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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앵민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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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쑤앵민
작품등록일 :
2018.09.02 04:27
최근연재일 :
2020.12.31 06:00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203,451
추천수 :
3,753
글자수 :
1,068,567

작성
18.09.28 06:00
조회
2,446
추천
46
글자
11쪽

양념구이

DUMMY

밖으로 나와 지나가던 메이드를 붙잡고 용사가 있는 곳을 물어본다. 메이드는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서 세바스찬을 데려오고 인사를 하고 떠나간다.


‘세바스찬이 보통 안내역인 것인가?’


“그럼 저를 따라오시죠. 다니엘님.”


세바스찬은 그렇게 말하고서 앞장선다. 여전히 감탄스러운 몸짓이다. 저 몸놀림을 몸에 베이게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이다. 집사를 따라가 보니 어제 보았던 훈련장에 도착했다.


‘인한이도 꾸준하게 노력하고 있는 것 같네.’


“그럼 무슨 일이 있으시거든 저를 다시 찾아 주시길 바랍니다.”


집사가 정중하게 인사하고 사라진다. 훈련장엔 인한이가 한창 검을 휘두르고 있는 듯 기합소리와 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방해하는 것도 미안해서 뒤에서 구경하고 있자 마무리 할 즈음이었는지 검을 검집에 넣고 근처의 수건으로 땀을 닦는다.


‘잘생긴 남자란 이기적인 생물인가!’


그저 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훔칠 뿐인데 그림이 된다. 땀을 닦다가 나를 발견했는지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쫄래쫄래 다가온다.


“다니엘 형~!”


쫄래쫄래 오면서 한손을 크게 들고 팔딱거린다.


‘대형견이냐 너는.’


그 모습이 커다란 리트리버가 헤벌쭉한 표정으로 달려드는 것을 떠올린다.


“훈련은 매일 하고 있나봐? 대견한 걸?”


“헤헤, 실력을 키워야 돌아갈 확률도 오르니까요. 막 전역한 참이라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베여 있는 것도 한몫했지만요.”


‘그렇지... 이곳은 다른 세계였지... 나는 저쪽 세계엔 미련은 없지만 인한이는 가족도 있을 것이고... 돌아가고 싶겠지.’


딱히 별 생각 없이 그냥 지낸 나와 다르게 인한은 확실하게 돌아갈 목표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 것 같다. 조금 입맛이 씁쓸했기에 화제를 돌린다.


“어제 삼겹살 구워먹기로 했잖아? 점심에 어때? 양념도 해놨는데.”


인한이는 삼겹살 얘기에 표정이 확 밝아졌다가 갑자기 침울해진다.


“으... 오늘 점심도 왕족 분들과 예정이 잡혀서요. 미리 얘기를 했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용사님은 바쁜 모양이네, 어쩔 수 없나...’


“어쩔 수 없지 뭐, 그쪽에도 요리는 나갈 거니까 먹을 수는 있을 거야.”


‘괜히 많이 해뒀나, 왕님들에게 드릴 것 따로 두고 인한이랑 먹을 것 달달한 양념 2인분 매콤한 양념도 2인분을 해놨으니... 요리장에게 말해서 내가 먹을 것 빼곤 알아서 전부 쓰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어디선가 세바스찬이 나타나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말을 한다.


“다니엘님 폐하께서 점심 식사에 초대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아마 요리장이 나의 요리를 내놓는 다는 것을 알려서 호기심이 생긴 것이겠지만 마침 잘 되었고 인한이도 기쁜 얼굴을 하며 보기에 바로 수락한다.


세바스찬은 그렇게 전하고 조금 있다가 안내를 하러 오겠다고 하면서 사라졌고, 나는 인한이와 조금 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니 수진이 나타나서 인한을 끌고 간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움 받을 만한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 괜히 위축되어 버린다.


‘누가 여자 마음은 알 수 없다고 하였는가? 이해했다면 매번 차이거나 하진 않았을 거고 뭐, 무언가 마음에 안 들었겠지, 에휴...’


하염없이 흐르는 구름과 청명하고 푸른 하늘을 보고 있자 꿍한 마음을 포근하게 보듬어 주는 느낌이 든다. 따로 빼둔 요리를 어찌 해야 할지 정해야 하니 정신을 다잡고 기억을 더듬어 식당으로 찾아간다. 한창 점심 요리를 준비 하는지 분주한 주방의 중앙에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는 요리장이 있다. 내가 다가가자 요리장이 먼저 말을 꺼낸다.


“이거, 다니엘님 오셨습니까. 폐하께서 식사에 초대를 하신다고 하였는데 소식이 갔습니까?”


“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찾아왔어요. 제가 그곳에 가면 요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상담을 하고 싶어서 말이죠.”


어차피 남은 것은 굽는 거니까 아마추어인 나보다 프로인 요리장이 더 잘하겠지만 일단 말을 해본다.


