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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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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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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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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7,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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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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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48. 이대로는 안돼

DUMMY

“ ...에? “

갑자기.

뜬금없이.

공기가 달라진 느낌이다.

아니.. 몸이 뻐근한 느낌이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방에 있던 라티안은 어느새 특이한 유리관에 갇혀있었으며 그런 유리관의 밖에서 아리나가 팔짱을 끼고 있었다.

“ 뭐야?! 갑자기 나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아리나?! “

“ 에휴.. 또 설명해야 하는구나.. “

“ 이해하세요 아리나님. 라티안님이잖아요. “

아직 설명을 해주지 않은 단계라 라티안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하고..

옆에서 아리나를 달래고 있는 미야도 깨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이러는 것을 보면..

미야는 이해했을지 조금 의심된다.

저 말버릇과도 같은 말이 믿음을 주고는 있지만..

“ 자.. 다시 한번 설명해줄게.. “

“ 에? 다시 한번? “

“ ...너한테는 처음 하는 설명이야. “

그렇게 한동안 아리나의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시간이 멈춰버린 이들을 함선에서 옮기기 위해 베리슈가 시간의 조각에 관한 연구 자료를 토대로 만든 캡슐로 형체는 눈에 보이지만 아직 과거에 멈춰 있는 이들을 함선에서 옮겼다는 것까지 설명해 주었다.

안타깝게도 카린급.. 은 아니지만, 전투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카린과 피 튀기는 혈전을 벌일 만큼 이해력이 낮은 라티안에게 세 번을 더 설명해 주고 나서야 라티안은 이해했다.

아니..

이해한 시점부터 카린보다는 나은 건가.

“ ...그래서 지금.. 정리하자면 나는 할 게 없는 거네? “

...완벽하게 이해했네.

“ 응. 뭐.. 시간이 멈춰 있었으니 몸이 풀리지 않았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대비해두는 게 좋으니 미리 깨웠어. “

아리나의 말에 라티안이 몸을 돌려보지만..

방금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 이게 그.. 아까 설명한 대로 외부 마나가 전부 멈춰 있어서 생긴 영향.. 이랬나? “

“ 응. 맞아. 우리는 그 상태에 최대한 익숙해져야 해. 물론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적응해야겠지? 마나도 함부로 쓰지 마. 계속 먹어서 채워야 하니까. “

라티안은 주먹을 쥐었다 펴보고 가볍게 불꽃을 만들어 본다.

“ ..어렵네.. “

-파직.

“ 마나 막 쓰지 말라니깐.. 들은 거 맞지? “

그러는 아리나도 순간 스파크가 튀었는데..

저렇게 무의식 중에 마나가 튀어버린 건 인정입니다. 이런 건가.

“ 아무튼. 창고에 예전에 카린이 만들어 둔 무기가 있거든? 그거로 몸을 풀고 여기. 이거 오시리스 기준으로 시계를 맞춰둔 거야. 0에서 12까지 갈 때는 오전으로 취급하고 그 다음 24까지는 오후로 취급해서 오전에는 밭일을 돕고 오후에는 알아서 훈련해. 밥은 아침 9시, 13시, 18시, 22시 고정이고 24시부터 6시까지는 억지로라도 잠을 자. 알았지? “

상당한 수준의 잔소리 같달까.

이게 맞나 싶지만..

아리나의 말을 의심하는 일은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 ... “

“ 네 아리나님. “

“ 너도 이제 님이라는 말 빼라고 하지 않았니? “

“ ...네?! 네.. 네..! 아.. 아리.. 아리.. 아리.. “

“ ...됐어. 라티안을 잘 부탁해 미야. “

“ 넵. “

그렇게 아리나가 떠나가고 라티안과 미야만 이곳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서로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멀뚱멀뚱 눈만 껌뻑이고 있다가 이제 뭘 하지? 라는 생각에 아리나가 건네준 시계를 보았다.

