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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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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316 회
조회수 :
89,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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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4
글자수 :
1,801,981

작성
20.07.02 14:15
조회
375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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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제27화 : 챙샹 vs 다델

DUMMY

제 27화. 챙샹 vs 다델


천지를 진동시키는 말발굽 소리와 병장기 소리.

그리고 온 공간을 가득 채운 피비린내와 비명.

한 편의 지옥도를 연상시키는 전쟁이라는 끔찍한 비극이, 지금 모골린 내의 한 평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세계의 최강자들 중 두 사람이 서로의 목을 뜯기 위해 격돌하고 있다.

차인 왕국의 제일검 챙샹과, 용병왕이라는 전무후무한 별칭을 얻은 다델.

마스터즈들 끼리의 대결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차인과 모골린의 기사 및 병사들은 서로를 죽고 죽이는 혈투 속에서도 부딪히는 챙샹과 다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자, 그 매섭다는 대나무의 힘을 보여 주시오!”

“실망하진 않을 것입니다.”


쨍!


쇠와 나무가 부딪혀서 나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금속음이 주위를 흔들었다.

일 차례 검과 창을 맞댄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말 등을 박차고 뛰어올라 멀어지는 상대를 향해 다시금 격돌 했다.


챙챙챙챙챙


짧은 시간 안에 무려 다섯 번의 공방을 주고받은 둘은 잠시 거리를 두고 서로를 지켜보았다.


‘역시 쉽지 않군,’


다델은 더더욱 힘껏 대나무를 꼬나 쥐었다.

챙샹은 독특한 독문 검술을 구사하진 않았지만, 흔한 기사검술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의 성실한 연습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동작인 것이다.

물론, 챙샹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저 용병의 변칙적인 창로를 보여줄 줄 알았는데······. 기본기가 튼실하군. 역시 마스터라 이건가?’


챙샹은 생각을 마치고는 더더욱 마나를 끌어모았다.

그러자 그의 검에 실린 오러블레이드는 점점 짙어져갔다.

동조하듯 다델 역시 오러를 더욱 실었고 먼저 공격을 취했다.


일자로 뻗어 나가던 대나무는 갑자기 기하학적인 모습으로 휘어져 갔고 마치 한 마리 뱀처럼 챙샹의 어깨를 노렸다.


‘이래서 대나무를 쓰는 건가?’


금속에서는 보일 수 없는 탄성을 보이며 휘어지는 다델의 공격에 챙샹은 놀라긴 했지만 당황하지 않고 손목을 돌려 부드럽게 다델의 공격을 쳐냈다.

그리고는 대나무를 쳐내며 튕겨져 나오는 반탄력으로 자연스럽게 다델의 허리를 베어갔다.


“흡, 으랴!”


다델은 일말의 기합과 함께 대나무를 들지 않은 팔의 팔꿈치로 힘껏 검의 옆면을 찍어 눌렀다.

챙샹은 이번엔 크게 당황했다.

이러한 몸놀림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사실 체술이란 것을 본격적인 격투의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는 챙샹의 검술은, 검을 움직이기에 좋게 끔만 움직이지, 이런 식으로 방어를 하진 않기 때문이다.

비단 챙샹만의 검술뿐 아니라, 대륙에 퍼져 있는 기사검술을 익힌 대부분의 기사들이 동일할 것이다.


‘지금이다!’


다델은 순간 눈을 빛내며 뒤돌아 챙샹의 복부를 힘껏 밀어 찼다.


“크윽.”


이 정도 되는 고수들의 싸움에서 찰나의 순간은 목숨을 주고받을 수도 있는 것인데, 역시 다델은 챙샹의 당황스러움을 절대 그냥 두지 않았다.

챙샹은 복부가 욱신대는 것을 꾹 눌러 참았다.

어찌나 세게 걷어찼는지, 갑옷이 아니었으면 온 내장이 뒤틀릴 뻔 했다.

다델은 그 승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다시금 대나무를 챙샹을 향해 찔러넣으며, 마나를 뿜었다.


“비형랑!”


헬리윤에게 사사받은 변형된 씨름의 강력한 기술이 다델의 대나무에서 펼쳐졌다.

한 방향을 향해 찔러넣은 단 하나의 대나무 주위로 동시에 열 개가량의 희끗희끗한 오러블레이드가 생겨났다.

얼핏 보면 유령과도 같은 모양새의 신비로운 오러였다.


“핫!”


챙샹은 한 번 당황한 걸로 만족한 듯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다델의 대나무에 집중하며 종으로 검을 베어갔다.




유령과 같은 오러와 먼저 부딪힌 검은 순식간에 종과 횡을 나뉘며 휘둘러졌고, 그 많았던 오러는 사방으로 휘어 퍼져나갔다.


