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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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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3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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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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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4
글자수 :
1,801,981

작성
20.06.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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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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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제22화 : 강철 부족을 벗어나다. - 2

DUMMY

비록 루안은 준결승에서 탈락하였지만, 준결승까지의 진출과 토밸리우스의 두둔으로 정상참작 되어 루카와 함께 유치장을 나올 수 있었다.

현재, 그들은 부족에서 토밸리우스를 위해 내어준 숙소에 모두 모여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애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놨다는 거야?”


루카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희아를 쳐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루카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루안의 얼굴은 퉁퉁 붓고 멍들어 원래 얼굴을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였다.

희아가 루안이 기절하는 것을 보고도 분이 안 풀려 루안이 정신을 놓은 와중에도 계속 루안을 쥐어 팼기 때문이다.


“맞아요, 언니. 너무하셨어요.”


타니아가 루카의 말을 거들었다.

타니아는 루안의 곁에 딱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고, 기어코 이들의 숙소까지 따라온 것이다.


“아니, 이봐. 타니아라고 했나? 얼핏 보기에 나이도 나보다 많아 보이는 것 같은데, 무슨 언니야? 거기다 이 자식은 그쪽 몸을 쪼물딱 거렸던 파렴치한이잖아. 뭘 위해주는 거야?”

“쪼물딱이라니! 당치 않아, 누이!”

“다물어라.”

“힉.”


루안은 희아의 언사를 지적하고 싶었지만 아까의 트라우마인지 희아가 눈 한번 흘기자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네, 제 나이는 스물이에요. 얼핏 듣기로 언니 분께서 17세라고 하셨으니, 실제 나이는 제가 더 많네요. 하지만 제 남편 될 사람의 누님이시기 때문에 제게도 언니가 맞아요.”


타니아는 남편 될 사람이라는 말과 함께 더더욱 루안에게 붙었다.

희아는 얼이 빠진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볼 뿐이었다.


“푸핫, 아주 당돌한 아가씨네.”


루카는 이 상황이 참 재밌었다.


“이봐요, 타니아. 대체 나한테 왜 그래요? 신종 괴롭힘인가요?”

“어머, 루안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왜 루안씨를 괴롭히겠어요?”

“아니, 근데 왜?”

“아, 조용. 루안 넌 조용히 해. 정신 사나우니까.”


희아는 루안을 향해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이를 알았으니 지금부터는 존중해줄게요. 일단 날 언니라고 부르지는 말아요. 그냥 희라고 불러요.”

“그럼, 그렇게 할게요, 희.”


호칭을 희로 정해주는 것을 보니 희아는 정확히 선을 긋고 싶은 듯 했다.


“타니아가 내 동생한테 하는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곧 이 곳을 떠나야 돼요. 계속 여기 있을 수가 없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고작 가슴 한 번 잡혔다고 그럴 필요 없어요.”

“고작 가슴이라뇨? 전 누구든 제 몸을 가진 사람에게 제 모든 것을 주기로 했어요. 가슴은 그 정도의 가치가 있죠.”


당최 말이 통하지가 않았다.

루안은 파얀부터 타니아까지······.

정말 남들 말 듣지 않는 것이 이 부족의 전통인가 싶었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이 마을을 떠나야 해요.”

“저도 함께 가겠어요.”

“네? 지금 뭐라고······?”

“저도 함께 가겠어요.”


지금까지 즐거운 표정으로 지켜만 보던 루카는 그제야 표정을 살짝 꼬았다.

타니아의 눈빛을 보니 허투루 하는 소리가 전혀 아님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봐, 아가씨. 어딜 따라간단 말이야. 엄청 위험할 수 있다고.”

“그러니, 더더욱 따라가야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한 곳을 가는데 맘 편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루안은 눈을 질끈 감았다.

언제 봤다고 사랑 운운 하는지 참 대단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감은 눈 안으로 타니아의 탱글한 가슴골이 그려지자 잽싸게 눈을 뜨고 고개를 저었다.


“그냥 같이 움직이지 그러니?”


토밸리우스가 마침 방안으로 들어오며 말을 걸었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희야. 나는 타니아를 잘 안단다. 저 아이는 아주 뛰어난 전사 중 한 명이야. 자기 몫은 훌륭히 해낼 거란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일행을 들일 순 없어요. 게다가 이유가 불손하잖아요.”

“저 눈을 보렴. 말을 듣겠니? 너희가 두고 간다고 해도 몰래 따라갈 것 같지 않니?”


희아는 슬쩍 타니아의 얼굴을 쳐다봤다.

앙다문 입술에 흔들림 없는 초점의 눈빛은 아주 굳건해보였다.

