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316 회
조회수 :
89,388
추천수 :
2,654
글자수 :
1,801,981

작성
20.07.07 13:28
조회
366
추천
8
글자
11쪽

제30화 : 추적의 시작

DUMMY

제 30화. 추적의 시작


대륙의 중앙에 자리하며 온갖 마물들의 보금자리가 되는 샤라 데저트.

그 지하에는 셀 수도 없을 만큼 긴 시간동안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거대한 토굴이 있었다.

그리고 그 토굴 사이로 한 남자가 나타났다.


“이런 곳에 있었다니······. 여태 못 찾은 이유가 있었군.”


그 남자의 목소리는 지나가다 고개를 홱 돌릴 정도로 맑고 낭랑했으며,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남자는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깊고 넓은 토굴을 아무렇지 않게 걸어 나갔다.

이윽고, 토굴의 마지막 부분인 듯 거대한 회랑이 나왔다.


“휘유~ 대단하네. 이렇게 크게 만들어 놓은 걸 어떻게 몰랐을까?”


회랑은 토굴과는 달리 어느 정도 빛이 들었고 그 빛 사이 보인 남자는 티 하나 없이 맑은 은발을 지니고 있었다.

남자는 흥미롭다는 듯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회랑의 반대쪽 끝으로 움직였다.


- 좋지 못한 뜻을 가지고 이 곳에 온 것 같구나.


갑자기 회랑을 진동시키는 말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회랑 반대쪽 끝에서 ‘크다’라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거대한 뱀대가리가 솟아올랐다.


“우와! 너 엄청 크구나? 무슨 뱀이 이렇게 크냐. 푸하하하핫”


뱀이 보여주는 위용에도 남자는 전혀 겁이 나질 않는 지 호탕하게 웃었다.


- 이 곳에는 왜 왔느냐?

“내가 굉장히 오랜 시간 찾아 헤맨 게 있거든. 근데 그 중 하나가 여기 있다고 하더라. 혹시 아니 너?”

- 의도가 불순하구나. 돌아가라.

“그래그래, 어차피 일 해결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갈 거야. 그러니 대답 좀 해줘라. 그 망할 놈에 신검. 있어, 없어?”

- 돌아가라.

“하, 이 자식 봐라?”


남자는 치명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아미를 잔뜩 찡그렸다.


“도쉘.”


남자는 작게 소곤거렸다.

그러자 남자 옆의 공간이 잔뜩 일그러지더니 쩌저적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얼음이 생겼고 그 얼음은 이내 다듬어지더니 단발머리를 곱게 자른 단아하고 늘씬한 여성이 나타났다.

그 여성은 바라만 봐도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냉기를 풀풀 내뿜고 있었다.


[불렀나요, 마스터.]

“그래, 저 멍청한 뱀을 좀 혼내줘야 될 것 같다.”


소환된 여성은 놀랍게도 얼음의 상급정령 도쉘이었다.

도쉘은 남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공중에 떠오르더니 뱀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공중에 수많은 얼음의 창이 나타나더니 뱀을 향해 비산했다.


- 네, 이 놈!


뱀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입을 쩍 벌렸다.

그러자 입 안에서 엄청난 충격파가 나와 얼음의 창을 부숴버렸다.

그러고는 남자를 한입에 집어삼킬 듯 쇄도해 들어갔다.

그러나 남자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한 번 더 작게 속삭였다.


“미네르바”


남자의 속삭임에 또다시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거대한 회오리가 일었고 그 사이로 갑옷을 다부지게 입은 여성이 양손에 투창을 하나씩 꼬나 쥐고 나타났다.


“저것 좀 막자.”

[오케이, 마스터!]


그 여성의 정체는 바람의 상급정령 미네르바였고, 그녀는 손에 든 투창을 있는 힘껏 뱀을 향해 집어던졌다.

그러자 날아가는 투창 주위로 엄청난 폭풍이 몰려들었고 뱀의 입천장을 꿰뚫었다.


