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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앵민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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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쑤앵민
작품등록일 :
2018.09.02 04:27
최근연재일 :
2020.12.31 06:00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203,421
추천수 :
3,753
글자수 :
1,068,567

작성
18.09.07 06:00
조회
2,965
추천
39
글자
11쪽

불행의 시작

DUMMY

마차인 듯 덜컹거리는 썩 좋지 않은 승차감에 속박된 두 손발 말조차 제대로 못하게 된 나에게 그나마 위안은 몸이 딱 고정되어 여기저기 부딪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흔들릴 때 마다 여기저기 짓눌려 상당히 아픈 감각에 꼼지락 거리고 있자 마차가 멈춘다. 집중해서 소리를 들어보자 성벽인 듯 신분증 어쩌고 하는 소리가 조그마하게 들려온다.


“으븝! 읍! 으브븝! 끄!”


혹시나 해서 소리쳐 보지만 역시 나오는 건 괴상한 소리. 아마 밖에선 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계속하여 발악해 보지만 무의미한 몸부림인 듯 아무런 반응은 없었고 곧이어 다시금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의 통증과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를 공포에 떨고 있는지 얼마나 지났을까 마차는 속력을 줄이더니 끝내 멈추었다. 끼익하고 열리는 소리와 들려지는 감각 그리고 그대로 어딘가로 이동되며 들리는 것은 뚜벅거리는 발걸음 소리, 어느새 멈추더니 붕 뜨는 감각과 땅에 처박히는 느낌이 들었다.


“크읍, 끕! 끄흑!”


방심하고 있다가 등부터 처박혔다. 뭐라 하고 싶지만 폐를 쥐어짜는 고통에 신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끅끅 거리며 호흡을 고르고 있자 자루가 풀리고 처음 길을 막았던 도적 세 명이 보인다.


“얌전히 있어라, 두목에게 보고하고 올 테니. 너흰 잘 감시하고 있고, 도망가면 네놈들의 목도 도망갈 테니까 알아서 하고.”


알겠습니다. 라는 대답을 듣고 그 도적은 방에서 나간다. 나가는 걸 확인 하고 남은 두 도적은 털썩 앉아서 나를 본다.


“저렇게 묶여서 뭘 할 수 있다고 감시하란거야, 쫌 강하다고 꼴에 리더 노릇이나 하고 말이야. 에휴... 더러워서 퉷!”


바로 투덜거리는 두 도적을 움직일 수 없는 몸을 두고 눈만 이리저리 굴려 주변을 둘러본다. 칙칙한 느낌이 드는 동굴 같은 분위기의 장소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과 발에 힘을 줘 보지만, 역시 꿈쩍도 하질 않는다.


얼마나 강하게 묶었는지 입과 손목 발목이 너무나도 아프다. 살갗을 파고드는 느낌? 솔직하게 풀어줘도 나에게 전투력이 있는 것도 아니니 도망 갈수 없을 테고 풀어줬으면 좋겠다.


두 도적은 이내 투덜거리는 것도 지쳤는지 조용해진 공간에 차라리 투덜거리기라도 해주라는 생각을 하고 있자 보고하러 간다던 도적이 돌아왔다.


“지금 바로 보고 싶단다. 그 놈을 들고 따라와”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두 도적에게 들려져 이송된다. 동굴을 개조한 듯 울퉁불퉁한 벽과 정돈 되지 못한 길을 따라 어느 정도 이동하자 철로 된 문이 있었다. 앞엔 두 명이 지키고 서있었고 앞서 가는 도적을 보자 살짝 인사하고 문을 열어준다.


내부는 동굴이 아닌 인공적인 건물이었다. 길쭉한 테이블이 있었고 그 끝엔 평범해 보이는 사내가 앉아있었다. 나는 사내의 반대편에 앉혀지고 팔과 다리를 의자에 또 묶고 난 뒤 재갈을 풀어 주었다.


“수고했다. 밖에서 대기 하도록.”