아니, 이게 이렇게까지 신념을 가진 얼굴을 하고 있을 일이란 말인가?


“에휴, 모르겠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에요, 토밸리우스?”

“응, 강철 족장이 얼굴을 보고자 한단다. 다들 지금 나가도 되겠니?”


토밸리우스는 물어놓고는 대답은 듣지도 않은 채 앞장서 걸어갔다.

일행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어깨를 으쓱하며 뒤를 따라 나섰다.


“햐, 내가 그때 모드시로 가는 의뢰를 받은 것이 정말 천운이었던 것 같다.”

“왜요?”

“일단 너희를 만난 것도 만난 건데, 그 덕에 지금 드워프까지 보고 있는 거잖아. 내가 언제 고려인이랑 드워프를 한 번에 보겠어?”

“루카!”


루안은 다급하게 루카의 입술에 손을 들이댔다.

타니아가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고려인을 얘기하는 것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루카도 아차 싶었는지 슬쩍 타니아의 눈치를 봤다.

하지만 타니아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고 그저 루안의 팔목을 꼭 잡고 있을 뿐이었다.


“걱정 안하셔도 돼요, 루안씨. 저희 프리카의 부족들은 종족과 인종의 다름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답니다. 저만해도 이방인의 혼혈인이거든요.”


혼혈이라는 말에 루안은 다시금 타니아를 자세히 바라봤다.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듣고 보니 타니아는 이 곳의 사람들보다는 밝은 피부색을 지녀 검기보다는 구릿빛에 가까웠고, 이목구비도 크고 오뚝하여 생김새의 차이를 보였다.

희아만큼 시원시원한 미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건강한 느낌을 주는 보기 좋은 인상이었다.

루안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슬쩍 불그스름해졌다.

앞서 걷던 토밸리우스는 한 건물에 당도하여 뒤를 돌아보았다.


“자, 여기가 강철 족장이 기거하는 곳이란다. 다들 무사히 쫓아왔니?”


일행들은 토밸리우스가 가리키는 건물을 바라봤다.

족장의 집이라기에 꽤 으리으리할 줄 알았는데, 다른 부족민들의 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루안이 있던 유치장 건물이 훨씬 더 거대했다.


“난 안내만 하기로 했으니 여기까지야. 먼저 숙소로 돌아가 있도록 할게.”


토밸리우스는 이번에도 자기 할 말만 하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희아는 그런 토밸리우스를 신경 쓰지 않고 문을 두드렸다.


똑똑


“들어오시오.”


노크를 하자 이내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렸고 일행들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부는 외부에서 보이던 모습보다 더 좁아보였다.

건물의 벽이 많이 두꺼운 듯 했다.


“토밸리우스님의 친구 분들이라 들었소. 여기까지 오시는데 고생 많았습니다. 누추하지만 앉으시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희라고 해요.”

“루카입니다.”

“안녕하세요, 루안이에요.”


각자 인사말을 건넨 일행들은 양탄자가 깔려있는 내부 중앙에 앉았다.


“오, 루안씨. 루안씨는 지금 우리 부족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오.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얼굴이 좀 다르오?”

“아하하······. 일이 좀 있어서, 얼굴이 많이 부었어요.”

“그렇군요.”


루안은 머쓱하게 대답했고 희아는 괜히 다른 곳을 쳐다봤다.

족장도 깊이 물어보지는 않았다.


“저도 왔어요, 족장님.”

“그래, 타니아. 너는 어쩐 일이냐?”

“루안씨와 영원히 함께하기로 결정했답니다.”

“그렇구나.”


루안은 작게 한숨 쉬며 관자노리를 눌러댔다.

저런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타니아도 대단했고, 저런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족장도 영 적응될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저흰 왜 보자고 하신 거죠?”

“아, 그렇지. 내가 나이를 먹다보니 금방 무언가를 잊곤 한다오.”


역시 성미가 급한 희아가 바로 본론을 물었고 족장은 머쓱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여러분들이 유카를 향해 가야한다고 들었소. 그래서 약소하나마 유카까지 바로 가는 직통 철마를 준비해드릴까 합니다, 그 철마를 탄다면 5시간 정도면 아마 유카에 도착할 것이오.”

“오! 정말인가요? 너무 감사해요!”

“혹시 조건이 있습니까?”


아무 생각 없이 기뻐하는 루안과는 다르게 역시 야전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루카는 조건을 물었다.


“허허허, 물론 간단하게나마 도와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소.”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자, 받으시오.”


살짝 긴장하며 묻는 희아의 반응에 족장은 안심을 시킨 후 품 안에서 밀봉된 서신 하나를 꺼냈다.


