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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5 19:21
연재수 :
5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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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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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37,680

작성
24.04.1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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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526. 자리의 무게

DUMMY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아니..

같은 세상이지만 알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

오직 앞에만 눈이 있었기에

뒤에서 따라오는 이들의 표정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크릭 레베른의 말은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

물론..

모든 길드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돌아다니면서 대화를 해본 길드도 전체 길드에 비하면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그 극소수의 사람들은 아디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는 충분했다.

그나마 붙잡고 있던 한 가닥의 실이었는데..

크릭 레베른은 그 실은 사실 아디나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으며

자신이 만들어가던 것이 아디나가 원하던 것이라며 튼튼한 밧줄과 함께 가위를 내밀었다.

아디나가 잡고 있는 가느다란 실을 잘라내고 이 밧줄을 붙잡으라는 것이 아닌

자신이 만든 아디나가 원하던 세상의 밧줄을 자기 손으로 직접 끊어내라고.

자신이 틀렸다고 스스로 말하라고.

“ 아디나..! 아디나!!! 앨리스! 빨리!! “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아디나는 지상으로 추락해있었고

라티안이 잘 받아준 덕에 다친 곳은 없지만

모르겠다.

모두의 목소리가 조금은 멀게 느껴진달까.

네이렌만큼은 다를 텐데도

그걸 알고 있는데도 그렇게 느껴진다.

아디나는..

아주 잠깐..

눈을 감았다.

“ 아디나!!! “





몸에 마나가 감돌기 시작하면서 점차 수면이라는 욕구는 사라져만 갔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언제나 몸에 활력을 가져다주고

언제나 몸을 깨끗하고 완벽한 상태로 만들어주며

상상과 생각을 통해 자신의 개성에 맞는 다양한 현상들을 이 세상에 만들어 낸다.

이제 마나가 없는 세상은 꿈꿀 수 없다.


신의 대리인이 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이 너무 힘들고 고단해 몇 번 억지로 잠든 것을 제외하면..

이번이 두 번째 수면.

아니.

잠들었다고 표현해도 될까?

억지로 눈을 감고 기절한 느낌인데..

확실한 건 이번에 잠든 것은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내 마음이 육체에 고스란히 전달되어 잠에 빠져들었다고 봐도 되겠다.

그리고.. 꿈을 꿨다.

정확히 어떤 꿈인지는 깨어나는 순간 다 잊어버렸지만..

우선 마나라는 것을 전혀 모르던 시절의 아디나가 있었던 것 같았다.

물론 그 시절의 아디나는 마치 어둠 속에 잠겨있는 듯한 아디나였지만 꿈이었기 때문일까.

그런 우울하고 삶에 희망이 없던 아디나는 아니었다.

“ 으음.. “

살짝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주위에 수많은 분홍빛을 띠는 하얀 꽃잎들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 음..? “

“ ...아디나. “

“ ...나 얼마나 잤어? “

깜짝 놀란 아디나가 두 눈을 크게 뜨자 앨리스는 미소지어주었다.

“ ..괜찮아. “

그 미소에

정말 괜찮다는 뜻이 담겨있는 듯한 평화로운 기분이 느껴진 아디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이런 편안한 꿈을 꿀 수 있던 것은..

바로 옆에서 꽃잎으로 이불을 만들어 덮어준 앨리스 덕분인가보다.

“ 앨리스.. 고마워. 옆에 있어 줬구나.. 덕분에 좋은 꿈 꿨어. “

꿈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렇게 말해주는 것이 좋겠지.

그러자 앨리스는 너무나도 예쁜 미소로 아디나를 다시 눕힌다.

“ ...꿈 꾼 거면 얕게 잔 거야. 너 못 잤어. “

“ ... “

어.. 음..

은하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아디나는 안타깝게도 수면에 대한 건 모른다.

그렇기에 뭐라 할 말 없이 입만 벌렸다 닫으며 그대로 다시 누워서 앨리스를 바라보았다.

푹신한 침대.

푹신한 베개.

그리고 포근한 집.

“ ...카린이 또 고생했겠네. “

가벼운 농담을 하는 것을 보니 얕은 잠이라도 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한 아디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는지 앨리스는 아디나의 이마에 손을 짚어보며 말한다.

“ 평범해. “

“ 음.. 평범한 거라면 진짜 고생 많이 했나 보네.. 나중에 따로 고맙다고 해야겠어. “

아무런 문제는 없다고 판단한 앨리스는 여전히 미소지으며 자리에서 살며시 일어난다.

“ ...아리나를 부를게. “

“ 응? “

“ ..? 아리나를 부를게. “

“ ...?? 어~... 응. 그래. “

뜬금없는 말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뭐..

