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천재 대 천재
주 서환은「칠검백가-七劍苩家」에 도착해
백 이천을 만난다면
그와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 나이가 몇 살 더 많지만 친구가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내 성격에 대화를 잘 이어나갈 수 있을까...?'
화산 내에서도 싸 가지가 없다
소문이 자자했던 주 서환에게 호의적으로 대화를 걸어와 주는 사람은
장문 인과 몇몇 장로 분들을 포함해서 몇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자신의 본성을 최대한 숨기며
처음 사귀는 친구에게 친절하게 대해야겠다 다짐한 주 서환
'나를 데려와 주신 장로 님을 생각해서라도'
'나보다 몇 살이나 어린 아이니까'
'최대한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내가 맞춰줘야겠다.'
그런 주 서환의 다짐이 무색하게
처음으로 마주한 백 이천은 그를 보고
별 흥미가 없다는 싸늘한 눈동자를 지으며 입을 열었지만 말이다.
"뭐야?"
"약하잖아?"
"......뭐?"
조금 전-
「칠검백가-七劍苩家」정문-
문파의 현판이 걸려 있는 칠검백가 정문 앞에
도착한 주 서환은 백 이천을 만난다는 생각에
조금 들뜬 기분을 내비쳤었다.
'여기가 칠검백가...'
'나와 같은 천재라 불리는 아이가 있는 곳.'
'과연...내 기대만큼 뛰어난 아이 일까?'
"자 이쪽으로 따라 오세요 주청진인"
함께 온 장로와 함께 시녀의 안내를 받으며
칠검백가 내의 장원을 지나 「가주 전-家主-全」 앞에 도착한 두 사람-
그들은 별 다른 절차 없이 오랜만이라 말하며
반갑게 손을 내밀어 인사를 건네는
칠검백가의 가주 백 여운을 만났다.
"오오.."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주청진인"
"화산의 장문 인께서는 잘 계시는 지요?"
"물론입니다."
"그러는 가주 님께서는...? 요새 어떠신지..?"
"저야 뭐 별일 있겠습니까~하하"
"그냥 자식들 성장하는 거나 보면서 사는 게 낙일 뿐이죠~"
1년 만의 재회에 기뻐하며 반가움의 인사
마친 주청진인은 가주의 기분을 생각해
백 이천에 대한 칭찬과 함께
자신의 옆에 있는 주 서환을 소개 시켜주었고
"그러고 보니...가주 님의 자제 분께서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천재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 아이도 저희 화산 내에서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천재인데"
"이번 기회에 그 아이와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데려 오게 됐습니다."
자신의 아들을 칭찬해주며
주 서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장로의 말에
가주는 자신의 아들이
화산의 천재들에 비할 바는 아니라 손 사래 치며
주 서환에게 관심을 보여왔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진인"
"금이 놈이 아무리 뛰어나다 그래도"
"화산에 기재들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요.."
"허나...그렇다면"
"이 아이가 서찰로 미리 언질을 주신 같이 온다고 하신 아이입니까?"
자신이 데려온 아이가 주 서환이 맞다며 장로가 고개를 끄덕이자
고개를 숙여 주 서환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백 여운'
"만나서 반갑단다 아이야."
떨 떠름한 표정으로 그의 악수를 받은 주 서환에게 가주는
자신의 아들과 주 서환이 한번 만나보는 것은
어떻겠냐 물어 왔는데
"혹시...내 아들한테 관심이 있다면"
"한번 내 아들을 만나보지 않겠느냐?"
처음부터 백 이천을 만나는 것이 목적이었던
주 서환이 고개를 끄덕이자 가주는 자신의 아들은 지금
얼마 전 새로이 섬긴 스승과 함께 연 무장에서
수련을 하고 있으니 그리로 함께 가자 권유하였고
"내 아들은 얼마 전 새롭게 모신 스승과 함께 연 무장에 있으니"
"자네가 원한다면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가는 것도 괜찮기는 하네 만.."
옷 정도는 방에 두고 나서 만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던
장로는 백 이천과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어 했던
주 서환이 가주의 제안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자
어쩔 수 없다는 듯 가주에게 지금 당장
백 이천을 만나러 가자 이야기를 전해왔고
가주는 두 사람과 같이 연무장으로 향했다.
'눈빛이 아주 밝구나...그리 보고 싶느냐 서환아?'
"서환이도 만나고 싶어 하는 것 같으니까"
"그러시죠"
그렇게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연무 장에 도착한 두 사람에게
백 이천이 제일 먼저 내 뱉은 말이 처음의 저 말이었다.
"스승 님이 말해 주신 것 보다."
"별거 없어 보이는 데?"
"약하잖아?"
