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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앵민 서재

소환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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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쑤앵민
작품등록일 :
2018.09.02 04:27
최근연재일 :
2020.12.31 06:00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203,412
추천수 :
3,753
글자수 :
1,068,567

작성
18.09.14 06:00
조회
2,823
추천
50
글자
12쪽

왕국으로 가는 길

DUMMY

소굴을 나와 아무 말 없이 길을 걸어간다. 마치 꿈과도 같았던 전혀 현실감 나지 않는 일, 걸어가다가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으며 나무에 기대 조용히 말을 꺼낸다.


“내 공격을 막은 것 이스지?”


“네...”


“고마워...”


그렇게 말을 한 뒤 나는 긴장이 풀렸는지 나무에 기댄 채 그대로 기절했다.


“주무세요. 주인님.”


이스가 그렇게 말했지만 기절한 나는 당연히 듣지 못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정신을 차린다.


“여긴... 어디지...? 아...”


“주인님! 일어나셨어요?”


“응... 나를 지켜줬구나 고마워, 이스야.”


“아니에요. 주인님의 도움이 되어서 기뻐요!”


조금 흐릿하긴 했지만 도적의 소굴에서 있었던 일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


‘내가 두목을 죽이려고 공격했을 때 이스가 막아주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다른 도적놈들을 때려눕힌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왕국에 신고를 하던지 해서 싹 쓸어버렸어야 했는데... 뭐, 의사 말로 두목은 평생 반은 불구 신세라고 했고... 나를 그렇게 만들려다가 자신이 그렇게 되다니 자업자득이다!’


레벨이 높은 암살자인 두목이라는 구심점을 잃고 자금 역시 전부 없어진 도적단은 금방 와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절했던 시간에 개심을 한 도적 둘이 엄청난 속도로 왕국으로 뛰어가 자수하여 곧 병사들이 도적들을 잡아오는 것을 상상도 못하면서 그렇게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고마워 이스야. 덕분에 복수도 하고 탈출도 할 수 있었어.”


“아니에요! 주인님의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저에게는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기쁨이에요!”


진심인 듯 말하는 이스에게 정말이지 고마운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


“그럼 우선은 장비? 요걸 풀까?”


“알겠어요!”


나의 말에 온 몸에서 스르륵하는 느낌이 전해지며 곧 한곳에 뭉치고 모습을 갖춘 이스를 두 손으로 잡아서 품에 안는다.


“그 변환해서 장비처럼 쓴다는 방법은 어떻게 알았어?”


문득 궁금해져서 이스에게 물어본다.


“음... 그건 슬라임 종족을 알아야 하는데, 설명해 드릴게요! 슬라임 종족은 원래 청소를 위한 종족이에요. 기본적으로 흡수 소화로 모든 것을 먹을 수 있죠. 물론 능력치도 매우 낮아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스킬은 아니지만 기본으로 있는 능력이 몸을 자유롭게 변형 시키는 것이에요.”


이스의 말을 들어보니 슬라임은 청소부 같은 역할인가 보다. 게다가 말랑하고 물컹한 몸은 어떤 모습이든 변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먹은 물건에 따라 특수한 색을 가진 슬라임으로 진화하거나 할 때도 있어요. 불과 관련된 것을 먹어 불의 힘이 강해진 레드 슬라임, 물에 관련된 것을 먹어 물의 힘이 강해진 블루 슬라임 등이 해당돼요. 그리고 진화한 슬라임은 죽으면 각각 슬라임 코어를 떨어뜨려요. 레드 슬라임은 레드 코어 블루 슬라임은 블루 코어죠. 그걸 대장장이나 연금술사들이 장비를 어느 정도의 금화와 함께 결합 스킬을 사용하면 일정 확률로 마법이 깃든 장비가 되어요.”


진화를 한다고 하는 것을 보니 더 강한 몬스터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장비를 강화하는 능력도 있나보다. 계속해서 생각이 드는 것이지만, 정말 신비한 세계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 신비하다고 생각되는 일들은 상식일 것이다.


“효과는 슬라임 레벨에 따라 다양해요. 보통 레드 코어는 전투에 관련된 능력치가 많고 블루 코어는 방어에 관련된 능력치가 많아요. 그리고 저희 골드 슬라임은 금화를 먹으면 진화하는데 죽어도 골드 코어는 떨어뜨리지 않고 그저 골드를 떨어뜨릴 뿐이에요. 그렇지만 골드 슬라임의 코어는 당연하게 존재해요.”


요령 좋게 나의 손에서 어깨로 통하고 뛰어올라 이어서 말을 하는 이스.


“저희 골드 슬라임은 인간들의 물건인 금화를 먹고 진화되는 존재에요. 그래서인지 보통 슬라임보다 지식도 높고 인간들을 친숙하게 느끼며 다른 색의 슬라임은 인간을 보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면 저희 골드 슬라임은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이에요. 색의 슬라임은 코어를 떨어뜨리는데 저희 골드 슬라임은 왜 코어를 떨어뜨리지 않는 걸까요?”


