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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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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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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7.1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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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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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1쪽

제33화 : 신검을 쫓는 자들

DUMMY

제 33화. 신검을 쫓는 자들


침엽수들과 활엽수들이 골고루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는 바이두 숲.

그 가운데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는 신비로운 종족 고려인들이 기거하고 있다.

지금, 김일 금강장사는 모든 고려인들의 어버이이신 한웅 왕검의 명으로 결계 입구를 향해 움직이는 중이었다.


‘이제 곧 손님이 당도하실 겁니다. 귀한 손님이니, 평무사들이 아닌 장사님께서 직접 마중을 나가셨으면 합니다. 부탁드리지요.’


“흠······. 손님이 오신다는 것 자체가 놀랄 일인데, 얼마나 귀한 손님이 오시기에 직접 나가보라 하시는 걸까?”


김일 장사는 사실상 루안을 제외하고는 처음 외지인을 맞는 것이라, 설렘 반, 걱정 반의 감정으로 결계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물론, 김일 장사도 막 무사가 되었을 시점에, 보라매 임무를 수행하였으나, 그리 어렵지 않은 임무였기에,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마무리 되어, 외지인을 그리 많이 보지는 못하여서 더욱 두근거리는 것일 수도 있다.

손님에 대한 궁금증으로 갖가지 생각을 하며 걷자, 결계의 입구에 금방 도착했다.


“아직, 안 오셨나?”


결계를 열고 밖으로 나왔지만, 숲은 여전히 한적한 바람소리만 낼 뿐 그 어떤 인기척도 느낄 수 없었다.


“얼마나, 기다려야 되려나?”


김일 장사는 기약 없는 기다림이 될까 불안했지만, 그 불안은 갑자기 전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에 의해 사라졌다.


“이 곳이 바이두 숲인가?”


그 빛 사이에서 웬 노인이 걸어 나왔다.

노인은 남루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노숙자의 상이었다.

하지만 김일 장사는 외관으로 절대 노인을 판단하지 않았다.

하늘같은 왕검께서 귀한 손님이라고 하신 데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였다.


“안녕하십니까? 먼 길 오시느라 노고가 많으십니다. 전 왕검님을 직접 보좌하는, 금강장사 김일이라고 합니다.”

“오, 그렇구먼. 반갑네. 나는 헬리윤이라고······. 아니, 아니지. 나는 혁윤이라고 한다네. 혁거 대장군께서 나의 부친 되시는 분일세.”


노인은 바로 헬리윤이었다.


##


똑똑


“왕검님, 금강장사입니다. 분부하신대로 손님을 뫼시고 왔습니다.”

“네, 들어오십시오.”


왕검의 허락이 떨어지자 금강장사는 문을 열어 헬리윤을 안내했다.


“이쪽입니다, 어르신. 들어가시지요.”

“고맙네.”


헬리윤은 사람 좋은 웃음을 하고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뵙는 건 처음이군요.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는 부족하나마 고려를 이끌고 있는 왕검, 한웅이라 합니다.”


들어오는 헬리윤을 보며 한웅은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티 없이 하얀 그의 얼굴은 진심으로 헬리윤을 반기는 듯 했다.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왕검님. 익히 아버님께 말씀 많이 전해 들었습니다. 혁윤이라 합니다. 그냥 윤이라고 불러주십시오.”


헬리윤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외관상으로는 이제 겨우 약관으로 보이는 왕검이 헬리윤을 존대해야 하겠으나, 헬리윤은 왕검의 실제 연배를 알고 있기에 극진히 예를 갖추었다.


“하하하, 아닙니다. 상호간에 예의를 갖추어야지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햇빛을 볼 수 없어 직접 마중을 나가지 못해 죄스러울 따름입니다. 자, 여기 앉으십시오.”

“그 역시 아버님께 들었습니다. 신령과의 직접계약 때문이겠죠? 신경의 계승자로써 참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고려에 내려오는 삼신기는 계승자와 신기 사이의 계약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간접계약만 진행이 되어도, 신기의 능력과 불사의 몸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직접계약을 진행하면 신기를 통한 신통력을 발휘할 수 있고 불사를 넘어 불로의 육체를 가지는 것 또한 가능해진다.

이렇게만 들으면 직접계약을 하는 것이 좋게 들리지만, 직접계약은 간접계약과 다르게 많은 제약이 따른다.

대표적인 것이 한웅이 햇빛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표현 가능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인간이 해를 피해서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민족의 안녕을 위해 그리 큰 결심을 한 한웅의 정신은 정말 존경받아 마땅한 것이었다.


“그 덕에 윤님께서 이곳으로 오신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 이 누추한 곳까지는 어떻게 걸음을 하시게 되셨습니까?”