“이것을 유카에 계신 국왕께 전해 주시오. 그리고 절대 열어보지 않았으면 하오.”

“네, 그러겠습니다. 그럼 언제 출발하면 될까요?”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기에 희아는 서신을 품에 갈무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웬만큼 어려운 일이더라도 상관은 없었다.

그만큼 걷는 것에 이골이 난 것이다.


“일단 오늘은 축제의 마지막 날이니 저녁에 성대한 바비큐 파티가 열린다오. 맘껏 즐기시고 내일 아침에 출발하는 것이 어떻겠소?”

“알겠습니다.”


대화가 끝난 듯하자 루안 일행은 족장의 집을 나서려고 했다.

족장은 배웅을 하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우리 타니아도 잘 부탁드립니다.”

“아하하······.”


루안은 끝내 대답을 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그 곳을 벗어났다.


그 날 밤.

마을 광장에는 거대한 장작들이 가득 쌓여 큰 불을 일으키고 있었고 그 주위로 여러 종류의 고기들이 익어가며 고소한 향을 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술과 고기를 취하며 춤을 추었고 하나같이 순박하게 웃으며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그 덕에 루안 일행도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다만 루안의 인기가 너무 좋아 타니아가 계속 눈을 부라리며 주위를 경계했다는 것을 다들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파티가 마무리되고 숙소에서도 타니아는 루안과 함께 자겠다며 고집을 피워댔고 어르고 달래 겨우 같은 방 다른 침대에서 자는 걸로 합의를 보았다.

타니아는 같은 방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사실 루안은 타니아가 신경 쓰여 밤새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어떤 식으로 신경이 쓰였는지는 따로 밝히진 않겠다.


##


루안의 정순한 치우는 간밤에 잘 작동하여 루안의 얼굴을 다시금 뽀송뽀송하고 미려하게 가꾸어놓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을 나서는 루안의 얼굴은 퀭하기 그지없었다.

그것을 본 루카는 음흉하게 미소 지었다.


“여~ 루안. 어째 전혀 못 잤나보네? 큭큭큭 안자고 뭐했을까?”

“엿이나 먹어요, 루카.”

“일찍들 일어났구나. 잘들 잤니?”


투닥거리는 둘을 향해 토밸리우스가 인사를 건넸다.


“덕분에요. 이제 철마를 타러 가면 되나요?”

“그렇단다. 하지만 나머지 친구들이 나와야 되지 않겠니?”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나머지 준비를 끝낸 타니아와 희아가 동시에 숙소 밖으로 나왔다.


“마침 되었구나. 자 모두 나를 따라오렴. 이제 유카를 향해 가야지 않겠니?”


루안과 희아는 벅찬 표정을 하였다.

유카만 도착하면 키이만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기나긴 보라매의 마지막이 보이는 것이다.


“좋았어! 자, 빨리빨리들 가자고요!”


일행들은 제법 가볍게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그리고 일행들과 한 발치 떨어진 곳에서 한 인영이 루안 일행을 뒤따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22-1화에 설정상 오기입 된 부분이 있어 수정이 된 상태입니다.

앞으로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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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제25화 : 전란 +7 20.06.30 393 10 16쪽
38 제24화 : 롬밸라카 +5 20.06.29 407 10 12쪽
37 제23화 : 유카로 가던 중...... +5 20.06.26 394 11 13쪽
» 제22화 : 강철 부족을 벗어나다. - 2 +3 20.06.25 387 10 12쪽
35 제22화 : 강철 부족을 벗어나다. - 1 +7 20.06.24 395 10 13쪽
34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3 +7 20.06.23 394 11 11쪽
33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2 +5 20.06.22 395 10 12쪽
32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1 +7 20.06.18 397 10 11쪽
31 제20화 : 미르웰 - 2 +13 20.06.17 391 10 12쪽
30 제20화 : 미르웰 - 1 +7 20.06.16 403 11 10쪽
29 제19회 : 루안 탈출 작전 - 2 +10 20.06.15 425 14 15쪽
28 제19회 : 루안 탈출 작전 - 1 +9 20.06.13 424 11 10쪽
27 제18화 : 강철 부족 - 2 +7 20.06.11 434 12 14쪽
26 제18화 : 강철 부족 - 1 +9 20.06.10 452 12 10쪽
25 제17화 : 고결한 길 - 2 +11 20.06.09 430 17 12쪽
24 제17화 : 고결한 길 - 1 +13 20.06.08 479 17 9쪽
23 제16화 : 전조 - 2 +15 20.06.05 471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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