어느 곳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목소리로 이야기 하는 사내와 90도로 인사를 하고 사라지는 세 명.


“우선은 인사를 하도록 할까? 나는 과분하게도 이 집단의 우두머리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평온하게 자기소개를 한다.


“저는... 평범한 상인...입니다.”


그렇게 말하자 사내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한다.


“상인... 그렇지 약 일주일 전에 갑자기 나타나 피로 회복에 좋은 물건을 상인 길드에 위탁 판매를 하여 돈을 매우 많이 벌었고 또한 좋은 향이 나는, 상인이지?”


다 알고 있는 건가 목적은 역시 돈? 아니면 물건?


“우...운이 좋았을 뿐이죠.”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웃으며 다가온다.


“자 그럼, 질문을 해보도록 할까? 나는 마음이 약해서 말이지 솔직하게 대답해 준다면 고맙겠지만, 사람이란 것이 그런 생물은 아니지 않나?”


그러더니 묶어 놨던 결박을 하나씩 풀어간다. 살짝 닿았을 때 감정을 해본다. 직업은 도적이 아닌 암살자 레벨은 68이었다. 지금까지 본 사람 중 가장 높은 레벨이었다.


“호오, 감정을 쓸 줄 아는 모양이군? 고 레벨의 도적 직업은 간파라는 스킬이 있어 감정 같은 스킬을 쓰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거든. 어째 고분고분 하기에 의아했는데 머리는 계속 굴리고 있었나봐? 아아~ 대화를 하려고 했는데 아쉽게 되었어.”


그러더니 나의 오른쪽 팔을 잡는다. 이 무슨 괴물 같은 힘인지 꼼짝도 못하겠다. 그리곤 나의 눈을 쳐다보더니 또 다시 슥 하고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나의 새끼손가락을 잡더니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아픔이 몰려온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아팠다, 너무나도 아팠다. 그야말로 뼈가 부러지는 고통, 아니 정말 뼈가 부러졌다.


“후후... 머리 굴리는 놈들이 아픔에 몸부림치는걸 보는 건 최고로 재미있단 말이지...”


녀석이 뭐라고 하는데 전혀 들리지 않는다. 그저 아픔에 눈물이 날 뿐이다. 벗어나보려고 왼손으로 녀석을 열심히 때려보지만 녀석은 꿈쩍도 하질 않는다.


“이런, 이런, 아직도 힘이 펄펄하군. 보통은 세 개 정도 부러뜨리면 잠잠해 지던데 너는 어떨까? 후후후”


그러더니 이번엔 오른손 약지를 뚝 하고 부러뜨린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자...잘못했어요!!! 미안해요!!! 그만해 주세요!!! 뭐든 할게요!!! 제발!!!”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나는 울부짖었다.


“헤에... 뭘 잘못했다는 거지? 너는 잘못이 없어. 겨우 두 개 가지고... 후후... 자아 하나 더 간다.”


그리고 기계적인 표정으로 나의 오른손 중지도 뚝 하고 부러뜨린다.


“악!!! 아...아아...!! 그...그만... 뭐...뭐든 할게요... 제발...”


이번엔 아무 말 없이 검지를 쥔다.


“제발!! 하란대로 다 할게요!! 제발!!”


필사적으로 외치자 녀석은 멈추는 듯하더니, 다시 뚝 하고 검지마저 부러뜨린다.


“끕!!! 끄윽...끅...! 으윽...!”


내가 소리를 치면 계속 할 기세였기에 필사적으로 비명을 참자 그제야 손을 놓는다.


“이제야 대화할 자세가 되었군.”


나는 왼손으로 엄청난 아픔이 피어오르는 오른손을 부여잡고 간신히 끄덕인다.


“자, 우선 돈부터 전부 주실까?”


살짝 망설이자 이번엔 왼손을 잡는다.


“아...알겠습니다! 바로 드리겠습니다!!”


나의 말에 잡았던 손을 턱 하고 놓자 나는 바로 창고에서 돈이 들어있는 가죽 주머니를 꺼내 아픈 오른팔 대신 왼팔로 잡아서 준다.