초면인 사람에게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약하다는
다소 무례한 발언을 내 뱉어버린 백 이천
물론 모든 기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백 이천의 입장에서 야
자신의 스승인 주 설진을 비롯한 고수들과
이제 막 10대 초반의 나이인 주 서환을 비교하자니
당연히 상대적으로 약해 보일 수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그걸 대 놓고 면전에서 말하다니
"....아?"
객관적인 입장에서 봐도 아주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는
시비 조의 대사였기 때문에
덕분에 최대한 상냥한 태도로 백 이천을 대할 생각이었던
주 서환은 순간 그럴 마음이 싹 사라졌고 짜증이 올라왔다.
'허...'
'짜증이 확 올라오네...'
'친구고 뭐고 내가 오늘 이걸 그냥'
'어...?????'
늘 만고의 기재니 천재니 하는 소리만 듣던 아이가
처음으로 들은 약하다는 말.
그것도 자신보다 몇 살이나 어린 아이에게 들었던 것이었기 때문에
평소의 주 서환이었다면 상대가 누구든
바로 비무를 신청하며 주먹부터 날렸겠지만
주 서환이 화를 낼 틈도 없이 곧바로
백 이천의 뒤에 서 있던 그의 스승은
백 이천의 머리를 손으로 눌러 억지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며 사과를 시켰는데
"야 처음 만난 애한테 상냥하게 안 해?"
"내가 그런 말투 쓰지 말랬지"
"아 왜요!"
주 서환은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이를 보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
그가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이자 가장 존경하는 인물-
과거 「화산 제일 검- 华山第一劍」이자
현現-『무림 맹주 武林盟主- 주 설진』이
백 이천의 머리를 누르며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저..저...분이 왜 여기에?"
놀란 주 서환이 벙찐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주 서환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은 그는 손을 흔들며
반갑다 인사를 건네왔다.
"오랜만이구나 서환아"
"장문 인은 잘 계시니?"
3년 전-
큰 행사가 있어서
화산에 어른들의(장로나 총관 장문인 등) 시선이 모두 본관이 쏠렸을 때
주 서환을 밤 늦게 불러낸 몇 몇의 질 나쁜 1대 제자들-
"야 너 왜 이렇게 개기냐?"
"그냥 얌전히 좀 있지 왜 자꾸 선을 넘어?"
9살의 어린 나이에 이미 자신보다
4~6살은 더 나이가 많은 2대 제자들과 같은 「무학-武學」을 배우고 있는
주 서환의 너무 빠른 성장 속도를 의식한 1대 제자들은
언제나 장로들의 관심을 독차지해
자신들을 비교 대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주 서환의 천재 성에 질투해 그의 기를 죽이려 했으나
어림도 없다는 듯 주 서환은 그들의 말을 조목 조목 받아쳤고
"내가 선을 넘은 게 아니라 그 쪽들이 느린 거라는 생각은 안 하나?"
"재능이 없으면 그냥 짜져 있어야지 왜 엄한 사람에게 시비를 거는 건지 모르겠네"
"나한테 시비 걸 시간에 책이라도 한 권 더 보는 게 성장에 더 이득이라는 걸 모르나?"
4가지 없는 팩트 폭행에 화가 잔뜩 난 1대 제자들이
다른 이들에게 들키지 않을 담 벼락 깊숙한 곳에서 그를 때리려 하자
주 서환은 그들과 주먹다짐을 하며 싸우기 시작했다.
'퍽..퍼억 퍼퍼퍽 !퍽'
"왜..자꾸 개기는 거야"
"그래 봐야 꼬맹이 ㅅㄲ가"
아무리 천재라 할 지라도 8살의 나이에
자신보다 10살 가까운 나이 차이를 보이는 1대 제자들
여럿을 상대로는 어림도 없이 얻어 맞을 수 밖에 없었던
그때의 주 서환이 1대 제자들에게 엄청나게 두들겨 맞아
피투성이가 되었을 때
돌연 그가 나타났다.
"...?"
아무런 소리나 기척도 없이 갑자기 1대 제자들의 배후에서 나타난 남자-
"흠....."
화산의 상징이자 역대 「화산 제일 검- 华山第一劍」 만이
입을 수 있는 매화 나무가 그려진 새 하얀 도복을 입은 남자-
달빛에 비춰져 밝은 빛을 내고 있는 듯한 백발의 머리카락에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나고 있는 황금 빛의 눈동자를 가진 그는
주 서환을 구타하고 있는 이들에게 아주 낮게 깐 목소리로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냐 물었다.
"너희 지금 뭐하니?"
그가 누구이고 어떤 이인지 알고 있던 1대 제자들은
갑자기 나타나 무슨 짓이냐 묻는 그의 질문에 당황해 횡설수설 해 했고
"매....맹..ㅈ"
"께서 어..어ㅉㅐ서 이곳에....계시는."