“예, 그것이라면 문제없습니다. 저희가 전부 요리해서 내보일 예정이라 다니엘님은 편하게 드시기만 하면 됩니다.”


알겠다고 하고 양념이 잘 베었는지 고기를 확인한다. 양념은 고기에 촉촉하게 스며들어 있었다. 혹시 모르니 요리장에게 그저 굽기만 하면 된다고 얘기를 해둔다. 내가 했던 것처럼 양념을 더해 조리면 짤 테니까 말이다.


“그렇군요. 큰 일이 날 뻔 했습니다.”


주의할 점 몇 개를 요리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어디선가 세바스찬이 나타나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요리장에게 인사를 하고 세바스찬을 따라간다.


‘왕성 내부의 길은 봐도 모르겠네.’


분명 어제의 커다란 곳이지만 가는 길은 모르겠다. 세바스찬이 문을 열어주었기에 들어가자 이번엔 인한이와 수진이가 먼저 와서 앉아있었다. 인한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반겨준다. 앞자리로 가서 앉는다. 수진은 새침한 표정으로 인한의 옆에 앉아있었다.


“형의 요리 기대되네요!”


반대로 인한이는 들뜬 표정으로 활기차다.


“해봐야 삼겹살 양념구이지만 말이야.”


조금 있자 악단이 들어와 연주를 하고 왕족이 차례대로 등장한다. 왕이 역시 초대에 응하여 어쩌고 감사의 말을 저쩌고 하고선 자리에 앉는다. 왕비도 따라 앉고 공주도 앉는다. 어제 잠깐 보았던 모습이 거짓말같이 우아하고 고상한 모습이다.


‘역시 원판이 좋으면 뭐를 해도 그림이네.’


인한이도 그렇고 공주도 그렇고 잘생기고 예쁘면 평범하게 있어도 존재감을 숨길 수가 없다. 수진은 평범하게 예쁘지만 나를 향한 태도가 그래서 그런지 호감이 가질 않는다. 사람은 어떻게 대하는 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법인가 보다.


‘김태희가 아무리 예뻐도 성격이 개차반이면... 뭐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러한 잡생각을 하다 보니 음악과 함께 다시 복잡한 절차의 요리들이 나온다. 어제의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모르면 주변을 보고 어찌어찌 넘기면서 기다리자 드디어 삼겹살 양념구이가 나온다.


“이번 요리는 다니엘님이 직접 만드신 요리이옵니다. 양은 충분하오니 더 드시고 싶으시다면 바로 준비를 하겠사옵니다.”


요리장이 직접 요리를 가져온다. 한입 크기의 양념구이와 각종 채소들이 접시에 예쁘게 담겨져 있어서 고급스러운 음식이 되어있었다. 왕이 제일 먼저 먹는다.


“음? 호오... 이것은...”


왕은 조용히 눈을 감고 음식을 음미한다. 천천히 씹어 목을 넘기는 것을 확인하고 왕의 얼굴을 보자 감은 눈에서 조용히 한줄기 눈물이 떨어진다.


“맛있군! 짐의 생에 이렇게 맛있는 요리는 처음이야!”


다행하게도 마음에 드셨나보다. 바로 한 조각 더 먹고서 음미한다. 그제야 왕비도 한 조각을 먹는다. 공주는 옆에서 매우 궁금한 듯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는데 매우 귀여웠다.


“어머...! 으음~!”


왕비도 한입 넣고서 눈을 감고 음미한다. 으음~하는 기분 좋은 감탄사를 보이며 기품 있게 씹어 넘긴다.


“매우 맛있네요! 입에 넣었을 때의 달콤함과 부드러우면서도 씹으면 풍부하게 퍼지는 육즙의 감칠맛이 혀를 즐겁게 해주고 깊으면서 깔끔한 짠맛과 향기로운 후추의 향이 매우 좋아요!”


조용하면서 우아하게 감상평을 들려주신다. 왕비님처럼 아름다우신분의 감탄사는 매우 듣기 좋다. 공주님은 눈이 더욱 초롱초롱해지며 왕비가 한 조각을 더 먹자 자신도 입에 넣는다. 넣자마자 눈이 동그래지며 행복한 표정이 되고 작은 입으로 오물조물 씹어 삼킨다.


“맛있어요! 태어나서 먹은 음식 중에 제일이에요!”


반짝반짝 한 눈과 최고의 미소를 지으며 칭찬을 해주시는 공주님. 그 모습에 괜히 나까지 배가 부른 기분이다. 인한이와 수진이도 공주가 먹은 것을 확인하고 바로 먹는다.


“음! 음! 이 맛이야! 이거지! 형 최곱니다!”


“흐응~ 맛있네요! 고마워요.”


