”


라흐옌은 슬쩍 떠보기로 했다.

어차피 보니까 조금 덜떨어져(?) 보이는데, 건질 게 더 많다면 더욱 좋은 일 아니겠는가?


“물어봐.”

“흠흠, 그럼 지금 너희 마족들 뭐하는 거야? 왜 이렇게 여기 몰려 있어? 노리는 게 뭐야?”

“······.”


라흐옌은 답변을 기다렸지만, 소리 없는 아우성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라흐옌은 혹시 못 들었나 싶어,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물었다.


“너희 뭐하는 거냐고! 왜 여기 몰려 있어?”

“······.”


하지만 여전히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성질이 뻗친 라흐옌은 소리를 버럭 질렀다.


“야! 왜 대답을 안 해, 인마!”


여전히 아래에는 아공간에서 계속 마족들이 걸어 나오고 있었지만, 라흐옌이 이렇게 소리치고 해도 크게 신경 쓰는 이들이 없어 다행이었다.

그 덕에 라흐옌은 마음껏 있는 대로 성질을 부릴 수 있었다.


“이 개자식이 사람 놀리나? 야! 씹어!?”

“······ 아우, 시끄러. 왜 그러는 거야?”

“물어보라며!”

“그래, 물어 봐.”

“물어봤잖아!”

“그럼 됐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이게 무슨 아이들 말장난이란 말인가?


“물어봤으면 대답을 해야 될 거 아니야!”

“대답한다고는 안했잖아.”

“근데 왜 물어보라고 그랬어?”

“물어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보여서 그랬지.”

“하······.”


라흐옌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잠재웠다.

안 그래도 다혈질 기질이 다분한 라흐옌에게는 보통 힘든 상대가 아니었다.


“그럼 물어볼 테니까 답 좀 해줘.”

“그건 싫어.”

“아니, 왜?”

“내 마음이지.”

“······ 그래? 그럼 알아내는 수밖에 없겠군.”


드디어 라흐옌의 분노가 폭발했다.

아무리 라흐옌이라지만 이렇게 적들이 들끓는 한복판에서, 게다가 얼마나 강한 자들이 있는 지도 모르는 이 곳에서 난리치고 싶은 마음은 요만큼도 없었다.

하지만 상대가 저 따위로 나오니 그녀의 성격상 절대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흐랴앗!”


라흐옌의 대검이 허공을 갈랐고, 오러 한줄기가 빠른 속도로 천장에 매달려있는 상대에게 날아갔다.


“우앗!”


꽝!


마족은 빠르게 몸을 피했고, 라흐옌의 오러는 천장을 뚫고 날아가 허공을 수놓았다.

마족은 날갯짓을 하며 공중에 떠서 라흐옌을 쏘아보았다.


“야! 위험하잖아! 이게 무슨 짓이야?”

“그러게 진즉에 대답을 해줬어야지.”


라흐옌은 난간에 발을 올리고는 검을 어깨에 걸쳤다.

마족은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화가 났다는 표시를 했다.

그 덕에 라흐옌은 이제야 그의 상세한 생김새를 알 수 있었다.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을 때는 망토 같은 것으로 몸을 가리고 있어 자세히 몰랐는데, 이제 보니 몸을 싸고 있던 것은 망토가 아니라 저 날개였던 모양이다.

날개 안의 모습은 일반적인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차이가 있다면 창백한 피부와 붉은 눈동자, 그리고 백발의 긴 머리였다.

만약 엘프가 아니었다면 정말 아름다운 종족 중 하나라고 말 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이제 곧 해가 져. 경고하는데, 나를 화나게 하지 마.”

“왜? 해지면 더 세지기라도 하냐?”

“대답해주기 싫다고 했지.”

“그럼 더 맞아야겠네.”


슉.


라흐옌은 난간을 밟고 힘차게 발을 굴렀고, 그 추진력은 순식간에 라흐옌을 마족의 옆에 데려다 놓았다.

라흐옌은 이어 검을 힘차게 종으로 그어 내렸다.

마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다급하게 양 날개로 라흐옌의 공격을 막아냈다.


꽝!


“끄악!”


마족은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날아가 바닥에 꽂혀버렸다.