이스는 왼쪽 어깨에서 머리 오른쪽 어깨를 통통 튀어 이동을 하면서 조곤조곤 설명하다가 질문을 건네어온다.


“글쎄? 너희가 떨어뜨리는 금화가 코어인 것 아니야?”


생각나는 대로 대답해준다. 이스는 신기하게도 놀란 표정을 짓고서는 다시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맞아요. 저희 골드 슬라임이 떨어뜨리는 금화는 코어에요. 아까 다른 색의 코어와 장비를 결합하면 종종 성공한다고 했잖아요? 결합을 할 때 사용되는 골드에 저희 골드 슬라임의 코어인 금화가 끼어 있다면 성공을 하는 것이고 일반 금화라면 실패하는 것이죠.”


“음, 그건 알겠는데 이스가 장비처럼 되는 거랑 관련이 있어?”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기쁜 나머지 쓸데없이 말이 길었네요. 처음에 저희의 기본 능력에 변형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코어는 장비를 강화하죠. 즉 슬라임은 자체로도 장비처럼 변형하여 사용 할 수 있는 것이 기본이에요!”


빰빠빰 하는 효과음이 어울릴 듯 당당한 표정으로 엣헴! 하며 머리위에 올라타 있는 이스. 납득은 되지 않지만 이해는 간다.


“그럼 왜 슬라임을 장비처럼 쓰지 않는 거야? 엄청난 능력이던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질문을 한다. 그러자 이스는 시무룩해지며 대답해준다.


“대화가 통하질 않아서 사람들이 모를 뿐이에요. 오래된 옛날 슬라임들은 사람들, 특히 용사의 동료로 무기이자 방패였던 시절이 있었다고 해요. 그걸 본 상인의 신께선 능력이 약한 상인들의 몸을 지키라는 뜻으로 저희를 보내주시는 것이지만... 지금은 그저 죽여서 골드를 얻을 뿐이죠. 그래서 저도...”


아마 처음 나타났을 때 죽으려고 했던 것을 떠올리며 슬퍼 보이는 이스를 꼭 안아서 토닥인다.


“그래도 나 같은 사람도 있잖아? 희망적 관측이지만 언젠가 다시 예전처럼 슬라임이 동료가 되는 시절이 오지 않을까? 물론 나는 이스를 훌륭한 동료로 생각하고 있고 말이야.”


나의 말에 감동한 듯 이스가 울먹인다.


“주인님! 고마워요! 꼭 도움이 되도록 노력 할게요!”


이스의 기분이 조금은 나아진 듯 밝은 표정을 보여준다. 이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꽤나 걸었는데도 왕국은 보이질 않는다. 별 수 없이 이스와 잡담을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덧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큰일이네, 하루면 충분히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왕국이 보이지도 않아. 야영 같은 지식은 없는데 어쩌지... 이스는 야영에 관한 지식이 있어?”


이스에게 물어보자 이스는 요령 좋게 밑의 몸은 고정 시키고 위의 몸을 마치 고개처럼 가로 젓는다.


“어느 정도 기본적인 지식은 있지만 전문적인 지식은 없어요. 죄송해요 주인님...”


이스를 지켜보면서 느낀 건데 상당히 소녀 감성 같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는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엔 금방 시무룩해지는 감정 기복이 상당하였고 보고 있으면 상당히 귀엽다.


“아냐 미안해 할 건 없지. 그나저나 어쩌지 날도 꽤 쌀쌀하고 불을 피우는 방법도 모르는데. 그냥 잤다가는 입 돌아가는 거 아닐까?”


“주인님 그럼 저를 장비 하는 것은 어떠세요?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될 거에요! 물론 방어력도 있으니 야생 동물이 공격해도 방어 할 수 있고, 혹시나 강력한 마물이 나올 경우에는 제가 깨워드릴 수도 있으니까요!”


도적의 소굴에서 장비 했을 때엔 다른 것에 신경 쓰느라 알지 못했지만 나와서 기절 했을 때엔 되게 따뜻했던 느낌이었기에 그렇게 하기로 정하고 근처의 아무 나무 밑에 앉는다.


배가 고파졌기에 초콜릿 하나를 사서 먹고 이스도 먹고 싶어 하기에 하나 줬다. 마시쪙! 하면서 귀여운 소리를 내는 것이 보기 좋다.


‘남들에겐 삐이- 하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겠지만...’


창고에는 마지막에 도적단의 비상금으로 보이는 것들 넣은 자루가 있다. 확인을 해보니 순수하게 골드로 400골드였다. 그 무게가 상당했는지 나의 창고는 거의 꽉 차 있었다.


이스가 강해질수록 장비를 하고 있는 능력도 높아지니 무게도 줄일 겸 이스에게 먹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실험을 몇 가지 해본다.


‘분명 골드보다 나의 세계의 물품을 먹이면 레벨이 잘 올랐지... 그럼 이곳의 물품부터 먹여볼까?’


첫 번째로 상점에서 기본적인 것들을 사서 먹이자 1골드 어치에 1레벨이 오른다. 그러나 계속 먹이면 효율이 떨어지는 듯 1골드 어치를 먹어도 업을 하지 않는다.