“끄아아악!”


안 그래도 살육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전쟁터 한 복판인데, 다델의 오러는 피아를 구분하지 않고 주위를 피로 물들였다.


“으음······.”


순간 죄책감이 몰려왔으나, 지금은 그런 감성을 신경 쓰기엔 사치나 다름없었다.

다델과 챙샹은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서로를 향해 달려갔다.


“소드 레인(Sword Rain)!"

"화랑!“


각자 자신의 상승기술을 쏟아냈다.

오러블레이드를 구사할 수 있는 자만이 사용 가능한 기사검술의 소드 레인은 휘둘러지는 검에서 수십 줄기의 오러들이 쏘아져나가는 필살의 기술 중 하나였다.

팔방을 점하고 들어오는 오러 사이로 가녀린 대나무 하나가 짓쳐들어왔고, 그 대나무를 중심으로 마치 모래알 같은 오러들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까가가가가가가가가강


챙샹의 오러 줄기들은 모래알 같은 오러에 숭숭 구멍이 뚫려 이내 흩어져갔고 모래알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야말로 가공할 위력.

그 많은 오러들을 없앴는데도, 성에 차지 않은 듯 모래알은 더더욱 흉흉하게 일어났고, 이내 챙샹의 모든 시야는 다델이 쏘아낸 화랑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까딱 잘못했다간 차인의 제일검인 챙샹의 목숨이 떨어지게 생겼다.

그 때 챙샹은 동요하지 않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챠키즈와 싸웠을 때 그의 움직임을 떠올렸다.

독에 당해 제대로 마나를 운용할 수도 없는 상태.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최강의 사내는 마스터 3명을 상대하는데 조금의 위축도 없었다.

켄퍼가 쏘아낸 수많은 화염구를 그는 전혀 동요 없이 그저 검을 내리긋는 것으로 모두 상쇄시켰었다.

그때 펼쳐졌었던, 오러의 막.

챙샹은 그것에 집중했다.


“후웁.”


당장 자신을 짓이길 수 있는 화랑의 오러들을 눈앞에 두고 그는 짧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한 발 화랑 안으로 걸음을 옮겨넣었다.

그리고는 부드럽고 처연하게 오러블레이드를 종으로 그어 내렸다.

그러자 오러블레이드가 지나간 선을 따라 눈부신 막이 펼쳐져 나갔다.

비록 챠키즈가 선보였던 검막과는 크기 자체가 달랐지만 챙샹을 보호하기에는 충분한 수비력과 크기를 보여주었다.


꽈과과과과과과과과광


모래알같이 자그마한 오러의 조각들이 검막을 거세게 두드리면서 내는 소리는 마치 천둥이 치는 것과 같았고, 모든 화랑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사그라지자 일순 주위는 고요해졌다.

비록 성공했지만 어느 정도 기력을 쇠한 챙샹이 손을 떨며 검을 들고 서 있었고, 다델은 이런 식으로 화랑을 막아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순간 얼어버렸다.

주위에서 마스터들의 싸움을 지켜보던 이들도 지금 본 것이 실제 하는 일인지 놀라 굳어버렸다.

오러로 보호막을 만든다?

이런 무위를 보여주었던 인물은 여태 단 한 명밖에 없었다.


“모, 모골리아?”


누군가 적막을 깨고 한 마디를 던졌다.

그랬다.

그런 검술은 챠키즈의 모골리아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모골린의 별, 챠키즈를 죽인 원수 중 하나인 챙샹에게서 펼쳐졌다.


“모골리아다! 백작님의 모골리아를 저 개자식이 훔쳤다!”

“죽여라!”

“더러운 차인의 개들을 쓸어버리자!”


우와아아아아아


지금 현재 전투의 상태는 백병전.

그저 한데 엉켜 검과 검을 나누는 것 뿐, 그 어떠한 전술도 지계도 없었다.

이런 경우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요인은 바로 사기.

챙샹은 스스로 성장하는 데는 일말의 성공을 거두었는지 몰라도, 지휘관으로써는 아주 큰 실책을 범하고 만 것이다.

순식간에 분노로 물들어버린 모골린의 병사들은 상대를 죽이겠다는 일념하나로 폭발적인 사기의 상승세를 보였고, 그 기세에 눌린 차인군들은 상대적으로 사기가 떨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이후의 전투는 일방적이었다.

분노로 물들어 광전사가 되어버린 병사들은 일당백의 힘을 내었고, 차츰 차인군이 줄어드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만 갔다.


“그대와 무를 겨룰 수 있어 기뻤소.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구려.”

“누가 보내준다고 했습니까?”