“ 음... 14시 33분.. 점심밥은 지났구나. “

“ 배고프세요? 뭐라도 좀 얻어올까요? “

“ 아니.. 그냥. “

라티안은 주먹을 다시 한번 꽉 쥐어본다.

만족스럽지 않은 몸상태..

이런 상태로 누구를 상대로 전투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투가 벌어진다면 라티안은 가장 앞장서서 싸워야만 한다.

그게 될까?

...

강하게 주먹을 쥐었던 손에 힘이 더 들어간다.

최대한 강하게 주먹을 쥔 거라 더 힘이 들어갈 곳이 있나 싶지만 아무튼 힘이 더 강하게 들어갔다.

“ 뭐하세요? “

“ 응? 아.. 응.. “

뭐 하고 있냐 라...

“ ...그러게.. 나.. 뭐하고 있어? “

“ ..네?.. 어~.. 주먹 쥐고 있으시잖아요. “

뭘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당당하게 앞장서서 모두의 방패가 되어 싸워주어야 하지만

방패가 아닌 그저 잔디밭의 나무 하나가 된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무엇도 하지 못했다.

이러면 안돼..

머리를 쓰는 건 어차피 자신도 못하는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부분은 피렌과 아리나, 그리고 춘향에게 맡기면 된다.

라티안은 그들을 지키기 위한 힘을 길러야 한다.

이 온 힘을 다해 쥐고 있는 주먹으로 모두를 지켜야 한다.

“ ...이래서는 안돼. “

“ 네?? “

“ 물어봐 줘서 고마워 미야. 난 내가 할 일을 찾으러 가야겠어. “

“ ....네??? “

가만히 내버려두면 무언가 사고를 칠 까봐 겁이 났지만..

이미 라티안은 떠났으며 라티안의 성격 상 춘향처럼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면서 사고 치지는 않으니 내버려둘까 싶다.

“ 음...? 주먹을 쥐었다 피기만 하셨는데..? 뭐지..? “

라티안이 하던 행동을 따라 해보지만..

이해하지 못하겠다.

라티안이지 않은가.

“ ..미야.. 괜찮아.. 라티안님 이시잖아? 이해하면 안되지.. 음.. 응. “

그렇게 자기자신을 다독인 미야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리나나 도와주기로 정한 뒤 창고에서 나왔다.







오른쪽에서 위로.

또 위에서 아래로.

상상 속의 불꽃 검과 함께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철제 검을 휘둘러 눈앞의 허공을 향해 4방향에서 동시에 찌른다.

“ 핫!! “

동시에 몸을 돌려 한 손 검을 휘두르며 빛을 두르... 아. 마나는 쓰지 말랬지.

최대한 빨리 달려나가 가상의 크릭 레베른을 향해 또 한번 검을 휘두른다.

그러자 눈 앞에서는 상상 속의 불꽃 검이 오른쪽과 왼쪽에서 동시에 휘둘러지는.. 데..

“ 흐음... “

아무리 휘둘러도 결국 상상으로 검을 만들어 휘두르는 것이며

철제 검을 휘두르고

허공을 베는 것은 물론이요

외부 마나까지 이렇게 멈춰있는 바람에 몸이 뻐근해 제대로 된 연습은 되지 않는 느낌이다.

게다가 제일 큰 문제는..

상대를 크릭 레베른이라고 생각하고 검을 휘두르고 있는데 그런 크릭의 움직임마저도 상상하려니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실전이라면 오히려 더 잘할 수 있겠지만

전장의 고양감이 없기 때문일까.

훈련으로는 너무나도 어려웠다.

“ 이대로는 안돼... 고작 이정도 훈련으로 성장해봤자 모두를 따라잡을 수 없어.. “

이미 라티안은 모두에게 뒤쳐져있다고 생각한다.

레이브를 상대할 때도.

크릭 레베른을 상대할 때도.

자신은 무언가 특별히 해주고 있지 못했으며 계속 끌려 다니기만 하다 가족들의 도움으로 상황이 종료되기를 반복했으니 당연히 짜증 날 수 밖에.