귀와 꼬리가 달렸다면 맹렬하게 흔들렸을 것 같은 모습으로 칭찬하는 인한이와 웬일로 표정이 부드러워진 수진이의 감사가 들려온다.


‘역시... 요리의 힘은 강력해!’


요리의 힘은 대단한 것이었다. 나도 한입 먹어본다. 적당히 탱탱하면서 살살 녹는 고기의 식감과 단짠의 화려한 조합의 파괴력, 한마디로 맛있다!


‘이거 식당을 차려 볼까? 아니지, 그러다가 또 납치되거나 하면...’


안 좋은 기억이 떠올려 고개를 젓고 있다 보니 다음으로 매콤한 양념이 나왔고 역시나 호평의 소리를 들었다.


공주에겐 살짝 매웠는지 얼굴이 조금 붉어지고 눈가에 눈물이 맺혔지만 그게 또 예쁘게 보이는 것을 보니 주책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타이른다. 다들 추가를 요구했고 인한이는 무려 열 접시를 먹었다. 그렇게 훈훈한 분위기로 식사가 끝이 났다.


‘양이 적게 담겨 있었긴 하지만... 굶주렸구나, 인한아...’


짠하다는 마음으로 인한이를 보고 식사가 마무리 되자 왕이 나를 보고 말을 한다.


“상인 다니엘이여, 짐에게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내어주어서 감사를 표하는 바이네. 오늘 떠나는 겐가? 혹여 짐의 요리사로 남아 있을 생각은 없는 겐가?”


“매우 감사드리지만, 저는 제대로 된 요리사가 아니기에 죄송합니다.”


요리를 잘하는 게 아니라 재료빨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정중하게 거절한다. 아쉬워하는 공주님의 표정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내가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아마도 10살 이상 차이나는 공주님을 마음에 둔다니 말도 안 되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는다. 이어서 왕비님과 공주님의 감사를 듣고서 왕족은 퇴장한다.


“형 가시는 건가요? 여기 머물러도 좋을 텐데...”


시무룩한 표정의 인한이가 말해온다.


“어쩌겠어? 상인이라 딱히 싸움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밖에서 응원 할 테니까 힘내라.”


인한이의 어깨를 톡톡치며 응원한다. 수진이도 할 말이 있는지 쭈뼛거리고 있다.


“그... 저기... 죄송해요. 인한이 말을 들어보니 제 태도가 나빴어요.”


인한이가 한마디 한 모양인지 계속 조용히 있었나 보다.


‘뭐라고 말 한거야.’


“아니에요. 인한이와 함께 잘 헤쳐 나가길 응원할게요.”


“네, 고마워요.”

그렇게 인사를 하고 자신 있게 뒤돌아 나섰지만 왕성에서 나가는 길을 몰라 헤매었다. 그러자 곧 세바스찬이 어디선가 나타나 안내해준다. 세바스찬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하고서 왕성을 나왔다.


“다행하게 별 일은 없었네. 돌아가자!”


왕성에 올 때엔 어떻게 될까 생각도 했었지만, 딱히 별다른 일은 없었고 오히려 꽤 좋은 느낌으로 왕족들에게 어필한 것 같았기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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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몬스터 구슬 +5 18.09.29 2,490 45 11쪽
» 양념구이 +4 18.09.28 2,447 46 11쪽
22 요리사 +9 18.09.27 2,489 45 11쪽
21 왕성에서의 하룻밤 +3 18.09.22 2,552 44 16쪽
20 왕성의 식사 +1 18.09.21 2,532 46 10쪽
19 용사 커플 +1 18.09.20 2,570 40 11쪽
18 왕성으로 +3 18.09.19 2,566 44 11쪽
17 몬스터 사냥 +3 18.09.18 2,675 43 13쪽
16 식사 +6 18.09.17 2,734 45 9쪽
15 다시 왕국으로 +1 18.09.15 2,750 46 11쪽
14 왕국으로 가는 길 +5 18.09.14 2,824 50 12쪽
13 탈출 +11 18.09.13 2,819 47 17쪽
12 탈출 준비 +1 18.09.12 2,793 44 10쪽
11 골드 슬라임 +4 18.09.11 2,830 48 10쪽
10 10레벨 +2 18.09.10 2,837 46 10쪽
9 행운 +4 18.09.08 2,915 43 10쪽
8 불행의 시작 +4 18.09.07 2,966 39 11쪽
7 참 쉽죠? +2 18.09.06 3,077 44 10쪽
6 레벨업! +4 18.09.05 3,172 57 12쪽
5 다른 세계의 탄산음료와 상인길드 +9 18.09.04 3,401 57 13쪽
4 스킬 - 상점 +6 18.09.03 3,556 57 9쪽
3 상인이라니? +5 18.09.02 3,760 51 10쪽
2 다른 세계에 소환 되었다. +1 18.09.02 4,227 51 10쪽
1 프롤로그 +6 18.09.02 5,592 5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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