아니 꼭 부를 필요가 있나?

지금 아디나가 일어나서 나가면 될 텐데 말이다.

그렇게 앨리스가 나가며 잠깐 문이 열린 틈을 타 아리나의 찌릿한 번개의 빛과 함께 소리 지르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닫히자 다시 잠잠해진다.

...아마 뭐..

춘향이 카린을 괴롭히다가 딱 걸려서 아리나에게 혼나고 있는 평범한 일상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번 문이 열렸을 때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목소리들과 함께 금발을 흩날리며 아직도 온몸이 찌릿찌릿한 아리나가 방으로 들어왔다.

“ 진짜.. 앨리스가 있다고 저렇게 막 나가는 건가? 미치겠네 증말.. “

-탁.

문이 닫히고 아리나는 가볍게 손으로 온몸을 털어내며 남아있는 전류를 빼낸 뒤 계속 쳐다보고 있는 아디나를 향해 미소짓는다.

“ 일어났어? “

...한순간에 바뀌는 모습이 꽤 무서운데.

아니. 뭐.. 아디나도 다른 길드의 사람들에게 저런 모습을 가끔 보여주고는 하니까.

“ 또 춘향이 카린을 괴롭힌 거야? “

-파직.

대답 대신 아리나의 머리에서 튀는 스파크를 다시 한번 털어내고 앨리스가 앉아 있던 의자에 아리나가 앉았다.

그리고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다.

“ 흠.. 솔직히 말해서 내가 지금 뭘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

...그렇겠지.

아리나는 상황을 모른다.

신의 대리인과 크릭 레베른이 어떤 식으로 대립하고 있는지.

그저 적이기 때문에 죽이려고 했을 거라고 알고 있겠지.

아마 아디나가 생각을 멈추고 눈을 감았던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그냥 무작정 앨리스가 나보고 가보래서 와봤는데.. 뭐 할 말 있어? “

...

그런 뜻이 아니었구나.

혼자 깊게 생각했네.

“ 크흠흠.. 아.. 음.. 아니? 딱히.. 없는데.. “

굳이 할 말은 없다.

이건 신의 대리인이 가진 고민이지 한 길드의 길드장이자 가족에게 할 말은 아니다.

듣는다고 해도 해결 방법은 없으며

굳이 말을 해서 부담감을 쥐여줄 필요도 없고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지금은..

전쟁이 중요하지.

“ 가자. 다들 기다리겠다. 너희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앞으로도 힘든 싸움을 부탁할지도 몰라. “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의자에 앉아 있는 아리나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 흐음.. 다시 앉아봐 아디나. 앨리스가 괜히 날 보내지는 않았을 거란 말이지... “

그 누가 신의 대리인에게 다시 앉으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경험은 또 신선한 아디나는 눈을 깜빡이다 웃으며 자리에 앉아 마주 보았다.

“ 아디나. 너는 네이렌 아디나야. 그리고 나는 우리 길드의 길드장 네이렌 아리나지. 혹시라도 고민하고 있거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싶은 게 있다면 말해줄래? 물론.. 네가 신의 대리인이라는 입장도 있는 만큼 내가 듣는다고 해서 뭐든 해결해줄 수 있는 건 아니야. 하지만.. 내 길드원이 고민이 있다면 그걸 듣지 않는 건 내가 길드장 실격인 게 아닐까 싶어. 아디나. 나를 위해서 할 말 있을까? “

솔직히 아리나는 자기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냥..

앨리스가 치유하고도 아리나를 부른 거라면 앨리스로는 치유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고

그런 이야기를 듣는 건 길드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크릭 레베른과 싸우고

다치지는 않았는데도 이렇듯 쓰러진 것이라면..

정신적 충격이 아닐까 싶은 생각일 뿐이다.


그저 아리나의 넘겨짚은 생각이지만

아디나에게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언젠가 앨리스에게 했었던 말들.

언젠가 앨리스에게 들었던 말들.

그런 말들이 생각나면서...

확실히..

아리나라면 말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난.. 모르겠어 아리나. “

“ 음? “

“ ...레베른이.. 옳은 길을 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 “

순간.

아리나는 먼 과거 자신을 길드장으로 내세운 춘향을 한 번 더 죽여버리겠다고 다짐한다.

대체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어떻게 들어주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건가.


“ 난.. 신의 대리인이야. 이름 그대로... 다른 사람들은 전부 나를 신처럼 생각하고 받들어주지. 덕분에 편하게 의뢰를 끝내는 경우도 많아.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걸 막은 적도 많아. 남의 목숨을 함부로 가져가려는 녀석들도 나만 보면 신의 대리인이라며 벌벌 떨어왔지. “

그것을 즐겼다든가 원하던 것이었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을 돕고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을 해하는 사람을 징벌하고

그렇게 남아있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꿈을 펼쳐나가며 세상을 이롭게 만들어나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잘 됐다.