“앞으로도 손을 겨룰 일은 많을 것이오. 전쟁은 이제 시작된 것이니까. 후퇴! 전군 후퇴하라! 본대가 있는 곳까지 후퇴한다!”


챙샹은 검을 집어넣고 큰 소리로 외치며 아무 말이나 붙잡아 타고 뒤돌아 달렸다.

후퇴 명령이 떨어지자 차인군은 썰물 빠지듯 전장을 벗어났다.

모골린 연합군들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차인군을 뒤쫓았다.


“정지! 그들을 쫓지 마라! 도망치는 쥐는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

“하지만 저들을 죽여야 합니다!”


다델의 명에 누가 반기를 들었지만 다델은 차분히 대답했다.


“어차피 그런 상황은 다시 오게 된다. 저들의 말대로,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그 말에 병사들은 어쩔 수 없이 추격을 멈추고 부상병들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선발대와 선발대가 맞붙게 된, 모골린과 차인의 1차 전쟁은 이렇게 모골린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훗날 친나 연방 내전이라 이름 붙게 된 이 전쟁의 첫 전투가 이렇게 마무리되게 된 것이다.


‘그것이 모골리아의 한 검로란 말인가?’


챙샹이 마지막에 펼쳤던 검막을 다시 떠올린 다델은 자신의 애병인 대나무를 바라봤다.

오늘은 챙샹에게서 약간의 우위를 점했던 것 같았지만, 자신과의 전투 중 작지만 어떠한 깨달음을 얻은 챙샹을 다음번에는 오늘처럼 상대하기는 힘들 것만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후······. 이번 전쟁, 쉽지 않겠군.”


다델이 크게 한숨을 쉬는 이 시간,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저물기 시작했고, 차인과 제이프가 연합한 본대와 캐내딘의 지원군은 여전히 바토르를 향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과연 이 끔찍한 전쟁은 언제 끝나게 될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_^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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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69 그라시아S
    작성일
    20.07.02 16:30
    No. 1

    재밌게 읽었어요. ^^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0.07.03 09:11
    No. 2

    언제나 감사합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마스티
    작성일
    20.07.03 11:17
    No. 3

    지금까지와 글의 느낌이 다르네요. 무협의 느낌이 강합니다. 박진감 넘쳤어요. ^^
    안타까운 부분은 화랑을 쓸때 잘 표현이 안된거같아요. 소드레인은 이미지가 되는데 화랑은 이미지하기가 어렵네요. 멋진 기술인데 말이죠. ㅎㅎ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0.07.03 14:42
    No. 4

    화랑의 화려한 이미지를 잘 전달해드렸다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ㅠ 하지만 마스티님의 말씀을 정확히 새겨서 다음에는 화랑을 더욱 세세하게 묘사해보도록 할게요 ㅎㅎㅎ 앞으로 화랑은 자주 만나보실 수 있으실거에요 ㅎㅎㅎ 늘 감사합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hh****
    작성일
    20.07.31 10:32
    No. 5

    재밌네요 잘봤어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0.07.31 10:50
    No. 6

    계속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1.12.21 21:36
    No. 7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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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제33화 : 신검을 쫓는 자들 +7 20.07.13 350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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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제32화 : 샅샅이 +9 20.07.09 343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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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부록 : 설정집 - 무술 +8 20.07.02 409 7 9쪽
» 제27화 : 챙샹 vs 다델 +7 20.07.02 376 11 10쪽
42 부록 : 설정집 - 국가 +7 20.07.01 409 7 5쪽
41 제26화 : 전쟁의 서막 +7 20.07.01 386 10 14쪽
40 부록 : 설정집 - Fifteen Masters +5 20.06.30 425 8 5쪽
39 제25화 : 전란 +7 20.06.30 393 10 16쪽
38 제24화 : 롬밸라카 +5 20.06.29 407 10 12쪽
37 제23화 : 유카로 가던 중...... +5 20.06.26 395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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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2 +5 20.06.22 395 10 12쪽
32 제21화 : 철인이 되어라! - 1 +7 20.06.18 397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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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20화 : 미르웰 - 1 +7 20.06.16 403 11 10쪽
29 제19회 : 루안 탈출 작전 - 2 +10 20.06.15 426 14 15쪽
28 제19회 : 루안 탈출 작전 - 1 +9 20.06.13 424 11 10쪽
27 제18화 : 강철 부족 - 2 +7 20.06.11 434 12 14쪽
26 제18화 : 강철 부족 - 1 +9 20.06.10 452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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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제17화 : 고결한 길 - 1 +13 20.06.08 479 17 9쪽
23 제16화 : 전조 - 2 +15 20.06.05 472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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