“그래, 한번 정도는 봐줘야지. 다음에 망설이면... 알고 있겠지?”


악마 같은 녀석은 가죽 주머니를 받고 자리로 돌아가 앉으며 내용물을 확인한다.


“호오, 50골드하고도 잔돈이 꽤나 있군? 40몇 골드 인줄 알았건만. 자아, 그럼 사업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지. 그 사이다라고 하는 것은 얼마지?”


망설이면 바로 왼손의 손가락도 무사하지 않을 것이란 걸 확신했기에 바로 대답한다.


“5브론즈입니다.”


악마 같은 그 녀석은 살짝 놀란 듯 눈을 살짝 크게 뜬다.


“호오, 10배나 불려서 팔았다고? 이거 완전 사기꾼인데? 그럼 다음 질문 그 사이다는 하루에 몇 개나 살 수 있지?”


“모....모르겠습니다. 하루에 100개 정도가 적당량인 거 같아서 100개만 사서 팔았습니다.”


악마 보다 더한 그놈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렇지. 모험가 상대라면 그 정도가 적당하지. 그럼 다음 질문 몸에서 좋은 향이 나는 이유는?”


“비누입니다. 고유물건으로 상점에서 구매 할 수 있습니다.”


악마랑 비교하면 악마에게 미안할 정도로 나쁜 그놈은 또 놀란 듯 나를 본다.


“비누? 사치품을 팔아? 가격은?”


“20브론즈입니다.”


이번엔 많이 놀란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뭐? 비누 같은 사치품 가격이 그것밖에 안된다고? 이거 돈이 되는 놈 인줄 알았지만 완전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잖아!!! 그래그래 뭐 다른 건 안파나?”


악마 같은 그 놈은 기분이 좋은 듯 입 꼬리가 올라가 있다.


“그게... 약초나 장작 휴지 천 조각 술 고기 같은 걸 팝니다...”


“뭐야, 평범하군... 뭐 비누는 보통 2골드 이상하니까 향도 매우 좋으니 적어도 4골드 이상... 그것만 팔아도... 후후...”


그러더니 내가 주었던 가죽 주머니에서 20브론즈를 꺼내 나에게 주더니 비누 하나를 사보라고 한다. 바로 상점에서 구입하고 왼손으로 잡아 넘겨준다.


“흠... 크기가 작군. 손가락 두 마디 정도라... 4골드는 무리고 향을 봐서 2골드면 충분 하겠군 아니지, 어차피 원가가 싸니까... 양도 적으면 금방 쓸 것이고... 오히려 이게 더 낫겠는데? 후후후... 아차, 동업자가 다쳤었지? 어디보자... 이런! 오른쪽 손가락이 전부 골절 되었잖아!! 누가 이런 나쁜 짓을 한거야! 자 내가 고쳐주도록 하지 좀 아플 거니 참게. 아니면... 후후후”


이 악마보다 못한 미친자는 그렇게 말하고 오른손가락을 잡더니 하나하나 뚝두둑 하며 뼈를 맞춰간다.


소리를 지르면 어떻게 될지 상상도 못하겠지만, 분명 큰일 날것을 알기에 이를 악물며 필사적으로 참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뼈는 제대로 맞았는지 안 움직이던 손가락은 다시 움직였고 시큰거리면서 불타는 것과 같은 아픔이 몰려왔다.


“자, 그럼 오늘은 날이 늦었으니 내일부터 잘 부탁하지.”


그러더니 손을 짝짝 두 번 치자 나가 있던 세 명이 다시 들어온다.


“손가락이 부러졌었으니 의사한테 보여주고 레벨은 10미만 인 것 같으니 포박할 필요는 없고. 중요한 사람이니까 지하의 스위트룸에 모시도록 해.”


세 명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를 데리고 나간다. 데리고 간 곳은 다시 동굴 어딘가. 조금 늙어 보이는 사람 한명과 약과 같은 잡다한 물건이 있는 곳이었다.