그렇게 생각한다.

“ 하지만.. 내가 손을 내밀어 일으켜 준 사람들은.. 내가 떠난 뒤에도 각자의 삶을 살면서도 다시 위기가 찾아왔을 때는... 손 내밀어 준 내가 다시 한번 안아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었나 봐. “

신의 대리인이니까.

신이니까.

그럴 거라고 확신했다.

우리 은하가 위험할 때

자신의 행성이 위험할 때

가족들이 위험할 때

자신이 위험할 때

결국, 역경과 고난을 헤쳐나가다 그 벽에 부딪쳤을 때에는 반드시 도와줄 거라고 믿었다.

그들은 신이니까.

“ 난... 난... 난 평범한 인간이야... 그 누구도 나를 따르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누구도 날 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단지.. 나 같은 인간을 보고.. 아. 저런 사람도 있구나. 나도 여유가 있다면... 나보다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 저렇게 해야겠구나.. 라고.. 그렇게 나처럼 남을 돕는 사람이 되려 했을 뿐이야.. “

왜 그런 예도 있지 않은가.

어린아이에게는 착한 것만, 좋은 것만 보고 배우고 자라게 해 그대로 따라 하게끔 만들고

선한 일을 한 아이에게는 칭찬을 해주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도움받은 사람은 그때의 기억으로 또 다른 사람을 돕는.

그런 선한 영향력이 퍼져나가는 그런 것 말이다.

“ ...모두가.. 날 이렇게까지 바라보고 있을 줄은 몰랐어.. 이런 건.. 크릭 레베른을 믿고 따르는 레베른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건.. 나였던 거야.. “

아디나는 베리엔과 슈리, 마레이니와 린이 네이렌과 함께 있을 때도 그저 그들은 크릭 레베른과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레베른에서 나왔거나 쫓겨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게 크릭이 없는 레베른이 가장 첫 번째로 한 일은 크릭 레베른을 찾는 것 아니었는가.

그렇게 찾아내서 지금까지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마나라는 존재를 한순간에 버리지 않았는가.

그렇게 크릭 레베른이 건네준 에테르를 받아들이고 자신들이 아닌 다른 길드를 전부 무너뜨리며 최초의 신을 죽이겠다는 말도 안 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싸우고 있지 않은가.

그 모든 것이

크릭이 원해서 한 것이 아니라

크릭이 생각해서 짠 판이 아니라

레베른 개개인이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원했던 것이었다.


어느 쪽이 맞냐

어느 쪽이 틀린 것이냐

그런 건 따질 수 없다.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답 자체를 모른다.

그것을 알고 있었다면 진작 이들도 그렇게 했겠지.

눈앞의 아디나는 한없이 움츠러들어 있지만

그 어떤 모습도 아리나보다 뛰어난 존재다.

동시에

아리나 자신이 품어주어야 하는 같은 길드원이자 가족이다.

아리나는 아디나에게 답을 해주어야 하기에 눈을 감고 생각하며 입을 연다.

“ 생각해보면... 모르겠어. “

솔직히 우리 은하가 어떤 상황인지는 자세히 모른다.

그저 아디나가 하는 말에 따르자면..


우리 은하는 모두가 개개인의 꿈을 가지고 각자의 방식으로 개성을 꽃피우며 나아갔어야만 했는데

전쟁이 벌어지고 나니 모두의 마음속에 있었던 빛. 아디나라는 존재를 찾게 되고 그런 아디나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혀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듯하다.


레베른은 크릭 레베른이라는 이름 아래 모여 만들어진 길드로 모두가 크릭 레베른을 따르고 그 가족들을 건드린 다른 사람들에게는 가차 없이 죽음을 선사하는 녀석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베리엔과 슈리, 마레이니와 린에게 들었던 레베른은 전혀 달랐다.

그들은 크릭의 손을 붙잡고 바닥에서부터 일어나 함께 나아가며 크릭은 언제나 고개를 끄덕이기만 할 뿐 가족을 위한, 가족이 원하는 선택만을 해왔던 것이며

레크라시아 침공 작전 이후 크릭 레베른을 잃고 난 나머지 레베른은 크릭 레베른에게 손을 내밀며 함께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디나와 크릭.

두 사람 다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길드의 사람들은 아디나의 손을 붙잡기 위해 손을 뻗었고

레베른은 크릭이 붙잡을 수 있도록 손을 뻗었다.

그저 그 차이다.