- 끄아아악!


뱀은 쇄도하던 속도를 못 이기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도쉘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얼음으로 뱀을 구속시켜버렸다.


“미네르바, 주위에 신검이 있는지 찾아봐.

[오케이!]


미네르바는 순간 반투명해지는 듯 하더니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 회랑 안에는 없어.]

“뭐?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 여기랬는데······.”

[마스터, 뱀의 몸 안에서 제 냉기에 저항하는 기운이 있네요.]


남자가 고민하자 도쉘이 뱀에게 손짓하며 말을 건넸다.


- 끄으으윽, 안 된다.


뱀은 끝까지 불가의 의사를 내비쳤지만, 남자는 신경 쓰지 않고 뱀의 앞으로 다가갔다.


“어후, 냄새. 누가 얘 좀 길게 잘라 줘봐.”

[내가 할게!]


명랑하게 대답한 미네르바는 공중으로 쭉 날아오르더니 어느새 새로 생긴 투창을 길게 그었다.

그러자 거대한 바람의 칼날이 생기더니 그대로 뱀의 몸을 종으로 두 동강 내었다.


- 끄아아아악!


뱀은 고통에 비명을 질렀지만 저항할 수는 없었다.


“어? 저거 아냐?”


남자는 뱀의 몸통 한군데를 가리켰다.

그 곳에는 신묘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작은 단도 하나가 놓여있었다.

남자가 손짓하자 작은 바람이 일더니 단도가 떠올랐고 곧장 남자의 손 위로 날아갔다.


“흠······. 이거 맞나? 생각보다 너무 별 볼일 없게 생겼는데.”


이모저모를 따져보아도 그냥 노점에서나 팔 법한 볼품없는 단검이었다.

날도 많이 무뎌 보이는 게, 단검으로 쓰기도 애매해 보이기는 했으나 뿜고 있는 묘한 기운에 확신이 있었기에 남자는 단검을 품 안에 집어넣었다.


“좋아, 도쉘 넌 돌아가도 좋아.”

[알겠어요, 마스터.]

“미네르바, 여길 나가자.”

[오케이!]


미네르바는 남자의 주위를 빙 돌더니 남자가 지나왔던 토굴로 날아가 버렸다.

그러자 엄청난 바람이 남자를 두둥실 띄운 채 미네르바의 뒤를 쫓아갔다.


- 어, 어머니. 부디······. 이 연락을 받으시옵소서.


놀랍게도 뱀은 두 동강 난 채로도 숨이 붙어 있었다.

그 뱀은 일전에 루안 일행과 만나 자신을 이무기라 소개했던 뱀이었다.

이무기는 이내 눈물을 쏟았고, 그 눈물은 동그랗게 굳어지더니 하나의 구슬이 되었다.

그리고 그 구슬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


모드시의 폐저택 뒤에 숨겨져 있다던 워프 패널은 술사의 탑에서 보았던 것보다 굉장히 협소했다.

워낙 작은 사이즈로 강대한 공간 이동이라는 마법을 사용해야 하니 응당 마력 충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 맞아 보였다.


“자, 다들 준비되셨나요? 좋아요, 그럼 지금부터 10초를 세주시겠어요?”


풀리는 워크 패널 옆에 장치를 조작하며 일행에게 말했다.


“1, 2, 3, 4······. 뭐해요?”


루안이 풀리 말대로 10초를 세다 풀리에게 물었다.

풀리가 하던 조작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었던 것이다.


“하하하, 그냥 이거 누르면 바로 되는데, 이렇게 해야 뭔가 긴장감 있지 않나요?”

“끙, 10.”

“자, 공간이동 시작합니다!”


루안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바로 10을 외쳤고 풀리는 장치의 단추를 꾹 누른 뒤 바로 패널 위로 뛰어올랐다.

그러자 패널 아래로 예의 그 파란 불빛이 피어오르더니 이내 주위 환경이 바뀌었다.

