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5 19:21
연재수 :
587 회
조회수 :
121,530
추천수 :
296
글자수 :
3,637,680

작성
24.04.17 19:25
조회
9
추천
0
글자
13쪽

525. 승부는 다음으로

DUMMY





아디나는 공중에서 지상을 둘러본다.

수많은 망령이 다른 망령들을 상대하고

다친 사람들은 앨리스가 치료해주며

모두가 손쉽게 이겨나가고 있다..

..아니... 뭐랄까.

분명 상대는 에테르로 만들어낸 망령처럼 보이는데..

전투 의사도 없어 보인다.

일부러 크릭이 명령을 지시하지 않고 있는 건가?

아니면 진짜 이 행성에서 나타난 존재인가?

그건 방금 이 행성에 도착한 아디나로서는 알 수 없다.

“ 크릭. 이제부터는 내가 상대해줄게. “

크릭은 손을 쥐었다 펴보며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다.

크게 에테르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이 정도면...

네이렌을 전부 제거하고 아디나까지도 상대할 수 있다.

다만.

아디나는 신의 대리인인 만큼, 아르카나의 주인인 만큼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으며

지금 [XIII. 죽음(Death)]의 주인은 따로 있기에 이들이 함께 공격해온다면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심지어 곧바로 [XIII. 죽음(Death)]을 부숴버리는 것도 아니었던지라 [XIII. 죽음(Death)]이 힘을 개방했을 때 차원이 다른 존재들이 개입하지는 않을까 우려되며 그럴 경우에는 크릭이 생각한 작전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이 자리에서는...

아디나를 이곳으로 불러왔기에 물러나는 것만으로도 전쟁에서만큼은 한 수 앞선 것이라고 봐도 되겠지.

아마 지금쯤 전선에서는 신의 대리인과 네이렌 앨리스가 없기에 가족들이 활개 치고 있을 것이다.

이대로 물러나도 된다.

[XIII. 죽음(Death)]은.. 다음에 처리하면 된다.

그러나 크릭 레베른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그 행동에.

아니...

...무지한 신의 대리인에게 경고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신의 대리인. 물어보고 싶은 게 있군. “


아디나도 알고 있다.

여기서 시간을 끌게 된다면 결국 앨리스와 아디나가 빠져나간 전장은 레베른에게 밀린다는 것을.

그러나 이곳에서 크릭 레베른을 상대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며

아디나가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지금 시간을 끄는 행동은 자신이 만약 죽더라도 전쟁에서는 승리하게끔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과거의 레베른이라면 분명 크릭 레베른을 지키기 위해 레베른 전부가 몰려들겠지만..

지금의 레베른에는 크릭 레베른이 없어도 된다.

아니..

분명한 타격은 있겠지만

크릭이라면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그렇기에 크릭 레베른에게 시간을 줄 이유?

없다.

여기서 크릭 레베른을 빠르게 제거하고

다시 전선으로 합류해 레베른을 몰아낸다.

오직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 [XIV. 절제(Temperance) - 세상을 가르는 칼날] “

“ 후후후.. 성격이 급하군그래. 저 네이렌 춘향이라는 녀석을 닮아버린 것 아닌가? 신의 대리인이 말이야. “

아디나가 공중에서 칼날을 휘두르자 크릭은 에테르를 밟고 뒤로 물러난다.

저 칼날 자체는 마나로 구성되어있는 것이 아닌 만큼 에테르화시키지 못하기에 도망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에테르가 존재하는 공간 그 자체마저도 갈라버리는 무식한 검이기에 반격할 때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대신이라고 해야 할까.

다른 아르카나들을 충분히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혹여나 아르카나 그 자체가 손에 닿기라도 한다면 곧바로 에테르화시킬 수 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날아가 휘두르고,

그 궤적을 읽고 피하며 반격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두 사람 다 상당한 리스크를 가진 채로 싸우는 것이다.

“ 아르카나는 최초의 신이 내린 은총이라고 은하에 널리 알려져 있지. 그것은 어디까지가 사실이지? “

꽤 여유롭다고 느낀 것인지 태연하게 질문해오는 크릭 레베른을 향해 살짝 이를 악물고 아까보다도 더욱 빠른 템포로 공격한다.

공중에서 하는 공격인 만큼 더욱 상대를 맞추기 어려운 것은 맞지만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겠지.

“ 알 거 없잖아...?! [X.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 운명의 갈림길]..! “

아디나의 눈이 보랏빛으로 물들고 공중에서 수많은 별자리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크릭 레베른을 공격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를 제시한다.

아까보다도 더욱 매서운 공격에 크릭은 에테르를 뿜어내 아디나를 물어 뜯어줄 거대한 입을 여러 개 만들어 날려 보낸다.

한입에 삼켜질 듯이 벌어진 거대한 에테르의 입이 아디나를 향해 벌어지고 아디나는 여기서 칼날을 휘두르는 것부터가 시간을 소모하는 행동이라 판단해 칼날을 휘두르는 대신 아르카나를 사용하기로 한다.