“몇 가지 의논드릴 일이 있습니다. 루안과 희, 두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아이들의 보라매 덕분에 현재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는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한웅은 차를 홀짝이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슬쩍 미소를 지었다.


“아주 훌륭히 성장한 무사들입니다. 무사들을 만나셨다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이는군요. 말씀하신대로, 많은 내용을 전달 받았습니다.”

“지금 친나에서는 큰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그 전쟁에 힘을 보태려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최종적으로는 고려에 득이 될 거라고 판단했겠죠. 혹, 고려에서는 어떻게 하실 의향이신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제이프의 마수가 친나에 뻗쳐있다고 하더군요. 그에 대해 우리는 쇼블랑과 키이만에 협력을 구한 상태이고 언제든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전투준비태세를 늘 구축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결계 밖으로 먼저 향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루안과 희도, 스스로 몸을 지킬 수준이 되는 우리들의 무사이기 때문에 먼저 그들을 돕겠다고 나서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절대 우리는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대답이 되셨습니까?”


왕검의 단호한 답변에 헬리윤은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셀 수도 없을 만큼 긴 시간을 살아온 자신이었지만, 왕검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 살진 않았다.

아마, 단체가 살아갈 수 있는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선택을 분명 하였을 것이다.


“물론입니다.”

“또 다른 질문이 있으십니까?”

“아, 네. 이번에는 질문이 아니라 부탁을 좀 드리고자 합니다.”

“말씀하십시오.”

“신검이 나타났습니다.”

“저희도 이번 보라매로 잃어버렸던 신검의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헬리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신검의 위치를 찾았다는 것이 아니라, 신검이 세상에 나왔다는 말입니다. 지금 유력한 용의자를 뒤쫓고 있습니다만, 저 혼자 감내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대입니다.”

“신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흠······. 갑작스럽군요. 좋습니다. 계속 말씀하시지요.”

“보라매처럼 주기적으로 왕검님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제가 신검을 강탈한 자와 맞닥뜨릴만한 상황이 오게 된다면 저를 여러 방면으로 지원해주셨으면 합니다.”


똑똑


“왕검님, 천하장사입니다.”


왕검이 채 답을 하기 전에, 방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들어오십시오.”


왕검의 허락이 떨어지자 밝은 표정의 노영학 천하장사가 들어왔다.


“귀한 손님이 오셨다기에, 이렇게 인사차 들렀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장사님. 요즘 드시는 약재가 잘 받으시나 봅니다. 하루가 다르게 몸이 좋아 보이시네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다 왕검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왕검 말마따나 오늘 내일 하던 천하장사의 모습은 간데없고, 매우 건강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앉으십시오, 소개시켜 드리지요. 이 분은 모처럼 우리 고려에 찾아온 귀한 손님이신 혁윤님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삶에 행운이 따라 모자라지만 천하장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노영학이라고 합니다. 혁윤님에 대한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반갑네. 혁윤이라고 한다네.”


헬리윤은 시원스레 말을 놓았다.

실제 나이는 헬리윤이 쳐다도 못 볼 정도로 많았고 그 사실 또한 다들 알고 있기에 천하장사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럼 아까의 답변을 드리지요. 저희 또한 환영입니다. 잃어버렸던 환인 하늘님의 신검을 정체모를 부랑배에게 맡겨둘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 감사합니다.”

“그럼 천하장사도 오셨고, 몇 백 년만의 귀한 손님도 오셨으니, 이런 딱딱한 자리는 파하고 진귀한 술 한 잔 함께 나누고 싶군요.”

“하하하,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헬리윤은 겉으론 웃었지만 속으로는 마른 침을 꿀떡 삼켰다.

왕검의 술사랑에 대해 아버지 혁거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기 때문이다.


##


샤라 데저트 지하의 거대한 회랑 안.

정체모를 남성이 신검을 지키는 이무기를 두 동강 내고는 홀연히 사라진 지 며칠이 지났지만, 이무기의 육체는 하나도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기다림에 화답하듯 한 인영이 두터운 후드를 꾹 눌러쓰고 천천히 널브러진 이무기에게로 다가갔다.


- 어머니······. 위대한 재룡(災龍)이시여. 못난 아들이 당신의 뜻을 이어가지 못했나이다.


재룡이라 불린 인영은 이무기의 얼굴 앞에 서서 조심스레 그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니다, 이 외딴 곳에서 네가 참 고생이 많았구나. 자식이라고 하나 있는 것을, 이 어미가 신경써주지도 못하고······. 불쌍한 내 새끼.”

- 어머니······. 신검을 결국 잃었습니다.