라흐옌은 쉬는 시간을 주지 않고 그대로 떨어지며 연계를 이어갔고, 마족은 고통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몸을 날려 공격을 피해야만 했다.


꽝!


라흐옌의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왕성은 비명을 질러댔다.

겨우 몸을 추스른 마족은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난 싸우고 싶지 않다고!”

“흥, 대답도 싫다, 싸우기도 싫다. 그럼 어쩌라고? 안타깝게도 세상은 너 하고 싶은 대로 돌아가질 않아요. 이 새끼야.”


라흐옌은 눈을 부라리며 검을 들고는 마족에게로 다가갔다.

마족은 침을 꿀꺽 삼키며 뒷걸음질 쳤다.


“자, 잠깐만. 말로 해결하자, 우리.”

“얼씨구? 이제 질문에 답을 할 마음이 들었나?”

“아니.”

“아나, 이게 진짜 사람 갖고 노나.”


라흐옌의 이마에서 힘줄이 불끈 튀어 올랐다.

당최 가늠이 안 가는 녀석이었다.

이럴 땐 그저 매가 약인 법.

라흐옌은 다시 검을 들어올렸다.


“우앗! 잠깐만!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줘.”

“뭔데? 해 봐.”


라흐옌은 마족에게 턱짓을 했지만, 검은 여전히 들어 올린 상태였다.

마족은 검을 한 번 슥 쳐다보고는 말을 이었다.


“나는 마계의 흡혈 일족 중 하나인 럼퍼라고 해. 지금은 귀족들이 정해놓은 테두리에서 상급 마족의 위치에 있어.”

“그래, 럼퍼. 그런데?”

“그루퍼가 그랬어. 나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아공간의 문을 지키라고.”

“그래서?”

“응. 그러니까 이런 짓 그만 하고 이제 가줬으면 좋겠어.”


기가 찰 노릇이었다.

럼퍼의 저 순진한 눈은 이렇게 이야기하면 정말 라흐옌이 ‘어머, 진짜?! 알았어! 그럼 가야지! 안녕! 호호호호.’ 하고 떠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 럼퍼. 그루퍼가 그랬다고?”

“응. 맞아. 분명히 그랬어.”

“그루퍼라면 나도 일면식이 있지. 그루퍼가 내 얘기는 안하디?”

“니가 누군데?”

“라흐옌이야.”

“아, 라흐옌. 반가워. 아니, 니 얘기는 없었어.”

“허긴, 그렇겠지. 아주 탈탈 털려버렸으니까 신경도 안 쓰이겠지. 그래서 말이야.”

“응.”

“오늘은 내가 탈탈 털려고 그런다.”


라흐옌은 살벌한 눈으로 검을 휘두르며 럼퍼를 공격했고, 럼퍼는 대경실색하여, 라흐옌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왜, 왜 그러는 거야?!”

“닥치고 죽어.”


꽝 꽝 꽝 꽝 꽝


라흐옌의 검이 허공을 가르고 오러가 날아다닐 때마다, 왕성은 박살이 났고, 럼퍼는 점점 밀려 결국 왕성의 입구까지 나와 버렸다.

그나마 실내에서 실외로 나오게 되자, 도망칠 곳은 훨씬 넓어졌고, 럼퍼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어림없다.”


라흐옌은 그러던가, 말던가, 사방으로 오러를 쏘아내며, 럼퍼의 비행을 끈질기게 방해했고, 그 덕에 결국 럼퍼는 날개 한 쪽을 오러에 직격당하고 말았다.


“끄악!”


하늘에서 처연하게 추락하는 럼퍼.


꽝.


럼퍼는 어떤 건물 옥상 위로 굉음을 내며 떨어져 버렸다.

라흐옌은 천천히 걸어와 간단히 발을 구르는 것만으로 옥상까지 뛰어올라왔고, 난간에 쭈그리고 앉아 럼퍼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로 저러고 있으니 조금 처량하긴 했지만,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잘못이었다.


“이제 물음에 대답할 생각이 좀 들어?”

“······.”


럼퍼는 말할 기운도 없는 지,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힘겹게 들었다.

그리고 그 손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응? 뭐가 있어?”