“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 제거해!! “

마치 자기가 더 입을 크게 벌릴 수 있다는 듯이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아디나가 앞으로 뻗은 아르카나에서부터 튀어나와 눈앞의 에테르보다도 더욱 크게 입을 벌려 한입에 집어삼킨다.

“ ...맛없어. “

[XII. 매달린 사람(The Hanged Man)]은 얼굴을 찌푸리며 그대로 아디나의 손을 붙잡고 있는 힘껏 공중에서부터 몸을 돌리며 아디나를 던진다.

역시나 신의 대리인.

쉽지 않은 상대랄까.

아디나의 접근을 막으려고 사용한 에테르를 제거하는 것과 동시에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것을 보며 크릭은 조금 과감하게 방향을 틀며 아디나의 칼날을 쳐내기로 한다.

“ [열번째 펜타클(Ten of Pentacles) - 수호하는 방패]! “

아디나는 눈앞에서 크릭이 갑자기 방향을 꺾는 것을 보자마자 공중에 방패를 만들어 발판으로 삼아 곧바로 크릭을 추적한다.

“ 큭...! “

상당히 빠른 속도에 자신의 몸을 제어하기 힘들 텐데도 이 신의 대리인이라는 사람은 자신이 괜히 신의 대리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보란 듯이 따라와 크릭의 팔을 베어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미 한번 춘향에 의해 잘려버린 바람에 에테르로 만들었던 팔이 베여버렸기에 타격은 없었다.

“ 크으.. 전투는 익숙하다는 건가? 이건 신의 대리인답군 그래. “

-콰콰쾅!!!!!!!!!!!!!

어느새 지면까지 내려온 크릭이 몸을 에테르화하며 다른 에테르 망령과 자신의 몸을 바꿔치기하고 그 위로 아디나가 두 개의 칼날을 내려찍으며 땅과 함께 망령을 부숴버린다.

“ 대답해주지 않을 거냐? 신의 대리인. 네 녀석이 저 녀석에게 건넨 [XIII. 죽음(Death)]이 네 생각보다 더욱 엄청난 녀석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건가? “

“ 네가 나보다 아르카나를 더 잘 안다고 말하는 거야? 귀엽네. [III. 여왕(The Empress) - 여왕의 앞에 무릎을 꿇어라]! “

-쾅..!!

크릭이 한순간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어버리고 아디나는 달려나가 크릭의 목을 노리고 칼날을 휘두른다.

크릭은 억지로 힘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납작 엎드려서 칼날을 피하고 바닥에서부터 발을 끌며 아디나의 다리를 걷어차며 반격한다.

“ 앗..! “

“ 재밌군. 그렇다는 건 네 녀석은 네 녀석의 손으로 이 은하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었단 건가? “

급하게 몸을 날리며 크릭의 다리를 피한 아디나가 다시 한번 달려들어 칼날을 휘두른다.

오른손의 칼날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휘두르고

이어서 왼손의 칼날을 휘두르는 동시에 오른손을 돌려 자세를 고쳐잡고 오른손의 칼날로 크릭을 향해 찌른다.

모든 공격은 크릭의 주먹이 닿는 거리보다 먼 곳에서 이루어졌으며

그 덕분에 크릭은 아디나의 연속 공격을 피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조금은 과하게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크릭 또한 무리하게 다가가서 아디나를 공격하기에는 저 공간 자체를 갈라버리는 칼날을 뚫고 가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

“ 뭐라는 건지 모르지만... 네 녀석의 말에 흔들리지 않아...! “

“ 흥. 네 녀석은 차원이 다른 존재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건가? “

순간

아주 잠깐 아디나의 칼날이 그 자리에 멈춘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크릭이 다가가 아디나의 얼굴에 손을 집어넣으려 하자 옆에서 검은 망령이 크릭을 방해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공중으로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 ...다 정리당한 건가. “

다시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큰 의미는 없겠지.



...

어째서 저 녀석이 아디나 자신은 모르고 있는 차원이 다른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걸까.

분명.. 아저씨가 말하길 아직 우리가 신경 쓸 것이 아니라고 했었는데..

그것이 아르카나. 그것도 [XIII. 죽음(Death)]과는 무슨 관련이 있으며

그것이 왜 자기 손으로 은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적이 하는 말인 만큼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최초의 신.. 아저씨와도 관련된 일을 무시하고 싶지는 않다.

“ [I. 마법사(The Magician) - 비행] “

아무런 도움닫기 없이 그대로 위로 솟아오른 아디나는

이번엔 크릭을 공격하기보다 조금 거리를 두고 날아올랐다.

물론

언제든 공격할 수 있는 거리다.

“ 솔직하게 말할게. 차원이 다른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나는 잘 몰라. 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건 들었어. “

아디나는 우주를 올려다보았다.

저 수많은 별 위에 은하를 잡아먹을 듯이 자리 잡은 거대한 눈.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간 저 미지의 존재와.

저 압도적인 존재와 생존을 걸고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동시에 아디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 하지만... 괜찮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어. 우리는.. 흔들리지 않아. 지금처럼 언제나 이겨낼 수 있어. “

저 흔들림 없는 말투와 눈빛.

올곧은 마나.

참...

어이가 없다.