그들은 웬 평야 한 가운데 덩그러니 나타났다.


“우와, 여긴 패널도 없는데 어떻게 여기로 워프 된 거죠?”

“이 땅 아래 있답니다. 몰래 만들어 둔건데 다 보이게 해 놓으면 되겠어요?”

“아······.”

“와하하하하, 루안은 뇌에도 근육이 차 있나 보군! 와하하하하하.”

“이잇! 내가 당신한테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해?!”

“와하하하하하!”


루안은 파얀을 향해 눈을 부라렸고, 파얀은 신경 쓰지 않고 파안대소했다.


“자, 조용조용. 풀리 바로 움직이죠. 어디로 가야 하죠?”

“따라오세요. 약 30분 정도만 걸어가면 쿠빌린 백작이 납치되었다고 예상되는 지점에 도착하게 됩니다.”


희아가 풀리를 닦달하자 풀리는 바로 앞장 서 걸어갔다.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말 그대로 평야인데, 풀리는 어쩜 그리 방향을 잘 알고 움직이는지 모를 노릇이었다.

때때로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이 풀리를 향하기에 그저 바람의 정령 덕인가보다 할 뿐이었다.

그렇게 걸은 지 30분.

풀리는 손을 들고 자리에 멈춰 섰다.


“여러분, 이 언저리인가 봅니다. 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십시오.”

“그래요, 잘 부탁해요, 풀리.”


풀리는 희아를 향해 방긋 웃어보이고는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이랜더.”


풀리가 속삭이자 갑자기 지면이 꿀렁거리더니 풀리처럼 후드를 눌러 쓴 세 명의 여성이 솟아올랐다.

후드를 눌러썼기에 나잇대를 짐작키는 어려웠으나 다들 허리춤에 겨우 올 정도로 자그마했다.


“하이랜더들아, 대지의 기억을 읽어주렴.”


풀리의 다정한 말투에 하이랜더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는 땅 안으로 스며들었다.

1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하이랜더들은 후드 안으로 얼핏 비치는 얼굴에 가득 미소를 띄우고는 다시 나타났다.


“스피릿메트리(Spiritmetry)!"


중급정령을 3기 이상 자유롭게 부릴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만 사용 가능한 정령과의 교감, 스피릿메트리.

중급정령들은 하급정령들과는 달리 모두 자아와, 감정, 지능을 가지고 있다.

다만 발성기관이 없어 말을 하지 못하기에 뚜렷한 의사소통이 되지는 않는데, 교감 기술인 스피릿메트리를 사용하면 정령들이 알고 있거나 기억하는 것들을 이미지화해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고마워, 돌아가도 좋아.”


한참을 눈을 감고 가만히 있던 풀리는 모든 것을 마무리했는지 정령들을 돌려보냈다.


“어떻게 됐어요?”

“쿠빌린 백작을 납치한 자들을 알아냈어요.”“역시 제이프인가요?”

“네, 맞아요. 그런데 상황이 더 어렵게 되었어요.”


풀리의 얼굴이 사뭇 어두워졌다.

루안이 답답함에 풀리를 닦달했다.


“뭔데요? 어서 말해 봐요, 풀리.”

“역시, 새뮤린 기사단이에요.”

“역시, 그랬군요.”

“거기에 새메인 주술단까지 포함되어 있어요. 지금 제이프는 주력을 모두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요.”


모두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이렇게 되면 임무의 성공이 훨씬 어려워진다.

새뮤린만해도 벅찬데 세메인까지 있다니······.

아! 물론 파얀의 얼굴은 그대로다.


“일단 방향 조사도 한 번 해볼게요. 슈리엘.”


풀리는 바람의 중급정령을 이어 소환했다.

자신의 덩치만한 투창을 들고 투구를 쓴 어여쁜 소녀가 나타났다.


“공기의 기억을 읽어주렴. 스피릿메트리(Spiritmerty)!"


이번에는 슈리엘이 읽어드린 공기의 기억을 풀리는 받아들였다.