“네가 몸을 잃었는데, 그깟 신검이 대수겠느냐. 그래, 대체 어떤 자의 짓이더냐?”

-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허나, 그에게서 저희와 비슷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그러하구나. 좋다. 이제 일어나라. 그 몹쓸 것을 쫓아라. 너에게 그에 걸맞은 힘을 줄 것이다.”


인영은 이무기를 향해 입김을 불었다.

그러자 불같은 기운이 온 이무기의 전신을 감싸며 휘몰아쳤다.


- 끄아아아아아악

“더욱 크게 비명을 질러라. 그 고통을 잊지 말거라. 그리고 쫓아라. 내가 직접 그 죄를 심판하겠다.”

- 끄아아아아아악


이무기는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 비명과 함께 그의 모습도 점점 변해만 갔다.

입 가운데에는 불타오르는 듯한 느낌의 붉은색 구슬이 생겼고, 이마 양쪽으로 시뻘건 색의 뿔이 솟구쳐 올랐다.

넓게 벌어졌던 몸통은 어느덧 붙어 비늘 사이사이로 뜨거운 불길을 흘려냈고, 발가락이 세 개 달린 발 네 개가 몸통을 지탱하듯 피어올랐다.


- 크르르르르르


고통이 사그라지자, 이무기의 눈은 이지를 잃고 파괴만을 담았다.

그의 모습은 흡사 불을 관장하며 모든 것을 불바다로 만든다는 레드 드레곤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듯도 했다.

그리고 그 위로 예의 그 인영이 훌쩍 뛰어 올라 자리했다.


“이제 너는 이무기가 아니다. 너의 새 이름은 강철(強鐵)이다.”

- 크와아아앙!


이무기, 아니 강철이는 거대한 포효를 내뱉고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회랑은 산산조각이 났고, 수백 년간 빛을 잃었던 회랑 안으로 한 줄기 햇빛이 스며들었다.

그 모습을 눈동자가 없는 눈으로 넌지시 쳐다본 강철이는 이를 뒤로하고 하늘을 날아 북쪽으로 향했다.

자신을 쓰러뜨리고 신검을 탈취한 사내의 기운이 북쪽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또 한주가 시작되었네요,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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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부록 : 설정집 - 무력 단체 +5 20.07.09 347 6 7쪽
50 부록 : 설정집 - 정령 +3 20.07.09 336 5 5쪽
49 제32화 : 샅샅이 +9 20.07.09 343 10 12쪽
48 제31화 : 각자의 목표 +7 20.07.08 349 8 13쪽
47 제30화 : 추적의 시작 +8 20.07.07 367 8 11쪽
46 제29화 : 추적자 +7 20.07.06 364 8 13쪽
45 제28화 : 인질 +8 20.07.03 375 11 14쪽
44 부록 : 설정집 - 무술 +8 20.07.02 409 7 9쪽
43 제27화 : 챙샹 vs 다델 +7 20.07.02 375 11 10쪽
42 부록 : 설정집 - 국가 +7 20.07.01 409 7 5쪽
41 제26화 : 전쟁의 서막 +7 20.07.01 386 10 14쪽
40 부록 : 설정집 - Fifteen Masters +5 20.06.30 425 8 5쪽
39 제25화 : 전란 +7 20.06.30 393 10 16쪽
38 제24화 : 롬밸라카 +5 20.06.29 407 10 12쪽
37 제23화 : 유카로 가던 중...... +5 20.06.26 394 11 13쪽
36 제22화 : 강철 부족을 벗어나다. - 2 +3 20.06.25 387 10 12쪽
35 제22화 : 강철 부족을 벗어나다. - 1 +7 20.06.24 395 10 13쪽
34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3 +7 20.06.23 394 11 11쪽
33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2 +5 20.06.22 395 10 12쪽
32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1 +7 20.06.18 397 10 11쪽
31 제20화 : 미르웰 - 2 +13 20.06.17 391 10 12쪽
30 제20화 : 미르웰 - 1 +7 20.06.16 403 11 10쪽
29 제19회 : 루안 탈출 작전 - 2 +10 20.06.15 425 14 15쪽
28 제19회 : 루안 탈출 작전 - 1 +9 20.06.13 424 11 10쪽
27 제18화 : 강철 부족 - 2 +7 20.06.11 434 12 14쪽
26 제18화 : 강철 부족 - 1 +9 20.06.10 452 12 10쪽
25 제17화 : 고결한 길 - 2 +11 20.06.09 430 17 12쪽
24 제17화 : 고결한 길 - 1 +13 20.06.08 479 17 9쪽
23 제16화 : 전조 - 2 +15 20.06.05 471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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