“ 그래서 그렇게 은하의 모든 길드를 네 이름 아래에 하나로 통합했던 거냐? 모두와 함께 차원이 다른 존재를 대적하기 위해? “

순간 지금의 대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아디나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그 미묘한 변화를 놓치지 않은 크릭은 지금 은하의 상황이 아디나가 원하던 것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신의 대리인이라는 녀석이 자신의 은하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뭐?

괜찮을 거라고?

이겨낼 수 있다고?

그래.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아디나 혼자만 ‘ 말이지.

“ 아마 네 녀석은 몰랐겠지. 우리를 제외한 거의 모든 길드는 전부 네 녀석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야. 모를 수밖에. 그들조차도 너를 의지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을 테니까. 다만. 전쟁이라는 이 상황 속에서 자신의 목숨이, 가족들의 목숨이 오가는 이 와중에서는 그 숨어있던 마음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거다. “

부정한다.

부정할 수 있다.

물론 일부 길드는 그런 경향을 보이지만

그것은 죽고 싶지 않은 인간의 의지하고 싶은 당연한 본능이다.

게다가..

네이렌이라는 존재가 있지 않은가.

그들은 오직 아디나만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닌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고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아디나의 칼날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 모습을 보며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판단한 크릭은 코웃음을 친다.

“ 재밌군. 기억하나? 내가 만들었던 레베른과 네 녀석이 만들어나간 은하. 어느 쪽이 옳았는지 결판내지 못했었지. “

크릭은 지상에서 이곳을 바라보고 있는 네이렌을 바라본다.

아마 지금 아디나의 마음이 흔들리다가 억지로 부여잡을 수 있던 이유는 저 네이렌의 존재 때문이겠지.

“ 자. 신의 대리인. 우리 레베른은 변했다. 나 하나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모두가 각자의 생각으로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우리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움직인다. 지금의 레베른에는 누구도 다른 녀석의 지배를 받지 않고 각자의 별을 빛내고 있지. “

원래는 크릭 레베른 혼자서 아디나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혼자 일어나 아디나를 상대하려 했지만

의도치 않게 레베른 모든 가족이 자신의 뜻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아가준 덕분에 아디나는 더욱 흔들릴 것이다.

“ 신의 대리인. 네 녀석이 원하던 모두가 각자의 개성을 빛내며 살아가는 레베른이라는 세상을 네 손으로 직접 부숴버릴 수 있는가? 아니면. 네 녀석이 원하지 않던 단 한 명에 의해 돌아가는 지금의 은하를 그대로 품을 것인가? “

안타깝게도 그 답은 이 자리에서 내지 못하겠지.

크릭은 자신의 몸을 에테르화하며 우주로 천천히 날아간다.

“ 그 답은 최초의 신과 함께 듣도록 하지. 은하의 중심부로 와라. 신의 대리인. “






작가의말

이걸 튀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적월미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69 559. 의문 의심 배신 희망 24.05.30 6 0 13쪽
568 558. 생존자의 꿈 24.05.29 5 0 14쪽
567 557. 신을 화나게 해서는 안돼 24.05.28 8 0 13쪽
566 556. 기다리던 신은 없다 24.05.27 5 0 13쪽
565 555. 부디 우리의 앞길에 빛을 비춰 주소서 24.05.24 4 0 13쪽
564 554. 알파 은하의 인간 24.05.23 9 0 13쪽
563 553. 그래서 살려? 죽여? 24.05.22 7 0 15쪽
562 552. 테라포밍 24.05.21 7 0 14쪽
561 551. 알파 은하 24.05.20 9 0 13쪽
560 550. 최종 확인 24.05.17 9 0 13쪽
559 549. 매순간 전력을 다해 24.05.16 7 0 13쪽
558 548. 이대로는 안돼 24.05.15 4 0 13쪽
557 547. 죽어버린 도시 24.05.14 9 0 13쪽
556 546. 아무런 영향이 없는 세상 24.05.13 10 0 13쪽
555 545. 최악과 최선의 가정 24.05.10 13 0 14쪽
554 544. 차원을 넘어갈 방법 24.05.09 9 0 14쪽
553 543. 생각이 많아지는 밤 24.05.08 6 0 14쪽
552 542. 인원 선별 24.05.07 8 0 14쪽
551 541. 휴전 24.05.06 8 0 14쪽
550 540. 이제 우리 어떻게 해 24.05.03 8 0 14쪽
549 539.5 어색한 항해 24.05.02 12 0 13쪽
548 539. 윌의 거래 24.05.01 13 0 15쪽
547 538. 끝나지 않은 전쟁 24.04.30 11 0 13쪽
546 537. 차원이 다른 존재 24.04.29 10 0 17쪽
545 536. 돌아간 시선 24.04.28 12 0 14쪽
544 535. 크릭의 계략 24.04.27 11 0 16쪽
543 534. 과거의 질문에 대한 답 24.04.26 13 0 13쪽
542 533. 기다렸던 호위 24.04.25 17 0 14쪽
541 532. 위험한 작전 24.04.24 15 0 13쪽
540 531. 돌아갈 집 24.04.23 12 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