“ 한쪽이 변한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모습으로 변했어.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도 있기는 하지만... 음... 서로 바뀌고 나서도 이렇게 서로가 싸울 수 있다는 건.. 어쩌면.. 그 어떤 것도 정답이라고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

아리나는 자기가 말해놓고도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잘 몰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정답이 없는 것에서 정답을 찾고 그 정답이 아디나가 듣고 이해할 수 있으며 아디나가 안심하고 고개를 끄덕여야 하는..

으..

모르겠다.


아디나 역시 아리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신의 대리인이 되고 나서 이 길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걸어왔기에

두 개의 다른 길이 전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공감할 수 없다.

믿을 수 없다.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쩌적... 쾅!!!

“ 우왓..?! “

“ 꺅..?! “

“ 아오 씨..! 진짜!! 그러니까 내가 밀지 말랬잖아!! “

아리나와 아디나.

두 사람은 서로의 대화에 너무 집중하고 있었던 걸까.

문 앞에 딱 붙어있는 다른 가족들의 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결국, 너무 많은 사람이 문에 붙어 이야기를 엿듣는 바람에 무게를 버티지 못한 문은 부서져 버렸으며...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모여있는 것에 아리나는 머리와 어깨, 허리에서 스파크가 튀기 시작한다.

-파직..! 빠직..!

“ ..너네. 이따 보자? “

모두가 넘어져 있었지만 유일하게 일어나 있는 앨리스가 조금은 난감한 듯 볼을 긁적인다.

“ ...미안. “

뭐..

앨리스가 어떻게 이들을 막을 수 있겠는가.

심지어 춘향이 포함되었다면 막을 수 없겠지.

조금은 놀란 점이라면 레오네라까지도 같이 쓰러져 있었다는 것이다.

“ 크으.. 난 그 답에 대해서는 모르겠군. 신의 대리인. 아니.. 네이렌 아디나. 네 길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 에? 넌 그렇게 생각해? 왜? 난 답이 있는 건가 싶은데.. “

“ 너희끼리 생각해봤자 뭐하냐? 그 짧은 머리로 이해도 못 할 거면서 킥킥! “

한순간에 시끌벅적해진 이 방 안에서 각자가 아디나의 말을 기준으로 의논하기 시작한다.

마치 비밀 이야기를 들킨 것처럼 아디나의 얼굴이 조금 붉어지.... 지는 않았지만.

안타깝게도 이불을 끌어안아 얼굴을 가리려고 해도 아디나가 덮고 있던 이불은 앨리스의 마나로 만들어진 꽃잎이었다.

“ 아니 그치만..! 우주에 길이 어딨어? 어디든 나아가면 나아가는 거지! 그런데 무슨 옳은 길 틀린 길이 있는 거야? “

“ ..이해해주세요. 평범한 라티안님 이잖아요. “

“ 그거 마치 ‘ 카린님 이잖아요 ‘ 랑 같은 문맥 아니야? “

“ 에?! 내가 뭐 어때서! 우씨..! “

뭐... 다행히도 아디나에게 관심은 조금도 없기에 부끄러움이 줄어들고 있달까.

“ 아오 증말..! 그냥 신의 대리인 때려치면 안돼?! 왜 그런 복잡한 걸 해야 하는 거야? 우리랑 그냥 같이 있자! “

“ ..이해해주세요. 평범한 라티안님 이잖아요. .. 아까도 똑같이 말하지 않았나요? “

“ 미야..! 똑바로 말해봐..! ‘ 카린님 이잖아요 ‘ 가 무슨 뜻이야?! 욕 아니지?!?! “

-츠즛... 츳... 파직...!

음.

점점 아리나의 몸에서 눈이 부실 만큼의 스파크가 튀는 것을 보니

우선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온몸이 말하는 듯한 느낌인데.

아디나가 조심스레 문밖을 바라보니 이미 그런 낌새를 눈치챈 앨리스는 본인이 죽으면 절대 안 되기에 슬쩍 빠져나가며 아디나에게 눈빛을 보낸다.

“ 음.. 그렇구나.. 음. 아리나 화이팅. [IX. 은둔자(The Hermit) - 어둠 속으로] “



결국.

아디나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옆에서 어떤 식으로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큼은 다시 한번 알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걱정이 되지만...

저렇게 언제나 아리나에 의해 구워지고 있는 가족들처럼

다시 꽃잎으로 덮어 살아나고 있는 가족들처럼

지금 넘어졌더라도 다시 일어나도록 노력해볼 것이다.






작가의말

그래그래 복잡한 건 덮어 둬~

눈앞을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뭘 그렇게까지 신경 써

한잔하고 털어넘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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