그 사람은 딱하듯 나를 보더니 자신도 같은 처지의 의사라고 하며 손가락을 보고 움직일 수 있냐고 물어보더니 그럴 수 있다고 하자 그럼 움직여보라고 했고, 고통을 참으며 살짝 움직이는 것을 보며 뼈는 괜찮을 거라며 작은 막대로 손가락 하나하나를 지지하고 천으로 고정한 뒤 몇 일간은 그러고 있으라고 한다.


‘아파! 아파! 아파!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해!’


치료가 끝나고 세 명이 나를 데려간 지하는 위의 동굴보다 더욱 칙칙한 곳이었다. 푹 파인 동굴 벽 앞에 철장이 달린 감옥 같은 것이 여러 개 있었고 안에는 무언가의 뼈로 보이는 것, 누더기를 걸친 사람, 동물 등 이것저것이 있었다. 그리고 더욱 안쪽으로 들어가 통자로 된 철장으로 된 곳에 나를 밀어 넣었다.


“자 이곳이 네가 지낼 스위트룸이다.”


철컹하고 문을 닫고 잠근 후 세 명은 웃으며 떠나갔다. 나는 곧바로 자리에 쓰러지듯 주저앉아 아픔이 가시질 않는 오른손을 부여잡고 흐느꼈다.


‘젠장....! 개자식....! 빌어먹을 자식...! 복수 할 테다. 꼭, 나보다 더한 고통을 느끼게 해주겠다...!!!’


차가운 바닥 손가락부터 올라오는 고통을 곱씹으며 수 없이 그 자식을 저주하고 저주하며 복수를 다짐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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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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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소설보러
    작성일
    19.01.28 19:33
    No. 1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진천대공
    작성일
    19.05.15 08:14
    No. 2

    병신이니까 당해야지 저기가 무슨 낙원이나 천국인줄아나 허접이 돈많고 혼자다니면 저렇게 될거란것도 생각못하고 29살인대 생각수준은 중딩수준인가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 al****
    작성일
    19.05.15 17:41
    No. 3

    허약한 현대인이 자신을 건장한 성인남자이니 무슨 일이 있겠어?라며 착각하며 살고 있는 경우 많아요. 뉴스에서 사건사고 나와도 자신한테 안일어 났으면 화면 너머의 일처럼 여기다가 막상 일 터지면 세상 억울함을 다 짊어진것같은 기분이 들죠. 여기서도 그런데 저기선 다를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al****
    작성일
    19.05.15 18:05
    No. 4

    그나저나 납치 감금 결박 재갈 불끈불끈한 도적들이 등장했을뿐인데 자꾸 야한 생각이 드네요.

    운동이라고는 일절 상관없이 살아온 호리호리한 몸매의 젊은 상인이 흐아~아앙하고 알수 없는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68레벨의 자*를 느끼면서 거친 도적들의 손에 놀아나는 상인을 맛보며 다리 사이에 자리잡은 한 부하가 품평을 내렸다.
    형님 이것도 상품으로 해도 되겠는데요?
    기대 이상의 쓸모를 들은 두목은 독한술로 목을 축이며 탐욕에 번들거리는 뱀같은 눈으로 하얀 알몸의 상인을 한차례 끈적하게 훝고는 입술을 달짝였다.
    잘 길들여서 내방으로 데려와. 상품으로 적절한지 내 마지막 점검을 해주지.
    ......................
    이런 상상이 듬...

    찬성: 0 | 반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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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몬스터 사냥 +3 18.09.18 2,675 43 13쪽
16 식사 +6 18.09.17 2,733 45 9쪽
15 다시 왕국으로 +1 18.09.15 2,750 46 11쪽
14 왕국으로 가는 길 +5 18.09.14 2,824 50 12쪽
13 탈출 +11 18.09.13 2,819 47 17쪽
12 탈출 준비 +1 18.09.12 2,792 44 10쪽
11 골드 슬라임 +4 18.09.11 2,830 4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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