‘음... 그럼 다음은 다른 세계, 나의 세계의 물품이다.’


두 번째로 다른 세계라고 되어 있는 것은 맨 처음 먹일 때 보단 효율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1골드에 2업 정도 했다. 그러나 역시 점차 효율이 떨어지고 결국 1골드에 1업을 하지 않게 된다.


‘점점 효율이 나빠지는 것 같네.’


20골드 정도를 쓰자 나의 레벨도 1이 올라 마물 상인 11이 되었고 이스는 100레벨이 되었다. 실험의 결과 이스에게 골드를 바로 먹이는 것이 좋겠지만 아마 같은걸 먹으면 점차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으니 골드를 먹여도 나중에 하나로 업이 안 될 우려가 있어서 계속해서 다양한 물건을 구매하도록 한다.


‘레벨이 올랐으니 추가 상품을 확인해보자!’


11레벨에 상점에 추가된 것은 애완동물용 사료였다. 가격은 1실버 효과는 동물에게 먹이면 호감을 얻기 쉬워진다. 직업이 마물 상인이라 그런지 특이한 것이 추가되었다. 이걸로 마물을 조련하라는 것일까?


‘투명한 금빛 몸속에서 물건이 살살 녹아 없어져...’


그나저나 엄청난 양을 먹었는데 이스의 크기는 전혀 변화조차 없다. 몸속이 블랙홀인가해서 물어보자 대부분은 바로 소화 되어 버린다고 한다.


딱히 배가 고프거나 하지 않고 인간으로 따지면 숨 쉬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한다. 너무 많이 먹여서 학대를 하는 느낌에 살짝 마음이 아팠는데 이스의 그 말에 안도한다.


‘정말 신기하네, 저 조그만 몸으로 다 먹어치우다니...’


추가로 알게 된 것은 소주는 10번 정도까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며 한 번에 10%의 근력이 올랐고 10번을 먹으면 100%나 오르는 정신 나간 효과였다. 물론 이스는 취하지 않음으로 명중률 하락과 수면과 같은 나쁜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시간은 잴 수 없지만 느낌상 10분정도 지속되었고 다시 먹으면 먹은 만큼 효과가 지속된다. 전투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니 장비상태여도 속도는 떨어지지만 닿는 건 흡수가 가능하다고 하였기에 강적이 나타나거나 한다면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 기억을 해둔다.


‘흐아암... 아까 기절하긴 했는데 역시 자는 것이랑 다른지 졸리네.’


실험을 하면서 시간이 꽤나 지났는지 주변이 완전하게 어두워졌고 졸려 졌기에 이스에게 장비 상태로 변해 달라고 하였고 이스가 쫘악 하고서 펼쳐지더니 온몸을 덮는다.


‘따뜻하고 포근해...’


금빛의 투명하고 얇은 막이 온 몸을 덮으니 쾌적한 느낌이 든다. 쌀쌀했던 날씨도 느껴지지 않는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좋은 온도였다. 적당한 곳에 누워 이스에게 인사를 한다.


“혼자 잠들어서 미안해 이스.”


“아니에요. 주인님. 저는 수면이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그저 주인님의 도움이 되면 행복해요!”


이스의 기특한 소리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더욱 졸려온다.


“고마워 이스.”


“저야말로 감사해요 주인님.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그렇게 이스의 잘 자라는 인사를 들으며 이 세계에서의 첫 야영은 이스를 장비한 채 아무렇게나 땅에 누워 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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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왕성에서의 하룻밤 +3 18.09.22 2,552 44 16쪽
20 왕성의 식사 +1 18.09.21 2,531 46 10쪽
19 용사 커플 +1 18.09.20 2,569 40 11쪽
18 왕성으로 +3 18.09.19 2,564 44 11쪽
17 몬스터 사냥 +3 18.09.18 2,674 43 13쪽
16 식사 +6 18.09.17 2,732 45 9쪽
15 다시 왕국으로 +1 18.09.15 2,749 46 11쪽
» 왕국으로 가는 길 +5 18.09.14 2,824 50 12쪽
13 탈출 +11 18.09.13 2,819 47 17쪽
12 탈출 준비 +1 18.09.12 2,792 44 10쪽
11 골드 슬라임 +4 18.09.11 2,830 48 10쪽
10 10레벨 +2 18.09.10 2,836 46 10쪽
9 행운 +4 18.09.08 2,913 43 10쪽
8 불행의 시작 +4 18.09.07 2,965 39 11쪽
7 참 쉽죠? +2 18.09.06 3,077 44 10쪽
6 레벨업! +4 18.09.05 3,172 57 12쪽
5 다른 세계의 탄산음료와 상인길드 +9 18.09.04 3,400 57 13쪽
4 스킬 - 상점 +6 18.09.03 3,556 57 9쪽
3 상인이라니? +5 18.09.02 3,759 51 10쪽
2 다른 세계에 소환 되었다. +1 18.09.02 4,226 51 10쪽
1 프롤로그 +6 18.09.02 5,592 5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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