결국 과감한 결단을 내린 라티안은 철제 검을 든 채로 곧바로 뒤로 달려나가 근육질 남자를 찾아간다.


“ 레오네라!! 한 판 뜨자!! “

“ 뭐? “

평소 같으면 짜증이 났을 법한 말이었지만

저 대사가 춘향이 아닌 라티안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에 레오네라는 살짝 당황했다.

“ 인정할게! 넌 나보다 강해! 알아!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난 약한 채로 머물러있기 싫어! 더 앞장 서서 모두의 방패가 되려면.. 훈련이 필요해..! 도와줘 레오네라!! “

아주 훌륭한 자세로 무릎을 꿇고 있는 라티안을 보며 기가 찬 레오네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납작 엎드린 라티안을 보며 팔짱을 꼈다.

“ ...이런 녀석이 미야의 스승이었다니.. 자존심도 없냐? “

“ 미야의 스승이었으니까 할 수 있는 거지!! 그깟 자존심 조금 세우려다 가족들을 잃어버리는 게, 가족들을 내 손으로 지키지 못하는 게 더욱 끔찍한 걸 잘 아니까..!! “

순간 레오네라의 얼굴이 더욱 찌푸려졌다.

그 기분은.. 아주 잘 알고 있다.

레오네라도 미야와 함께 부모님의 등 뒤에 숨어 부모님이 죽어가는 것을 보기만 했을 뿐 나약했던 그때에는 함께 싸우지 못했던 기억이 있었기에 라티안의 기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며

라티안이 그런 식으로 말을 할 줄은 몰랐다.

항상 멍하니 무식하게 싸울 줄만 아는 뜨거운 녀석인 줄만 알았는데 말이지..

그런 마음을 잘 알기에

훈련을 도와달라는 말을 차마 거절하지는 못했다.

“ 쳇. 대답은 마음에 드는군. .. .. 그래서. 훈련은 뭘 하고 싶은거냐. “

라티안은 활짝 웃으며 철제 한 손 검을 손에 쥐었다.

“ 네 대검을 들어. 한 판 붙자. “

“ ...장난하냐? 마나로 만든 것도 아니고 철제 검이라고. 대검이랑 한 손 검이랑 승부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

심지어 레오네라는 거대한 대검을 한 손으로 한 손 검처럼 휘두르는 만큼 라티안이 들고 있는 검은 장난감 수준이었기에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 그래서 더더욱 하는 거야..! 승부가 안 될 것 같으니까... 우린.. 지금까지 될 것 같은 싸움만 해온 건 아니잖아? 안 되는 싸움도 해야만 하잖아? 그리고.. 이겨내야만 하잖아? “

뭐라 반박하고 싶지만

반박할 수가 없다.

전부 맞는 말이며 레오네라도 같은 생각이며 앞장서는 자들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의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하다.

딱 그 마음가짐이 너무나도 좋게 느껴지기에 오히려 눈을 찌푸렸다.

“ 네 녀석. 말하는 게 춘향을 닮아가는군. “

“ ...오호라. 정신공격부터 시작하는 거냐? 이럴 땐.. 역시 선제 공격이지..! 간다..!!! “

정신공격도 아니고 결투를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감상을 말했을 뿐인데도 라티안은 도발이라 생각하고 덤벼든다.

어째서 그것이 도발이 됐는지는 모르지만.. 어차피 싸우기로 했으니 상관없나.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나며 멧돼지처럼 돌격해오는 라티안을 향해 대검을 뽑아 휘두른다.

아마 마나를 사용했다면 빛을 두르고 달려오는 라티안의 기습 공격에 반응하지 못했겠지만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달려오는 속도는 빛을 두르고 달리는 것에 비하면 매우 매우 느렸기에 충분히 반응하고도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 읏..! “

뒤로 물러나며 휘두른 레오네라의 대검이 허공을 가르며 무서운 바람 소리를 낸다.