하이랜더와의 교감보다는 훨씬 빠른 시간에 풀리는 눈을 떴다.


“고마워, 돌아가도 좋아.”

“어디로 갔어요?”


희아가 바로 물었다.


“방향을 확인하긴 했는데, 조금 이상하네요.”

“또 문제가 있어요?”

“네. 차인 방향이 아니에요. 바토르 방향이군요.”

“바토르요?”


##


그 무렵, 모골린의 수도 바토르는 난리가 났다.

날이 밝으니 왕궁의 정원에 평소에 없던 큰 말뚝 하나가 박혀있었는데, 그 말뚝 가장 위에는 사람의 팔 하나가 잘린 채 꽂혀있었고, 그 아래 대자보가 크게 붙어있었다.

그리고 그 팔의 손가락에는 디오 백작가를 상징하는 가문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한 번 더 경고한다. 쿠빌린 디오 백작이 우리에게 있음을 한 번 더 알린다. 신빙성을 위해 백작의 팔을 동봉한다.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다. 위대한 차인의 본대가 바토르로 입성하기 전, 항복하고 맹주국의 지위를 차인 왕국에 이양하라. 세 번의 경고는 없다. - 차인 국왕 리·지·황]


대자보에 적힌 글귀는 잘린 팔이 쿠빌린의 팔임을 알려주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_^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Another Korean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2 제33화 : 신검을 쫓는 자들 +7 20.07.13 349 7 11쪽
51 부록 : 설정집 - 무력 단체 +5 20.07.09 347 6 7쪽
50 부록 : 설정집 - 정령 +3 20.07.09 336 5 5쪽
49 제32화 : 샅샅이 +9 20.07.09 343 10 12쪽
48 제31화 : 각자의 목표 +7 20.07.08 349 8 13쪽
» 제30화 : 추적의 시작 +8 20.07.07 367 8 11쪽
46 제29화 : 추적자 +7 20.07.06 364 8 13쪽
45 제28화 : 인질 +8 20.07.03 374 11 14쪽
44 부록 : 설정집 - 무술 +8 20.07.02 409 7 9쪽
43 제27화 : 챙샹 vs 다델 +7 20.07.02 375 11 10쪽
42 부록 : 설정집 - 국가 +7 20.07.01 408 7 5쪽
41 제26화 : 전쟁의 서막 +7 20.07.01 385 10 14쪽
40 부록 : 설정집 - Fifteen Masters +5 20.06.30 424 8 5쪽
39 제25화 : 전란 +7 20.06.30 393 10 16쪽
38 제24화 : 롬밸라카 +5 20.06.29 406 10 12쪽
37 제23화 : 유카로 가던 중...... +5 20.06.26 394 11 13쪽
36 제22화 : 강철 부족을 벗어나다. - 2 +3 20.06.25 386 10 12쪽
35 제22화 : 강철 부족을 벗어나다. - 1 +7 20.06.24 395 10 13쪽
34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3 +7 20.06.23 393 11 11쪽
33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2 +5 20.06.22 394 10 12쪽
32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1 +7 20.06.18 396 10 11쪽
31 제20화 : 미르웰 - 2 +13 20.06.17 390 10 12쪽
30 제20화 : 미르웰 - 1 +7 20.06.16 403 11 10쪽
29 제19회 : 루안 탈출 작전 - 2 +10 20.06.15 425 14 15쪽
28 제19회 : 루안 탈출 작전 - 1 +9 20.06.13 424 11 10쪽
27 제18화 : 강철 부족 - 2 +7 20.06.11 433 12 14쪽
26 제18화 : 강철 부족 - 1 +9 20.06.10 452 12 10쪽
25 제17화 : 고결한 길 - 2 +11 20.06.09 430 17 12쪽
24 제17화 : 고결한 길 - 1 +13 20.06.08 478 17 9쪽
23 제16화 : 전조 - 2 +15 20.06.05 471 16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