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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건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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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시
작품등록일 :
2022.08.20 13:53
최근연재일 :
2024.02.17 06:51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354
추천수 :
86
글자수 :
19,694

작성
24.01.11 12:38
조회
6
추천
1
글자
2쪽

늙은 낙타의 공수래

DUMMY

늙은 낙타의 공수래






서의시






늙은 낙타 오늘도 어김없이

몸집보다 더 큰 리어카 배에 메고

온 천지 밤낮을 헤맨다.



저건 폐지가 아니고 우리 손자 공책

저건 깡통이 아니고 우리 손자 연필

처럼 보이는지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늙은 낙타 밤낮도 없다

시간을 잊은 듯

그냥 눈이 뜨여져 주면 거리로 나온다.


늙은 낙타 손은 두텁다.

세월만큼이나 겹겹이 쌓인 굳은살이

뜨거운 것도 차가운 것도

아픈 것도 모르는 거 같다


이내 배고픈지 마른 빵을 하나 사

맛도 없이 배부름도 없이

꾸역꾸역 메마른 입으로 구겨 넣는다.


슈퍼 아줌마가 안쓰러운지

물을 드린다

좋은 사람


오늘은 수확이 좋은가 보다

싱글벙글 돌아오는

수레는 무겁고 발걸음은 가볍다



어르신 4350원입니다.

수고하셨어요!


늙은 낙타는 그 돈으로 손주 공책을 사들고

"왜 이리 비싸노 왜 이리 비싸노" 하면서도

발걸음이 가볍고 빠르다.




늙은 낙타는 눈을 감지 못한다

하나는 눈물이 금방이라도 떨어질까 봐.

둘은 잠든 그 후로 눈을 뜨지 못할까 봐.



늙은 낙타 눈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주가

오랫동안 비치기를 기도한다.



ps. 평상시 폐지 주우시는 노인분들이 너무 안타까워

그 모습을 묘사만 했어요

시적으로 더 슬프게도 덜 슬프게도 아니고 팩트만 썼어요

그래도 시처럼 그려지는 건 손주를 향한

사랑이 있어서인 거 같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17 강화반닫이
    작성일
    24.01.12 18:37
    No. 1

    초등동창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난 예쁜 여동창의 손을 잡고 눈물이 글썽한 적이 있었습니다.
    곱디고운 얼굴에 주름은 어쩔수 없다지만 도대체 왜 이렇게 손이 거칠고 커진 것일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서의시
    작성일
    24.01.13 11:44
    No. 2

    세월을 어느 누가 피할 수 있을까
    그저 같이 흘러가는 세월에 작가님 삶은 참 아름다워보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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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낙타의 공수래 +2 24.01.11 7 1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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