라티안은 긴 대검의 사거리 때문에 다시 뒤로 살짝 물러났으며 이때는 고개를 숙여서 억지로 파고들어 허점을 집요하게 파내는 게 좋았지 않을까 싶은 가벼운 자체 피드백과 함께 다시 한번 달려든다.

-카가가각..!!!

쇠와 쇠가 부딪치며 서로를 갉아먹고 불꽃이 튀며 버티고는 있지만

안타깝게도 힘은 레오네라쪽이 더욱 강했기에 라티안은 자연스레 밀려나려고 한다.

안 된다.

밀려서는 안 된다.

모두의 앞에서 막아줘야 할 사람이 힘에서 밀려나면 어떻게 되는가.

“ 큭...!! 안 밀릴 거야..!!! 절대..!!!!! “

이 악물고 버티며 최대한 칼이 불어지지 않도록 밀어붙이는 그 순간

레오네라가 대검을 뒤로 빼버리며 다리를 들어 라티안의 배를 가격한다.

“ 읏..! “

물론 라티안은 그 순간의 변화를 곧바로 감지하고 몸을 날려 레오네라의 다리를 피하고

추가로 대검이 머리위로 내려 찍힐 것을 대비해 검을 들어 막을까 싶다가도 한 손 검은 부러질 수도 있다고 판단해 뒤로 한 바퀴 더 굴렀다.

다시 한번 라티안이 달려나가..

“ 그만하자. “

“ 에? 왜?! “

레오네라는 멈추지 않을 것만 같은 라티안의 모습에 아예 그냥 못을 박아버리기 위해 대검을 땅에 꽂아버렸다.

“ 우리끼리 하는 결투는 더이상 의미가 없어. 그저 반응 속도, 순간 센스, 손기술, 전투 능력만 ‘ 미세 ‘ 하게 올라갈 뿐이야. “

“ ...그거면 된 거 아냐? “

“ ...고작 그 조금 실력이 오른다고 해서 우리가 상대할 적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

물론.

검은 날카롭고 인간은 나약하기에 그 조금의 차이로 생사가 나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적들은 고작 검술 하나를 갈고 닦는다고 해서 이길 수준이 아니다.

지금 우리 전위에게 필요한 것은...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검술이 아니야. 마나를 갈고 닦아야 한다. 우리도.. 아리나와 아디나처럼 폭발적인 마나를 활용할 기술이 필요해. “


작가의말

흐음..

오늘은 왠지 오타가 있을 것 같아서 불안한데..?

흐으으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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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 555. 부디 우리의 앞길에 빛을 비춰 주소서 24.05.24 4 0 13쪽
564 554. 알파 은하의 인간 24.05.23 9 0 13쪽
563 553. 그래서 살려? 죽여? 24.05.22 7 0 15쪽
562 552. 테라포밍 24.05.21 8 0 14쪽
561 551. 알파 은하 24.05.20 10 0 13쪽
560 550. 최종 확인 24.05.17 9 0 13쪽
559 549. 매순간 전력을 다해 24.05.16 7 0 13쪽
» 548. 이대로는 안돼 24.05.15 5 0 13쪽
557 547. 죽어버린 도시 24.05.14 9 0 13쪽
556 546. 아무런 영향이 없는 세상 24.05.13 10 0 13쪽
555 545. 최악과 최선의 가정 24.05.10 13 0 14쪽
554 544. 차원을 넘어갈 방법 24.05.09 9 0 14쪽
553 543. 생각이 많아지는 밤 24.05.08 7 0 14쪽
552 542. 인원 선별 24.05.07 8 0 14쪽
551 541. 휴전 24.05.06 8 0 14쪽
550 540. 이제 우리 어떻게 해 24.05.03 8 0 14쪽
549 539.5 어색한 항해 24.05.02 12 0 13쪽
548 539. 윌의 거래 24.05.01 14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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