라흐옌은 럼퍼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는 동산의 풍경만 보일 뿐.


“야. 또 개수작 부리지 마라. 이번엔 진짜 죽는다.”

“······ 져.”

“뭐? 똑바로 얘기해. 혓바닥은 멀쩡할 거 아냐.”

“······ 져.”

“아이씨, 뭐라는 거야? 진짜 연구대상이네 이거.”


라흐옌은 투덜투덜 대며 럼퍼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고는 그의 얼굴에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댔다.


“자, 이제 말해봐. 뭐라고?”

“해가 진다고.”

“뭐?”


그러고 보니 불현듯 럼퍼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제 곧 해가 져. 경고하는데, 나를 화나게 하지 마.’


라흐옌은 뒤를 돌아 다시 동산을 바라보았다.

이제 해는 다 넘어가 사위가 점점 검어지고 있었다.

라흐옌은 다시 럼퍼를 바라보았다.

고작 고개를 한번 돌렸던 그 사이, 럼퍼의 송곳니가 아까와 다르게 굉장히 뾰족하게 자라나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느껴지는 강력한 마기.

그 마기는 럼퍼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라흐옌은 몸을 일으켜 살짝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럼퍼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럼퍼의 표정은 아까와는 전혀 달랐다.

눈길에 얼어버릴 것처럼 차가운 표정에,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눈빛.

라흐옌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 이게 진짜라 이거지?”


모처럼 기분 좋은 긴장이 올라오는 라흐옌.

그리고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내는 럼퍼.

둘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 있었다.


작가의말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이번주부터는 더워진다고 합니다!

이놈에 날씨 중간이 없어요 ㅋㅋㅋㅋ

다들 몸관리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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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제233화 : 그슨대 +2 21.06.10 154 6 12쪽
261 제232화 : 켄퍼의 힘 +2 21.06.09 144 6 12쪽
260 제231화 : 켄퍼 +2 21.06.08 152 6 12쪽
259 제230화 : 침투 +2 21.06.07 159 6 12쪽
258 제229화 : 쇠의 구원 +2 21.06.03 155 6 12쪽
257 제228화 : 검의 극 +2 21.06.02 157 6 11쪽
256 제227화 : 쿤토카로 +2 21.06.01 154 6 12쪽
255 제226화 : 각개격파 +2 21.05.31 155 6 12쪽
254 제225화 : 도해 +2 21.05.27 159 6 11쪽
253 제224화 : 작전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2 21.05.26 159 6 12쪽
252 제223화 : 사일라 반도 탈환 +2 21.05.24 157 6 14쪽
251 제222화 : 반격 준비 +2 21.05.20 154 6 13쪽
250 제221화 : 정령마술 +2 21.05.19 158 6 12쪽
249 제220화 : 마족 척살 +2 21.05.17 168 5 12쪽
248 제219화 : 지원군 +2 21.05.13 160 6 12쪽
247 제218화 : 타냐트의 능력 +2 21.05.12 154 6 12쪽
246 제217화 : 화려한 난전 +2 21.05.11 163 6 12쪽
245 제216화 : 사일라 vs 제이프 +2 21.05.10 161 6 12쪽
244 제215화 : 네티오 강을 따라 +2 21.05.06 169 6 12쪽
243 제214화 : 키란의 정체 +2 21.05.05 180 6 15쪽
242 제213화 : 드디어 제이프와 +2 21.05.04 171 6 15쪽
241 제212화 : 틀이 짜이는 용마대전 +2 21.05.03 167 6 12쪽
240 제211화 : 그림책 +2 21.04.29 179 6 13쪽
239 제210화 : 투항 +2 21.04.28 180 5 12쪽
238 제209화 : 일어나려 한다 +2 21.04.27 174 6 13쪽
237 제208화 : 점점 가까워지는 +2 21.04.22 175 6 12쪽
236 제207화 : 가족 +2 21.04.21 190 6 14쪽
235 제206화 : 라흐옌 vs 럼퍼 +2 21.04.20 205 6 13쪽
» 제205화 : 특이한 녀석 +2 21.04.19 171 6 11쪽
233 제204화 : 엘프 구출 +2 21.04.16 179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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