1대 제자들이 뭐하냐는 그의 질문에 답변을 준비 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구석 진 담 벼락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주 서환을 잡아 챈 남자는
1대 제자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다 이야기 하며
온 몸이 멍과 피투성이 인 주 서환을 품에 안곤 사라졌다.
"지금은 이 아이를 치료하는 게 먼저니 그냥 가겠다 만.."
"너희....얼굴은 기억해 둘 테니 내일 다시 보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 아이를 구타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준비해 오고"
조금 뒤-「화산파-华山派 별채-의관醫館」
혼미한 상태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린 주 서환의
옆 의자 에 앉아 있던 그는 주 서환의 이름을 물었다.
"너...이름이 뭐지?"
"주 서환...이요."
당시의 주 서환은 아직 9살의 어린 나이라
화산에서 본격적인 「계보-系譜」 교육을 받지 못해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몰라
그저 구타 당하고 있던 자신을 구해준 외부인 일 것이라 생각했고
'뭔가 바람이 시원했던 것 같은데...'
'이 사람이 날 구해 준 건가...?'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니...아마 오늘 행사 때 외부에서 온 사람인가?'
몸에 침을 놓아주고 여러 약재들을 달이고 있던 그는
주 서환의 눈동자를 바라보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공허한 눈동자라 평하며 위험하다 말했다.
"위험한 눈을 하고 있구나 아이야"
"재능은 있으나 사회 생활은 잘 못할 것 같은 눈이야."
"과거 내 친구가 그런 눈을 하고 있었지."
"계속 그대로 살아가다 간 고독과 외로움에 파묻힐 거다 아이야"
타인과의 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눈을 하고 있다며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가 있었다는 남자의 말에 주 서환은
그럼 지금 그 친구는 지금 어찌 되었느냐 물었다.
"...그럼 그 친구라는 분은 지금 어떻게 되었죠?"
그 말에 남자는 가볍게 팔을 들어 주 서환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지금은 잘 살아가고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야 그렇게 된 이유는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니."
"그 녀석은 생각을 바꿔줄 스승과 함께 나아갈 동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지금은 잘 살아가고 있어"
"음...잘...살아가는 건 아닌가?"
'난 그 무엇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데...'
「사부-師傅」「친우-親友」「인연-因緣」
무엇 하나 자신에게 없었기 때문에 다시 시무룩해진 주 서환에게
묘한 표정을 짓고 있던 남자는
자신이 주 서환을 도와주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니 내가 이 화산에 있을 당분간은 널 도와주마"
"네가 조금은 더 세상을 즐겁다 느낄 수 있도록"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강한 무공이 아님을 알려주기 위해 말이지"
자신을 도와주겠다 말하며 웃는 남자의 모습에
그가 어떤 인물인지 전혀 몰랐던 주 서환으로서 는
화산의 장로들도 포기한 자신의 재능을
그가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해 조금 암울했지만
자신을 도와준다 호의를 내비치는 그였기에
억지 미소를 보이며 고맙다 이야기했다.
'당신이 어떤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라도 말해 주니'
"...고마워요."
그날 이후 며칠 뒤-
주 서환의 몸이 어느 정도 회복하자 두 사람은
함께 수련에 들어갔는데
헌데 그 뒤로 솔직히 별 기대 없이 시작한
그와의 수련은 정말 상상 이상으로 완벽했다.
화산의 다른 이들 장로
심지어 장문인 조차도 확실히 대답하지 못했던
「매화검법-梅花劍法」의 본질을 단번에 꿰뚫어서 알려 준다 거나
"내 아는 어떤 사람 말로는 매화검법의 본질은 매화가 아니라고 하더구나"
"보는 이들이 하여금 매화를 떠올리게 끔 하는 게 본질이지"
"음...나쁘게 말하자면 착시고"
"좋게 말하자면 매화가 눈에 비칠 정도로 아름다운 검술이라는 뜻이지"
마교를 처음 만든 초대천마가
사실은 이상한 놈이라고 알려 준다 거나-
"마교를 처음 만든 「개파 조사-開派祖師」가 자신의 이명을 「천마-天魔」라 지은
이유가 뭘까?
"어...글쎄요? 정파와 사파와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해서?"
"뭘 왜 야 지딴에는 「천마-天魔」라는 단어가 멋있다 생각해서겠지."
"..아."
남자의 정체가 누구인지 전혀 모른 채 함께 했지만
주 서환은 이 시기 그와 함께 지냈던 시간 동안 진심으로 행복해 했다.
- 작가의말
백 여운이 주청진인을 아주 환대하는 이유는 1화와 관련이..
천재 vs 천재
천재vs 대 천재
이중적 의미가 숨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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